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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7일 토요일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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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선 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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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0월 17일 토요일

<밴쿠버 판>

제4603호 2026년 10월 17일 토요일

vanChosun media

vanchosun.com

엘니뇨에 식탁 물가 오른다 이상기후에 작황 악화 가능성 빵·쌀·과일 등 식품 가격 압박 목해야 할 식료품은 무엇일까.

내년 캐나다의 식료품 가격이 더욱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 다. 엘니뇨로 인한 이상기후가 세 계 식량 생산에 차질을 빚을 수 있 는 데다 캐나다 달러 약세까지 겹 치면서 장바구니 물가에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 르면 엘니뇨는 일부 지역에 가뭄 과 폭염을, 다른 지역에는 폭우와 홍수를 유발할 수 있다. 이로 인해 농작물 피해와 수확량 감소가 발 생하면 식량 공급이 줄고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있다. 캐나다의 식품 유통·정책 연구 자인 실뱅 샤를부아 교수는 지난 13일 유통업계 매체 ‘리테일 인 사이더’에 발표한 보고서에서 주 요 식재료 가격이 이미 큰 폭으로 상승했다고 밝혔다. 엘니뇨에 따 른 공급 차질과 캐나다 달러 약세 가 맞물릴 경우 2027년 식료품 가 격이 추가로 오를 수 있다는 전망 이다. 특히 식료품 가격이 이미 높은 북부 지역 주민들은 추가 인상에 따른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 그렇 다면 내년 가격 상승 가능성에 주

○ 개표함 속 민심은 과연 어디 로. 선거의 승패를 넘어 유권자 의 판단을 읽을 시간.

◇빵·밀가루 등 밀가루 식품 샤를부아 교수에 따르면 밀 가 격은 지난 1년간 48.4% 상승했다. 밀 가격이 올랐다고 빵값이 같은 비율로 오르는 것은 아니지만, 원 재료 비용 상승이 시차를 두고 가 공식품 가격에 반영될 수 있다. 밀은 식빵과 파스타는 물론 케 이크와 쿠키 등 다양한 식품의 원 료로 쓰인다. 제빵·식품 제조업체 의 원가 부담이 커지면 소비자가 격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설 명이다. 현재 푸드 베이식스(Food Basics)에서는 빌라지오(Villaggio) 흰 식빵이 4.19달러, 셀렉션(Selection) 다목적 밀가루가 3.77달 러에 판매되고 있다. 다만 이는 현 재 가격으로, 내년에 실제 인상으 로 이어질지는 확실하지 않다.

샤를부아 교수는 앞서 슈퍼 엘 니뇨가 발생했던 2015~2016년에 도 밀과 쌀 가격 상승에 따른 식 품 가공 비용 증가로 관련 식품 가 격이 6~9개월 뒤 올랐다고 설명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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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후보 6명, 유권자 선택 기다린다 지방선거 17일 결전··· 8시 투표 마감 후 개표

◇과일·채소 캐나다 달러 약세도 식료품 가 격을 끌어올릴 수 있는 요인이다. 캐나다 달러 가치가 미화 70센트 수준에 머물면서 수입 식품의 가 격 부담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겨울철에는 국내 생산이 제 한돼 수입 농산물에 대한 의존도 가 높아진다. 바나나와 아보카도, 상추, 피망 등은 멕시코와 미국 등 해외에서 주로 공급되는 대표적인 농산물이 다. 샤를부아 교수는 캐나다 달러 가치가 미화 68센트까지 떨어질 경우 과일 물가 상승률은 4%, 채 소는 5.5%에 이를 수 있다고 추산 했다. ▶A4면에 계속 최희수 기자 chs@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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윗줄 왼쪽부터 박경준(June Park), 박리아(Rea Park), 스티브 김(Steve Kim), 아랫줄 왼쪽부터 리넷 혜린 리(Lynette Hyerin Lee), 수잔 김(Susan Kim), 권진석(Paul Kwon) 후보.

BC주 지방선거 본투표가 17일 실시된다. 메트로 밴쿠버와 빅토 리아 등에서 시의원과 교육위원 에 도전하는 한인 후보 6명도 유 권자의 선택을 기다린다. 투표는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진행 되며, 투표 마감 후 개표가 시작 돼 이날 밤부터 당락의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이번 선거에 출마한 한인 후보 는 박경준(랭리 타운십 시의원), 박리아(버나비 시의원), 스티브 김(코퀴틀람 시의원), 권진석(버 나비 교육위원), 리넷 혜린 리(버 나비 시의원), 수잔 김(빅토리아 시의원) 등 6명이다. 투표는 각 지역 지정 투표소에 서 진행된다. 유권자는 해당 지 방자치단체의 선거 안내 페이지 에서 투표소 위치와 후보자 정보 를 확인할 수 있다. 개표 결과는 각 지방자치단체 의 공식 홈페이지와 BC주 지방 선거 결과 집계 사이트인 시빅인 포 BC(CivicInfo BC)에서 확인할

수 있다. 코퀴틀람, 빅토리아 등 은 17일 오후 8시 투표 마감 이후 비공식 개표 결과를 온라인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다만 당일 밤 공개되는 결과는 비공식 집계로, 이후 확인 절차를 거쳐 공식 결과가 확정된다. 버나 비는 투표 마감 후 최종 결과를 21일까지 게시하고, 랭리 타운십 은 19일 오전 11시 공식 선거 결 과를 발표한다고 안내했다. 한편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시 장과 시의원뿐 아니라 교육위원 도 선출한다. 지방정부는 주거· 교통·치안·재산세 등 주민 생활 과 밀접한 정책을 결정하며, 교육 위원회는 공립학교 운영과 예산, 교육 정책을 담당한다. 이번 선거에서 한인 후보 6명 이 어떤 성적을 거둘지도 관심사 다. 지역사회와 밀접한 현안을 다 루는 지방정치에 한인들이 얼마 나 진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희수 기자 chs@vanchosun.com

2027 캐나다 대학 순위··· SFU 중형대학 전국 1위 맥길대 대형대학 1위··· UNBC 소형대학 2위 캐나다 대학 평가기관 맥클린스 (Maclean’s)가 2027년 대학 순위 를 발표했다. 올해는 기존의 대학 유형별 분류 대신 풀타임 재학생 수를 기준으로 대학을 대형·중형· 소형으로 나눠 평가한 것이 특징 이다. BC주에서는 사이먼프레이 저대(SFU)가 전국 중형대학 1위 에 올랐으며, 노던브리티시컬럼비 아대(UNBC)는 소형대학 부문 2위 를 기록했다. 맥클린스는 기존에 의대·박사 과정 중심 대학, 종합대학, 학부 중

심 대학으로 나눠 순위를 매겼으 나, 올해부터는 재학생 규모에 따 라 대형(3만 명 초과), 중형(1만~3 만 명), 소형(1만 명 미만) 대학으 로 분류했다. 평가 지표도 개편됐다. 학생 유 지율, 6년 이내 졸업률, 교수 1인당 연구 성과, 연구 영향력 등 4개 지 표를 새롭게 도입했다. 이에 따라 학생 지원 및 자원, 대학 생활과 학 업 성과, 교수진 수준, 대학 평판 등 을 평가하는 총 15개 지표를 활용 했다. 순위는 각 대학과 산하·제휴

교육기관이 공개한 최신 자료를 바탕으로 산정됐다. 이번 평가에서 대형대학 부문은 퀘벡주의 맥길대가 1위를 차지했 고, 토론토대와 UBC가 각각 2위와 3위에 올랐다. 중형대학 부문에서 는 SFU가 전국 1위에 선정됐으며, 빅토리아대(UVic)가 2위를 기록 했다. 소형대학 부문에서는 뉴브 런즈윅주의 마운트앨리슨대가 1 위, UNBC가 2위를 차지했다. 다음은 부문별 순위다. 공동 순 위는 맥클린스의 발표를 따랐다. <대형대학 순위>

1. 맥길대(McGill University) 2. 토론토대(University of Toronto) 3. 브리티시컬럼비아대(UBC) 4. 워털루대(University of Waterloo) 5. 퀸스대(Queen’s University) 6. 앨버타대(University of Alberta) 7. 맥마스터대(McMaster University) 8. 오타와대(University of Ottawa) 9. 캘거리대(University of Calgary) 10. 웨스턴대(Western University) 11. 라발대(Université Laval) 12. 몬트리올대(Université de Montréal) 13. 요크대(York University)

14. 토론토메트로폴리탄대(Toronto Metropolitan University) 15. 콩코디아대(Concordia University) <중형대학 순위> 1. 사이먼프레이저대(SFU) 2. 빅토리아대(University of Victoria) 3. 댈하우지대(Dalhousie University) 4. 칼턴대(Carleton University) 5. 궬프대(University of Guelph) 6. 서스캐처원대(University of Saskatchewan)

7. 매니토바대(University of Manitoba) 8. 셔브룩대(Université de Sherbrooke) 9. 윌프리드로리에대(Wilfrid Laurier University) 10. 퀘벡대 몬트리올캠퍼스(UQAM) 11. 브록대(Brock University) 12. 뉴펀들랜드메모리얼대 (Memorial University of Newfoundland) ▶A5면에 계속 최희수 기자 chs@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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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0월 17일 토요일

전 면 광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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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선 일보

밴쿠버 집값 5% 하락··· “지금이 매수 적기” 2025년 이어 올해도 하락세··· 주택시장 반등 지연 금리 인하에도 거래 부진··· 매수자 중심 시장으로

메트로 밴쿠버 주택시장에서 매 수자 우위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주 택 거래가 부진한 가운데 집값도 하 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단기 간 내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 망이 나왔다. 부동산 업체 로열 르페이지(Royal LePage)가 발표한 2026년 3분기 주 택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메트로 밴 쿠버의 주택 종합가격은 지난해 같 은 기간보다 4% 하락했다. 전 분기 와 비교해도 1.4% 떨어졌다. 랜디 라이얼스 로열 르페이지 스 털링 리얼티(Royal LePage Sterling Realty) 중개 담당 매니저는 보도자

료에서 “밴쿠버 주택시장이 완전히 멈춘 것은 아니지만, 거래량은 정상 수준을 크게 밑돌고 있다”며 “최근 거래량은 10년 평균보다 25~30% 낮 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주택 유형별로는 단독주택의 가 격 하락 폭이 가장 컸다. 2026년 3분 기 메트로 밴쿠버 단독주택 중위가 격은 161만7200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6% 떨어졌다. 콘도 중위가격 도 4.1% 하락한 71만2100달러를 기 록했다. 밴쿠버시의 하락 폭은 이보다 더 컸다. 주택 종합가격은 전년 동기보 다 5% 떨어진 131만4000달러였으

며, 단독주택 가격은 5.7% 하락한 207만6900달러로 집계됐다. 콘도 가 격은 7.7% 떨어진 73만9100달러를 기록했다. 로열 르페이지는 집값 하락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올 해 4분기 메트로 밴쿠버의 주택 종합 가격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라이얼스 매니저는 “여름철부터 초가을까지 주택 거래가 꾸준히 감 소했고, 매물도 소폭 줄었지만 가격 하락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장 흐름이 좀처럼 살아나 지 않는 상황에서 가격 책정 전략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며 “급하게 집 을 팔 필요가 없는 일부 매도자는 매 물을 거둬들이고 있지만, 가격을 경 쟁력 있게 책정하고 주택 상태를 잘 관리한 매물은 복수의 구매 제안을 받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는 분명 매수자에게 유 리한 시기지만, 경제 상황이 불확실 하고 무역 갈등에 대한 우려도 커 쉽 지 않은 시장”이라고 덧붙였다. 구매자들이 지정학적 긴장과 BC 주 선거 등 여러 불확실성으로 인해

매입 결정을 미루고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주택 개발업계 역시 선분양 이 급감하고 투자자들의 움직임이 위축되면서 사실상 침체에 빠졌다 고 진단했다. 라이얼스 매니저는 조만간 매수 심리가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를 나 타내면서도, 이러한 낙관론을 유지 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고 밝혔다. 올가을 거래가 다소 늘어날 가능성은 있지만, 단기간에 시장 여 건이 크게 달라지기는 어려울 것으 로 내다봤다. 당초 로열 르페이지를 비롯한 부 동산 업계는 2025년 주택시장이 회 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캐나 다 중앙은행의 기준금리가 하락세에 접어들면서, 높은 대출 비용 때문에 지난 3년간 주택 구매를 미뤄온 수 요가 시장에 돌아올 것으로 기대했 기 때문이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 령 취임 이후 캐나다와 미국 간 무 역 갈등이 불거지면서 시장의 불확 실성이 커졌고, 주택가격은 2025년 에 이어 2026년에도 하락세를 이어 가고 있다.

월세를 30% 인상하겠다는 집주 인의 요구에 반발해 이사를 통보한 세입자가 계약 종료일을 앞두고 즉 각 퇴거를 요구받았다. 세입자는 이 로 인해 발생한 남은 기간의 월세와 임금 손실 등에 대한 배상을 청구 했고, 민사분쟁해결재판소(CRT)는 세입자의 손을 들어줬다. CRT 결정문에 따르면 세입자는 2024년 5월 입주 당시 월세 1000달 러를 내기로 했다. 임대 공간은 전 용 욕실이 딸린 개인 침실이었으며, 주방과 거실, 차고 내 수납공간도 함께 이용할 수 있었다. 그런데 입주 약 9개월 뒤인 2025

년 2월 1일, 집주인은 월세를 1300 달러로 올리는 방안을 제안했다. 기 존보다 30% 인상된 금액이었다. 세 입자가 인상안을 거부하고 3월 1일 퇴거하겠다고 밝히자, 집주인은 다 음 날 메시지를 보내 침실 문을 잠 그는 행동을 문제 삼으며 짐을 싸 서 나가라고 요구했다. 세입자는 이 후 이틀에 걸쳐 짐을 정리하고 집 을 떠났다. 집주인은 해당 지역의 시세가 세 입자가 내던 월세보다 높아 인상을 요구한 것은 합리적이었다고 주장 했다. 또 자신과 자녀들이 갈등 상 황을 목격하지 않기를 바랐다며 세

입자에게 조기 퇴거를 요구한 사실 을 인정했다. 집주인은 훼손됐다고 주장한 카펫 두 장의 교체 비용으로 600달러를 보류하기도 했다. 그러나 주거 임대차 관련 규정에 따르면 집주인은 월세 인상 시 서면 으로 최소 3개월 전에 통지해야 하 며, 임대료는 직전 인상 또는 임대 차 시작 후 12개월이 지나기 전에 는 올릴 수 없다. 이번 사례에서 집 주인이 제안한 인상은 이러한 규정 에 부합하지 않는다. CRT는 세입자가 한 달 전 퇴거 의 사를 통보했을 당시 집주인이 처음 에는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지만, 바 로 다음 날 즉시 퇴거를 요구한 것 은 임대차 계약 조건을 위반한 것이

<저소득층>

이비, 노인 무료 대중교통 이용권 공약 45불 행정 수수료 면제··· BRT 노선 구축도 지원

15일 써리를 방문한 데이비드 이비 BC주 수상이 재선에 성공하 면 노인들을 위한 무료 대중교통 이용을 확대하겠다고 공약했다. 이비는 대중교통 이용 부담 완 화 조치의 일환으로 저소득층 노 인들이 주정부 버스 정기권 프로 그램을 이용할 때 부과되는 연간

45달러의 행정 수수료를 면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트랜스링크(TransLink) 와 협력해 소득 자격 기준을 상향 조정함으로써, 이 지역의 수천 명 의 노인들이 무료 대중교통을 이 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 였다. 이비는 또한 사우스 프레이저 (South Fraser) 지역의 증가하는 교통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써 리와 화이트록을 연결하는 전용 급행버스(BRT) 노선 구축에 2억 5000만 달러의 주정부 자금을 지 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자금이 지원된다면, 연방 정 부의 교통 관련 매칭 펀드를 활용 해 현재 계획 단계에 있는 해당 노선의 사업을 가속화하는 데 도

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비는 밴쿠버시에 역사 적으로 부여됐던 권한과 유사하 게, 지방 조례 및 계획에 대한 독 특한 입법 권한을 시의회 의원들 에게 부여하는 ‘써리 헌장(Surrey Charter)’을 제정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비는 써리는 이미 BC주에서 가장 큰 도시가 되었거나, 곧 그렇 게 될 것이며, 태평양 연안에 위치 한 캐나다 전체 경제 활동의 중심 지가 될 BC주의 경제 활동 중심지 역할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써리 헌장은 써리가 스스로 의 운명을 개척하고 주민들을 위 해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해줄 것이며, 써리가 이제 그 자리에 올랐다는 것을 인정하 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재권 기자 jacob@vanchosun.com

수유 보조제, 유방암 위험 크게 줄여 발병률 70% 낮아져··· 취약 세포 제거하기도

최희수 기자 chs@vanchosun.com

월세 30% 인상 반발했더니 쫓아낸 집주인··· CRT 판단은? 집주인, 재판 비용 포함 총 716달러 배상 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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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고 판단했다. 재판소는 세입자의 임금 손실 배 상 청구는 기각했지만, 사용하지 않 은 기간에 해당하는 월세 564.29달 러를 돌려주라고 명령했다. 집주인 이 주장한 반려견 소변으로 인한 카 펫 훼손 배상 청구도 받아들이지 않 았다. 재판소 수수료를 포함한 집주 인의 총 지급액은 716.50달러로 결 정됐다. 임대차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세 입자는 BC주 정부의 주거 임대차 관 련 안내 페이지에서 관련 권리와 규 정을 확인할 수 있다. 최희수 기자 chs@vanchosun.com

UBC가 공동으로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출산 후 모유 생산을 억제 하기 위해 전통적으로 처방되는 약물이 산모의 유방암 발병 위험 을 크게 낮출 수 있는 것으로 나 타났다. 국제 학술지 ‘캔서 디스커버리 (Cancer Discovery)’에 발표된 이 번 연구는 유럽 여성 15만 명 이상 의 건강 데이터를 분석했다. 연구 결과 카베르골린(Cabergoline)을 투여받은 산모는 이후 유방암 발병률이 약 70% 낮았으 며, 고위험 유전 모델에 대한 보 완적인 실험실 테스트에서도 단 일 투여 후, 종양 발생률이 50% 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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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했다. 연구진은 수유를 중단한 후 유 방 조직이 자연적인 생물학적 재 설정 과정을 거치는데, 이 과정이 불완전하면, 남아 있는 세포가 암 세포로 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카베르골린은 이러한 취약 한 세포를 완전히 제거하고, 유관 조직을 축소하며, 면역 방어 기전 을 강화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으 로 보이며, 동시에 산모가 선택한 수유 일정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 는다고 설명했다. 한편 캐나다 여성 8명 중 1명이 평생 유방암 진단을 받을 가능성 이 있는 가운데, 과학자들은 고위

험 유전적 보균자를 대상으로 하 는 다국적 임상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카베르골린은 이미 캐나다 보건 부(HC)의 승인을 받았으므로 임상 시험이 성공적으로 완료되면, 여 성들에게 수술이나 강력한 호르몬 치료보다 더 부드러운 예방적 대 안을 신속하게 제공할 수 있을 것 으로 보인다. 고재권 기자 jacob@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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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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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앨버타는 왜 캐나다를 떠나려 하나 절차착수 여부 묻는

공격에 맞서는 캐나다가, 안으로는 국가 분열 을 초래할 위험이 있는 시험대에 오르는 셈이 다. 이번 투표의 의미와 실현 가능성을 문답 으로 알아봤다.

주민투표 19일 실시

풍부한 석유·천연가스 등을 바탕으로 캐나다에서 가장 소득 수준이 높은 주(州) 로 꼽히는 앨버타주가 19일 분리 독립 절 차 착수 여부를 묻는 첫 주민투표를 실시 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①주민투표 내용은 무엇인가 이번 투표는 앨버타주가 캐나다 연방에 잔 류할지, 아니면 향후 구속력 있는 분리 독립 찬반 주민투표를 실시하기 위한 법적 절차를 개시할지 묻는다. 이번 투표 자체가 독립 여부 를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찬성표가 많아도 독 립 여부를 묻는 투표를 다시 해야 한다. 독립 찬성이 우세하더라도 곧바로 연방에서 탈퇴 할 수는 없다. 2000년 제정된 ‘명확성법’ 등에 따라 각 주는 일방적으로 연방에서 탈퇴할 수 없으며, 분리 독립을 위해서는 주민들의 명확 한 찬성 의사와 연방·주 정부 간 협상을 통한 헌법 개정이 필요하다. 투표 결과는 법적으로 구속력이 없지만, 앨버타 주민들의 연방 잔류 의사를 가늠할 수 있다는 점에서 파장이 만만

커뮤니티 단신

치 않을 전망이다.

결속시킨다는 분석도 나온다.

②앨버타주 독립 추진 배경은 핵심은 석유와 돈이다. 앨버타는 1인당 국 내총생산(GDP)이 캐나다에서 가장 높은 주 다. 캐나다 통계청에 따르면 앨버타는 지난 해 캐나다 전체 인구의 12.1%를 차지했지만, 캐나다 경제 성장에 기여한 몫은 약 26%에 달했다. 주민들은 자신들이 낸 세금으로 다 른 지역을 돕지만, 정작 동부 정치권은 환경 보호를 내세워 송유관 건설과 자원 개발을 막는다는 불만이 쌓였다.

④카니 정부의 입장은 분리 독립에 반대한다. 마크 카니 총리는 15일 앨버타주 캘거리를 찾아 “주민투표를 하는 데 이보다 ‘나쁜 시기’는 없다”며 분리 독립에 반대해 달라고 했다. 연방 정부는 앨 버타의 석유를 서부 해안으로 운송하는 새 송 유관 건설도 지원한다. 미국 의존도를 낮추고 아시아 수출을 늘리면서 자원 개발을 둘러싼 앨버타의 불만을 누그러뜨리려는 구상이다.

