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113호 2023년 8월 19일 토요일 vanChosun media vanchosun.com


밴쿠버 한인장학재단 2023년도 장학생 32명 선발
웨스트 켈로나에서 포착되고 있는 산불 모습. 사진=독자 제공
‘산불 확산’ 켈로나, 비상사태 선포
강풍 여파에 산불 빠르게 번져··· 대피령 잇따라
켈로나 도시 전체가 연기로 자욱··· 피해 커질 듯
오카나간 호수 인근에서 일어
난 산불이 강풍의 여파로 삽시간
에 번지면서 피해가 확산되고 있
다. 이 산불로 인해 BC주 중부 최
대 도시 켈로나에서는 비상사태
가 선포된 동시에, 수천 여 가구
에 대한 대피령과 대피 경보가 내
려졌다. 웨스트 켈로나에서 북쪽에 위
치한 맥도걸 크릭(McDougall
Creek)에서 발생한 산불의 규모
는 18일 오전 11시 기준 약 6800
헥타르로, 지난 24시간 사이에 무
려 100배 이상이 커졌다. 지난 화
요일 저녁에 처음 발견된 이 산불
은 한랭전선으로 인한 강풍과 마
○ 켈로나 산불 확산으로 ‘대
피 경보’… “피해 더 커질 듯”
른번개까지 겹치면서, 17일 오후
이후 규모가 빠른 속도로 확산되
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산불이 거주 지역 인근까지 번
지려고 하자 켈로나시는 18일 자
정쯤 비상사태를 선포했고, 켈로
나의 북쪽 지역인 클리프턴(Clifton)과 매킨리(McKinley) 지대
거주민에 대해 대피령이 내려졌
다.
당국에 따르면 2400여 가구에

대해 대피령, 4800여 가구에 대해
서는 대피 경보령이 내려졌으며,
산 지역의 일부 건물들이 무너져
내리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또한 BC 도로안전 당국(Drive
BC)은 켈로나와 오카나간 호수
남쪽 피치랜드(Peachland) 사이, 약 60km 길이에 달하는 97번 하 이웨이 주행을 최대한 피해달라 고 당부했다.


웨스트 켈로나에 거주 중인 한 교민은 18일 오전 본보와 전화 인 터뷰를 통해 “8년간 이곳에 거주 하면서 거의 매년 산불을 경험해 왔지만, 이번처럼 큰 산불은 본 적 이 없다. 동네 전체가 연기로 가 득 차 있고, 불길이 운영하고 있는 비즈니스에서도 보일 정도”라며 “바람이 전날보다도 강하게 불고 있어, 피해가 커질까 걱정된다”고 전해왔다.
실제로 기상청에 따르면 17일
부터 시작된 강풍은 금요일 내내 이어질 것으로 예보되어, 피해가 확산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한편 캠룹스 인근 로스 무어 레 이크와 호프와 메릿 사이에서 진
행 중인 산불도 강풍의 영향으로 불길이 계속 번지면서, 일부 세대 에 대해 대피 경보가 내려지고 고 속도로가 폐쇄되는 등의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손상호 기자 ssh@vanchosun.com
세계 GDP 32%… 한미일 ‘안보·경제 블록’ 탄생


한·미·일 3국 정상이 18일(현
지 시각) 미국 대통령 별장 ‘캠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 “3국이 함께할 새 장 시작됐다” 신(Spirit of Camp David)’, ‘3자 협 의에 대한 공약(Commitment to Consult)’ 등 3건의 문서에서 이같 이 밝혔다.
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정상회의
에서 북한 핵·미사일 위협은 물
론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벌어지
는 안보 위협에 공동 대응하고 공
급망과 신흥 기술 등 경제안보 분
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3 국 협의체를 대거 신설하기로 합
의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
든 미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이날 정상회의 후 발표한 ‘
캠프 데이비드 원칙(Camp David Principles)’과 ‘캠프 데이비드 정
고객을 성심껏 섬기는 Joo & Kim CPA Inc.
3국 정상이 군사·경제안보 협력
을 인도·태평양 등 글로벌 차원으 로 끌어올리고, 정권 교체 등 정치 상황과 무관하게 안정적으로 작 동할 수 있도록 이를 제도화한 것
및 상담
(604)936-5222 / tjoffice@tjoocpa.com

