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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y, October 3,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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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KOREAN NEW YORK DA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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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0월 3일 금요일
“광고계의 스필버그” … 뉴욕서 어떤 작품 만들까? “가장 성공한 CF감독”김규환씨, 타임스퀘어에 둥지 틀었는데… 한국에서 가장 성공한 CF 감독으로 손꼽히는 김규환 감독이 뉴욕에서 승 부수를 띄운다. 소위 잘 나가던 김규환 감독이 돌연 뉴욕으로 와 3년반만의 휴식기를 거친 뒤 다시 광고 시장으로 돌아왔다. 그가 활동은 재개한 곳은 많은 사람 들이 도시 중의 도시라고 말하는 맨해 튼, 그 속에서도 총성없는 광고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치열한 광고 전쟁터 타 임스퀘어다. 김규환 감독이 최근 타임스퀘어에 사무실을 내고 뉴욕에서의 본격적인 광고 활동을 시작했다. 업계 황제의 귀환이라고 하면 과언 일까? 기자가 만나 본 김규환 감독은 상업 적 성공의 때 묻은 돈 냄새나는 CF감독 이 아닌, 사람 냄새 물씬나는 인간적인 순수함이 지닌 사람이었다. 김규환 감독은 말한다. “맨해튼은 천국과 지옥이 공존하는 온갖 욕망의 덩어리들이 꿈틀거리고 있는 곳이라 생각한다. 난 모든 것들이 날 것 그대로 드러난 상태, 마치 인간이 벌거벗은 것 같은 맨해튼의 그런 것들 이 좋다” 그 동안의 쉼을 뒤로 하고 다시 CF 전장에 복귀한 김규환 감독과 만나 그 가 거침없이 걸어 온 길과 그가 생각하 는 광고, 또 앞으로 어떤 계획들을 가지 고 있는지 들어봤다. ◆ 돌연 미국행을 결심한 이유? “30여년을 광고업계에서 일했고 광 고 1천편을 찍었다. 메이저부터 마이너 까지 광고로 표현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것들을 다 표현해 본 것 같다. 그러다보 니 아무래도 소진된 듯한 느낌도 있었 고 광고의 숲에서 빠져나와 광고 참여 자가 아닌 관찰자 시점에서 바라보고 싶은 생각도 있었다. 또 직접 살면서 이 곳의 광고를 접하며 느끼며 나를 객관 화 시키고픈 마음도 있었다.” ◆ 미국에서의 생활은 어떤지? “한국을 떠난 지 3년반 정도 됐고 잘 왔다고 생각한다. 촬영차 머물렀을 때 와 살면서 생생하게 느껴지는 것들에 영감을 받을 수 있어 만족한다. 미국에
김규환 감독의 강연을 알리는 포스터
맨해튼 타임스퀘어에 ‘유레카 뉴욕’ 사무실을 세우고 뉴욕 시장으로 본격 뛰어든 김규 환 감독
있는 동안 영어 공부를 했고 그 다음엔 보고 싶었던 책들을 봤다. 두꺼운 책들, 옛날 책들은 한창 일할 때는 참 접하기
가 어려운데 미국에 와서 그런 책들을 밤새 봤다. 그리고 맨해튼을 배회했다. 마치 투명인간처럼 여기저기를 서성거
김규환 감독의 작품-김연아를 모델로 한 하우젠 광고
렸다. 일적으로 많은 도움이 될 거라 생 각한다.” ◆ 뉴욕을 선택한 이유?
“직업상 많은 곳을 다녀 봤는데 뉴 욕만큼 매력적인 도시를 보지 못했다. 여기는 사실 천국과 지옥이 공존하고
온갖 욕망의 덩어리들이 꿈틀되는 막 모든 것들이 날 것 그대로 드러난 상태. 마치 인간이 벌거벗은 것 같다. 난 그런 것들이 좋다.” ◆ 상업광고 감독을 하게 된 계기? “어릴적 꿈은 화가였다. 고등학교 때 순수미술을 하고 싶었는데 경제적 인 부분에 있어 끝까지 할 자신이 없었 다. 그러다 생각한 것이 디자인이었고 대학 때 디자인을 전공했다. 그런데 디 자인을 하다보니 맨날 책상에 앉아 있 는 것이 맞지 않았다. 활동적인 삶을 살 고 싶었다는 생각을 하다 영상이 보였 다. 그래서 광고쪽 일을 시작하게 됐다. 1988년 27세 최연소 나이에 감독에 올 라 지금까지 1천여 개의 광고를 찍었 다.” ◆ 한창 일할 때 모습을 그려보면? “처음부터 일이 많았다. 당시 분위 기가 88올림픽을 앞두고 뭔가 새로운 것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시기였 다. 업계 분위기도 젊은 감독을 키워보 자는 쪽으로 흘렀고, 시대를 잘 탔고 운 도 따라줬던 것 같다. 광고 많이 찍었을 때 한 달에 16편까지 찍었다. 다음 달 할 광고가 10개라면 그 달은 26개의 광 고가 머리 속에서 돌아간다. 그 때는 하 루를 분 단위로 쪼개서 움직였다.” ◆ 히트작? “랄랄라 춤으로 대표되는 오비라거, 잘자 내꿈꿔(KTF), 낯선 여자에게서 내 남자의 향기를 느낀다(한불화장품) 등 누구나 보면 금새 알 수 있는 익숙한 광 고가 내 손을 거쳤다. 미국에 오기 전에 는 김연아와 함께 하우젠 전자제품 광 고를 찍었고 2010년엔 남아공 월드컵 32개국 방영된 대자동차 광고의 메가 폰을 잡았다.” ◆ 한국에서의 상업 감독으로 ‘성 공’ 했는데, 그 의미는? “한국에서 광고 감독으로 성공한다 는 것은 자기의 새로운 영역을 하나 개 척해 나가는 것이다. 새롭고 업계 큰 반 향을 일으키는 광고를 10여 차례 보여 야 비로소 업계 인정을 받는다. 뮤직비 디오, 영화 같은 광고, 다큐멘터리 같은 새로운 형식을 시도했었다.” <2면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