③독립을 원하는 주민이 많은가 현재로서는 잔류 여론이 압도적이다. 여 론조사 업체 레제가 8일 공개한 조사에서 70%는 캐나다 잔류를, 22%는 독립 투표를 위한 법적 절차 착수를 택했다. 잔류 응답은 8월보다 5%포인트 늘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압박이 역설적으로 캐나다를

⑤과거 퀘벡주 분리 독립 사례는 프랑스어 사용자가 다수인 퀘벡주는 1980 년과 1995년 두 차례 독립 주민투표를 실시 했지만 모두 부결됐다. 특히 1995년에는 반 대 50.58%, 찬성 49.42%로 간발의 차였다. 다만 이달 5일 주의회 선거에서는 독립을 주 장하는 퀘벡당(PQ)이 승리했다. 뉴욕=김성모 특파원·박강현 기자

BC 보수당, 히틀러 게시물 올린 후보 해임 익명 계정으로 글 올려 NDP는 이중 잣대라 비난 BC 보수당이 조건 매킨토시 밴쿠버-스 트라스코나(Vancouver-Strathcona) 지역 후보의 후보직을 박탈했다. 이는 매킨토시 가 ‘데스나이트(DeathNight)’라는 익명 계 정을 이용해 아돌프 히틀러와 홀로코스트 에 대한 글을 온라인에 게시했다는 의혹에 따른 것이다. 이번 결정은 BC NDP의 비판을 불러일 으켰는데, NDP는 로른 도어크슨 보수당 임시 대표가 당원들의 논란이 되는 발언에

대해 이중 잣대를 적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NDP는 매킨토시가 히틀러가 홀로코스트 를 의도했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댓글 을 올렸으며, 홀로코스트 기간 유대인들이 사 망한 것이 반드시 그들에 대한 특정한 증오심 때문만은 아니라는 주장을 펼쳤다고 밝혔다. 맥킨토시는 밴쿠버-스트라스코나 지역구 에 출마했는데, 이 지역구에서 보수당은 2024 년 지방 선거에서 12%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NDP는 또한 도어크슨의 케이티 메리필드

선거운동 책임자와 헤더 마스 칠리왁 노스 (Chilliwack North) 지역 후보가 논란이 되 는 발언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당과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 다. NDP에 따르면, 도어크슨은 토론에서 마 스가 센터BC(CentreBC)의 엘레노어 스투르 코 대표를 포함한 동성애자들을 부도덕하다 고 묘사한 것이 혐오스럽다는 점을 인정했 지만, 왜 그녀가 후보 자격을 유지했는지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다. NDP는 도어크슨이 메리필드의 인종차별

적이라고 규정한 소셜 미디어(SNS) 게시물 을 옹호한 점과 BC주 무슬림 공동체가 제기 한 우려에 대해 적절하게 대응하지 않은 점 도 비판했다. 이어 도어크슨이 정치적으로 유리할 때만 논란이 되는 행위에 대해 조치를 취한다고 비난하며, 다른 당원과 관련한 유사한 문제 에 대해서도 그가 얼마나 적극적으로 대처 할 의지가 있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고재권 기자 jacob@vanchosun.com

엘니뇨에 식탁 물가 오른다 ▶A1면에서 계속

실제로 이만큼 오르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푸드 베이식스에서 현재 3.99 달러인 방울토마토 한 팩은 약 4.21달러로 오를 수 있다는 계산이다. 한 번에 오르는 금액은 22센트에 불과하지만, 매주 장을 보 는 가정이라면 누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 다만 이는 캐나다 달러 가치 하락을 전제 로 한 추정치로, 모든 과일과 채소 가격이

◇옥수수·대두 옥수수와 대두 가격도 각각 29.7%, 21.4%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옥수수는 또띠야칩과 옥수수칩 등 각종 간 식에, 대두는 두부와 두유 등의 원료로 쓰인 다. 소비자가 옥수수나 대두를 직접 구매하지

않더라도 이를 원료로 사용하는 가공식품을 통해 가격 상승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현재 로블로스(Loblaws)에서는 실크 (Silk) 두유 946mL가 3.79달러, 케 파사(Que Pasa) 또띠야칩 한 봉지가 5.25달러에 판매 되고 있다. 원재료 가격 상승이 이어질 경우 관련 제품의 가격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한편 엘니뇨에 따른 기상 변화와 환율 흐 름이 내년 식료품 가격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는 아직 지켜봐야 한다. 하지만 주요 원재 료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빵과 쌀부터 과일·채소, 각종 가공식품까지 장바구니 부 담이 한층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최희수 기자 chs@vanchosun.com

우리이웃의 이야기, 단체 동정, 모 임, 기사제보, 알리고 싶은 내용을 보내주십시오. 커뮤니티 단신을 통 해 여러분의 소식을 전하겠습니다. (밴쿠버 조선일보 편집부) 접수방 법 이메일 news@vanchosun.com, 팩스(604)877-1128

단체 성신여대 연말모임 ◎ 일시: 11월 21일(토) 오전 11시 30분 / 장소: 써리 서울회관(Seoul Grill House,15155 101번가 #100) / 회비 30달러 / 문의: 회장 장은 정(250-268-6789), 이영(604-7191201) 밴쿠버 한인 노인회 제4차 강좌 ◎ 일시: 10월 20일(화) 오전 10 시~12시 / 장소: 한인신용조합 콘 퍼런스 룸 / 주제: 100세 시대, 스 스로 지키는 건강관리 / 강사: 임 현수(뉴트리라이트, Weight Management Specialist) / 주최: 밴 쿠버 한인 노인회 / 문의: 정택운 (604-805-1468, 778-320-7597, 778-255-1915) 월요 산행 안내 ◎ 일시: 10월 19일(월) 오전 9시 30분 / 산행지: Stawamus ChiefSquamish(1st. Peak) / 산행 시 간: 약 4시간(예정) / 최종 집결지: Stawamus Chief Provincial Park Parking Lot / 준비물 : 기본 산행 장 비, 방한/방수복, 점심 등 / 참가 비 용: 일일 회원(5달러), 연회원 가입: 20달러 / 문의: 604-319-7356(문자) 2026 다문화 공연 예술제 개최 ◎ 일시: 10월 27일(화) 오후 3 시~5시 / 장소: 쉐볼트 센터 스튜 디오 극장(6450 Deer Lake Ave., Burnaby) / 참여 공연 예술인/단 체(예정): 한국전통무용가 이민경, APPARE YosakoiVancouver(일본 전통무용단), 늘푸른 시니어 라인 댄스 교실, Anahaw Filipino Canadian Performing Arts Society in BC(필리핀 전통무용단), Karima

Essa (Bollywood Dancer), World Dance Academy(중남미 무용단), 엔젤스 어린이 합창단, Gayabi Duo (가야금 이중주) / 입장료: 무료 / 문의: 캐나다 한인 늘푸른 장년 회(604-435-7913), 이메일(kessc2013@gmail.com)

제12회 넘어짐 예방을 위한 건 강 강좌 ◎ 일시: 11월 7일(토) 오전 10 시~12시 / Anvery Center(9912 Lougheed Hwy Burnaby, yan's garden 아래 층) / 주제: 넘어지지 않고, 부러지지 않고 생활하기(방 법) / 대상: 전 교민 / 강사: 손영상 가정의 / 문의: 604-721-9199 메트로 밴쿠버 남성합창단 신 규 단원 모집 ◎ 일시: 매주 월요일 오후 7시 / 1636 Regan Ave, Coquitlam / 활 동내용: 매년 정기 연주 및 다양한 행사 연주 / 문의: 778-899-6506, E-mail: jea0526@hanmail.net / 전문적 경험 없어도 무관, 연습 관 람 후 지원 가능 캐나다 비루투오소 청소년 음 악경연대회 ◎ 일시: 10월 24일(토) 오후 3시 / 장소: 한인신협 코퀴틀림 본점 컨 퍼런스 룸 / 심사: 각 분야의 전문 가가 RCM 레벨별로 절대평가 / 접 수마감: 밴쿠버 대면 대회: 10월 4 일(일), 해외 유튜브 대회: 10월 11 일(일) / 대상: 모든 연령, 모든 악기 와 성악, 앙상블 / 상위 7명에게 특 별상(특별상 수상자 연주 기회 제 공) / 한인신협대상에게는 장학금 과 PMYSO와 협연 기회 제공 / 문 의: pmysosociety@gmail.com 노스쇼어 코리안 시니어 그룹 자원 봉사자 모집 ◎ 홀로 지내시고 거동이 불편하 신 시니어를 위한 장보기, 시니어 부부 커플을 위한 밑 반찬 지원, 시 니어를 위한 목욕, 병원이나 패밀리 닥터만나기 위한 운전 자원 봉사자 (실비제공), 홈케어 자원봉사/ 문의: 이윤원 목사(778-995-6745, infocwt@gmail.com)


종합

조 선 일보

당신이 몰랐던

UBC에 관한 놀라운 사실 6가지

두 정상은 UBC 캠퍼스 내부의 인류학 박물 관을 방문했으며, 학교 측으로부터 대학 기 념 의류를 선물 받았는데, 클린턴은 UBC 로 고가 새겨진 맨투맨을 입고 조깅을 즐겼으 며, 옐친은 UBC 공대 재킷을 입고 기념사진 을 촬영했다.

UBC

UBC 전경

UBC는 가장 권위 있고 영향력 있는 세계 대학 순위에서 항상 세계 상위 3% 안에 드는 캐나다 최고의 명문 대학이다. 지난 1908년 설립 이후, 100년이 넘는 동안 8개의 노벨상 과 76명의 로즈장학생, 67개의 올림픽 메달, 319명의 캐나다 왕립 학회 멤버, 3명의 캐나 다 총리를 배출했다. 이렇게 역사가 긴 만큼 학교에 관한 우리가 모르는 놀라운 사실도 많다. 1661년 뉴턴이 중력 이론을 구상하는 데 영감을 준 나무들의 직계 후손인 사과나 무들이 여러 그루 있으며, 영화 <슈퍼맨:맨 오브 스틸> 에 등장하는 크립톤어를 개발한 교수도 있다. 이렇듯 놀랍고 흥미로운 UBC 의 대표적인 사실 6가지를 소개한다. ◇보리스 옐친과 빌 클린턴의 UBC 정상회담 보리스와 빌의 UBC 정상회담이 1993년 4 월 3일부터 4일까지 UBC에서 개최됐다. 이 는 미국과 러시아 간의 최초의 양자 정상회 담이었다. 이 회담은 소련 해체 이후 냉전이 종식된 상황에서 러시아의 민주주의 개혁과 시장경제로의 이행을 지원하고, 양국의 새로 운 협력 시대를 열기 위해 마련됐다. 옐친 대 통령의 러시아 극동 지역 순방 일정 등을 고 려해 캐나다 서부의 밴쿠버가 개최지로 선 정됐다. 이 회담에서 미국은 러시아의 민주 화와 경제 개혁을 돕기 위해 16억 달러 규모 의 직접 원조를 제공하기로 발표했다. 한편

2026년 10월 17일 토요일

◇UBC 쿼드볼 팀 UBC 쿼드볼 팀은 UBC의 공식 썬더버드 스포츠 클럽(TSC)에 소속된 남녀 혼성 경쟁 스포츠팀이다. 원래 해리 포터 시리즈의 가 상 스포츠에서 유래한 퀴디치팀으로 2010 년에 창단되었으나, 2023년 1월 상표권 문 제와 성별 다양성 지지 등의 이유로 캐나 다 리그의 방침에 따라 공식 명칭을 쿼드 볼 로 변경했다. 쿼드볼은 럭비, 피구, 핸드볼, 플래그 풋볼의 요소가 결합된 풀컨택트 스 포츠로 체이서, 비터, 키퍼, 시커로 구성되 며, 경기 중 모든 선수는 가랑이 사이에 빗 자루(PVC 파이프 등)를 유지해야 한다. 성 별 다양성과 포용성을 핵심 가치로 삼는다. 2024~25 시즌 초반에는 기존 멤버가 4명만 남는 해체 위기를 겪었으나, 극적인 재정비 와 부활에 성공했다.

UBC

전시된 푸른 고래 실제 골격

◇비티 생물다양성 박물관 비티 생물다양성 박물관은 UBC 밴쿠버 캠퍼스 내에 위치한 밴쿠버 유일의 자연사 박물관이다. 200만 점 이상의 방대한 생물 표본을 보유하고 있으며, 특히 박물관 입구 통유리 아트리움 공중에 매달려 있는 25미 터 길이의 거대한 푸른 고래(흰긴수염고래)

실제 골격으로 매우 유명하다. 이 골격은 전 세계에 단 21개만 전시되어 있다. 또한 이 박 물관은 독특한 ‘언-뮤지엄’ 콘셉트로도 유명 한데, 일반적인 박물관과 달리 방문객이 직 접 수백 개의 표본 서랍을 열어보며, 새, 곤 충, 화석, 식물 등의 실제 연구용 표본들을 가까이서 관찰할 수 있도록 디자인됐다. 6개 의 핵심 컬렉션에는 인류학 및 생물학적 가 치가 높은 고생물학, 종자식물, 곤충, 어류, 조류 및 포유류, 해양 무척추동물로 구성되 어 있다. ◇UBC 밴쿠버 캠퍼스의 종자 대여 도서관 UBC 종자 대여 도서관은 책 대신 식물의 씨앗을 무료로 대여하고, 수확 후 다시 씨앗 을 기부하는 자원 순환형 커뮤니티 프로그 램이다. 2017년에 설립돼 지속 가능한 원예 와 생태계 교육을 지원하고 있다. 밴쿠버 캠 퍼스 내 여러 도서관 분관에 전용 보관함이 있어, 학생·교직원은 물론 지역 주민을 포함 한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정원이나 텃밭, 혹은 아파트 베란다의 작은 화분에서 도 쉽게 키울 수 있는 다양한 유기농·지역 적응형 씨앗들이 구비되어 있다. 채소류에 는 야생콩, 근대, 당근, 케일, 상추, 비트, 피 망, 호박 등이 있고, 허브 및 약용 식물과 해 바라기, 메리골드, 덤불아스터 등 수정 매개 곤충(벌 등)을 돕는 밀원식물도 있다. 종자 대여 서비스는 각 도서관의 안내 데스크 근 처나 참고 자료 공간에서 종자 캐비닛을 찾 을 수 있다. ◇재활용 부품으로 만든 건물 UBC의 CK 최 빌딩은 지속 가능하고 창의 적인 건축 방식을 적용한 대학 내 여러 건물 중 하나다. 특히 이 빌딩은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무기고에서 가져온 목재 기둥을 사용 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재활용된 목재 기둥 은 건물 구조 골조의 70%를 구성하고 있다. 또한 이 빌딩은 파도를 연상시키는 여러 개 의 경사진 아치형 지붕이 있는 독특한 긴 직

커뮤니티 단신

사각형 건물로도 유명하다. 3층짜리 붉은 벽 돌 건물인 이 건물에는 중국, 일본, 한국, 동 남아시아, 인도, 남아시아 연구를 전문으로 하는 5개의 연구 센터로 구성되어 있는 아시 아 연구소가 자리하고 있다. 이 건물이 달성 하고자 했던 주요 목표 또한 유명한데, 환경 에 미치는 영향과 전반적인 소비 수준 줄이 기, 건설 과정에서 발생하는 내재 에너지 줄 이기, 시간에 따른 에너지 효율 관리하기, 더 쾌적하고 효율적인 주거 및 업무 공간 조성 촉진하기 등이다. 한편 이 빌딩에는 세계 최 대 규모의 사이클로트론(입자 가속기)이 있 는 것도 유명하다.

UBC

◇다른 대학교의 학과를 인수하다 1950년대 중반 헝가리 소프론 대학교의 한 학생 단체가 전국적인 봉기의 일환으로 소련에 맞서기로 결심했다. 처음에는 성공 할 것처럼 보였지만, 소련군은 그 운동을 진 압했다. 대학생들은 군대와 싸울 준비를 했 지만, 그들의 장비는 파괴됐다. 그때 헝가리 인 200명이 도망쳤는데, 그들 대부분은 대 학의 임업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던 학생 들이었다. 그들은 먼저 오스트리아를 거쳐 캐나다로 건너와 UBC에 단체로 도착했다. UBC는 그 그룹을 받아들였고, 학생들은 캐 나다 대학에서 학업을 마쳤다. 소프론 그룹 학생 140명이 UBC를 졸업했으며, 마지막 학 생은 1961년에 졸업했다. 고재권 기자 jacob@vanchosun.com

2027 캐나다 대학 순위··· SFU 중형대학 전국 1위 ▶A1면에서 계속

13. 트렌트대(Trent University) 14. 윈저대(University of Windsor) 15. 온타리오공대(Ontario Tech University) 16. 리자이나대(University of Regina) 17. 톰슨리버스대(Thompson Rivers University) 18. 마운트로열대(Mount Royal University) 19. 맥이완대(MacEwan University) <소형대학 순위>

1. 마운트앨리슨대(Mount Allison University) 2. 노던브리티시컬럼비아대(UNBC) 3. 세인트프랜시스자비에대(St. Francis Xavier University) 4. 아카디아대(Acadia University) 5. 뉴브런즈윅대(University of New Brunswick) 6. 비숍스대(Bishop’s University) 7. 세인트메리대(Saint Mary’s University) 8. 레이크헤드대(Lakehead University)

9. 레스브리지대(University of Lethbridge) 10. 프린스에드워드아일랜드대(University of Prince Edward Island) 11. 세인트토마스대(St. Thomas University) 12. 몽크턴대(Université de Moncton) 13. 위니펙대(University of Winnipeg) 14. 로렌시아대(Laurentian University) 15. 니피싱대(Nipissing University) 16. 브랜던대(Brandon University) 17. 마운트세인트빈센트대(Mount Saint Vincent University)

18. 프레이저밸리대(University of the Fraser Valley) 19. 케이프브레턴대(Cape Breton University) 20. 알고마대(Algoma University) 21. 에드먼턴콩코디아대(Concordia University of Edmonton) 22. 밴쿠버아일랜드대(Vancouver Island University) 전체 순위는 맥클린스 대학 순위 웹사이 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최희수 기자 chs@vanchosun.com

우리이웃의 이야기, 단체 동정, 모 임, 기사제보, 알리고 싶은 내용을 보내주십시오. 커뮤니티 단신을 통 해 여러분의 소식을 전하겠습니다. (밴쿠버 조선일보 편집부) 접수방 법 이메일 news@vanchosun.com, 팩스(604)877-1128

단체 대건 성당 시니어 아카데미 판 소리 교습 ◎ 일시: 10월 30일까지(매주 금요 일) 오후 1시~3시 /장소: 본당 지하 B1(단체 식당) / 교습 내용: 첫 시간 (장구가락장단, 판소리고법 장단), 둘 째 시간: 육자베기 토리 흥타령, 남도 민요, 경기민요, 판소리 눈대목, 단가 등 / 문의: 이소라(778-888-9149) 2026년 늘푸른 장년대학 개강 ◎ 일시: 11월 26일(목)까지 과목 별 주 2시간 8~10회 이내 / 과목 및 일정: ① 스마트폰강좌(월,화 오전 10시 30분~12시/강사 임정란/9월 14일 개강) ② 중급병원영어 1(월 오 후 2시~3시 30분/강사 이원배/9월 21일 개강) ③ 늘푸른탁구교실(화 오 전 10시 30분~12시/강사 정대민/9 월 22일 개강) ④ 건강생활체조(화 오후 1시~2시/강사 강샘/9월 22일 개강) ⑤ 라인댄스(화 오후 3시 30 분~5시/강사 줄리아김/9월 22일 개 강) ⑥ 컴퓨터교실(수 오전 10시 30 분~12시/강사 김한결/9월 23일 개 강) ⑦ 한국민요교실(오후 1시~2시/ 강사 조경자/9월 23일 개강) ⑧ 캘리 그라피(수요일 오후 2시 30분~4시/ 아이린박/9월 9일 개강) ⑨ 늘푸른 노래교실(목 오후 12시 30분~2시 30 분/강사 안젤리나 박/10월 8일 개강) ⑩ 시니어 영어 리딩클럽(목 오전 10 시 30분~12시/9월 24일 개강) / 대 상 및 인원: 연회비 30달러 납부자, 선착순 10명~30명(단 탁구교실 별 도 수강료 30달러 있음) / 장소: 스 마트폰강좌(BNH 브렌트우드 리소 스 센터/2055 Rosser Ave., Burnaby), 탁구교실(서울탁구장/#200-155 Schoolhouse St. Coquitlam), 건강생 활체조, 늘푸른 노래교실(엔벌리 센 터 /9912 Lawheed Hwy Burnaby), 캘리그라피(Edmonds Neighbourhood Resource Centre 208호/ 7355 Canada Way Burnaby), 컴퓨터교 실(BC 한인 실업인협회 세미나 룸/ Arbroath St Burnaby), 중급병원영 어 1(온라인 강좌/Zoom workpl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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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의 및 수강신청: 604-435-7913, 이메일 kessc2013@gmail.com

맞춤형 컴퓨터 강의 수강생 모집 ◎ 대상: 개인별 1대 1 대면 컴퓨 터 강습 희망자(연회비 납부한 늘푸 른 장년회 정회원에 한함) / 강사료: 시간당 30달러(20달러 수강생 부담, 10달러 늘푸른 장년회 부담) / 수강 회수: 1인당 10회 / 수강가능 지역: 버나비, 코퀴틀람, 포트 코퀴틀람, 리 치몬드(강사 증원에 따라 추후 지역 확장 가능) / 수강신청: 604-4357913, 이메일 kessc2013@gmail. com 서경숙 778-686-2142(통화 가 능 시간 오후 5시~9시)

봉사 단체 영주권 카드 온라인 신청방법 ◎ 일시: 10월 28일 오전 10시 ~오후 12시 / 장소: 200-15400 Croydon Drive, Surrey / 강사: 장 기연, 석세스 정착 서비스 담당 / 방법: 대면 / 내용: 온라인 신청서 작성 방법, 필요서류(거주 증명 서 류, 자녀 출생증명서 포함), 거주 날 짜 부족 시 신청할 수 있는 방법( 시민권자 배우자와 거주했던 기간 포함), 영주권 유지를 위한 거주 의 무, 여행자 증명서,영주권 포기 방 법, 긴급 시 신청 방법 / 문의: 장 기연, 778-735-8761(문자 안됨), 이 메일: esther.chang@success.bc.ca / 등록: https://success.jotform. com/261795099699887(October 28(Wed.) 강좌 선택 한국어 마더구스 등록 안내 ◎ 트라이시티 지역에 사는 5세 이하의 자녀를 둔 한국부모님들을 위한 프로그램 / 일시: 10월 21일 ~12월 9일 매주 수요일(단 11월 4 일과 11월 11은 수업 없음) / 장소: 코퀴틀람공립도서관 시티센터지 점 136룸과 137룸(1169 Pinetree Way, Coquitlam, 10월 21일만 127 룸에서, 나머지 기간은 136룸과 137룸에서 진행 / 등록 문의: 김은 주(236-880-1627, 이메일 eunju. kim@success.bc.ca)

종교계 소식 밴쿠버 밀알25주년 밀알의밤 ◎ 일시: 11월 14일(토) 오후 7시 (도어 오픈 오후 6시 40분) / 장소: 밴쿠버순복음교회(3905 Norland Ave, Burnaby) /문의: 604-3394417, milal@vancouvermil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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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26년 10월 17일 토요일

조선일보

대법원, ‘일회용 플라스틱 금지 최종 심리한다’ 정부, 유독성 물질로 지정 업계, 과학적 근거 부족 주장 캐나다 최고 법원이 연방 정부의 전국적 인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 금지 조치에 대한 소송을 심리하기로 합의했다. 캐나다 대법원(SCC)은 15일 연방 정부의 특정 플라스틱 품목에 대한 환경적 분류 및 사용 제한 조치와 관련한 항소심을 심리할 것이라고 확인했다. 이번 법적 분쟁은 일회용 식기와 빨대, 음료 젓는 막대, 테이크아웃 포장재, 6개들 이 음료수 묶음 고리 등 일반적인 플라스틱 제품 6가지의 생산 및 판매를 금지한 지난 2022년 연방 정책에서 비롯됐다. 이 조치를 시행하기 위해 연방 정부는 캐

나다 환경보호법(CEPA)에 따라 플라스틱 제조 제품을 유독성 물질로 지정했으며, 대 안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제품들이 환경 쓰레기로 버려지는 경우가 많다는 연 구 결과를 근거로 들었다. 그 유해 물질 분류는 캐나다 플라스틱 산 업 대표들과 화학 제조업체 연합의 즉각적 인 반발을 불러일으켰는데, 이들은 연방 정 부의 광범위한 분류가 포함된 모든 유형의 플라스틱에 대해 적절한 과학적 근거가 부 족하다고 주장했다. 연방 법원(FC)은 당초 2023년에 업계의 주장에 동의해 유해 물질 지정 범위가 지나 치게 광범위하다고 판결했지만, 연방 항소 법원(FCA)은 지난 1월에 이 결정을 뒤집고 금지 조치를 유지하며, 정부의 2단계 규제

후보자에게 공정한 발언 기회 보장해야

BCC

로론 도어크슨 BC 보수당 대표.