이다. 한·미 동맹, 미·일 동맹이라 는 동북아 안보 체제 탄생 이후 70 년 만에 등장한 가장 큰 변화로 세 계 경제의 32%를 차지하는 강력 한 경제·안보 블록이 탄생했다는 의미도 있다. ▶관련기사 A10면 워싱턴=최경운 기자
밴쿠버 한인 장학재단(이사
장 김범석)이 2023년도 장학
생으로 최종 32명을 선발했다.
올해는 밴쿠버 한인 기업, 단체 및 개인들의 후원으로 8
월 11일 기준 총 7만9200달러
의 기부금이 모였다. 재단 측은 오는 22일(화) 개
최되는 장학의 밤 행사에서 최
종 선발된 32명의 학생들에게
총 7만2000달러의 장학금을
수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올해 선발된 장학생은 다음
과 같다: 강다혜(UBC), 권재 영(UBC), 김가은(UBC), 김나 경(UBC), 김다혜(UBC), 김성 훈(퀸즈대), 김승은(퀸즈대), 김에스더(UBC), 김유빈(쥴리 어드대), 박은영(UBC), 송승리 (UBC), 안수연(UBC), 안쥴리 (VCC), 오인찬(더글라스), 이 가형(VCC), 이겨례(화중과학 기술대학교 통지의대), 이나라 (뉴욕주립대 패션기술대학),


이수진(VCC), 이승하(UBC), 이현진(UBC), 이환희(맥마스 터대), 임지형(UBC), 장연우( 토론토대), 장유나(트리니티 웨스턴대), 정민선(UBC), 진 예우(UBC), 천세린(토론토대), 최준모(UBC), 최데보라(UBC), 최린(UBC), 최시아(UBC), 최 은식(VCC)

재단에 따르면 장학의 밤 행 사는 22일 저녁 6시 30분부터 VCC 브로드웨이 캠퍼스에서 진행된다.
한편, 밴쿠버 한인 장학재단 은 광역 밴쿠버 지역 출신의 대학생 및 대학원생을 대상으 로 학업 성취, 특기 활동 및 봉 사 활동 등을 종합 평가해 장 학생을 선발하고 있다. 1999년 설립된 이래 2022년 까지 888명의 학생들에게 총 134만4600달러의 장학금을 지급했다.
최희수 기자 chs@vanchosun.com


지면 안내 A6면 B1면
■ 경제 칼럼 ■ 아무튼 주말 인터뷰 인공지능의 도전 어떻게 대처할까? 이나영 “나는 재래시장 같은 여자”













밴쿠버문학 (사)한국문인협회밴쿠버지부 토요 기고 <502>
공포의 엘리베이터 문
떨더니 멈춰 섰다. 고장이 난 게 확실
하고 이제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는 공포가 서서히 고개를 들고 밀려
왔다. 문 앞에 있던 사람들은 문틈으로
힘을 주어 문을 열어보려고 했다.
“아아 그러면 안돼요. 어디 와서 서
있는지도 모르면서 억지로 문을 여는
심 현 섭 사) 한국문협 밴쿠버지부 회원
여느날 처럼 나는 일산 탄현에서 내
차로 서초동 사무실까지 갔다. 지하주
차장에 차를 주차시키고 엘리베이터
를 타러갔다. 출근 시간이라 사람들이
많이 붐비고 있었다. 잠시 줄을 섰다
가 엘리베이터 안으로 빽빽하게 들어
섰다. 서로 몸을 비빌 정도로 콩나물
시루가 되어 문이 서서히 닫혔다. 막
움직이려 하다가 쿵하는 소리와 함께
엘리베이터가 멈춰섰다. ‘어, 이거 뭐
야’하는 표정들로 서로의 얼굴을 보는
듯했다.
곧 다시 엘리베이터는 움직이기 시
작했다. 그런데 일층부터 시작해서 탄
사람들이 지정한 층을 하나도 서지 않
고 그대로 올라가는 것이 아닌가. 보통
때의 속도대로 마치 맨 윗층에서 누가
부르기라도 하는 듯이 조용히 계속 올
라갔다.
사람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엘
리베이터가 고장 난 게 분명했다. 출입
문 옆에 서있던 사람은 패널 판에 있
는 비상호출 단추를 눌러댔다. “여보
세요. 여보세요. 거기 누구 없어요?” 대
답이 없다. 아마 아직 직원이 출근 전
인 모양이다.
25층 맨 위로 올라간 엘리베이터는

