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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고난주간 묵상노트 5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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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우리가 아직 죄인 되었을 때에 그리스도께서

10 곧 우리가 원수 되었을 때에 그의 아들의

우리가 익숙하게 사용하는 ‘사랑’이라는 말이 얼마나 쉽게

가벼워지는지를, 이 주간은 조용히 폭로합니다. 고난주간에

드러나는 사랑은 감정이 아니라 사건이며, 말이 아니라

행동입니다. 이는 하나님이 인간을 향해 걸어오신 시간이며,

동시에 인간을 통해 다시 세상으로 흘러가기를 원하시는

하나님의 시간입니다.

사도 바울은 로마서에서 하나님의 사랑을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가 아직 죄인 되었을 때에.” 이 한 문장은

사랑의 모든 조건을 무너뜨립니다. 사랑받을 자격이 생겼을

때가 아니라, 변화된 이후가 아니라, 여전히 죄 가운데 있을 때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죽으셨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사랑은 인간의 반응을 기다리지 않습니다. 이는 먼저 다가오고,

먼저 감당하며, 먼저 자신을 내어주는 사랑입니다.

고난주간에 우리가 바라보는 십자가는 바로 이 사랑의

방식입니다. 십자가는 하나님의 사랑이 가장 분명하게 드러난

자리이지만, 동시에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자리입니다. 힘으로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시고, 설명으로 설득하지 않으시며,

오히려 침묵 속에서 고난을 감당하시는 하나님을 우리는

그곳에서 만납니다. 이 사랑은 세상이 말하는 성공이나

효율과는 거리가 멉니다. 그러나 성경은 바로 이 자리에서

하나님의 사랑이 “확증되었다”라고 말합니다.

하나님이 나에게 일하시는 시간입니다. 십자가

앞에 설 때 우리는 깨닫습니다. 하나님의 사랑은 나의

연약함과 실패를 통과해 왔다는 사실을. 그 사랑은 나를

평가한 뒤에 주어진 보상이 아니라, 나를 살리기 위해 감당된 희생이었다는 사실을. 그래서 고난주간의 묵상은 자기 성찰로 끝나지 않습니다. 이는 나를 향한 하나님의 일하심을 다시 바라보는 시간입니다. 그러나 이 사랑은 거기서 멈추지 않습니다. 성경에서 하나님의 사랑은 언제나 흘러가는 사랑입니다. 하나님은

다시 움직이기를 원하십니다.

위해 세워진 부르심입니다.

나에게 어떤 사랑을 감당하게 하시는가?” 그리고 “그 사랑은 누구를 향해 흘러가야 하는가?” 십자가의 사랑은

추상적인 감정이 아니라, 구체적인 선택으로 드러납니다. 용서하기 어려운 사람을 향한 인내, 외면하고 싶었던 고통을 함께 짊어지는 용기, 침묵 속에서도 진실을 붙드는

않으셨습니다. 대신 몸으로 보여 주셨습니다. 발을 씻기셨고,

빵을 떼셨으며, 끝내는 십자가를 지셨습니다. 사랑은 설명될 수

없을 때, 가장 분명해집니다. 그리고 그 사랑을 받은 사람은 더

이상 이전과 같은 방식으로 살 수 없습니다.

고난주간의 사랑은 우리를 불편하게 만듭니다. 왜냐하면

그 사랑은 나를 중심에 두지 않기 때문입니다. 십자가 앞에서

우리는 배우게 됩니다. 사랑은 나의 안전을 지키는 일이

아니라, 때로는 나의 안전을 내려놓는 일이라는 것을. 사랑은

감정을 따르는 일이 아니라, 하나님을 신뢰하며 순종하는

일이라는 것을.

그래서 고난주간은 사랑을 연습하는 시간입니다.

거창한 행동이 아니라, 오늘 내가 감당해야 할 작은 십자가를

받아들이는 시간입니다. 말 대신 경청으로, 판단 대신

기다림으로, 무관심 대신 동행으로 사랑이 구체화되는

시간입니다. 하나님은 여전히 사랑으로 일하고 계시며, 그

일하심에 우리를 초대하십니다.

나에게 일하신 하나님의 사랑은 이미 십자가에서 충분히

드러났습니다. 이제 고난주간은 그 사랑이 나를 통해 다시

세상으로 흘러가도록 허락하는 시간입니다. 사랑은 여전히

고난의 한복판에서 가장 깊이 일합니다. 그리고 바로 그 자리에서, 하나님은 오늘도 우리를 통해 조용히 일하고 계십니다.

1.

3. 하나님은 오늘, 누구를 향해 나를 통해 사랑하시기를 원하시는가요?

주님, 십자가에서 나에게 보여 주신 사랑을 다시 바라보게

하소서. 그 사랑에 머무르는 데서 멈추지 않고, 나를 통해

흘러가게 하소서. 고난을 피하지 않되, 사랑 안에서 감당하게

하시고, 오늘도 주께서 일하시는 시간에 저를 사용하여 주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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