BC 보수당 대표 로른 도어크슨이 주 선 거와 지방 선거 일정을 영구적으로 분리하 는 법안을 도입해 지방 선거 60일 이내에 주 선거가 치러지는 것을 막겠다고 약속했다. 14일에 발표된 ‘지방 민주주의 존중 법안 (RLDA)’은 선거 운동이 중복되는 것을 방 지하고 지방 및 주 후보자들이 유권자들과 소통할 수 있는 별도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 을 목표로 한다. 도어크슨은 데이비드 이비 BC주 수상이 과반수 의석을 확보하고 있고, 오는 2028 년 10월로 예정된 총선까지 2년이나 남았 음에도 불구하고, 24일에 8000만 달러 규모 의 조기 총선을 실시하기로 결정한 것을 비

물려줄 수 있을까?

김시현 BC·뉴욕 변호사

절차가 합리적이고 타당하다고 판결했다. 한편 대법원의 심리가 예정됨에 따라, 이 번 청문회는 연방 환경 관할권과 전국적인 플라스틱 규제의 미래에 대한 중요한 최종

시험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고재권 기자 jacob@vanchosun.com

판했다. 이번 주 총선은 17일에 치러진 지방자치 단체 및 교육청 선거 바로 일주일 만에 실시 되며, 사전 투표 기간도 겹친다. 도어크슨은 이번 결정으로 지역 선거 운 동이 가려져 지방 자치 단체 후보와 교육위 원 후보, 주정부 후보들이 중복되는 광고와 전화 통화, 선거 운동 활동 속에서 유권자들 의 관심을 얻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고 주장 했다. 도어크슨은 이비는 지방 선거일과 정확히 같은 시기에 사전 투표일을 잡았는데, 이는 우연이 아니며, 의도적인 계산이었고, 무책 임하고 이기적인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보수당의 제안에 따르면, 주 선거와 지방 선거는 법적으로 영구적으로 분리되며, 예 정된 주 선거든 조기 소집 선거든 지방 선거

후 60일 이내에는 주 선거를 치를 수 없다. 도어크슨은 이 조치가 지역 민주주의를 보호하고, 후보자들이 유권자들과 지역 사 회 문제에 대해 공정하게 논의할 기회를 제 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2030년에도 일정 충돌이 다시 발생 할 수 있다고 경고했는데, 이때는 지방 선거 와 총선 모두 10월 19일로 정해져 있다. 도어크슨은 유권자들은 자신들을 대표하 고자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고, 후보자들은 공정한 발언 기회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BC주 주민에게 17일 지방선거와 124 일 주 선거에 투표할 것을 촉구하며, 선거 결 과와 관계없이 선거 제도 개혁에 대한 자신 의 의지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재권 기자 jacob@vanchosun.com

트와슨 교통사고, 세 번째 사망자 나와 입원 치료 중 사망 다른 한 명은 퇴원 후 회복 중 ‘진실과 화해의 날’에 트와슨 밀스 쇼핑센 터(TMSC) 앞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로 부상 을 입었던 한 피해자가 병원에서 치료를 받 던 중 사망했다. 이로써 이번 사고로 인한 사 망자 수는 3명으로 늘었다. 델타 경찰(DPD)은 14일 사우스 델타에 거 주하는 그웨니스 브리짓 드윈(64)이 지난달 30일 발생한 충돌 사고 이후, 병원에 입원 중 인 두 사람 중 한 명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처음 병원으로 이송됐던 다른 한 명은 퇴원 후 자택에서 회복 중인 것

으로 나타났다. 앞서 경찰은 이번 사고로 원주민 원로 바 브 조와 버지니아 스플록턴 두 명의 사망을 확인했는데, 사고 현장에는 두 명의 원주민 원로를 기리는 추모비가 세워져 있다. 추모비에는 “버지니아 스플록턴은 수많 은 사람들의 삶에 영향을 미친 사랑받는 증 조할머니, 할머니, 어머니, 누나, 이모, 사촌, 친구, 그리고 어른으로 기억됩니다”라고 쓰 여져 있다. 또한 “바브 조는 트와슨 원주민 공동체 (TFN)의 문화적 기둥이자 지식의 수호자, 그리고 여족장이었습니다”라고 게시돼 있 다.

알기 쉬운 가족법 이야기

캐나다 유언장으로 한국 부동산을

BC 보수당, 주·지방 선거 분리 공약 발표해 지방 선거 후 60일 이내 주 선거 치를 수 없어

제임스 김 변호사의

경찰은 지난달 30일 오전 10시 25분경, 차 량 운전자가 갑작스러운 건강 이상을 겪다 가 쇼핑몰 앞에서 보행자 4명을 쳤다는 예 비 조사 결과를 발표했는데, 사고 현장과 충 돌 지점에 대한 광범위한 분석을 완료했으 며, 정확한 사고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관련 증거를 계속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수사관들은 아직 최종 결론을 내리 지 못했지만, 현재까지 검토된 증거에 따르 면, 이번 충돌 사고가 특정 대상을 겨냥했거 나 이념적 동기에 의한 것이라는 증거를 발 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DPD의 언론 담당관인 마이크 화이틀리 경사는 지역 주민들이 이번 사건에 대해 궁

금해하고 답변을 원한다는 것을 알고 있지 만, 우리의 책임은 그러한 답변이 증거에 대 한 완전하고 객관적인 검토에 기반하도록 하는 것이며, 모든 정보를 검토하기 전에 결 론을 내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경찰은 아직 수사관과 이야기를 나누지 않은 사람 중 사고를 목격했거나 충돌 전 트 와슨 밀스에서 관련 차량을 본 사람이 있으 면, 델타 경찰서(604-946-4411)로 연락해 줄 것을 당부했다. 파일 번호 26-18401이다. 고재권 기자 jacob@vanchosun.com

캐나다 재산과 한국 재산에 대 해 각각 유언장을 작성하는 경우, 비용 부담이 클 수 있습니다. 특히 한국에서 공정증서유언을 작성하 기 위해서는 유언자가 반드시 한 국에 입국하여야 합니다. 공증 수 수료는 재산가액에 따라 산정되 며, 법정 상한은 300만 원입니다( 공증인 수수료 규칙 제2조). 여기 에 별도의 법률 자문료까지 더해 지면 전체 비용 부담은 더욱 커질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한국 재산을 위해 별 도의 유언장을 작성하지 않고, 캐 나다에서 작성한 유언장 하나로 모든 재산을 상속할 수 있을까요? 캐나다 유언장도 한국에서 효력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한국 국제사법 제78조는 외국 에서 작성된 유언장의 형식적 유 효성(Formal Validity)을 폭넓게 인정합니다. 유언 당시 또는 사망 당시 유언자의 국적국법이나 일상 거소지법, 유언이 이루어진 장소 의 법률 중 어느 하나에 따라 적법 하게 작성된 유언장은 한국에서도 그 방식의 유효성을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부동산에 관한 유언이라 면 그 부동산이 위치한 국가의 법 률도 판단 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캐나다 시민권자가 BC주에 거주하면서 BC주 Wills, Estates and Succession Act (WESA)에 따라 유언장을 작성했 다면, 한국에서도 그 유언장의 형 식적 유효성이 인정될 수 있습니 다. 따라서 한국에 있는 아파트를 BC주 유언장에 포함시키는 것도 가능합니다. 다만, 유언장이 한국에서 유효 하다고 인정되는 것과 실제로 사

망 후 그 유언장에 따라 소유권을 이전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유언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다음과 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첫째, 유언장의 진정성을 입증 하는 과정이 까다로울 수 있습니 다. BC주에서 작성하는 유언장은 일반적으로 공증이 필요하지 않 습니다(WESA 제37조). 그러나 한 국의 등기소나 금융기관에서는 캐 나다 유언장의 진정성을 확인하기 위해 공증, 아포스티유 인증, 한국 어 번역문 등 추가 서류를 요구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요구되는 ‘공 증’이란 유언장 원본과 사본이 일 치한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공증 을 의미하는지, 아니면 BC주 법원 이 발급한 유언 검인증서(Grant of Probate)까지 제출해야 하는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습니다. 둘째, 유언장이 유효하더라도 한 국 부동산에 어느 나라의 상속법 이 적용되는지는 별도로 판단해야 합니다. 한국 국제사법 제77조 제 1항은 상속에 관하여 원칙적으로 피상속인이 사망할 당시의 본국법 (Lex Patriae)을 적용하도록 규정 합니다. 따라서 캐나다 시민권자 가 사망한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캐나다법이 적용됩니다. 다만, 동조 제2항은 유언자가 부 동산 소재지법을 상속의 준거법 으로 지정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 습니다. 또한 BC주의 국제사법 원 칙에 따르면 부동산 상속에는 일 반적으로 부동산 소재지법(Lex Situs)이 적용됩니다. 이러한 규정 과 원칙에 따라 한국 부동산의 상 속에는 한국법이 적용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 결과, BC주 유언장에 한국 아 파트를 특정 자녀 한 명에게만 물 려준다고 기재할 경우 다른 상속 인의 유류분 청구가 가능해질 수 도 있습니다. 따라서 유언장에 BC 주 법을 준거법으로 지정했다는 이유만으로 한국 상속법의 적용을 모두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셋째, 이중 과세의 위험입니다. *전문은 www.vanchosun.com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People & Story 기고

조 선 일보

2026년 10월 17일 토요일

밴쿠버 문학 (사)한국문인협회 밴쿠버지부 토요기고

치유와 회복의 시간

김춘희 사)한국문협 밴쿠버지부 회원

열한 살이던 그해 6월 25일 전쟁이 터졌 다는 끔찍한 소식과 함께 어머니는 밤새 미숫가루를 만들었다. 다음 날 새벽 우리 는 피난 길에 올랐다. 전연 준비가 없었던 전쟁이라 우리는 허둥지둥 한강을 넘어가야 한다는 생각만 으로 을지로 6가 집에서 장충단 공원 쪽으 로 걸어가고 있었다. 아버지는 쌀자루를 들고 어머니는 미숫가루와 몇 가지 실용 품만 챙겨 올망졸망한 우리 5형제들을 이 끌고 걸었다. 북한군이 내려오고 있는데 걸어서 한강 쪽으로 가서 도강한다는 그 행렬이 얼마나 그로테스크한 모습이었을 까! 한 시간이나 갔을까 벌써 대포 소리가 나고 총알이 빗발쳤다. 우리는 몸을 숨기기 위하여 아무 집으 로나 들어갔다. 그 집에는 인자한 할머니 가 혼자 집을 지키고 있었다. 총성이 타타 땅 따타 땅콩 볶듯 들렸다. 할머니는 이불 을 모두 꺼내며 몸을 가리라고 했다. 나는 이불을 뒤집어쓰고 몸을 웅크리고 한참을 잤다. 어머니는 내가 겁에 질려 기절해 잤 다고 했다. 한나절이 지난 후 총성이 멎자 우리는 더 이상 한강으로 가는 길을 포기 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몸을 피해 있었던 그 집은 나와서 보니 바로 옆이 파출소였 고 파출소를 탈환하는 과정에서 총성이 그리도 심했다. 나는 그 이후로 식욕을 잃었고 잠만 자 면 빨갱이 군인들이 총을 겨누고 나를 쫓 아오는 악몽을 꾸기 시작했다. 악몽뿐이 아니었다. 자주 심한 가위에 눌리면 아버 지 어머니 이불 속으로 들어가 자야만 했

다. 악몽과 가위눌리는 고통은 그 이후 내 가 결혼 생활을 할 때 가지도 지속되었다. 나이 삼십이 되어도 결혼을 하지 않으면 무슨 큰 변고라도 되는 양 온 집안이 걱 정하던 시대에 살았다. 그런데 나는 만 33 세에 결혼했다. 신랑은 38, 노처녀 노총각 이 결혼한다고 주변에서 큰 화제가 되듯 떠들어 댔다. 지금 생각하면 참으로 웃기 는 세상이었다. 내가 결혼한 사람은 아이 러니하게도 북한 인민군 출신으로 이승만 대통령이 포로 석방을 선언하여 북한으로 가지 않고 남한으로 귀순했던 인민군 출 신의 대한민국 공병장교였다. 나의 악몽 과 가위눌리는 버릇은 결혼 후에도 가끔 있었지만 아이 둘을 낳아 기르며 언제부 터인가 차츰 뜸해졌다. 낮에는 당당하게 잘 살았지만 밤만 되면 무서움을 많이 탔 다. 아이들의 엄마가 된 후에도 밤이면 겁 많은 아내였다. 아무리 다투고 자더라도 잠자리만은 꼭 그의 곁을 지켰다. 옆에서 코를 골든 이불을 젖히고 자던 그의 곁에 붙어 자야만 안심하고 편히 잤다. 남편이 세상을 떠나기 전에 걱정한 단 한 가지는 내가 어떻게 살 것인가 그것뿐 이였다. 폐암 말기라며 4개월 남았다는 의 사의 말을 들었을 때 내 머리는 망치로 탁 얻어맞은 듯 그 충격이 엄청 컸다. 당시만 해도 디지털이 그리 발달되지 않았던 때 였다. 인근의 쇼핑몰에서 인물 사진을 찍 어주는 프로모션이 있었다. 마침 우리가 의사를 만나고 온 그다음 날이 우리들 사 진 프로모션 약속이 잡혔던 날이었다. 병 원에 다녀온 다음 날 아침 우리는 서로 얼 굴을 바라보지도 못했다. 밤새 울지도 않 았는데 다음 날 아침 우리 둘의 얼굴이 퉁 퉁 부어 있었다. 도저히 그런 얼굴로 사진 찍기에는 거북하다고 나는 그만두자고 했 으나 남편은 오후에 약속이 잡혀 있으니 까 그냥 가보자고 했다. 부기가 조금 가라 앉은 오후 늦은 시간에 우리 부부는 사진 찍으러 다녀왔다. 그리고 6개월 후 그가 세상을 떠났을 때 그 사진은 그의 영정 사 진이 되었다. 마지막 6개월 동안 그는 여러 번 나에게 ‘혼자 어떻게 살래?’ 하고 물었다. 몇 번을

같은 질문을 하는 그에게 나는 딱히 답을 못했다. 그러나 여러 번 반복되는 질문에 짜증 섞인 어조로 ‘아무렇게나 살 거야!’ 하고 소리 질렀다. 그리고 그 후로는 같은 질문을 하지 않았다. 그가 걱정한 것은 아마도 나의 잠자리 버릇이었을 것이다. 저녁에 말다툼을 하 거나 기분이 안 좋으면 나는 거실에 나와 잠을 자다가도 밤이 깊어지면 문득 무서 움이 덮쳐 혼자 자지 못했다. 베게를 들고 다시 살금살금 침대로 들어가 남편이 아 무리 미워도 살짝 피부에 살을 대고 잤다. 그래서 그는 가끔 ‘너는 나 없이 못 산다’ 라고 했다. 자기가 없으면 내가 어떻게 살 것인지를 걱정했던 그 사람이 세상을 떠 나면서 걱정해 준 것은 나의 약점, 나의 밤 의 무서움증이었을 것이다. 살면 다 살아지는 것이 인생인 듯하다. 그가 떠난 후 낮에는 그가 즐겨 입었던 잠 옷 가운을 걸쳐 입었고 잘 때는 그가 마지 막으로 입었던 스웨터를 안고 자기를 몇 달... 잠들기 전에 수호천사에게 이 밤도 동 행해주시고 내 머리맡에서 지켜 돌봐 주 시기를’ 간절히 기도하며 잠들었다. 몇 날 인지 몇 달 인지부터 나는 자리에 눕자마 자 잠이 쏟아졌다. 꿈은 꾸지만 무슨 꿈인 지 기억도 못 할 정도로 깊은 잠을 잤다. 깊은 잠에 빠지면서 악몽도 무서움도 모 두 달아났다. 남편의 죽음은 나에게 또 다 른 치유를 안겨 주었다. 그가 떠난 이후로 평생 나를 괴롭혔던 악몽과 가위눌리는 버릇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35년간의 결 혼 생활과 남편의 죽음 이후의 시간은 나 에게 깨끗한 치유와 완전한 회복의 시간 이었다. 굳이 나누자면 결혼 생활은 치유 의 시간이었고 남편이 떠난 이후의 생활 은 회복이 시간이다. 감수성이 강했던 열한 살 나이에 겪은 전쟁은 트라우마로 남아 평생을 악몽에 시달리게 했다. 오죽했으면 전쟁이 끝난 후 아직 사춘기였던 나는 다시 전쟁이 일 어나면 자살하겠다는 결심을 할 정도로 전쟁에 대한 공포감이 컸다. *전문은 www.vanchosun.com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침묵 그가 침묵하면 통속적 영화 대사에 익숙한 나로써는 어색해진다 왜 이리 조용하지 이럴 때는 어떤 말을 해야 하지 어찌 됐든 박락준 사)한국문협 밴쿠버지부 회원

그의 침묵에 젓어들면 미미한 수증기가 안개가 되듯 아무것도 아닌 작은 공백이 큰 의미를 띤다 내가 할 말이 없어지고 그도 할 말이 없어지면 그런 랑데뷰가 일어날 때 우리가 사랑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서로 재촉할 것이다 말좀해 하면서 아무 말이나 두서없을 것이다 그가 화가 난다면 무겁게 침묵할 것이다 작고 단단한 돌멩이가 되어 마음속 깊은 곳에 가라앉을 것이다 하지만 가장 위험한 침묵은 사랑의 마지막에 함께 온다 그저 그런 말 사이에 잠깐 있다 사라지는 눈치 못 챈 침묵이다 점으로 시작된 침묵은 실타래가 되어 모든 말을 다시 다 감어 버리고 우리를 망각의 서랍 속에 넣어 버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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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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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0월 17일 토요일

News In Korea

2026년 10월 17일 토요일

조선일보

국내 최장 철도터널 율현터널 바닥 또 솟아 보강에만 420억 초기 설계 당시 공법 잘못 선택 수차례 보강에도 12곳 또 융기

신현종 기자

옹기종기 모여 ‘보랏빛 향기’

16일 오전 대전 유성구 유림공원을 찾은 어린이들이 보랏빛 국화꽃 향기를 맡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곳에선 17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대전시 대표 가을 행사인 ‘유성국화축제’가 펼쳐지며, 개막 당일에는 축하 음악회와 드론 쇼 등이 열린다.

반도체 배우러, 폴리텍대 다시 가는 직장인들 반도체 호황에 ‘유턴 신입생’ 늘어 4년제 대학에서 영상애니메이션디자 인을 전공한 김희건(27)씨는 졸업 후 게 임 업계 취업을 준비하다 올해 한국폴리 텍대 대구캠퍼스 그린반도체시스템과 에 다시 입학했다. 최근 생성형 인공지능 (AI)이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디자인 분 야 채용이 줄어드는 것을 보고 진로를 바꾼 것이다. AI 산업이 커질수록 반도 체도 유망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김씨는 “SK하이닉스에서 ‘억 소 리’ 나는 성과급이 나온다는 이야기도 진로 선택에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반도체 호황이 이어지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관련 기업의 투자와 채 용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면서, 김씨처럼 4년제 대학을 다녔거나 이미 취업한 직장인들이 반도체 관련 학교로 향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기존 전공이 나 경력만으로는 ‘좋은 일자리’를 구하 기 어렵다고 판단해 반도체 실무 교육을 받으러 ‘유턴 입학’을 하고 있는 것이다. 16일 한국폴리텍대학에 따르면, 내 년도 반도체 계열 학과 수시 1차 모집(2 년제 학위과정)엔 611명을 선발하는데 1671명이 몰렸다. 2.74대1의 경쟁률로, 지난해(1.32대1)보다 두 배 이상 높아진 것이다. 폴리텍대는 실습 중심으로 기 술 교육을 하는 고용노동부 산하 특수 대학이다. 2년제 학위과정과 미취업자· 중장년·재직자 등을 위한 직업훈련과정

한국폴리텍대학

지난 7일 한국폴리텍대학 성남캠퍼스 클린룸에서 방진복을 입은 학생들이 반도체 공정 장비 운용 실습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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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부 산하 기술교육대인 폴리텍 반도체과 29개, 경쟁률 2배 높아져 올 입학생 23% 대학 졸업·중퇴자 “AI 시대 유망한 것 같아 진로 바꿔” 을 운영하고 있는데, 고졸 이상이면 나 이 제한 없이 2년제 학위과정에 지원할 수 있다. 현재 폴리텍대는 전국 10개 캠 퍼스에서 29개 반도체 관련 학과를 운 영 중이다. 지역별로는 전남광주의 광주캠퍼스 지 원자가 눈에 띄게 늘었다. 광주캠퍼스 반 도체시스템제어과 경쟁률은 9.2대1을 기 록해 전국 폴리텍대 반도체 학과 가운데 가장 높았다. 지난해 2.4대1에서 4배 가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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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 뛴 것이다. 폴리텍대 관계자는 “전 남광주에는 그동안 반도체 관련 기업이 거의 없어 경쟁률이 낮은 편이었는데, 올 해는 전남광주에 팹 건설 계획이 발표되 면서 큰 폭으로 올랐다”고 말했다. 학교 측은 올해 반도체 계열 학과 지원 자 증가에 대해 반도체 업황 호조와 주 요 기업의 ‘억대 성과급’ 소식이 큰 영향 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최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 르면, 반도체 제조업이 포함된 전자·통 신업의 올해 상반기 상용 근로자 1인당 월평균 임금 총액은 943만4000원으로 전년보다 23.1% 증가했다. 여기에 AI 발전에 따른 고용 불안 속 에서 현장 기술직을 선호하는 ‘블루칼

라 열풍’도 인기 상승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4년제 대학을 중퇴한 뒤 올해 폴 리텍대 아산캠퍼스 반도체장비과에 입 학한 류예준(24)씨는 반도체 설비 유지· 보수 분야 취업을 준비하고 있다. 류씨는 “AI시대에도 생산직은 쉽게 대체되지 않 을 것이라 생각해 진학을 결심했다”며 “동기 가운데 30% 정도는 직장을 다녔 거나 다른 대학을 졸업·중퇴하고 온 사 람들”이라고 말했다. 최근엔 류씨처럼 전문대나 4년제 대학 을 졸업했거나, 다니다 그만둔 뒤 폴리 텍대에 다시 입학한 학생이 부쩍 늘고 있 다. 이 같은 ‘유턴 입학생’은 2021학년도 1151명으로 전체 입학생의 16.8%였지 만, 2026학년도에는 1424명으로 23.1% 를 차지했다. 올해 신입생 4명 중 1명은 유턴 입학생인 셈이다. 이 가운데 4년제 대학 이상 학력자는 같은 기간 733명에 서 990명으로 35.1% 늘었다. 반도체 학과 지원 열기는 폴리텍뿐 아 니라 다른 교육기관에서도 뜨겁다. 전문 대에서는 울산과학대 반도체공학과의 2027학년도 수시 1차 경쟁률이 23.45대1 로 교내 최고를 기록했다. 영진전문대 반 도체전자계열 역시 2027학년도 수시 1차 지원자가 1595명으로, 1년 전(830명)보 다 100% 가까이 증가했다. 삼성전자·SK 하이닉스 취업과 연계된 연세대·고려대· 서강대·성균관대·한양대 등 5개 대학 반 도체 계약학과의 2027학년도 수시 지원 자는 5992명으로 전년보다 19.4% 늘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윤상진 기자