다시 한 번 쿵하는 소리를 내며 몸을
것은 위험해요.” 뒤에 있던 사람들이
한꺼번에 아우성을 쳤다. 패널 앞에 선
사람은 손가락이 아프도록 계속 비상
호출 단추를 눌러댔다.
“여보세요. 대답 좀 해봐요. 우리 여
기 엘리베이터에 갇혀 있어요.”
여전히 반응이 없다.
이때 갑자기 불이 나갔다.
“아! 큰일 났다. 엘리베이터가 떨어
질지도 모른다.”
누군가 목쉰 소리로 질러댄 비명은
엘리베이터 안에 있는 모든 사람들을
얼어붙게 만들고 말았다. 비상 추락하
는 것과 전기불이 관계가 있든 없든 그
건 상관없다. 나쁜 상황 속에서는 계속
나쁘게 상상함으로써 상황을 더욱 나
쁘게 악화시키고 공포를 극대화한다.
“관리실에 연락 좀 해봐요. 가만 있
지 말고.”
“가만있긴. 지금까지 계속 눌러대는
데 아무 반응이 없어요.”
“이 쌍놈에 새끼들 도대체 뭐하는
거야.”
“나가면 다 죽여 버리고 말테야!”
깜깜한 엘리베이터 속, 여기저기서
육두문자가 터져 나왔다. 거의 다 넥
타이를 맨 사무실 직원들인데 체면을
잃어가고 있었다. 엘리베이터가 밑으
로 떨어질지도 모른다는 근거 없는 불
안은 환할 때와는 비교할 수 없는 공
포가 되어 온몸을 휘감고 목석처럼 서
있었다.
“어어 이게 뭐야?” 한 사람이 외치
니까 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아래를 내
려다보았다. 바닥으로 물이 흐르고 있
었다. 오줌 냄새가 났다. 한 사람인지
두 사람인지는 모르겠지만 오줌을 흘
리고 있었다.
얼마가 지났을까, 공포의 엘리베이
터는 ‘덜커덩’하는 소리를 내고 사람
들은 모두 비명을 질렀다. 다시 서서
히 내려가기 시작하는 중이었다. 지하
주차장을 향해 괴물처럼 숨소리를 죽
이고 내려갔다. 천천히 내려가는 모양
이 엘리베이터 줄이 끊어지진 않은 모 양이다.
“여보세요! 여보세요! 거기 무슨 일
있습니까?”
관리실 직원 목소리가 희미하게 들
려왔다.
“야- 이 개쌔끼야 무슨 일이라니. 아
직도 상황 파악이 안 되냐?”
“엘리베이터에 갇혀서 오르락내리
락 하고 있단 말이야. 빨리 정지시키고
문 열란 말이야.”
“우리가 나가면 너희들은 다 죽을
줄 알아.”
목소리 큰 사람들은 모두 한 마디씩
힘주어 말했다.
주차장 바닥까지 내려갔던 엘리베
이터는 다시 또 서서히 올라가기 시
작했다.
안에 갇혀 있는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공포에 질려서 무서워하고
있는 것 이외에 아무 것도 없었다. 올
라가던 엘리베이터는 어느 층에선가
멈췄다. 직원이 밖에 와서 강제로 문을
열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공교롭게
도 엘리베이터가 문의 중앙에서 멈추
었던 것이다. 내릴 수가 없다. 어른 가
슴팍 만큼 위로 떠있기 때문이다. 직원
은 문을 단단히 잡고 있으라고 하면서
뭔가 딛고 내릴 만한 것을 찾아오겠다
고 하면서 문이 열려 있는 한 엘리베이
터는 움직이지 않으니까 꼭 잡고 있으
라는 말을 남기고 사라졌다.
문 앞에 서있던 키 작은 남자가 기다
릴 사이 없다는 듯이 엉덩이를 문 가장
자리에 대고 미끄러지듯이 아래로 내
려갔다. 순간 ‘악’하는 비명 소리와 함
께 엘리베이터 아래 바닥에 떨어지며 ‘
퍽’하는 소리가 생생하게 들렸다.
“야 - 이 새끼들아 사람이 떨어져 죽
었어! 빨리 와 봐!‘
이때 일단의 사람들이 머리에 랜턴
을 켜고 후래쉬를 엘리베이터 안으로
비치면서 말했다. “저희는 119 긴급구
조대입니다. 지금부터는 안심하십시
오.” 이 말 한마디가 얼마나 위안이 되
었는지 모른다. 이제는 공포에서 벗어
나게 되었다는 안도감에 고마움이 솟
아났다. 누군가 한 사람이 구조대에게
말했다.
“방금 밑으로 사람이 떨어졌어요.”
“네 저희 대원이 확인 중인데 그 분
은 사망하신 것 같습니다.”
엘리베이터 앞에 책상을 놓고 양 손
을 잡고 한 사람씩 차례차례 엘리베이
터에서 나왔다. 복도에는 기자들과 함
께 놀란 사람들로 가득했다. 간신히 사
무실에 들어와서 소파에 앉았는데 기
자들이 따라와 자초지종을 묻는데 전
연 혀가 돌지 않아 말을 할 수 없었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사망한 사람은 은
퇴하고 회사 차 기사로 취직해서 오늘
첫 출근을 하던 날이었다고 했다. 그
사람의 가족들이 눈앞에 어렸다. 조금
만 침착하게 더 기다렸더라면 하는 풀
길 없는 안타까움에 한숨이 절로 나왔 다.
윤 미 숙 사) 한국문협 밴쿠버지부 회원
또다시 나는 문밖에 갇혔다
소용없는 줄 알면서 문고리를 흔든다
열쇠가 오려면 한참, 내 앞에서 열리지 않는 문 안의 모든 것들이 가질 수 없으니 더없이 간절하다
냉수 한 잔의 청량감과 낡은 소파의 아늑함
목이 마르고 허리가 아파올수록
간절한 것들이 때로 얼마나 하찮은 것들인지
‘가끔 문밖에 갇히는 것도 괜찮겠네’
눈을 감고 콧바람 한숨을 웃는다
호두 알맹이처럼 쪼글거려야 할 나의 뇌 주름은
날마다 밀려오는 파도에 바위가 깍이듯 아침저녁 내 문지방을 넘나들던 세월에 깍여
오래 만진 호두 껍데기처럼 반질해지고 있다
문을 연다
세월이 따라 들어온다