2016년 개통돼 KTX와 GTX-A가 다 니는 국내 최장 철도 터널인 율현터널 에서 바닥이 또다시 솟아올라 보강 공 사에만 420억원이 필요한 것으로 확인 됐다. 건설 당시 공법을 잘못 선택해 막 대한 비용을 반복 투입하게 됐다는 지 적이 나온다. 16일 김은혜 국민의힘 국회의원실을 통해 국가철도공단에서 입수한 ‘율현 터널 관리 방안 마련 용역’ 최종 보고서 에 따르면, 18개 구간(총 705m)에 보강 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12곳에서는 융기가 새로 확인돼 바닥이 최대 7.1㎝까지 솟았다. 기존 보강 구간 에서도 융기가 관찰됐다. 율현터널은 서 울 수서역에서 평택지제역까지 이어지 는 총길이가 50.3㎞에 달하는 터널이다. 율현터널은 개통 직후인 2017년부터 융기가 발생했다. 경기 용인시 신갈단 층대의 연약 지반이 터널을 양옆에서

누르면서 바닥이 밀려 올라온 것으로, 가장 심한 곳은 18.9㎝까지 솟았다. 공 단은 수차례 보강 공사를 했지만 문제 는 완전히 해결되지 않았다. KTX는 현 재도 일부 구간에서 시속 170㎞ 이하로 운행하고 있다. 감사원은 2021년 터널 공사 방법을 잘 못 선택했다고 지적했다. 지반이 약한 곳에는 바닥에 아치형 콘크리트를 설치 하는 ‘인버트’ 공법을 적용했어야 하지 만, 감리 업체와 공단이 지반 평가에 소 홀했다는 것이다. 공단은 대신 터널 바 닥에 구멍을 뚫고 강철봉을 박는 ‘마이 크로파일’ 방식으로 보강했다. 공단은 2021년 감사 결과 발표 당시 “보강 공사 이후 추가 융기는 없다”고 밝혔는데, 이 번 재조사 결과 융기가 다시 확인됐다. 공단은 이달 말부터 2030년 4월까지 약 420억원을 들여 추가 보강 공사를 실 시할 예정이지만, 이 역시 근본적인 해 결책은 아니다. 김 의원은 “많은 국민이 매일 지나는 터널인 만큼 현상 유지식 방안보다는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상진 기자

미인가 국제학교들 “대안교육기관 받아달라” ᨕਜí ᔾb⦹ᝎ‫ܩ‬ʭ 문 닫을 위기 놓이자 법 개정 요청 교육부 “대안교육 취지에 벗어나” 교육 당국의 고발 조치와 폐쇄 명령 으로 문 닫을 위기에 처한 미인가 국제 학교들이 법 개정을 통해 ‘대안교육기 관’으로 등록하게 해달라고 국회에 요 구하고 나섰다. 16일 본지 취재에 따르면, 미인가 국 제학교 100여 곳은 최근 여러 국회의원 실을 찾아 대안교육기관법 개정을 요 청했으며, 조만간 관련 법안이 발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법은 ‘외국 대학 입학이 주된 목적인 시설’ 또는 ‘주된 언어가 외국어이거나 외국어 학습을 목적으로 하는 시설’은 대안교육기관 으로 등록할 수 없도록 했다. 이에 미인 가 국제학교 측은 국어와 역사를 일정 시간 이상 한국어로 수업할 경우 대안 교육기관으로 등록할 수 있도록 법을 바꿔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미인가 국제학교는 인가를 받지 않은

채로 학생들을 온종일 가르쳐 불법이다. 국제학교는 설립 주체가 외국에서 학교 를 운영하는 법인 등으로 정해져 있고, 인천 송도 등 특정 지역에만 세워야해 인 가 받기가 까다롭다. 미인가 국제학교 측 은 “대안교육기관 등록을 받아 정부가 관리 감독하면 ‘수업료 먹튀’ 등의 부작 용은 해소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교육부는 부정적인 입장이다. 대안교육은 입시 경쟁이 치열한 한국 공교육에 적응하지 못했거나, 이를 따 르지 않겠다는 학생과 학부모를 위해 만들어졌는데, 미인가 국제학교도 결 국 외국 대학 입시를 목적으로 하기에 전인적인 교육을 지향하는 대안교육기 관 성격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반면 학부모들은 한국 공교육에서 고 통받던 학생들에게 미인가 국제학교는 대안교육으로의 역할을 한다고 반박한 다. A(53)씨는 “아이가 국내 중학교를 다닐 땐 공부하느라 매일 새벽 2~3시 가 돼야 잠들었지만, 미인가 국제학교 로 옮겼더니 늦어도 밤 11시엔 잘 수 있 었고 사회 봉사 및 체육 활동도 더 많이 하더라”고 말했다. 오주비 기자


노후 막막한 농지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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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조 선 일보

2026년 10월 17일 토요일

News In Korea

2026년 10월 17일 토요일

“땅값 반토막났는데 농지조사까지… 거래도 대출도 막혀”

벼가 익어도 웃을 수가 없다 13일 오후 경기 여주 가남읍의 한 논. 농민이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 쥔 채 노랗게 익은 벼를 바라보고 있다. 그는 정부가 농지 조사를 시작한 이후 땅값이 폭락해 거래가 완전히 끊겼다고 했다.

‘농지푸어’로 전락한 농민들 박영규(72)씨는 경기 여주시에서 태어 나 평생 농사만 지었다. 부모에게 물려받 은 땅에 농사를 지으며 조금씩 사들인 땅까지, 그가 가진 농지는 총 1만3000평 이다. 박씨에게는 노후 생활비로 쓰려고 평생 모은 ‘퇴직금’이 이 땅이다. 농사를 그만두려고 마음먹은 지 한참이 됐지만, 몇 년째 땅을 못 팔고 있다. 박씨는 “평 당 20만원 하던 땅인데 지금은 10만원에 내놔도 쳐다보는 사람도 없다”며 “땅값 이 떨어지니까 농지를 담보로 돈을 빌리 기도 어려워졌다”고 했다. 박씨처럼 평생 일군 땅을 노후 자금으 로 활용하지 못하는 고령 농민들이 늘고 있다. 땅만 있을 뿐, 당장 쓸 돈은 없어 ‘농지푸어(農地+poor)’로 전락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수년간 농지 가격이 하락하 면서 거래도 위축됐기 때문이다. 최근에 는 정부가 전수조사에 나서면서 농지 거 래는 사실상 멈춰버렸다. ◇“농지 거래 멈췄는데… 또 규제?” 지난 8일 오전 10시 경기 여주 가남농 협 본점. 평소 농지 담보대출이나 영농 자금 상담을 받으려는 농민들이 찾던 대출 창구 앞에는 대기자가 한 명도 없 었다. 돈을 찾거나 입금하러 온 고령 농 민들만 간간이 드나들었다. 농협 한쪽 에서는 박영규씨가 동네 농민들과 “땅 값이 반 토막 났는데 누가 사겠느냐”며

푸념했다. 한국농어촌공사에 따르면 전국 농지 평균 실거래가는 2021년 ㎡당 8만1434 원에서 지난해 5만3518원으로 34.3% 떨 어졌다. 올해 7월 현재 5만85원으로 더 떨어졌다. 농지 거래량은 2021년 66만 2381필지에서 2025년 31만4144필지로 52.6%가 줄었다. 농지 가격은 2021년 정점을 찍은 뒤 하 락세로 돌아섰다. 그해 한국토지주택공 사(LH) 직원들의 신도시 예정지 투기 사 태를 계기로 농지법이 개정되면서 농지 취득·관리 규제가 대폭 강화된 영향이 다. 여기에 금리 상승과 부동산 경기 침 체까지 겹치면서 거래마저 줄었다. 최근엔 정부의 농지 전수조사가 찬물 을 끼얹었다. 정부는 지난 5월부터 농지 투기와 불법 임대를 적발하겠다며 전수 조사를 진행 중이다. 헌법상 경자유전 (耕者有田) 원칙에 어긋나는 농지를 찾 아내 처분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하지 만 전국 농지 중 절반가량이 임차농지인 데다, 직접 농사짓기 어려워 다른 사람 에게 땅을 빌려준 고령 농민도 적잖다. 이날 만난 농민들은 “제재 대상이 될 까 봐 농지를 내놓는 사람이 늘어나 거 래는 안 되고, 가격만 자꾸 떨어지고 있 다”고 했다. 농민 반발에 정부는 지난 8일 상속받 은 땅이나 고령 농민이 임대한 땅은 투기 가 아니라는 사실이 확인되면 조사를 종 결하겠다고 한발 물러섰다. 그러나 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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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모은 퇴직금같은 땅인데… 팔려해도 보러 오는 사람이 없다” 농가 부채 최근 3년새 36% 증가 가격 하락에 대출 한도까지 줄어 떨어진 농지 가격을 회복하거나 얼어붙 은 거래를 활성화할 구체적인 대책은 내 놓지 않았다. 농지 전수조사도 여전히 진 행 중이다. 농협에서 만난 60대 농민은 “규제를 조금 풀어주는 척 했지만, 사실 농지 거래를 활성화할 방안은 아니지 않 으냐”며 “이미 몇 년째 얼어붙은 농촌에

왜 전수조사까지 하려는지 이해할 수 없 다”고 했다. ◇농가 부채 3년 새 36.2% 늘어 농가 부채는 매년 불어나고 있다. 국가 데이터처 통계를 보면, 농가 평균 부채 는 2022년 가구당 3502만원에서 지난해 4771만원으로 3년 새 36.2% 늘었다. 반 면 지난해 농가가 농업으로 벌어들인 평 균 소득은 1171만원에 그쳤다. 한 해 농 사지어 버는 돈은 1000만원 남짓인데, 빚은 네 배가 넘는 셈이다. 최근 여주 가 남농협 인근에서는 60대 농민이 빚에 시 달리다 극단적인 선택을 한 일도 있었다 고 한다. 농지를 담보로 돈을 빌리는 길도 좁아 지고 있다. 농지 가격이 하락하다 보니 농협들이 대출 한도를 줄였기 때문이다. 여주 가남농협의 경우, 올 상반기까지 만 해도 농지 가치(감정가)의 80% 수준 까지 대출해 줬지만, 최근 담보인정비율 을 60% 수준으로 낮췄다. 1억원짜리 농 지를 담보로 최대 8000만원까지 빌릴 수 있었다면 지금은 6000만원밖에 대출이 안 나오는 것이다. 김지현 가남농협 조합 장은 “농지 가격이 계속 떨어지는 데다 경매에 나온 농지도 팔리지 않다 보니 금융기관도 예전처럼 대출해 주기 어렵 다”고 했다. 실제 최근 1년간 전국 법원 경매에 나온 농지 4만2192건 가운데 낙 찰된 것은 7342건(17.4%)뿐이었다. 고령 농민들의 노후 안전망인 농지연 금도 제때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 농지연

임지훈 기자

금은 60세 이상 농민이 소유한 농지를 담보로 맡기고 매달 일정액을 연금처럼 받는 제도다. 하지만 최근 신청자가 몰 리면서 가입을 기다리는 농민이 크게 늘 었다고 한다. 한국농어촌공사에 따르면 전국 농지연금 가입 대기자는 지난해 말 1892명에서 올해 9월 4038명으로 두 배 넘게 늘었다. ◇청년농 떠나며 농촌 고령화 빨라져 막막한 건 고령 농민들뿐만이 아니 다. 농업을 이어가야 할 청년농들도 불 어난 빚을 감당하지 못해 집과 농지를 내놓고 있다고 했다. 16년째 가지 농사 를 짓는 김경훈(43)씨는 해마다 조금씩 늘어난 빚이 어느덧 1억6000만원까지 불어났다. 가지 한 박스를 출하하는 데 포장·운송비로 3000~3500원이 들지만 요즘 경매 가격은 1500~2000원에 그친 다고 한다. 한 박스를 팔 때마다 1500원 씩 손해를 보는 셈이다. 김씨는 “평생 농사를 지어온 동네 어르신들이 처한 현실이 남 일 같지 않다”며 “올해 마지 막 수확까지 해보고도 상황이 나아지지 않으면 땅을 팔고 다른 일을 알아볼 생 각”이라고 했다. 청년농이 떠나면서 농촌 고령화도 빠 르게 진행 중이다. 지난해 전체 농가 인구 250만7000명 가운데 65세 이상은 51.3% 로 절반을 넘어섰다. 2020년 42.3%였던 농가 고령화율은 5년 만에 9%포인트 상 승했고, 전체 인구 고령화율(20.3%)의 이나윤 기자 2.5배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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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들 돈줄 역할 지역 농협도 부실 대출 연체액 21조 최근 농지 가격 하락으로 농지 담보 대출이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 는 가운데, 지역 농·축협 대출 연체액 이 21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 다. 지역 농·축협의 부실 위험이 커지면 농민 대상 대출 문턱이 높아질 수밖에 없어 농가의 불안이 더 커질 수 있다. 16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 원회 소속 의원들이 농협중앙회 등에 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 말 기준 지역 농·축협 대출의 연체액 은 20조9584억원으로 집계됐다. 2022 년 말 4조819억원보다 5.1배 늘었다. 같은 기간 연체율은 1.21%에서 5.45% 로 크게 올랐다. 대출 잔액은 2022 년 336조1881억원에서 올 8월 384조 8598억원으로 14.5% 늘었는데, 대출 이 늘어나는 속도보다 연체액이 더 빠 른 속도로 불어났다. 회수 가능성이 낮은 부실 대출도 증 가하고 있다. 지역 농·축협의 부실 대 출액은 2022년 5659억원에서 올 8월 2조1567억원으로 3.8배 늘었다. 회수 가 어렵다고 판단해 손실로 처리한 금 액은 2022년 1862억원에서 지난해 5508억원으로 증가했고, 올해는 9월 까지 4696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대출 중 농지 담보 대출의 부실 채권 매각 손실도 크게 늘었다. 이재명 대통령이 농지 전수조사를 언급한 이 후인 올해 3∼8월 지역 농·축협의 농지 담보 대출 부실채권 매각 손실은 226 억29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98 억7100만원의 2.3배였다. 부실채권은 3개월 이상 원리금이 연체돼 회수가 어 려워져 사실상 ‘떼인 돈’이 된 대출이 고, 부실채권 손실액은 이 채권을 매각 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손해액이다. 일 각에선 농지 전수조사 이후 농지 거래 가 위축되면서 담보 가치 하락 우려가 부실채권 회수와 매각 가격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지역 농·축협의 수익 상황도 좋지 않다. 올 8월 기준 적자를 기록한 지역 농·축협은 전체 1106곳 중 215곳으로, 19.4%에 달했다. 지역 농·축협 5곳 중 1곳이 적자인 것이다. 강호동 농협중 앙회장은 이날 국회 국정감사에서 농 지 거래 위축과 대출 연체가 농협 경영 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에 “맞 다”며 “(농지 전수조사와 관련) 복합 적인 방안을 마련해 정부에 건의할 생 각을 갖고 있다”고 했다. 김승현 기자


경제

2026년 10월 17일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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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0월 17일 토요일

“단일종목 레버리지 신중해야” 보고서 무시하고 출시 금감원 151쪽 용역보고서 분석 삼성전자·SK하이닉스 주가 하루 등락 률의 두 배에 베팅하는 단일종목 레버리 지 상품이 출시되기 7개월 전, 금융감독 원의 연구용역 보고서에는 ‘국내 도입에 신중해야 한다’는 경고가 담긴 것으로 확인됐다. 투자자 손실 우려와 주식시장 변동성 확대, 미국 등 다른 나라의 규제 강화 추세 등이 이유였다. 그러나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은 올 1월 도입 논의가 본격 시작된 지 넉 달여 만에 빠르게 출시됐다. 이후 6~7월 코스 피가 급락하자 이 상품은 증시 변동성을 키운 주범으로 국내외에서 지목됐다. 국 내 도입에 신중해야 한다는 경고가 있는 데도 금융당국이 위험성을 충분히 따져 보지 않고 출시를 서두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경고 무시하고 출시, 급락 뒤 대책 16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대출 국 민의힘 의원실이 금감원에서 받은 자료

에 따르면, 자본시장연구원은 지난해 10월 이찬진 금감원장에게 151쪽 분량 의 ‘해외 자산운용산업 성공사례 분석 및 시사점’ 보고서를 제출했다. 이 보고 서는 미국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 수펀드(ETF)의 규제를 강화할 가능성 을 짚으며 “한국이 이(단일종목 레버리 지 ETF)를 명시적으로 허용하는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신중할 필요가 있으며, 향후 글로벌 규제 정합성 문제에 직면할 수 있음”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경고가 사전에 있었지만 단일종 목 레버리지 상품 도입은 올 초부터 본 격화됐다. 김용범 당시 청와대 정책실장 은 1월 언론 인터뷰에서 “내가 금융위에 ‘나스닥에서 가능한 걸 왜 우리는 못하 게 하냐’고 했다”고 했다. 금융위는 1월 말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 예 고하고 4월 28일 국내 출시를 허용하도 록 규정을 고쳤다. 불과 한 달 뒤인 5월 27일 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기초로 한 상품 16종이 상장됐다. 당시 증시는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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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 7개월 전 美 사례 조사 “장기 투자자에게 매우 부적합 주식시장 변동성 커질 우려도” 아오르고 있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6 월 8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주가 가 “생각보다 빨리 올라온 것 같다”면서 도 “아직도 약간 저평가됐다고 생각한 다”고 했다. 같은 달 19일 코스피는 장중 9300선을 돌파했지만, 이후 가파르게 하락하기 시작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매매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주

가 변동을 더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커 졌고, 이찬진 금감원장은 “어떻게든 드 러누워 막았어야 했나 후회하고 있다” 고 말하기도 했다. 비판이 빗발치자 금 융위는 이 상품의 기본 예탁금을 1000 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높이는 등 문턱 을 높였다. 7월 하루 평균 11조8600억원 에 달했던 거래 대금은 이달 5600억원 수준까지 떨어졌다. ◇美서도 경고… 판매 규제 논의 연구원은 금감원 용역보고서에서 미 국에도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있지 만 금융당국이 적극적으로 허용해서 나 온 것은 아니고 투자 위험성을 경고했 다는 것도 밝혔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SEC)는 2019년 일반 ETF의 출시 절차 를 간소화했지만, 레버리지 상품은 제외 했다. 하지만 이듬해 파생상품 관련 규 정을 새로 만들며 레버리지 ETF도 간소 화된 절차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그 결 과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까지 SEC의 상품별 승인 없이 출시됐다. 보고서는 이를 “의도치 않은 결과”라고 평가했다.

두산 재무통 전진배치 김민철·박상현 부회장

다만 미국 금융당국은 위험성도 강 하게 경고했다. 2021년 게리 겐슬러 당 시 SEC 의장은 레버리지 ETF 등에 대해 ‘상장이 가능하다고 해서 모든 투자자에 게 적합한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시장 이 급변하면 금융 시스템의 위험으로 번 질 수 있다는 우려도 밝혔다. 이후 SEC 투자자 교육 및 옹호 사무국은 단일종 목 레버리지 ETF가 “장기 투자 전략을 가진 일반 개인 투자자에게는 매우 부적 합”하다고 경고했다. 미국 금융산업규제국(FINRA)이 2022 년 공개 의견 수렴에 나선 것도 보고서는 소개했다. 레버리지 ETF 등 복잡한 상품 을 팔 때 증권사가 투자자의 위험 감당 능 력을 더 엄격히 확인하도록 할지 묻는 내 용이었다. 보고서는 이를 “사실상 개인 투자자의 접근을 제한하려는 움직임이 구체화되고 있음”이라고 평가했다. 박대출 의원은 “투자자 보호보다 상품 출시를 서두른 것 아니냐”며 “당시 투자 위험을 어떻게 검토했는지 금융당국이 명 확히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이준우 기자

“AI 집중된 한국경제 취약성도 점점 커져” IMF 부국장 경고 “한국은 AI 산업의 상승 국면에서 불 균형적으로 큰 혜택을 보고 있습니다. 글로벌 AI 수요에 조정(correction)이 생 겼을 때 취약성도 커질 수 있습니다.” 소날리 자인찬드라 국제통화기금 (IMF) 아시아·태평양국 부국장은 15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아·태지역 경제 전 망’ 브리핑에서 이렇게 말했다. 한국 경제 가 ‘AI 붐’에 올라타 빠르게 성장하고 있 지만, AI 투자 붐이 흔들릴 때 더 큰 타격 을 입을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자인찬드라 부국장은 “(한국) 경제와 금융시장 활동이 AI 기술 부문에 점점 더 집중되고 있다”고 했다. 첨단 반도체 수출이 늘면서 대기업을 중심으로 기업 들의 실적이 크게 개선됐고, 덩달아 정 부도 ‘초과 세수’의 덕을 봤다. 다만 자 인찬드라 부국장은 “AI 투자 붐의 급격 한 반전은 수출 위축과 투자 감소, 정부 세입 감소로 이어질 수 있고, 금융 여건 도 위축될 수 있다”며 “이 모든 변화가 AI 관련 자산의 가격 조정에 따라 증폭 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홍준기 기자

중앙일보 인수전에 CJ그룹도 뛰어들어 CJ그룹이 중앙일보 인수전에 참여한다. 1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CJ그룹은 다 우키움그룹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오는 19일 마감하는 중앙일보 매각 본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중앙일 보 예비입찰 인수의향서를 제출하며 본 입찰 자격을 확보한 다우키움그룹에 CJ 그룹이 전략적 투자자 등으로 합류하는 형태다. 현재 오리온, 글로벌세아, 이브 로드캐스팅, 금보개발, OK홀딩스도 인 수의향서를 낸 상태다. 당초 CJ그룹은 유력한 중앙일보 인수 후보로 거론됐다. 양사가 고(故) 이병철 삼성 창업주라는 한 뿌리에서 나온 범삼 성가(家)인 데다, CJ올리브네트웍스가 중 앙일보 3대 주주(지분 9.24%)이기 때문 이다. CJ로선 기존 보유 지분의 가치가 훼 손되거나 범삼성가의 한 축이 흔들릴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인수전을 관망만 할 수는 없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CJ그룹과 다우키움그룹 모두 신문사 지분 50%를 초과해 가질 수 없는 대기업집단이다. 두 기업은 컨소시엄을 통해 이런 규제를 넘 어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영관 기자

신임 COO에는 송용진 사장

김민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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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그룹이 김민철 ㈜두산 지주 부 문 대표이사 사장과 박상현 두산에너 빌리티 대표이사 사장을 16일 나란히 부회장으로 승진시켰다. 두 사람 모두 각 사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 고 있다. 이번 인사는 그룹이 AI 인프라 중심 으로 기업 체질을 전환하는 과정에서 기여한 점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그 룹 안팎에선 ‘재무통’ 역할을 강화해 글로벌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 는 점에 대응하려는 취지라는 반응도 나온다. 김민철 ㈜두산 신임 부회장은 두산 그룹에서 경영전략 전무, 최고재무책 임자(CFO), 대표이사 부사장, 대표이 사 사장을 거친 재무 전문가다. 박상현 두산에너빌리티 신임 부회장 역시 두 산인프라코어 재무관리부문장, 두산 밥캣 대표이사 등을 거쳐 2022년부터 두산에너빌리티 대표이사 사장으로 일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이날 또 전략·혁 신부문장을 맡고 있던 송용진 사장을 정연인 대표이사 부회장의 뒤를 잇는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선임했다. 송 사장은 엔지니어 출신으로 2008년 두 산에너빌리티에 합류해, 최근까지 에 너지 분야 미래 사업 경쟁력 강화 업무 정한국 기자 를 담당해 왔다. 경제계 인사 금호타이어◇상무 승진▷신웅철 정강재 조민수 이갑배 ※17시 현재상황, 시간 외 거래 등에 따라 변경될 수 있습니다.

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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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고채 5년 국고채 3년 CD(91일물) 회사채(3년)

3.988 3.854 3.25 4.541

▼0.019 ▼0.013 ▼0.018

자금동향

테슬라

테슬라 스포츠카 날았다… 차량 5대 뛰어넘고, 롤러코스터서 공중제비 돌아 착지 테슬라가 15일(현지 시각) 미국 텍사스주 스페이스X 시험장에서 ‘하늘 나는 스포츠카’로 불리는 신형 ‘로드스터’ 테스트 장면을 공개했다. 로드스터는 차체에 부착한 10개의 추진기에서 가스를 내뿜는 방식으로 대형 트럭을 포함한 차량 다섯 대를 뛰어넘는가 하면(왼쪽 사진), 롤러코스터 트랙 같은 길을 따라 올라가다 차체가 뒤집어진 상태에서 추진기를 활용해 지상에 착륙하는(오른쪽 사진) 등 묘기 같은 주행을 선보였다. 안전을 고려해 운전자 없이 원격 주행이 이뤄졌지만, 테슬라는 2028년 운전자가 몰 수 있는 차를 양산할 계획이라고 했다. 다만 법규나 안전 문제 등을 감안하면 실제 도로에서 이날 테스트 같은 주행을 하는 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많다.

자금난에 발목잡힌 AI 데이터센터 기업들 거품 우려 커지며 주식·채권 급락 상장 철회와 공사 지연도 잇따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설에 막 대한 돈을 쏟아부어 온 기업들이 최근 자금 조달에 차질을 빚고 있다. 대규모 투자와 높은 기업 가치를 실제 수익이 뒷받침할 수 있느냐는 ‘AI 거품’ 우려가 커지면서 데이터센터 기업에 돈을 빌려 주거나 투자하려는 움직임이 위축되는 것이다. 15일(현지 시각) 로이터에 따르면 미 국 AI 클라우드 업체 코어위브는 최근 약 500억달러(약 71조원)에 달하는 부 채 상환 능력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회사채 가격이 급락했다. 2032년 만기 회사채 가격은 액면가의 80% 아래로 떨어졌고, 2031년 만기 회사채의 시장 수익률은 연 16%를 넘어섰다. 이는 투 자자들이 원금 상환 위험을 우려하고 있다는 의미로, 코어위브가 앞으로 돈 을 빌릴 때 더 높은 이자를 부담해야 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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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어위브는 엔비디아의 고성능 그래 픽처리장치(GPU)를 대량 구매해 오픈 AI·마이크로소프트 등에 AI 연산 서비 스를 제공하는 업체다. 엔비디아는 이 회사의 지분 약 10%를 보유한 주요 투 자자다. 코어위브는 AI 수요 증가에 대 응해 데이터센터 투자를 공격적으로 늘 리고 있지만, 올해 순손실이 21억3000 만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여기에 올해 GPU 구매와 데이터센터 건설 등에 투 입할 설비 투자액은 350억~390억달러 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른 데이터센터 업체들도 자금 확 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호주 퍼머스 는 지난 9일 투자 유치 난항으로 약 50

억달러를 조달하려던 IPO 계획을 철 회했다. 호주 역사상 둘째로 큰 규모의 IPO가 될 예정이었지만 부채 부담과 높 은 기업 가치 등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 려가 커지면서 상장을 포기했다. 퍼머 스는 상장 대신 비상장 시장에서 자금 을 조달하기로 결정했다. 영국 AI 데이 터센터 업체 엔스케일도 마이크로소프 트·앤스로픽 등과 1000억달러 이상의 장기 계약을 확보했지만 이를 이행하기 위한 데이터센터 건설 자금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상황으로 알려졌다. AI 데이터센터 기업들의 재무 상태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14일(현지 시각) 코어위브 주가는 15% 넘게 떨어졌고,

반도체 등 다른 AI 관련주도 동반 급락 했다. 이에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 자(CEO)가 시장 불안 진화에 나섰다. 황 CEO는 15일 블룸버그와 한 인터뷰 에서 코어위브에 대해 “재무 상태가 매 일 개선되고 있고 자본 조달 비용도 낮 아지고 있다”고 했다. 이날 코어위브 주 가는 약 6% 반등했다. 15일 7% 넘게 폭 락했던 코스피지수는 16일 2.05% 상승 마감했다. 업계에선 데이터센터 기업들의 자 금 조달 문제가 장기화할 경우 AI 반 도체 공급망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데이터센터 업체들이 GPU 구매와 시설 증설을 늦추면 엔비 디아뿐 아니라 여기에 고대역폭 메모리 (HBM)를 공급하는 삼성전자·SK하이 닉스의 수요 증가 속도도 둔화할 수 있 기 때문이다. 한 테크업계 관계자는 “투자자들이 성장 전망뿐 아니라 실제 수익성과 부채 상환 능력을 따지기 시작하면서 AI 데이 터센터 기업들의 자금 조달이 더 까다로 워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최인준 기자

(억원)

프로그램매매/차익거래 고객예탁금(15일) 신용융자(15일)

4,275 969,121 327,499

-1,704 ▼5,159 ▼9,558

매매 상위(억원)

16일

유가증권시장 <외국인> 순매수 종목 삼성전자 셀트리온 현대차 삼성전자우 삼성물산

금액 1,819 611 532 363 312

순매도 종목 삼성전기 SK하이닉스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SDI 대한항공

금액 1,352 730 609 482 400

금액 875 495 362 298 274

순매도 종목 SK하이닉스 삼성전자 삼성전자우 대한항공 SK스퀘어

금액 3,838 3,137 735 422 331

금액 310 192 76 71 55

순매도 종목 주성엔지니어링 피에스케이홀딩스 심텍 하나마이크론 대주전자재료

금액 491 223 218 204 178

금액 178 159 120 119 119

순매도 종목 지엔씨에너지 심텍 한선엔지니어링 LS머트리얼즈

금액 220 100 56 47 39

유가증권시장 <기관> 순매수 종목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삼양식품 하이브 현대모비스

코스닥시장 <외국인> 순매수 종목 알테오젠 지엔씨에너지 펩트론 에코프로비엠 JYP Ent.

코스닥시장 <기관> 순매수 종목 주성엔지니어링 알테오젠 실리콘투 피에스케이홀딩스 원익IPS

테크윙

15일

원자재(달러) 상품명 두바이유(배럴) 구리(톤) 금(온스) 밀(부셸 센트) ●

가격

대비

107.00 14,421.07 4,170.10 670.00

▼2.09 ▼176.10 ▲62.20 ▼3.25

환율

※기타국은 하나은행 홈페이지(www.kebhana.com) 참조

국가

현찰 살 때

현찰 팔 때

1,356.32 858.24 1,528.10 1,809.24 959.55 41.88 946.10 173.20 377.58 209.32 770.01 23.29

1,309.68 828.72 1,468.48 1,739.34 922.49 37.50 909.56 166.52 330.71 189.40 740.27 19.45

미국 (달러) 일본 (100엔) 유럽연합(유로) 영국 (파운드) 캐나다 (달러) 태국 (밧) 호주 (달러) 홍콩 (달러) 사우디 (리얄) 중국 (위안) 뉴질랜드 (달러) 필리핀 (페소)


A16 조선일보 조 선 일보

2026년 10월 17일 토요일

Books

2026년 10월 17일 토요일

A11

미래를 믿는 인간의 능력 AI 시대 종말론에 맞서다 희망 지능 수밋 폴초우드리 지음 김하현 옮김

#00,4

같이 트 럼프 지 간호사 관두고 숲에 빠지다 지해도 “도시서 각자 정원 만들길” 켄터키와 조지아 는 다른

위즈덤하우스 372쪽|2만2000원

분열하는 미국 콜린 우다드 지음

잠깐 이 저자

‘북촌의

작은 정원들’ 최윤선

“도심 한복판에서도 자연을 통 한 회복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습니다.” 에세이 ‘북촌의 작은 정원들’(진 선북스)을 펴낸 산림치유지도사 최윤선(50)씨가 말했다. 서울대 간 호대를 졸업하고, 서울대 보건대 학원에서 석사를 수료했다. 이후 서울대병원 중환자실과 응급실에 서 3년 정도 일했고, 3년 전까지는 개인 병원에서 간호사로 근무했다. 그랬던 그가 간호 일을 접고 북촌 에서 도심숲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산림 치유 지도사와 숲 해설가로 도 활동 중이다. 최씨가 식물에 눈을 뜬 건 2019 년 코로나 때다. 사회적 거리 두기 로 사람들을 만나지 못할 때 동네 천변을 즐겨 걸었다. 그때 개망초, 물푸레나무 같은 길가의 식물들이 눈에 들어왔다. 도감과 수목학, 식 물형태학 책을 사보면서 식물의 세 계를 깊숙이 파고들기 시작했다. 최씨 말에 따르면, 이는 일종의 “자기 돌봄”이었다. “어느 날 제가 환자와 전화 상담을 하는데 식은 땀을 흘리고 가슴이 답답한 거예 요. 아, 내 몸에 뭔가 균형이 깨졌 구나….” 이때 우연히 숲 해설 프로 그램을 듣고 “자연의 회복력”을 실 감했다. 그는 “식물들의 전략, 자 연 환경의 엄청남을 깨닫자 내가 작아지고 겸허해졌다”며 “이 경험 을 나누고 싶었다”고 했다. 저자는 북촌 구석구석을 거닐며 식물 앞에서 걸음을 멈춘다. 이를테 면 원서동 콘크리트 벽 사이에 끼어 서 자라는 쉬나무를 본다. 과거 선 비들은 쉬나무 열매로 기름을 짜 등 잔불을 밝혔는데, 지금 이 쉬나무 는 북촌의 어두운 틈새에서 자라고 있다. 북촌의 한옥 담장 틈 사이로 피어난 냉이를 매만져 보기도 한다. 최씨는 “일상 속에서 잠시 걸음 을 멈추고 스스로를 돌보는 자리도 ‘정원’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우리 선조들은 산을 쌓거나 연못을 크게 파서 정원을 가꾸는 대 신 차경(借景)을 즐겼다”고 했다. 경 치를 빌려서 감상한다는 뜻이다. 그 는 “다들 각자의 골목과 각자의 정 원을 만들기를 바란다”고 했다. “출 퇴근길에 잠시 멈춰 서서 식물을 관 찰하는 시간이 곧 회복의 시간이라 황지윤 기자 고 생각합니다.”

김주헌 옮김|글항아리

<미국 중 부>

통령의 회고록 ‘힐빌리의 노래’ 배경 이기도 하다. 레드넥, 백인 쓰레기 등의 멸칭으로 불리기도 하는 이 지역 주민 전쟁 피해 스코틀랜드·북아일랜드서 온 들은 적극적 개인주의를 지향한다. 켄터키·아칸소는 정부 통제에 반감 커 이 지역은 북아일랜드와 잉글랜드 북 부, 스코틀랜드 저지대 접경 지역의 거칠 英 노예주들이 세운 미시시피·조지아 고 호전적인 사람들이 18세기 초 전쟁에 귀족적 분위기의 백인 우월주의 강해 시달리던 고향을 떠나 물밀듯 이주해 오 며 형성됐다. 끊임없는 전쟁과 혼란 속에 언론인 출신으로 북미 지역주의 연구 서 빚어진 문화권으로, 기사도적 윤리와 자인 저자는 북미 대륙을 13개 주요 지 개인의 자유 및 주권을 중시했다. 통나무 역 문화권(nation)으로 나눈다. 각 문화 오두막에서 살며, 자신의 무기와 용기만 권의 지리적 특성이 오늘날 미국의 정치 으로 가족을 아메리카 원주민으로부터 양극화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분석한 지켜낸 미국 초기 개척자 이미지와 일치 다. 지역 문화가 개인주의적이냐, 공동 하는 지역이기도 하다. 저자는 “이 지역 체주의적이냐가 정치색을 판가름한다 사람들은 자유를 극단적인 자유지상주 고 주장하는데, 개인주의적 문화가 강 의 개념으로 받아들였다. 그들에게 자유 한 곳일수록 공화당을 지지하고, 공동 란, 법 집행 기관과 법원 등 정치 기관의 체주의적 문화가 강할수록 민주당을 지 간섭을 최대한 배제한 채 스스로를 통치 지하는 경향이 있다. 할 권리를 뜻했다”면서 지역민들이 개인 특히 정치색이 강한 문화권이 저자가 주의를 지향하게 된 연유를 밝힌다. ‘그레이터 애팔래치아’라 부르는 지역이 역시나 공화당 우세 지역인 ‘딥사우스’ 다. 이 문화권의 주요 주(州)는 웨스트 는 사우스캐롤라이나, 앨라배마, 미시시 버지니아, 켄터키, 테네시, 아칸소, 인 피를 지배 주로, 조지아, 플로리다를 우 디애나, 오클라호마다. 가난한 백 세 주로 한다. 적극적 개인주의를 지향한 인 노동자들이 대거 트럼프를 다는 점에서 ‘그레이터 애팔래치아’와 비 지지한 공화당 우세 지 슷해 보이지만 배경은 사뭇 다르다. 카리 역으로 J.D. 밴스 브 제도의 바베이도스에서 건너온 영국 미 국 부 인 노예주들에 의해 서인도 제도식 노예 사회로 설립되었고, 백인 우월주의, 귀족 적 특권, 고대 노예제 국가들을 본뜬 일종의 ‘고전적 공 448쪽|2만6000원

<미국 남 부>

화 주의’의 보루였기 때문이다. 반면 메인, 뉴햄프셔, 버몬트, 매사 추세츠, 코네티컷, 로드아일랜드, 미시 간, 위스콘신, 미네소타 등을 지배적인 주로 하는 ‘양키덤’ 지역은 적극적 공동 체주의를 특색으로 한다. 종교 박해를 피해 이주한 초기 청교도들은 이 지역 을 새로운 ‘시온’으로 여겼다. 자신들이 하나님과 언약을 맺은 선택받은 백성이 라 믿었으며, 지상에 더 완벽한 사회를 건설할 사명을 부여받았다고 생각했다. 저자는 “양키덤은 공공선을 무엇보다 중시하고 개인의 이기적 동기를 불신하 며, 미국과 세계를 이끌고자 하는 사명 을 품은 사회였다”고 말한다. 뉴욕과 뉴저지가 속한 ‘뉴네덜란드’ 는 네덜란드 상인들이 주축이 되어 건 설한 지역으로 개인주의적 열망과 공동 선 사이에서 놀라울 정도로 균형을 잘 잡았다. 도덕적 이유 때문이 아니라 실 용적인 이유에서 적극적 공동체주의를 지향하고 있는 곳이다. 저자에 따르면 개인주의적 문화 지역 은 공동의 번영, 공교육, 일반 대중의 공 적 참여를 중시하지 않았으므로 공공의 인프라 구축이 부족했다. 코로나 백신 접 종 비율도 낮았다. 그 결과 공동체 문화 지역에 비해 빈곤하고 주민들 건강 상태 도 좋지 않다. 저자는 이러한 경제적 양 극화가 정치적 양극화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고 분석 한다. 공통된 국가 정체성을 유지하

뿌리

는 일은 미국에 언제나 특별한 과제였다. “미국은 하나의 국가 로서 탄생한 것이 아니라, 공동의 적에 맞서 서로 이질적인 열세 개의 반란 식 민지들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을 맺은 계약적 합의체”였기 때문이다. 미 국 ‘건국의 아버지’ 알렉산더 해밀턴이 1787년 “새로 제정된 헌법을 비준하지 못하면, 미국인들은 곧바로 서로를 향 해 무기를 들고 ‘주(州) 간의 전쟁’에 휘 말릴 것”이라고 경고한 건 그 때문이다. 저자는 “우리는 공통의 혈통, 종교, 역 사가 아니라 일련의 이상(理想)에 대한 헌신으로 하나 되는 국가”라고 말한다. 그 ‘이상’의 현현인 미국 독립선언문, 그 정신을 실현하기 위한 헌법의 가치에 대 한 존중이 퇴색되면서 미국 성인의 거의 네 명 중 한 명이 자신이 거주하는 주가 미국으로부터 분리 독립하는 것을 지지 한다고 말할 정도로 분열하고 있다는 문 제의식이 저자가 이 책을 쓰도록 했다. 결 국 해법은 공동체주의의 강화라는 것이 책의 결론이다. 미국 중심의 이야기라 진입 장벽을 느 낄 독자들도 있겠지만, 이 구절만은 모두 에게 기시감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이제 미국 헌법이 또 다시 포위 공격을 받고 있 다. 미국 국민의 3분의 1과 한 정당 소속 연방 의회 의원 과반수가 자기 당 후보를 권좌에 앉혀둘 수만 있다면 민주주의가 끝나도 좋다는 태도를 보인다.” (361~362 곽아람 기자 쪽) 원제 Nations Apart.

는 열린 마음으로, 대신 놀라울 정도로 일관성을 추구하는 어떤 기업의 속살을 탐구하는 자세로 읽기를 권한다. 칙필레를 전국구 브랜드로 만든 젖소 마스코트 광고의 비하인드 스토리는 이 책의 재미다. 하지만 이 책의 백미는 고 객에 초집중해서 일하는 방식 그 자체 다. 저자가 ‘패스트푸드 업계는 원래 이 래’라는 관행을 깨부순 특효약은 신발 이 닳도록 매장을 돌아다니며 고객에게 직접 물어보고 경청하는 것이었다. 우리 를 사랑하는 팬을 만들기 위한 방법으 로 저자는 네 가지를 제시하는데 그중 에서도 핵심은 고객에게 ‘어떻게’ 주는

무엇을 남기고 삭제할지 고민한다. 2024년 이코 노미스트 올해의 책. 현암사, 1만9000원. ●세상을 바꾸는 화폐 이야기(성창훈·우진구 지 음)=현금 없는 시대, 한국조폐공사는 매출 급감 과 적자를 맞았다. 화폐를 만들며 쌓아온 위·변 조 방지 기술을 활용한 테크 사업과 굿즈 등 문화 사업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을 크게 반등시킨 공사 의 도전기. 매경출판, 2만3000원. ●상처받은 직장인을 위한 법률 상담소(양지훈 지 음)=직장인들이라면 내가 예민한 건지 회사가 이상 한 건지 고민할 때가 있다. 노동법 전문 변호사가 무 엇이 직장 내 괴롭힘인지 기준부터 실제 사례, 대응 법 등을 구체적으로 전한다. 생각의힘, 2만2000원. ●우리가 걸어온 길 나아갈 길(최영한 지음)=우리

나라 ‘한강의 기적’ 뒤에 가려진 ‘한강의 눈물’을 정치·경제·교육·문화·사회 다섯 가지 테마로 돌 아보고 해결책을 담았다. 저자는 건국대 경제학 과 교수 등을 지낸 가천대 경영학과 초빙교수. 미 어캣북스, 2만2000원. ●말린 고추와 복숭아향 립스틱(서동민 희곡)=여 성이 되고 싶은 오빠와 오빠에게 많은 걸 양보하며 살아온 여동생 이야기. 퀴어 서사와 가족 서사를 교차시키며 정상가족의 이면을 바라본다. 백상예 술대상 젊은연극상 수상작. 제철소, 1만5000원. ●이훈우를 찾아라(김현경 등 지음)=1920년 한국 최초로 건축사무소를 연 이훈우의 삶과 작품, 그를 찾아낸 과정을 담은 기록. 근대 건축사의 공백을 메 우는 과정이 추리소설 같다. 공간서가, 3만2000원.

한줄읽기 ●50년의 현장, 100년의 미래(양성남 지음)=50년 간 기업 경영 현장을 지켜온 저자가 AI 시대에도 변 하지 않는 경영의 본질을 고민한다. 숫자 중심 경 영 대신 현장 실무자가 참여하고 경영자가 검증하 는 ‘바텀업 경영’을 강조한다. 렛츠북, 1만7000원. ●예술을 처방합니다(데이지 팬코트 지음)=유니버 시티칼리지런던 심리생물학 교수인 저자는 우리 뇌 와 몸, 삶을 변화시키는 가장 강력한 힘이 예술이라 고 말한다. 예술의 구성 요소가 인간과 상호작용하 는 방식을 폭넓게 소개한다. 디플롯, 2만2000원. ●죽어도 사라지지 않는 사람들(칼 외만 지음)= 2060년 페이스북에는 죽은 사람이 산 사람보다 훨씬 많아질 것으로 예측된다. 내가 죽은 뒤 소셜 미디어 계정과 데이터는 어떻게 될까. 디지털에

모더니스트 문우식 문소연 지음 현암사 364쪽|3만2000원

비즈니스 칼럼니스트

변희원 기자

1호 마케터가 ‘미국 국민치킨’ 만든 비결 배에 달한다. ‘위대한 치킨의 탄생’(이콘)은 칙필 레 최고마케팅책임자였던 스티브 로빈 슨이 쓴 책이다. 1호 마케터로 입사하여 34년간 칙필레의 마케팅을 이끈 사람이 다. 읽기 전에 염두에 둘 두 가지가 있는 데, 첫번째는 창업자나 대표가 쓴 책과 달리 마케터 관점에서 사업을 바라본 책 이라는 점이다. 두번째는 창업자의 신념 이다. 그는 성경을 삶과 사업의 원칙으 로 삼았기에 칙필레의 미션, 전략, 문화 에는 미국 남부 기독교 가치가 뿌리 깊 게 내려져 있다. 일요일에 영업을 하지 않는 것도 그 일환이다. 종교에 대해서

미술사가 놓친 모더니스트

지다. 눈을 맞추고 미소를 짓고 이름을 부르는 환대는 고객과 정서적 연결고리 를 만들고, 축적된 관계 속에서 비로소 브랜드는 생명을 얻는다. AI와 로봇이 아니라 인간만이 할 수 있는 힘이기도 하다. 동종 업계지만 다른 길을 걸어온 맥도 널드의 탄생 비화를 다룬 영화 ‘파운더’ 를 함께 보길 추천한다. 창 업자의 고유한 색깔이 사 업의 뼈대부터 디테일까 지 미치는 영향력을 비교 하며 공부할 기회다.