나는 아랑곳없이 소중한 것들로 가득한 집안을 둘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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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여자… 남편과 액션 코미디 하고파”궧
—오늘같이 비 오는 날은 어떤 음식
이 당기나요?
“즉석 떡볶이! 채소와 어묵 사리를
넣어 먹는 건 늘 행복한 조합이죠. 또 김치전과 매생이전, 짜파게티와 파김 치도 떠오르네요.”
—배우 성동일이 왜 ‘이나영은 재래 시장 같은 여자’라고 했는지 알겠네요.
“제가 순대, 튀김도 좋아하니깐(웃 음). 먹을 때 그냥 막 먹기도 하고, 저
는 잘 차려 먹는 걸 싫어해요. 저를 아
는 사람들은 ‘너 참 털털하고 은근히 웃
기다’고 해요.”
— ‘박하경 여행기’ 부산 편에서는 밀 면을 정말 맛있게 먹더라고요.
“제가 그날 밀면을 처음 먹어봤거든 요. 부산에 가면 다른 먹을 게 많으니까.
큰 기대가 없이 한입 딱 먹는데 너무 맛 있는 거예요. 그래서 ‘컷 하기 전에 이걸
다 먹자’ 했어요. 그런데 또 하나, 제가 먹기 전에 ‘후’ 하고 불고 먹는 거예요.
지난달 13일 서울 성동구 지춘희 디자이너의 사무실 흰 벽 앞에서 사진을 촬영하던 배우 이나영은 갑자기 선인장
벌컥벌컥 마셨다. 듣던 대로 털털했다.
“박하경은 저랑 정말 닮은 사람이에
요. ‘드라마를 보고 위로받았다’는 말들
이 그래서 너무 고마웠어요. 제 감정과
연기가 잘 전달된 것 같아서. 기차 타
고 가면서 자는 장면에서는 진짜 제가
그런 부분을 최대한 배제하려고 했
어요. 두 번째 에피소드에는 벤치에 앉
아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장면이 나와
요. 그냥 툭툭, “남자 친구 있어요?” 이
런 이야기하는데 그게 현장에서 갑자
기 만든 대목이었거든요. 감독님이 조
그래서 갑자기 ‘카메라 앞이라고 긴장 해서 후 불었나?’ 생각했어요. 평소 제 가 촬영할 때는 라면과 김밥을 많이 먹 거든요. 라면 먹던 게 버릇이 돼 본능적 으로 불었나 싶기도 하고.”
1979년생, 172.5㎝, 압도적으로 작은 얼굴, ‘아는 여자’로 청룡영화상 여우주
연상, 모범 납세자, 강원도 정선 밀밭에
서 작은 결혼식, 남편은 배우 원빈.
이나영의 프로필이다. 구설 한 번 없
었고 소셜미디어(SNS)도 안 하며 여전
히 신비로운 이 여배우가 드라마 ‘박하
경 여행기’로 돌아왔다. ‘로맨스는 별책
부록’ 이후 4년 만이다. 웨이브 시리즈 ‘
박하경 여행기’는 고교 국어 교사 박하
경(이나영)이 사라져 버리고 싶을 때
토요일에 떠나는 당일치기 여행을 따
라간다. 해남, 군산, 부산, 대전, 속초, 제 주…. “박하경을 보며 위로를 받았다”는
후기가 많다.
지난달 13일 디자이너 지춘희의 사
무실에서 이나영을 만났다. 1998년 봄
압구정동 영어학원에 갔다가 길거리에
서 픽업돼 광고 모델로 출발한 배우. 데
뷔한 지 25년이다. 사진 촬영 후 화장을
지우자 눈가에 자연스러운 잔주름이
보였다. 매니저가 생수병에 빨대를 꽂