박소령의 올댓 비즈니스

“좋은 관계든 나쁜 관계든 사람은 누구나 가랑비에 옷 젖듯 자신 과 관계를 맺는 사람 들의 일부가 되어간다.” 미국의 ‘국민 치킨’ 브랜드로 불리는 칙필레(Chickfil-A)의 창업자, 트루엣 캐시의 말이다. 그는 스무 살에 식당 사업에 뛰어들었 고, 마흔 중반의 나이에 칙필레 1호점을 열었으며, 2014년 세상을 떠나기 전까 지 70년 이상 외식업 한길을 걸었다. 오 늘날 칙필레는 3000개 매장에서 연매출 30조원을 기록 중이며, 매장당 평균 매 출은 100억원으로 2위인 맥도널드의 2

딸의 애정이 발굴해 조명한

안방 밥상에서 스키 대회 포스터를 뚝딱 만들던 아버지가 한국 전위미술 의 선두에 섰던 화가였다면. 둘째 딸 문 소연이 10년간 모은 자료로 아버지의 얼굴을 되찾는 책이다. 2009년 창고에 서 마주한 아버지의 1950년대 작품이 출발점이었다. 문우식(1932~2010)은 1956년 박서 보·김충선·김영환과 ‘4인전’을 열어 국 전 중심의 기성 화단에 도전했다. 조선 일보가 주최한 현대작가초대미술전에 도 1957년 제1회부터 제6회까지 참여 했다. 이후 홍익대 도안과 교수로 일하 며 포스터와 삽화, 실내 장식으로 활동 을 넓혔다. 회화와 디자인을 오간 행적 은 캔버스 밖에서도 이어진 조형 실험 으로 읽힌다. 책은 가족의 기억에 작품과 비평, 기 고문, 사진을 포개 예술가의 생애를 복 원한다. 약 500개의 도판과 회화·디자 인을 분석한 전문가의 글도 실었다. 딸 의 애정이 발굴한 자료들은 유명 작가 들의 이름으로는 채울 수 없는 전후 미 술사의 빈칸을 보여준다. 한 화가를 기 억하는 일이 미술사의 시야를 넓히는 일이 될 수 있음을 일깨운다.

게티이미지뱅크

위대한 치킨의 탄생

그리스 시인 헤시오도스가 기록한 판도라 신화는 널리 알려진 이야기다. 제우스는 인간을 벌하기 위해 최초의 인간 여성 판도라를 만들어 봉인된 상 자와 함께 지상으로 내려보낸다. 판도 라는 “절대로 상자를 열어서는 안 된 다”는 지시를 어기고, 봉인된 악(惡)은 세상으로 흩어져 인류를 괴롭힌다. 판 도라가 황급히 뚜껑을 닫았을 때, 상자 바닥에는 ‘희망’만이 남아 있었다. 천체물리학자이자 과학 잡지 ‘뉴사 이언티스트’ 편집장이었던 저자는 “왜 희망이 악과 함께 있었을까” 묻는다. 희망은 인류를 위해 남겨진 것일까, 인 류로부터 숨겨진 것일까. 저자는 ‘희망’ 으로 번역된 고대 그리스어(elpis)가 긍 정과 부정의 맥락을 모두 포괄하는 점 에 주목한다. 어쩌면 인류에게 남겨진 것은 눈앞의 사건에 속수무책 휘둘리 지 않고 미래를 예상하는 능력이다. 책 에서 강조하는 낙관주의는 “미래를 상 상하고, 믿고, 만들어나가기 시작하 는” 실천이다. 이는 인공지능(AI)이 인 류를 끝장낼지 모른다는 비관론에 대 응하는 ‘희망 지능’이다. 황지윤 기자


Books

2026년 10월 17일 토요일

A12

조선일보 A17 조선일보

Books

2026년 10월 17일 토요일

나폴리 빈민이 먹던 ‘피자’… 세계인 식탁 접수하기까지 피자에 담긴 세계사

있었다는 것이다. 왕비와 나폴리 피자 관련해 신뢰할 수 있는 기록은 9년 전인 루카 체사리 지음 1880년 이탈리아 신문 기사에 있었다. 이현경 옮김|한스미디어 나폴리 피자 장인이 작은 생선, 새우 등 404쪽|2만4000원 을 넣어 만든 피자를 마르게리타 왕비가 맛봤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처럼 피자의 300년 전 밀·채소 조합한 길거리 음식 실제 역사와 세계화의 이야기를 사료를 20세기 초 이민자들, 미국식으로 변형 기반으로 다채롭게 펼쳐낸다. 피자는 오늘날 전 세계인이 함께 즐기 페퍼로니 등 토핑 다양… 얇고 넓어져 는 음식이지만 초기 피자는 정반대에 가 “무엇이든 담는 유연성, 사랑받는 이유” 까웠다. 300년쯤 전부터 나폴리의 빈민 들이 먹던 음식이었다. 지금보다 가난한 초록색 바질 잎, 하얀 모차렐라 치즈, 이들이 더 많았던 이곳에서 왕국은 밀과 빨간 토마토 소스를 얹고 간결하게 구워 일부 채소 등의 가격을 통제했다. 이를 낸 ‘마르게리따 피자’는 이탈리아, 특히 조합해 만든 길거리 음식이 피자다. 당시 이탈리아 남부 나폴리의 ‘국민 음식’이 만 해도 나폴리에서 육류는 웬만한 유럽 다. 이탈리아 국기를 닮은 이 피자의 기 대도시보다 비싸 상상하기도 어려운 토 원으로 세계에 널리 알려진 이야기가 있 핑이었다. 최초의 기록은 17세기 말 이탈 다. 1889년 이탈리아 사보이아 왕가의 마 리아의 희곡 ‘세상의 구원’에서 볼 수 있 르게리타 왕비가 나폴리를 방문했다. 나 다. 여기에 ‘피자이올로’(피자 장수)라는 폴리의 한 피자 장인은 왕비를 위해 바 단어가 처음 나온다. 빈민가의 음식이었 질, 모차렐라, 토마토로 이탈리아 국기 던 탓에 공신력 있는 기록이 드물어 여러 의 세 가지 색을 표현한 피자를 발명해 피제리아(피자 가게)가 스스로 만든 신 바쳤다. 왕비는 무척 만족했고 왕실은 화 같은 이야기들을 퍼뜨렸다. 나폴리에 피자 장인에게 감사의 편지를 보낸다. 이 는 “우리 가게는 수백 년 된 가게”라는 를 기념해 ‘마르게리따 피자’가 탄생했 곳이 꽤 있지만 1807년 정부 조사에서 다는 이야기다. 나오는 피제리아 리스트 중 오늘날에도 이탈리아의 음식 역사학자인 저자는 유지되고 있는 곳은 하나뿐이다. 물론 이 자국의 전설적인 일화를 “사실 무근”이 후에 생긴 유서 깊은 피자 가문도 많다. 라고 단정한다. 왕가가 보낸 편지는 학계 저자는 피자를 “세계에서 가장 사랑 에서 분석해보니 위조임이 드러났고 수 받는 음식”이라며 자부심을 드러내지만 십 년 전에도 같은 재료의 피자가 이미 “현재 세계에 널리 퍼진 피자는 본질적

한스미디어

1954년 이탈리아 영화 ‘나폴리의 황금’에서 남편과 함께 피자 가게를 운영하는 여성 역을 맡은 배우 소피아 로렌이 영화 홍보 투어 중 피자를 만들어 보이고 있다.

으로 미국식 피자의 영향 아래 있다”며 미국의 역할을 부인하지 않는다. 피자는 이탈리아가 낳았고 미국이 키웠다는 것 이다. 피자는 20세기 초 이탈리아를 떠 난 이민자들에 의해 미국에서 재탄생됐 다. 이민자들은 미국에서도 고향 음식이 먹고 싶었다.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 는 통조림 토마토, 숙성 치즈 등을 써 변 형된 피자를 만들었다. 우리나라 6·25전

쟁 이후 북한을 떠나 부산으로 온 피란 민들이 고향 냉면이 그리워 구하기 어려 운 메밀 대신 미군 구호품 밀로 밀면을 만들어 먹던 것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 다. 장작 화덕을 쓰던 이탈리아와 달리 미국에는 제빵 오븐이 많았고 이를 이용 하기 위해 미국식 피자는 점점 얇고 넓어 졌다. 현지의 페퍼로니, 소시지 등 다양 한 토핑도 올라가게 됐다. 저자는 피자가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이유를 이 “유 연성 때문”이라고 말한다. 한국엔 불고 기·고구마 무스로 현지화됐다. “피자는 자유 그 자체다. 무엇이든 담아낼 수 있 는 그 형태는 포용을 상징한다.” 주목할 만한 점은 이탈리아에 피자가 ‘역수입’됐다는 것이다. 이탈리아 이민 자들의 피자가 미국인들의 입맛을 사로 잡는 동안 이탈리아 북부 등 상당수 지 역에서 피자는 대중적인 음식이 아니었 다. 1953년 한 이탈리아 신문에는 “미국 에는 이탈리아보다 피자 가게가 더 많다” 는 기사가 실렸을 정도다. 해외에서 자국 의 문화가 더욱 인기를 끌자 이탈리아는 현대적인 미국식 피자를 자국의 전통으 로 인식하기 시작하고 국내에 널리 퍼지 게 됐다. 사회학이나 문화인류학에서 ‘자 국의 전통이 해외에서 재해석된 후 그 평 가가 다시 자국의 인식에 영향을 미치는 현상’을 ‘피자 효과’라고 부르는 이유다. 지금은 이탈리아 북부에 가도 피자는 자 국의 자부심 있는 전통 음식으로 통한다. 우리가 몰랐던 K컬처가 세계에서 재발견 되고 한국의 문화 소비 방식에도 영향을 끼치는 것도 피자 효과로 해석할 수 있다. 피자의 역사를 요리뿐만 아니라 빈곤· 도시·전쟁·대중문화 등과 함께 풀어내 는 책. 유난히 과장과 허풍이 심한 음식 계에서 검증할 수 있는 팩트 위주로 썼 다. 원제는 ‘Storia della pizza. Da Napoli a Hollywood’(피자의 역사. 나폴리에서 박진성 기자 할리우드까지).

요즘 서점가

고레에다 영화 원작 ‘룩백’ 만화 부문 1위 일본 만화 ‘룩 백’(학산문화사)이 10월 둘째 주 교보 문고 만화 베스트 셀러 1위에 올랐 다. 지난 8일 개봉 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동 명 영화의 원작이다. ‘체인소 맨’ 으로 유명한 후지모토 타츠키의 작품이다. 이번 작품은 온기 가득 한 청춘 성장 만화다. 학교 신문에 4컷 만화를 연재하 며 자신의 재능에 자신감이 넘치 는 후지노, 후지노를 동경하지만 은둔형 외톨이인 쿄모토 두 소녀 의 이야기다. 시골 마을에 사는 두 소녀를 묶어주고 서로에게 이끌리 게 만든 것은 만화 그리기다. 20대 남성(24.1%), 30대 남성(20.8%)의 박진성 기자 구매가 많았다. 교보문고 10월 2주 만화 베스트셀러 순위 제목 1 2 3 4 5

룩백

저자 후지모토 타츠키

향기로운 꽃은 미카미 사카 늠름하게 핀다 22 주술회전 모듈로 2: 아쿠타미 두라 바르 보비디 게게 메치카 극락가 6 사노 유토 캐릭캐릭 체인지! 피치 핏 주얼 조커 Jewel Joker 4(윙크)

편집자 레터

조선은 명에 事大했다?

삶의 지침이 된 문장

전략적인 ‘지능외교’였다

일본 소설가 오에 겐자부로 (1935~2023)의 강연집 ‘읽는 인 간’(상상스퀘어)을 읽고 있습니다. 1994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오에는 한 인간이 어떻게 ‘독자(讀者)’로 성장하는지를 경험을 토대로 이야 기합니다. 아홉 살 때 읽은 마크 트웨인 소 설 ‘허클베리 핀의 모험’ 중 한 줄 이 평생 삶의 원칙이 되었다고 합 니다. 소년 허클베리 핀(애칭 헉)과 흑인 노예 짐이 미시시피강을 따라 여행하며 겪는 이야기. 자신을 여 러 번 도와준 짐에게 헉은 우정을 느끼지만 짐이 도망 노예라는 사 실이 그를 갈등하게 합니다. 당시 미국 남부에서 노예는 엄연 히 사유재산이었고, 헉은 교회에 서 남의 재산을 훔치는 일에 가담 한 사람은 지옥에 간다고 배웠습니 다. 죄책감에 시달리던 헉은 짐의 주인에게 짐의 위치를 알려주는 편 지를 쓰지만, 즉시 그 편지를 찢어 버리죠. 그리고 말합니다. “좋아, 그렇다면 난 지옥으로 가겠어(All right, then, I’ll go to hell.)” 오에는 이 대목을 원문과 번역으 로 지금까지 외우고 있다며 말합니 다. “‘지옥에 가도 좋으니, 짐을 배 신하진 않겠다.’ 제가 영향을 받은 부분은 바로 이 한 줄이었습니다. (…) ‘나도 그렇게 하자, 평생 그런 생각을 간직하면서 살아가자.’ 그 렇게 다짐했습니다.” 어린 오에는 노트의 첫 페이지 에 헉의 말을 적고는 글자 주위를 꽃무늬로 둘렀답니다. “그리고 그 걸 원칙으로 삼아 지금까지 살아 온 듯합니다. 우왕좌왕하기도 했 지만, 근본적인 마음가짐만은 그 렇게 지켜 왔습니다.” 오에가 일본의 군국주의와 전범 과거사를 강하게 비판할 수 있었던 배경엔 이 책의 영향이 있었을 겁니 다. 바람이 꽤 쌀쌀해졌네 요. 이번 주말엔 ‘내 인 생의 지침이 된 책 속 한 줄’을 떠올려 보시는 것 도 좋겠습니다. 곽아람 Books 팀장

사대의 역설, 조선이 만든 왕쓰샹 지음 조일수 옮김 | 너머북스 584쪽 | 3만3000원

조선 왕조는 중국의 명나라에 사대(事 大)하며 굴종적인 외교를 펼쳤다고 여기 는 사람이 있다면 이 책을 꼭 읽어볼 필 요가 있다. 이 책은 조선과 같은 ‘중간 정 도의 힘을 지닌 국가’가 외교에서 취했 던 기민한 능동성을 강조한다. 조선은 수 사(修辭·rhetoric)와 의례(儀禮·ritual)를 통해 지능적인 대중국 외교를 펼쳤다는 것이다. 유례없이 긴 평화는 바로 조선이 만든 것이었다는 얘기다. 이것은 조선이 대등한 관계에서 자주 외교를 펼쳤다든 가 중국의 대국다운 포용력이 돋보였다 는 두 시각을 모두 반박한다. 저자는 존 던컨 교수의 자리를 이어받 은 미국 UCLA의 중국계 한국학 교수다. 그는 조선이 명나라에 대해 ‘제국 건설 의 과정에 참여’하는 전략을 썼다고 본 다. 조선의 외교 전략은 중국의 ‘도덕적 제국 신화’를 반복함으로써 중국이 상상 해 온 ‘제국’의 모습 자체를 형성하는 데 일조했다는 것이다. 일개 국가 대 국가가 아니라, 제국 전통의 무게를 등에 업고 고대의 과거를 주장하는 경쟁자(예컨대 기자조선)로 맞서는 방법을 통해 조선의 지위를 협상해 갔다는 시각이다. 원제 ‘Boundless Winds of Empire’.

봄볕

그림이 있는 도서관

인형 찾아 한 걸음 더… 이젠 어디로든 갈 수 있어 바다로 간 고래 윤슬빛 지음 양양 그림 | 봄볕 44쪽 | 1만8000원

참혹뿐인 삶일지라도 나는 살아 있을 것이다 짙고 푸른 별무늬 커튼 김경인 시집|창비 132쪽|1만2000원

유석재 역사문화전문기자

늘 곁에 있을 것 같았는데. 돌아보면 소중한 것들은 어느새 하나둘 사라진다. 뒤늦게 깨달으면 애가 탄다. 책 속 아이 도 그렇다. ‘고래 인형을 잃어버렸어….’ 늘 손 닿 는 곳에 간직했던, 소중한 사람이 사 준 인형. ‘어느 틈에 사라진 걸까.’ 아쉬움 이 자책이 돼 가슴을 콕콕 찌른다. 아이들은 자라며 무언가 잃고, 다시 시작하는 경험을 거듭한다. 잃어버린 건 인형일 때도, 혹은 사람일 때도 있을 것 이다. 마음 한구석이 비어버린 듯한 느낌

을 마주하며, 거듭해 첫발을 떼야 한다. 엄마 손을 놓고 처음 걷거나, 혼자 힘으 로 자전거 페달을 밟거나, 가방을 메고 어린이집을 향해 아장아장 걸어가는…. 그 모든 ‘혼자’인 순간이 아이에겐 ‘처 음’이다. 휠체어를 탄 아이가 지하철역으로 들 어선다. 무심한 사람들 물결 속에서 아이 는 혼자다. 잃어버린 인형을 찾아 나선 길 이 어느새 혼자만의 첫 모험이 된다. 시 작하는 용기가 아이의 마음을 전에는 상 상해 본 적 없는 세계로 이끈다.

책장 속에 반짝이는 도시의 불빛과 푸 른 바다의 물빛이 일렁인다. 꿈꾸는 듯 아 련한 수채화 속에서 타인은 그림자로 스 쳐가지만, 잃어버린 인형은 진짜 고래가 되어 아이 곁에 돌아와 헤엄치고 있다. 하늘을 올려다 보니 거대한 고래가 보 인다. 아이는 말한다. ‘나는 이제, 어디 로든 갈 수 있다.’ 상실을 마주하면서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용기가 책 속 아이 와 함께 헤엄치는 아름다운 고래들처럼 읽는 이의 마음속으로 스며드는 듯하다.

시인 김경인은 지난 25년간 신중하게 시집을 엮어 왔다. ‘일부러 틀리게 진심 으로’ 이후 6년 만에 펴낸 네 번째 시집 이다. 그는 고통과 슬픔을 잠과 꿈의 이 미지를 경유해 바라본다. “제법 두툼해 진 이불 아래서 백년 동안 겨울이 계속 되고”(‘침대에서 만나요’) 있지만, 그곳 에서 타인의 슬픔과 세계의 참혹을 조용 히 응시한다. 그러면서 차츰 나와 타자

의 모습을 살피는 쪽으로 나아간다. “자 정을 내어 주세요/ 나는 낮을 버릴게요 (…) 우리는 무성한 자정이 되어/ 밤에서 풀려나지 말기로 해요”(‘겨울방학’) 굴곡진 삶의 흔적과 깨진 상처를 품어 보기도 한다. 비록 “저 멀리 아름답고// 가까이서 보면/ 참혹뿐인”(‘서정’) 삶일 지라도, 화자는 삶을 이어갈 것을 다짐 한다. “나는 살아 있다/ 나는 살아 있을

것이다/ 아무도 용서를 빌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 나는 접힌 채/ 영영 젖지 않 을 편지”(표제작) 이 다짐은 생명을 움트 게 한다. “사람들이 멀리서/ 나뭇가지처 럼/ 돋아나는 것을 구경했다”(‘백지’) 그 때, 볕은 유순해져 고요히 식물원을 데 우며 ‘누군가’들을 살아가게 한다. “누군 가는 죽지 않고/ 누군가는 햇볕에 몸을 황지윤 기자 태우네”(‘고요 식물원’)

이태훈 기자

북카페 2027 대한민국 대전망

하루만 더

배탈

법정에 선 예술가들

경계를 살아온 사람들

2022년부터 매년 출간된 ‘대 한민국 대전망’ 시리즈. 외 교·안보·과학·기술·경제·산 업·사회·정치·환경·도시·문 화·관광 등 각 분야 전문가 31인이 글을 다듬었다. ‘과 학 혁신력’ ‘경제 활력’ ‘사회 균형력’ ‘환경 복원력’ ‘문화 포용력’ 등 각 분야 현황을 진단하고 내년을 전 망한다. 국립외교원 등 14개 주요 연구 기관 대표 학자의 글도 담았다. 이영한·한상진·이필상·김 소임 등 31인 공저, 케이북스, 2만원.

‘부모가 세상을 떠난 뒤에 도 아이가 잘 살아갈 수 있을 까?’ 발달장애 자녀를 둔 부 모들의 큰 두려움 중 하나다. 35세 자폐아들을 둔 저자는 성년 후견, 부모 이후의 돌봄 과 권리 보호 등 발달장애 자 녀를 둔 가족이 마주해야 할 문제를 두루 살핀다. 책에는 가족이 서로의 손을 놓지 않고 걸어온 인고의 시간이 담겼다. 아들과 함께하며 무너지고, 다시 일어서기를 반복한다. 강윤희 지음, 나이스에듀, 1만9500원.

꽉 막힌 고속도로 한가 운데서 배가 아프다. 누 구나 한 번쯤 겪어 본 난 처한 순간을 그래픽 노 블로 그렸다. 책임자인 ‘브레인’과 쉴 새 없이 일 하는 ‘일꾼 세포들’ 그리고 장속 을 가득 채운 내용물까지. 각자의 역할과 개성을 지닌 캐릭터가 등장해 거대한 소동을 생생하고 코믹하게 전한다. 일이 터진 뒤에야 부랴부랴 꾸 려지는 대책 본부 등 날카로운 풍자도 함께 담겼 다. 박서영 글·그림, 주니어RHK, 2만1000원.

미국 변호사로 글로벌 문화예 술 현장에서 활동해 온 저자가 법과 예술이 충돌하는 현장을 살핀다. 법정과 미술관, 계약 서와 전시 공간을 오가며 예 술이 언제 자유를 잃고, 언제 다시 자유를 회복하는지 기록 한다. 법을 앞세워 예술을 판 단하지 않고, 예술이 왜 반복해서 법의 문턱에 서 게 되는지 묻는다. AI(인공지능)가 만든 작품 등 최 신 사례와 예술법 관련 Q&A, 체크리스트 등도 실 었다. 캐슬린 김 지음, 작가정신, 2만5000원.

한반도 및 동아시아 화교 사 회를 오래 연구해 온 인천대 이정희 교수의 저서. 그동안 발표한 논문 18편을 수정·보 완했다. 저자는 동남아시아· 일본과 비교해 한반도 화교 사회만의 특징을 살피고, 한 반도 화교의 역사를 세계사 속에서 조명한다. 이주와 정책, 배제와 생존 등 을 키워드로 140년 넘게 한반도에서 살아온 화교 공동체를 기록하고 살핀다. 다양한 사료를 함께 제시한다. 이정희 지음, 따비, 3만8000원.


문화

A16 조선일보

2026년 10월 14일 수요일

문화

조 선 일보

국립발레단 ‘지젤’ 새 주역 4명 엄나윤·이하연·이은서·안수연 낭만 발레의 걸작 ‘지젤’의 1막 무대 위엔 발랄한 시골 처녀 주인공 지젤의 집이 있다. 국립발레단 단원 무용수 이 하연(31)은 2019년 입단 뒤 무대 위에서 그 집 딸 지젤을 바라보기만 했다. 마을 사람으로, 죽음의 요정 ‘윌리’ 군무로, 지난해에는 지젤의 엄마로. “군무 때는 지젤 집을 드나들 일이 없 어요. 엄마가 되어 처음 문을 열었을 때 도 그저 감사했죠.” 이번 ‘지젤’ 리허설 에서 이하연은 자신이 지젤이 되어 처음 으로 그 집 문을 열었다. “열심히 주어 진 걸 하다 보면 꿈을 이룰 때가 있구나 싶었어요. 지젤이 되게 드라마틱하잖아 요. 이번 공연을 준비한 두 달이 저에겐 정말 드라마틱했습니다.” 13~18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국립발레단 ‘지젤’ 공연에 주역 지젤로 데뷔하는 네 명의 발레리나, 엄나윤(33), 이하연, 이은서(29), 안수연(23)을 연습실 에서 만났다. 지젤로 명성 높았던 김주원 단장이 지난 8월 취임 뒤 서울에서 선보 이는 첫 전막 공연. “저 의상에 저 안무, 저 사람이 정말 나라고?” 지젤은 모든 발 레리나의 꿈이고, 네 사람은 리허설 영상 을 확인할 때마다 지금이 정말 꿈 같다. ‘처음’의 무게는 각자 다르다. 엄나윤은 올해 ‘해적’ 주역을 거쳐 ‘지젤’에 도착 했고, 이하연은 지젤 곁 여러 인물을 거 쳐 이야기의 중심에 섰다. 이은서는 최연 소 국립발레단 입단으로 주목받은 지 10 년 만의 첫 전막 주역. 이미 여러 전막 발 레에서 주역을 맡아온 안수연은 지젤이

2026년 10월 17일 토요일

학구파 성악가 “공부랑 무대는 달라”

오래 기다린 발레리나의 꿈 ‘지젤’의 문, 처음으로 엽니다

이언 보스트리지, 내일 내한 공연 옥스퍼드대서 역사학 박사 받아 “무대 당일엔 늦잠 자고 산책하죠”

지젤로 이름 떨친 김주원 단장이 발탁 마을 사람·엄마 역 맡다 주인공으로… 최연소 입단, 주역까지 10년 걸리기도 “지젤 데뷔 앞둔 지금 꿈만 같아요” 라는 새 도전과 마주한다. 김주원 단장은 이례적으로 많은 무용수가 지젤로 데뷔 하는 데 대해 “무용수의 직급이 예술적 가능성까지 제약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동시에 “기회는 열려 있지만 예술적 기준 역시 결코 낮아져서는 안 된다”고 했다. 누구보다 지젤을 잘 아는 새 단장의 까다 로운 기준을 통과한 네 사람이다. 2018년 국립발레단에 입단한 엄나윤 은 2024년 ‘호두까기인형’ 주역을 맡았 을 때 “이제 은퇴해도 여한이 없다”고 생 각했다. 올여름엔 카자흐스탄 ‘해적’ 공 연에서 다친 동료를 대신해 주역 ‘메도 라’를 훌륭히 해냈다. “나윤이, 지젤 들

장경식 기자

발레리나들의 꿈의 무대, ‘지젤’의 주역으로 처음 데뷔하는 국립발레단 무용수들은 연습실 발레 바 앞에서도 오랜 기다림 끝에 찾아온 이 놀라운 기 회가 꿈만 같다. 왼쪽부터 이은서, 이하연, 안수연, 엄나윤 무용수.

어와”라는 단장의 말을 들었을 때 그는 “캐스팅 확정도 아닌데, 리허설에 참여 하게 된 것만으로 황홀해서 손이 덜덜 떨 렸다”며 웃었다. “1막에서 웃으면서 춤 을 추는데도 너무 슬픈 거예요. 지젤은 도대체 얼마나 알브레히트(남자 주인공) 한테 미쳐 있는 걸까. 죽어서도 이 남자 를 지켜야겠다는 그 생각 하나구나….” 이은서는 2016년 18세 1개월로 국립발 레단에 입단해 당시 최연소 단원 기록을 세웠다. 첫 전막 주역까지 걸린 10년을 그는 “필요한 시간이었다”고 했다. “더 어렸을 때 주역을 맡았다면 오히려 독이 되지 않았을까요. 10년 동안 겪고 축적해

온 다양한 감정을 끄집어내 보려고요.” 그는 지금 “처음 알브레히트를 만나는 순간의 수줍음과 설렘에 특히 공을 들이 는 중”이라고 했다. 안수연은 2021년 입단해 2024년 ‘백 조의 호수’ 주역으로 데뷔한 뒤 ‘라 바야 데르’ ‘돈키호테’ ‘호두까기인형’ 등에 서도 주역을 맡았다. 전막 주역 경험이 풍부한 그에게도 지젤은 새로운 시험대 다. “이전엔 맡은 역할을 제대로 해내겠 다는 마음이 앞섰어요. 이번엔 제 안에 서 나오는 저만의 무언가가 관객 마음에 닿도록 보여드리고 싶어요.” 공연을 본 관객에게 남기고 싶은 것은

조금씩 다르다. 엄나윤은 자신이 지젤을 볼 때 늘 그렇듯 관객이 “아, 눈물 나”라 고 말했으면 한다. 이은서는 “발레가 이 렇게 아름다운 거군요”라는 감탄을 듣 고 싶다. 안수연은 “테크닉의 완성도보 다, 이번엔 드라마로 깊은 인상을 남기고 싶다”고 했다. 이하연은 “지젤이 한 단어 로만 기억되면 오히려 속상할 것 같다”고 했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잔상이 남았 으면, 마음속에 마침표가 찍히지 않는 지 젤이었으면 해요.” 네 명의 새로운 지젤 은 자신들의 공연이 커튼콜이 끝난 뒤에 도 관객의 마음 안에서 계속 이어지는 이 이태훈 기자 야기이길 꿈꾸고 있었다.

一事一言

고민이 있을 땐 한라산으로 친구 결혼식에 가기 위해 큰맘 먹고 주말 제주행 비행기를 끊었다. 장사를 시작하고 나서는 명분이 있어야 주말을 비울 수 있게 됐다. “이왕 가는 김에 전 날 가서 한라산을 오를까?” 산을 좋아 하는 친구가 섬뜩한 제안을 했다. 매일 산을 오르는 마음으로 일하는 나에게 진짜 산을 오르자니. 밤을 꼴딱 새우고 첫 비행기로 한라산 에 도착했다. 획기적으로 일찍 왔다 싶 었지만 오전 8시 47분. 상대적으로 완만 하다는 성판악은 어마어마했다. 땀이 흘러 경치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서 울에서 가져온 미래에 대한 고민들은 이 미 땀과 함께 증발해 버렸다. ‘지금은 그 게 중요한 게 아니다. 일단 걸어야 해.’ “11시 30분까지 진달래밭 대피소에 도착해야 정상에 갈 수 있어. 서둘러!” 출발부터 시간에 쫓겼다. 잠도 안 자고 가장 높은 산에 오르겠다는 무모한 계 획의 벌이었다. “내려갈 걸 왜 올라가 냐. 아니지? 어차피 죽을 거 왜 사나.” 긴 산행이 처음인 또 다른 친구도 중얼 중얼 자기만의 산을 오르고 있었다. 가까스로 정상에 올라 백록담을 바라 보고 있을 때, 제주도민 한 분이 사탕을 나눠주며 말했다. “한라산은 겨울 설산

A13

이 진짜예요. 오늘 본 풍경과는 비교도 안 되죠.” 관음사로 내려가는 길은 더 지독했 다. 비탈에 쪼그려 앉은 할머니는 “이대 로 죽는 게 낫겠다”고 하셨고, 여덟 살 쯤 된 아이는 게임하듯 바위를 퐁퐁 밟 으며 우리를 앞질러 갔다. 나는 지팡이 를 부들부들 붙들고 산에서 벗어나는 것만 상상했다. 친구들도 시야에서 사 라졌고, 옆으로는 긴급 물품 수송용 운 반차만 끽끽거리며 지나갔다. ‘제발 저 레일에 올라탈 수만 있다면! 내가 다시 한라산을 오르면 미친 거다.’ 여덟 시간 반 만에 나는 산에서 탈출했다. 다음 날 나는 게처럼 옆으로 걸어 결 혼식에 갔다. 멀쩡히 두 발로 걷는 게 이 렇게 고마운 일일 줄이야. 결혼식이 끝 나자 친구가 절뚝거리며 다가와 물었다. “겨울엔 언제 시간 돼?” “1월쯤?” 보기만 해도 좋은 산을 왜 굳이 오르 려고 하는 걸까. 왜 고민을 잊으려고 다 른 고통을 찾아 떠나는 걸까. 아아, 인간은 역시 망각의 동물인가. 설산을 오르며 다 시 생각해 볼 문제다. 최윤선 선술집 ‘또또’ 대표· ‘내 가게에 부모님을 고용했습니다’ 저자

‘ㅇ’는 해, ‘ㄹ’은 새… 한글로 그린 그림 아트조선스페이스서 황인혜 개인전 ‘ㅇ’은 해가 되고, 꼭지 달린 옛 이응 은 달이 된다. ‘ㄹ’ 두 개를 돌려 겹치면 기러기가 난다. 황인혜(80·사진)의 ‘일 월사계도-금수강산’에서는 글자가 풍경 을 이룬다. 붉은 가을과 초록 봄, 베이지 색 겨울과 파란 여름이 한 화면에 펼쳐 진다. 구겨 붙인 색색의 조각들은 산속 꽃과 열매, 짐승과 바위를 대신한다. 황인혜 개인전 ‘읽히지 않는 언어’가 한글날 하루 전인 지난 8일부터 서울 아트조선스페이스에서 열리고 있다. 그 는 “한글로 뜻을 전달하려는 것이 아 니다. 글자를 눈으로 보고 아름다움을 느끼면 된다”고 했다. 서울대 회화과에서 동양화를 전공한 그가 한글에 눈을 돌린 것은 1993년. 독일 베를린 기술박물관의 ‘문자의 역 사’ 전시 참여를 제안받으면서다. 각국 의 문자를 다룬다는 전시 취지에 우리 글자를 들여다보다 훈민정음에서 뜻밖 의 재료를 발견했다. “세모, 네모, 동그 라미에 점과 선까지 다 있는 거예요. 어 떻게 해도 그림이 되는 거죠.” 최근에는 캔버스에 두꺼운 한지를

장경식 기자

붙이고 물감과 돌가루 등을 섞어 여러 겹 칠한 뒤 먹선을 긋는다. 서양의 캔버 스와 동양의 종이·붓이 한 화면에서 만 난다. 직선 사이에 곡선을 넣어 딱딱함 을 풀고, 짙거나 흐린 점으로 리듬을 만든다. ‘금수강산’의 화려한 색에는 민화와 활옷의 자수도 겹친다. 백의민 족이라는 말에 가려진 한국의 색을 보 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지난 30년간 작가가 자모를 뒤집고 겹칠 때마다 새로운 그림이 나왔다. 그 는 “우리 글자가 무궁무진하다. 시간이 없어서 작업을 다 못 할 정도”라고 했 다. 작가는 작업하다 말고 한글을 만든 이에게 인사를 건넨다고 했다. “아이 고, 세종대왕님. 정말 감사합니다.” 전 변희원 기자 시는 21일까지.

“글쎄요, 공부가 크게 도움이 된 것 같진 않은데요(웃음).” 영국 테너 이언 보스트리지(62·사진) 는 옥스퍼드대에서 역사학 박사 학위 를 받은 학구파 성악가다. ‘역사학이 성 악 활동에도 도움이 됐냐’는 인터뷰 질 문에 13일 그는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아마도 영국식 유머 감각과 겸양이 절 반씩 섞인 답변이었을 것이다. 슈베르 트의 연가곡 ‘겨울 나그네’를 수차례 음반으로 녹음했을 뿐 아니라 책으로 도 펴냈으니까. 슈베르트의 연가곡 24 곡을 역사와 자연 과학, 문화적으로 낱 낱이 분석한 자신의 책에 ‘집념의 해부 (Anatomy of an obsession)’라는 부제 까지 달았다. 보스트리지는 “문화적 맥 락에서 음악을 공부하는 지적인 준비 과정을 좋아하지만, 일단 무대에 올라 가면 음악적 상상력과 감정을 전달하는 건 전혀 다른 과정”이라고 했다. 그는 10대 시절에 교회 성가대 활동 을 했지만 음악 대신에 옥스퍼드와 케 임브리지대에서 철학과 역사를 전공한 독특한 이력을 지니고 있다. “교회 합창 단에서 노래를 부르기는 했지만, 사춘 기 때는 워낙 자아(ego)가 강해서 다른 사람들과 쉽게 섞이기 힘들었다”며 웃 었다. 역사학 박사를 받은 뒤 런던 방송 국에서 일했고 박사 후 연구원으로 근 무하기도 했다. ‘17~18세기 마법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그의 박사 학위 논문 주 제다. 보스트리지는 “개인적으로 합리 성의 탄생 과정에 관심이 많다”며 “이 전 세기까지는 악마나 마법이 실제로 존 재한다고 믿었지만 이 시기를 거치면서 비이성적인 것으로 사람들의 인식도 달

서울국제음악제

라졌다”고 했다. 전문 성악가로서 데뷔는 상대적으로 늦은 편이다. 서른이 된 1994년 호주에 서 벤저민 브리튼의 오페라 ‘한여름 밤 의 꿈’에 출연했다. 당시 연출가가 훗날 영화 ‘물랑 루즈’와 ‘위대한 개츠비’를 연출한 바즈 루어만 감독이다. 이듬해 런던 위그모어홀에서는 첫 가곡 독창회 를 가졌다. 그는 “처음엔 성악이 취미에 가까웠고 그 뒤엔 부업이었으며 늦게서 야 시작했지만 후회는 없다”고 했다. 서 울국제음악제에 참여한 그는 15일 예술 의전당에서 슈만의 가곡 ‘시인의 사랑’ 과 ‘리더크라이스’, 베토벤의 ‘멀리 있 는 연인에게’를 부른다. 학구파 테너의 무대 당일 습관은 뭘까. “최대한 늦잠 을 자고 산책을 하며 10여 분 리허설 외 에는 되도록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며 김성현 기자 웃었다.

솔로 데뷔 20주년 손호영 “멀리 돌아가도 괜찮아요” 젬스톤이앤엠

5년 만의 신곡 ‘고 어라운드’ 발매 음)” 결국 찾아낸 해법은 “저만의 독특 31일·내달 1일 서울서 단독 공연 “이제부턴 100% 제 힘이 필요합니다.” 2006년 9월 12일 첫 솔로 앨범 ‘예스 (YES)’ 발매 쇼케이스에서 손호영의 말 이었다. 1999년 god로 데뷔, ‘국민 그룹’ 으로 사랑받은 지 7년 만의 홀로서기였 다. 그로부터 20년, 그때의 자신에게 어 떤 말을 해주고 싶을까. 최근 서울 마포 구 젬스톤이앤엠 사옥에서 만난 손호영 (46·사진)은 “넌 예민한 놈이야. 그걸 인정하고 관리를 해야 돼”라고 했다. 그는 “god로 숱한 무대 경험을 쌓았는 데도 첫 솔로 무대에선 너무 긴장되는 게 도무지 이해가 안 갔다. 예민한 성격 탓 이라는 걸 그때는 몰랐다”고 돌아봤다. 20년간 얻은 깨달음도 “무조건 노력보 단, 제 성격과 한계를 먼저 파악해야 한 다”는 것. 14일 발표하는 5년 만의 솔로 신곡 ‘고 어라운드(Go Around)’에도 이 경험을 담았다. 직접 작사에 참여한 손호 영은 “이제는 가끔 돌아가도, 도망쳐도 괜찮다는 얘기를 하고 싶었다”고 했다. 손호영은 2008년 ‘싱글즈’로 뮤지컬에 도 데뷔하며 탄탄한 노래 실력으로 주목 을 받았다. 하지만 “처음에는 하루 8시 간씩 노래 연습을 해도 생각만큼 늘지 않아 스트레스였다. 다섯 명 몫을 혼자 하려니 한 곡만 불러도 많이 힘들더라” 고 털어놨다. 팀 내 출중한 보컬인 김태 우의 존재도 자극이 됐다. “사람이 술을 많이 먹거나 상태가 좀 안 좋으면 노래를 못 해야 하는데, 얘는 그런 게 없어요.(웃

한 음색을 장점으로 만드는 것”이었다. 그는 요즘 아이돌 후배들에게도 “홀로서 기 착오를 줄이려면 스스로를 최대한 냉 정하게 평가해야 한다”고 했다. ‘미소 천사’란 대표 수식어에도 복잡 한 속내와 부담감이 있었다. 손호영은 “겁 많은 아이들은 무서울 때 웃는다. 저도 그런 아이”라며 “좋아 보이고 싶 고 칭찬받고 싶은 마음이 컸다”고 했다. 그럼에도 “‘미소 천사’ 자체는 세상에 서 제일 마음에 드는 별명”이라며 “대 신 연극에서 강한 배역을 맡는 등 더 다 양한 모습을 보여주려 해왔다”고 했다. 손호영과 god는 1990년대 열악한 연 습생 시절 일화로 유명했다. 그는 몰라 보게 변한 요즘 가요계 환경이 “옳게 돌 아가는 시스템이고, K팝이 세계 기준점 이 돼 버린 게 대단하고 부럽다”면서도 “다만 우리 때 힘듦은 노력하면 된다는 낭만이 있었다”고 봤다. “만일 제가 지 금 데뷔했다면 도무지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라고 단언한 그 는 “매번 god 콘서트 때마다 멤버들끼 리 후배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돼야 한 다는 고민이 많다”고 했다. 손호영은 팬들의 데뷔 20주년 축하 말 중 “‘이제 시작이다’에 힘이 났다”고 했 다. 31일과 11월 1일 서울 KBS 아레나에 서 5년 만의 솔로 단독 공연 ‘호라이즌’ 을 연다. 그는 “제 음악 성장 단계는 이 제 막 대학생 정도”라며 “차후 개인 후 속곡은 물론 이제는 가족 같은 god와도 데뷔 30주년에 그룹 신곡을 선보이고 싶 윤수정 기자 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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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면 광 고

2026년 10월 17일 토요일

BUSINESS OPPORTUNITY

Tsawwassen Joe’s Farm Market

20년 전통과 신뢰의 과일·채소 전문 마켓 매매 비즈 소개

주요 특징

Delta 지역에서 20년 이상 꾸준히 운영되어 온 Tsawwassen Joe’s Farm Market을 매매합니다. 오랜 기간 지역 고객들과 함께하며 형성된 단골고객층과 안정적인 운영 기반을 갖추고 있어, 신규 사업을 처음부터 구축하는 것과는 다른 안정된 사업 기회를 제공합니다. 특히 기존 고객 기반과 사업 운영의 연속성을 바탕으로 인수 후 바로 운영을 시작할 수 있는 사업이기에 부담 없이 시작할 수 있는 비즈니스입니다.

▪20년 이상 운영해 온 검증된 사업체 ▪지역사회에 기반을 둔 안정적인 고객층 ▪과일·채소를 중심으로 한 전문 마켓 ▪운영 중인 사업 기반을 활용한 즉시 운영 가능 ▪Tsawwassen Town Centre Mall, Delta, B.C. 위치

안정적인 기존 사업체 인수를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를 시작하거나, 현재 사업 포트폴리오에 지역 기반의 리테일 비즈니스를 시작하고자 하는 분께 최적의 사업 기회입니다. 자세한 매매 조건 및 사업 내용은 아래 이메일로 문의 바랍니다.

󰀂󰀂 tsawwassenjoesfarm@hotmail.com ☎ 604-780-1489

조선일보


오피니언

조 선 일보

2026년 10월 17일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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社說 ‘曺가 反헌법’ 확신하나, 탄핵 기각되면 ‘국헌 문란’ 책임져야

또 이사 가게 된 국방부 16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 입구 모습. 정부가 최근 외교·안보 부처 등 수도권 중앙행정기관의 세종시 이전 계획을 발표한 데 대해 각 부처에서 이전에 따른 부정적 효과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장경식 기자

[ 萬物相 ] 영화 ‘신과 함께-죄와 벌’의 주인공은 소방관이다. 불길에서 아이를 구하고 추 락사한 소방관이 일곱 차례 재판을 거 쳐 환생하기까지 이야기를 담았다. 저승 에 가자마자 그는 ‘정의로운 망자’ 자격 을 얻는다. 변호를 맡은 저승 차사들은 “ 논개 이후 가장 의로운 추락사”라며 환 대한다. 영화는 아무리 의인이라도 죄와 벌을 피할 수 없고, 인간의 후회와 용서 로서만 구원받을 수 있다는 진한 메시지 를 전한다. 영화가 설정한 의인의 상징이 순직 소방관이다. ▶주인공은 영화 끝까지 순직 때 입고 있었던 그을린 방화복을 벗지 않는다. 자 연스러운 설정이지만 옷이 주는 시각적 효과가 강렬하다. 소방관 방화복은 그 자 체가 구원의 상징이기 때문이다. 6년 전 울산 고층 건물 화재 때 소방관에게 구 출된 시민의 증언이 유명하다. “연기에 쓰러지기 직전 누군가 나를 붙잡았다. ‘ 헬멧을 쓴 신(神)인가’ 하며 의식을 잃 었다.”

위대한 ‘재정 빨대’ ▶서울 홍제동 화재 참사(소방관 6명 순직)를 다룬 영화 ‘소방관’은 소방직을 “사람을 구하면서 살 수 있는 자격”이라 고 표현했다. 소설가 김훈은 “재난에 처 한 인간을 향하여 사이렌을 울리며 달려 가고 있다는 사실은 국가의 기능이 아름 답게 작동되고 있다는 신뢰감을 느끼게

한다. 인간만이 인간을 구할 수 있고, 인 간만이 인간에게 다가설 수 있으며, 인 간만이 인간을 위로할 수 있다는 진실을 질주하는 소방차를 보며 확인한다. 살려 서 돌아오라, 그리고 살아서 돌아오라” 고 했다. ▶하지만 늘 바람대로 되지는 않는다. 어제 경기도 부천의 도장 공장 화재 현

장에서 소방관 여섯 명이 다쳤다. 한 명 은 구조 당시 심정지 상태였다고 한다. 가장 먼저 뛰어든 소방관들이 연기와 열 기에 고립돼 화를 당했다. 그을린 방화 복 차림의 소방관이 화재 진압 후 눈물 을 흘린다. 역시 방화복을 입은 소방관이 그의 등을 두드리며 위로한다. 그들 옆 에 추미애 경기지사가 어색하게 서 있다. ▶추 지사는 경기도 소방의 총책임자 다. 그런 사람 입에서 “소방은 가장 큰, 골치 아픈 재정 빨대 같다”는 말이 나왔 다. 누군가에겐 인간과 국가의 가치를 확 인하는 숭고한 직업이 누군가에겐 돈을 빨아먹는 빨대에 불과한 것이다. 생각이 죽어 말이 되고, 말이 죽어 글이 된다고 했다. 한두 번이 아니지만 그가 평소 어 떤 생각을 하기에 저런 말이 튀어나오는 지 할 말을 잃는다. 그런 말을 듣고도 주 저 없이 불길에 뛰어든 소방관들의 소명 의식에 다시 한번 감동했다. 깊은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전한다. 선우정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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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 추진을 공식화했다. 김 민석 대표는 16일 “(조 대법원장) 탄핵에 대해 광범위한 요구가 나오고 있기에 모든 방법과 어떤 경로를 올려놓고 논의하기 시 작했다”고 했다. 민주당은 조 대법원장이 이재명 대통령의 대법관 재제청 요 구를 거부한 것을 주된 탄핵 사유로 들고 있다. 이 대통령 변호 인 출신인 박균택 의원은 “대통령 임명권 관련 헌법 조항을 부정 하는 것, 국회에서 증인 선서를 거부한 부분은 탄핵 사유가 충분 하다”고 했다. 김기표 의원은 “탄핵 사유가 차고 넘친다”고 했다. 대법관 인사와 관련해 헌법은 대법원장에게 제청권, 국회에 동 의권, 대통령에게 임명권을 줬다. 삼부의 상호 견제와 균형을 위 한 장치다. 헌법 곳곳에는 이런 권력 분립의 원칙이 녹아있다. 대 통령이 원하는 대법관을 임명해야 한다고 해석될 내용도 없다. 민주당은 윤석열 정권 때 총 31건의 탄핵 소추안을 발의했다. 그중 13건이 헌재로 넘어갔지만, 윤 전 대통령 사건을 제외한 12 건이 모두 기각됐다. 탄핵 남발에 대해 이 대통령은 2025년 3월 언론 인터뷰에서 “(탄핵이) 많은 건 사실인데 좋아서 했겠느냐” 고 했다. 무분별한 탄핵에 문제가 있었다고 에둘러 인정한 대목

이다. 삼권분립은 국가 권력이 한쪽으로 쏠리는 것을 막기 위한 헌 법의 기본 원칙이고, 대법원장은 삼권분립의 한 축이다. 대법원 장 탄핵 소추는 민주당이 과거 행정부 고위 공직자를 상대로 했 던 탄핵과도 차원이 다르다. 더구나 감도 안 되는 사유라면 민주 주의에 대한 심각한 훼손이다. 탄핵 소추로 대법원장 직무가 정지되면 전원합의체 불능화 등 대법원은 정상 작동이 어렵다. 민주당이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 르는 내란의 구성 요건인 국헌 문란은 ‘헌법에 의해 설치된 기관 을 강압에 의해 그 권능 행사를 못 하도록 하는 것’이다. 윤 전 대 통령 1심 재판부는 입법부인 국회 기능을 마비시키려 했다는 점 에서 내란 유죄의 근거를 찾았다. 다수의 힘으로 밀어붙이는 대 법원장 탄핵도 사법부 기능 침해라는 점에서 크게 다르지 않다. 민주당도 조 대법원장이 탄핵당할 만한 반헌법적 행동을 했다 고 믿는 것은 아닐 것이다. 국회에서 탄핵안 의결로 조 대법원장 의 직무 정지를 노리는 것이다. 그러나 헌재에서 탄핵안이 기각 된다면 민주당은 ‘국헌을 문란케 한’ 책임을 져야 한다. 그 역풍을 감당할 자신이 있나.