아 건네자 이나영은 “나 이거마실래”라
며 옆에 있던 종이팩 물통을 입을 대고
입 벌리고 자는 모습을 쓰셨더라고요( 웃음). 연기를 하면서 저도 박하경한테
위로를 받았어요.”
나는 아날로그 배우 ‘박하경 여행기’는 걷고 먹고 멍 때리
면서 낯선 사람을 만나 서로를 위로하
는 이야기다. 요즘처럼 바쁘고 무서운 시대에 배우 이나영은 느리고 무해하
게 살고 있다. 그녀는 아날로그적인 사
람이었다. 가방에는 연필과 메모지, 그
리고 줄 이어폰이 들어 있었다.
—무선 이어폰 안 쓰시나요. 지춘희 디자이너와는 어떤 관계인가요.
“무선은 사용해본 적 없어요. 저는 이
게 편해요. 지춘희 선생님과 만난 지 20
년쯤 된 것 같아요. 이렇게 말하면 나이
들어 보이겠지만 저는 인간관계를 맺
으면 기본 10년 이상 가요. 선생님 댁에
서 밥도 자주 얻어먹어요.” —복귀작 ‘박하경 여행기’는 힐링 드
라마인데 손발이 오그라들지 않아서
더 좋았습니다. “저도요!
금 장면이 모자랄 것 같다고 해서(웃
음). 이 드라마는 어색한 게 힘이구나.
다들 처음 만나는 설정인데 안 어색한
게 이상하죠.”
— ‘고독한 미식가’의 당일치기 여행
버전 같더군요.
“그런 이야기 많이 들었어요. 먹는 장
면도 나오고 담백하고.”
—박하경도 그렇고 이나영도 정말
욕심이 없어 보여요.
“사람이 그럴 수가 있나요. 배역 욕심
은 없지만 다른 욕심은 있어요. 저는 식
탐이 강해요. 먹는 걸 너무 좋아해서 가
만히 있을 때도 스스로 ‘이나영, 너 오
늘 이거 먹고 싶니? 아니면 저거 먹을
래?’ 하면서 끊임없이 물어봐요. 하하.”
—그런데 어떻게 몸매 관리를?
“옷으로 잘 가려요. 먹고 싶은 거 먹
고 저기 보이는 스타일리스트 언니한
테 연락해요. ‘어떻게 한치수 큰 걸로 좀
안 되겠어요?’ 벼락치기 다이어트도 하
긴 하는데, 언제나 식탐이 의지를 이겨 요. 약간 ‘인생 뭐 있어? 그래도 이런 게
소소한 행복인데’ 싶기도 하고요.”
—박하경처럼 사라져버리고 싶었던 적이라면. “없어요. 저는 스트레스받을 땐 친구 들 만나 털어내는 스타일이에요. 데뷔 초기에는 혼자 울면서 많이 좀 게워냈 어요. 아파트에 살 때였는데, 옥상에 맥 주 한 캔 가지고 올라가 마시면서 울면 정화되고 씻겨나가는 느낌이 들었어 요. 그런데 지금은 그냥 수다 떨거나 맛 있는 거 먹으면서 털어내요. 여행도 좋 은 출구고요.”
—이 드라마 속 장면처럼 묵언 수행 을 하고 싶은 순간도 있는지. “묵언은 나 안의 나와 대화하는 거잖 아요. 저는 ‘지구 전체가 한 사흘 정도 묵언 수행을 하면 어떨까’라는 상상을 가끔 해요.”
—인류 전체가요?
“다들 스마트폰만 들여다보고 있는 게 답답해요. 재해나 그런 게 아니라 의 도적으로 뭔가를 딱 멈추면, 즉 묵언 수 행 같은 것을 하면 저마다 뭔가불필요 한 것은 덜하게 되고 생각은 더 하게 되 지 않을까요. 필요한 것을 더 느낄 수 도 있고요.”
*인터뷰 전문은 www.chosun.com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나는 재래시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