판사가 “이 상태론 재판 못한다”는 2차 특검 낙제점 수사 2차 특검이 기소한 사건의 재판이 시작되면서 부실 수사 실상 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 2차 특검은 앞선 내란 등 3대 특검 이 각하하거나 무혐의 처리한 사건을 뒤집어 막판에 58명을 무 더기로 기소했다. 그런데 재판이 시작되자마자 공소장에 적용 법 조를 빠뜨리거나 범죄 성립에 필요한 내용을 적지 않아 재판부 가 공소장 변경을 요구하거나 질책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2부는 15일 2차 특검이 해병 순직 사건 수 사를 방해한 혐의로 기소한 이들을 재판하면서 “지난 기일에도 공소사실별로 증거를 분리해 달라고 말했는데 안 했다”고 지적 했다. 공소사실별로 증거를 구분하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그런데 특검이 증거를 뭉뚱그려 내는 바람에 각 증거가 어느 공 소사실을 입증하기 위한 것인지 구분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얼마나 답답했는지 “이 상태에선 재판을 진행할 수 없 다”는 말까지 했다. 2차 특검이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 을 방해했다며 국민의힘 의원들을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기소한 사건 재판은 더 황당하다. 특수공무집행방해는 여러 사 람이 폭행이나 협박 등 위력으로 공무 집행을 방해했을 때 인정 된다. 하지만 특검은 범죄 성립에 필수적인 폭행과 협박 내용이 무엇인지를 공소장에 적지 않았다. 재판부는 지난 13일 이 문제 를 지적하면서 “(형법을) 안 읽어 보셨냐”고 했다. 이런 상황은 2차 특검이 수사 막판에 무더기로 기소할 때부터 어느 정도 예견된 것이다. 실적을 내려고 억지 기소를 한 것으로 의심되는 사례가 한두 건이 아니기 때문이다. 특검은 계엄 반대 의사를 명확히 밝혔던 신원식 전 안보실장도 내란 중요 임무 종 사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검찰이 계엄이 해제된 뒤 만든 문건을 “계엄 합동수사본부에 파견할 검사를 추린 문건”이라며 심우정 전 검찰총장도 기소했다. 계엄이 해제됐는데 검찰이 무엇 하려 고 계엄사 파견 검사 명단을 작성하겠나. 이런 엉터리 수사를 하고도 권창영 2차 특검은 “내란 세력과 의 전쟁은 이제 시작”이라고 했다. 2차 특검의 이런 황당한 행태 도 반드시 심판 받아야 한다.

한동훈 딸 뽑은 MIT는 “문제 없다”는데 ‘허위 스펙’ 난리 피우는 與 서울경찰청장이 15일 국정감사에서 무소속 한동훈 의원 딸의 ‘허위 스펙’ 의혹 수사에 대해 “미흡한 부분이 있는지 점검하겠 다”고 했다. 경찰청장 대행도 “새로운 사실관계가 드러난다면 전 면 재수사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겠다”고 했다. 여권은 한 의원을 고발하며 재수사를 압박하고 있다. 민주당은 2022년 한동훈 법무부 장관 인사 청문회 때 딸의 ‘2 만 시간 봉사’는 허위 자료라고 공격했다. 그런데 딸은 개인이 아 닌 봉사 단체의 활동 시간이라고 밝혀놨다. 전자책 표절 의혹은 저작권자의 고소가 없어 경찰 수사에서 무혐의 처리됐다. 당시 민주당 의원들은 ‘한국쓰리엠’ 업체 명의를 한 의원 딸 이름으로 넘겨짚거나, 이(李)모 교수를 딸 이모로 착각하고 스펙 의혹을 추궁하다 망신을 사기도 했다. 청문회 이후 한 의원 딸이 입학 허가를 받은 미국 MIT 대학 에는 합격을 취소하라는 전화와 이메일이 폭주했다고 한다. 대 학 측은 “MIT는 학문적 진실성(Integrity)을 매우 중시한다”며 “ 부정 행위와 관련한 모든 의혹을 조사할 의무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출된 정보를 검토한 결과 (한 의원 딸의) 입학 허 가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MIT도 학교 명예와 입시 공정이 모 두 걸린 의혹인 만큼 꼼꼼히 따져봤을 것이다. 그 결과 ‘문제 없 다’고 했다. 조국씨가 처벌받은 것은 자녀 입시 자료를 허위로 꾸며 대학 의 입학 업무 등을 방해했기 때문이다. 조씨 딸이 들어간 대학 은 ‘허위 스펙’을 모르고 있었던 데다 국내 대학이라 입시에서 경쟁 학생들이 피해를 입을 가능성도 쟁점이 됐다. 반면 한동훈 의원 딸이 들어간 외국 대학은 한국에서 제기된 의혹을 자체적 으로 조사하고 ‘입학 유지’ 결정을 내렸다. 최근 여권은 ‘경찰이 압수수색을 안 한 것은 한동훈 장관 압 력 때문 아니냐’며 재수사를 요구하고 있다. 그런데 압수수색 은 범죄 혐의를 전제로 하는 것이다. 한 의원 딸을 뽑은 대학 이 ‘문제 없다’고 하는데 무슨 혐의로 압수수색을 하나. MIT 는 한국 집권 세력이 벌이는 이 황당한 코미디를 어떤 눈으로 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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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0월 17일 토요일

전 면 광 고

조선일보


2026년 10월 17일 토요일 이 자리에

조선일보

vanchosun.com

2026년 10월 17일 토요일

vanChosun m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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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내견과 찾은 나의 길… 이젠 다른 이들의 길을 엽니다” 【아무튼, 주말】

올해의 장애인상 수상 선천성 시각장애인으로 본인도 안내견과 생활 안내견 매칭 상담 전문가

각장애인이 장애물과 지형 변화를 파 악하며 이동할 때 쓰는 도구로, 시각장 애인의 자립과 성취를 상징한다. 그의 곁에는 두 살배기 래브라도 리트리버 안내견 ‘미소’가 함께였다.

재활 의지가 가장 중요 앞을 볼 수 없는 이들의 자립을 도우 며 스스로 길을 찾았다. 유석종(45) 삼 성화재 안내견학교 프로는 올해로 20 년째 시각장애인과 안내견을 연결하 고 있는 ‘매칭 상담 전문가’다. 신청자 의 보행 능력과 생활 방식, 재활 의지 등을 고려해 안내견과의 동행이 가능 한지 판단하는 게 그의 일이다. 그렇게 인연을 맺어준 시각장애인이 약 200명. 이 공로로 지난 4월 ‘장애인의 날’ 기념 식에서 ‘올해의 장애인상(대통령상)’을 받았다. 그 역시 선천성 녹내장으로 앞을 전 혀 볼 수 없다. 안내견과 생활하는 안내 견학교 최초의 시각장애인 직원인 유 프로는 ‘아름다운 동행’이라는 제목의 2005년 삼성화재 공익 광고 속 주인공 이다. 첫 안내견 ‘강토’와 함께 출연했 다. “평생을 달리지 않는 개가 있습니 다. 발을 밟혀도 짖지 않는 개가 있습 니다.” 둘의 동행을 담은 이 광고는 이 듬해 대한민국광고윤리대상(방송위원

독립적인 보행 능력 등 신청자 환경 고려해서 안내견 분양 여부 판단궧

보행 돕는 것 이상의 변화 스스로 안내견 책임지며 ‘난 쓸모 있는 존재’라는 유능감과 효능감 느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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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상)을 받았다. 지난 15일 ‘국제 흰지팡이의 날’을 맞 아 경기도 용인시에 있는 안내견학교 에서 유 프로를 만났다. 흰지팡이는 시

요 -미소와 지낸 지는 얼마 됐나요. “호기심도 많고 발랄한 친구예요. 미 소와 생활한 지 이제 석 달 좀 넘었네 요.” -이전 안내견이 최근 은퇴했다고요. “강토, 채송이, 태극이, 해달이…. 미 소가 다섯 번째입니다. 안내견은 보통 노령기에 접어드는 만 7살부터 매년 종 합 검진을 받고, 건강 상태를 살피며 시 각장애인과 상의해 은퇴 시기를 정하 죠. 은퇴 후에는 자원봉사자의 홈케어 가정에서 여생을 보내요. 새로운 환경 에 적응하려면 체력이 필요하기 때문 에 건강하고 에너지가 충분할 때 현역 생활을 마칩니다.” -보낼 때 무척 힘들 것 같아요. “가족보다 더 오랜 시간을 함께하니 까요. 헤어지는 마음은 말로 설명하기 어렵죠. 그래도 은퇴 후 어디서 어떻게 지내는지 알 수 있으니 은퇴견 관리 시 스템과 자원봉사자를 믿고 보내는 거 예요.”

-안내견학교에서 어떤 일을 하고 있나 요. “안내견과의 생활을 고려하는 시각 장애인이 연락을 해오면 가장 먼저 제 가 인터뷰를 해요. 실제 안내견과 지낼 수 있는 상황인지 생활 전반에 관해 꽤 긴 시간 상담하며 확인하죠. 저 역시 시각장애인이고 안내견과 오래 생활해 왔기 때문에 어떤 어려움을 겪는지, 무 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경험을 바탕으 로 파악할 수 있으니까요.” -구체적으로 어떤 걸 확인하죠? “우선 가족 구성이나 실명 시기, 평 소 생활 방식은 어떤지 등을 물어요. 개 를 좋아해야 하지만 좋아하는 것과 같 이 사는 건 또 다른 문제라 실제로 함 께 생활할 의향도 살펴요.” -중점적으로 보는 부분이 있나요? “장애를 받아들이고 스스로 외출하 려는 재활 의지가 가장 중요해요. 안내 견과 밖으로 나가 걷고 싶다는 마음이 있어야 하죠.” -독립적인 보행 능력도 묻는다고요. “맞아요.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외 출해본 경험이 있어야 해요. 잔존시력 이나 흰지팡이를 활용해 목적지까지 가는 길을 스스로 그릴 수 있어야 하 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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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롯데백화점·김성윤 기자

13일 롯데백화점 잠실점 지하 식품관 입구에 ‘전국 떡지순례 시즌2’ 팝업 행사의 입장 번호표를 받기 위해 개장 전부터 길게 대기 줄이 섰다. 왼쪽부터 이번 행사에서 판매된 ‘봄날엔’ 요거 망고·블루베리떡, ‘백년화편’ 누텔라 초코설기, ‘창원생과방’ 과일 망개떡, ‘대흥떡집’ 단호박설기.

떡 먹으려고 KTX 탄다… 2030 ‘떡지순례’ 열풍 전국 유명 떡집 찾기 위해

어르신 간식거리에서 MZ 디저트로 변신한 떡

먼 길 마다 않고 열차 탑승 ‘빵지순례’서 유행 옮겨와 떡은 한민족 최애 식감

13일 오전 9시 30분 롯데백화점 잠실 점 지하 식품관 입구. 문이 열리려면 한 시간이나 남았지만 이미 72명이 대기 중이었다. 이들은 지난 9일부터 15일까 지 열린 ‘전국 떡지순례’ 팝업 행사의 입장 번호표를 받기 위해 새벽부터 집 을 나섰다. 줄 맨 앞에 선 남성은 “오전 7시 15분에 도착했다”고 했다. 오전 10 시 30분이 되자 대기 인원은 200명을 넘었다. 백화점 관계자는 “일부 인기 떡집은 오후 1시 준비한 떡이 다 팔려 조기 마감할 정도”라며 “떡의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고 했다. 달콤하고 화려한 빵과 케이크에 밀려 ‘어르신들의 간식거리’로 치부되던 떡 이 트렌드의 중심에 섰다. 유명 떡집 앞 에는 개장 전부터 인파가 몰려 줄을 서 는 ‘떡픈런(떡+오픈런)’ 현상이 벌어지 고, 온라인과 소셜미디어(SNS)에서 화 제가 된 인기 떡은 일찌감치 완판된다. 대전 성심당 등 전국 유명 빵집을 찾아 가기 위해 기차를 타던 ‘빵지순례’ 유 행도 이제는 ‘떡지순례’로 옮겨왔다.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번진 떡 열풍 은 갑작스럽고 새로운 현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사실 떡은 한국인이 오랫동 안 가장 사랑해 온 ‘부드러우면서도 쫀 득한 식감’을 대표하는 음식이다. 식품 전문가들은 “베이글, 두쫀쿠(두바이 쫀득 쿠키) 등 그동안 유행한 아이템들 은 모두 떡의 식감을 따랐기에 성공했 다”고 입을 모은다. 명절 별식에서 MZ 디저트로 과거 명절이나 생일 등 특별한 날에 주로 먹는 것으로 여겨지던 떡은 최근 젊은 층 사이에서 인기 디저트로 자리 매김하고 있다. 개성 있는 떡집 앞에 줄 서는 떡픈런, 유명 떡집을 직접 찾아가 는 떡지순례가 유행하고 있다. 쫀득한 찹쌀떡 안에 생과일과 그릭요거트를

외국 재료와 과감히 결합 익숙함 속 낯선 식감 창조 ⵚ䅹㧕⿹ 㣪䅹〕 㼭ㄽ⡕ 㾽┦ ⤱䮥 ⵚ䆊 ⭽㧑䵞 ⇜䪨 䢑≌エ 㳤㵴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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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워 넣은 ‘생 과일 찹쌀떡’으로 인기인 서울 성수동 ‘한정선’ 본점 앞에 는 평일과 주말을 가 리지 않고 세 자릿수 대 기 등록이 이어진다. 백 설기 위에 토마토소스· 치즈·페퍼로니 등 피자 토핑을 얹은 ‘피자설기’ 를 처음 선보인 부산 ‘영 도다리떡방’까지 KTX를 타 고 찾아가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는다. “육구방앗간 때문에 (떡 집이 있는) 강원도 속초 대표 음식 이 물회에서 찹쌀떡으로 바뀌었다” 는 말도 나온다. 유통업계에서도 떡의 인기에 주목하 고 발 빠른 대응에 나섰다. 온라인 유통 플랫폼 마켓컬리는 올해 6~8월 ‘떡·한 과’ 카테고리 거래액이 작년 같은 기간 보다 약 2배 증가했고, 이에 발맞춰 관 련 상품 라인업을 180% 늘렸다. 신세계 (SSG)닷컴은 전국의 실력 있는 떡집을 발굴해 온라인 판로를 돕고 브랜드 마 케팅을 지원하는 ‘미식 크리에이터 발 굴 프로젝트-떡지순례편’을 기획했다. 편의점 CU는 절편을 서구식 디저트로 재해석한 자체(PB) 상품 ‘피자절편’을 출시했고, GS25가 출시한 ‘한정선 요 거트 찹쌀떡’은 퀵커머스(배달·픽업) 카테고리에서 전체 아이스크림·디저트 매출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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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떡보를 강원도 속초로 불러들이 고 있는 ‘육구방앗간’ 찹쌀모찌. 한국 떡의 쫀득함은 한국인이 특히 선호하는 이건송 영상미디어 기자 식감이다.

떡지순례, 떡볶이에서 유래 떡지순례라는 신조어는 본래 떡볶이 와 성지순례의 합성어에서 출발했다. 2022년 5월 떡볶이 맛집 투어 모임을 이 끌던 홍금표씨가 전국 떡볶이 맛집 124 곳을 엄선해 소개한 책을 펴냈다. 이 책 제목이 ‘떡지순례’다. 본래 떡볶이를 찾아다닌다는 뜻에서 생겨났지만, 이 제 떡지순례는 전국의 이름난 떡집을 순례하는 의미로 그 쓰임새가 완전히 정착했다. 떡지순례 열풍을 가장 먼저 불러일으 킨 곳으로는 전남광주시 ‘창억떡집’이 꼽힌다. 단호박을 넣은 떡에 카스텔라 고물을 묻힌 ‘호박 인절미’가 SNS를 통 해 주목받으면서 폭발적인 유행으로 번 졌다. 이후 피자설기 등 특색 있는 떡이 전국에서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이색 떡이 불러온 떡지순례 열풍은 전통 떡으로 이어졌다. 서울에서는 팥 껍질을 벗긴 거피 팥고물을 묻힌 이북 식 인절미 명가 ‘도수향’, 3대째 명장의 손맛을 이어가며 ‘이티떡’을 파는 ‘경 기떡집’, 궁중 잔치나 임금 수라상에 오르던 두텁떡을 선보이는 70년 전통 ‘비원떡집’이 순례 1번지로 꼽힌다. 지 방으로 눈을 돌리면 강릉 기정떡 전문 점 ‘동해기정’, 원주 ‘만낭포감자떡’, 오 메기떡이라는 이름을 처음 썼다는 제 주 동문시장 ‘아남떡집’ 등이 떡지순례 필수 방문 코스가 됐다. 익숙한 식감과 낯선 맛의 결합 떡지순례 성지로 이름난 떡집들은 전 통적인 떡의 본바탕 위에 서양식 디저트 재료를 과감히 결합해 익숙하면서도 낯 선 식감을 새롭게 창조했다는 점이 핵 심 성공 비결로 꼽힌다. 가장 파격적인 사례가 피자설기다. 백설기 위에 토마 토소스와 치즈, 페퍼로니를 듬뿍 얹어 구워낸 피자설기는 익숙한 피자의 맛에 떡 특유의 쫀득한 식감을 더해 젊은 층 을 끌어들였다. 글로벌 피자 브랜드 피 자헛마저 떡지순례 트렌드에 가세해 신 메뉴로 피자설기를 내놓았을 정도다. 과일 찹쌀떡은 사실 나온 지 꽤 됐지 만, 혁신을 통해 새롭게 재탄생한 경우 다. 과일 찹쌀떡은 1980년대 일본에서 탄생했다. 국내에는 2010년대 초반 소 개됐다. 하지만 한정선 등에서는 고전 적인 팥소를 줄이거나 아예 빼고, 대신

생과일과 요거트 크림을 가득 채워 상 큼함을 끌어올리며 첨단 디저트로 다 시 태어났다. 떡은 시각적 매력이 중요한 SNS에 최 적화된 디저트라는 점도 젊은 층을 사 로잡는 요인이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 도 좋다’는 속담은 디지털 시대에 더욱 잘 맞아떨어진다. 맛과 향은 화면 너머 로 전달하기 어렵지만, 잡아당기면 쭉 늘어나는 떡의 쫀득함이라는 물성은 숏폼(짧은 영상)을 통해서도 생생하게 전달된다. 성공한 디저트 모두 떡 모방 떡지순례 열풍은 새삼스러운 기현상 이 아니라, 한국인 특유의 쫀득한 식감 사랑 유전자가 다시 발현된 결과다. 한 국인은 쫀득한 식감을 좋아할 수밖에 없는 역사와 식습관을 가졌다. 한국어 는 ‘쫄깃쫄깃’ ‘쫀득쫀득’ 등 미묘한 질 감을 세분화하고 묘사하는 감각어가 유독 발달했다는 점도 식감에 대한 한 국인의 유별난 집착을 방증한다. 한국인이 주식으로 먹는 쌀은 자포니 카 품종으로, 인디카 품종보다 찰기를 형성하는 아밀로펙틴 성분 함량이 월 등히 높아 특유의 쫀득한 식감이 강하 다. 오랫동안 곡물과 채소 위주의 식문 화를 이어온 한국인에게 쫀득한 식감 은 익숙한 즐거움으로 자리 잡았다. 한국인이 즐겨 먹는 족발, 편육, 곶감 등도 수분을 제거해 입안에 찰지게 달 라붙도록 물리적으로 변형시킨 쫀득한 음식들이다. 사실 베이글·두쫀쿠·찰떡 아이스 등 최근 인기를 얻은 음식은 모 두 떡의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한 식감을 모방해 인기를 얻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런던베이글뮤지엄’ 이효정 창 업자는 여러 인터뷰에서 “전통적인 베 이글의 질기고 딱딱한 식감에서 벗어나 한국인에게 친숙한 떡의 쫀득하고 부드 러운 식감을 내기 위해 연구했다”고 설 명했다. 음식 작가 박정배씨는 “혈당 관리와 저당·제로 트렌드가 휩쓰는 시대지만 떡만큼은 수천 년 한민족 혀에 각인된 쫀득한 식감 덕분에 시대를 초월한 인 기를 끌고 있다”며 “전 세계 식재료와 결합하면서 K디저트의 최전선에서 계 속해서 다채롭게 진화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김성윤 음식전문기자

수집가의 안목이 느껴지는 청화백자 접시 김혜원의

삶에 대한 바람 담겨

박물관 산책<27> 물고기는 ‘풍요’ 상징 연꽃 물고기 새 무늬 접시 ‘국중박(국립중앙박물관) 분장놀이’ 에 대한 반응이 이렇게 뜨거울 줄 몰랐 다. 발랄하고 개성 넘치는 올해의 대상 수상자와 더불어 청화백자 잉어 모양 연적의 인기도 절정에 올랐기에, 이 기 회를 빌려 청화백자 한 점을 소개해보 려 한다. 한 손 안에 들어올 정도로 작은 접시 에 볼거리가 가득하다. 풍성한 연잎과 수초 사이로 물고기 두 마리가 유유히 헤엄치고 있다. 반대편에는 날렵해 보 이는 새우 두 마리가 연잎 사이로 숨바 꼭질하는 듯하다. 위쪽에는 새 한 마리

연꽃열매, 과거합격 기원 박병래 선생 기증 도자기

가 알알이 꽉 찬 연밥에 부리를 깊숙이 밀어 넣었다. 물 아래 세상과 물 위의 세 상이 경계 없이 한데 어우러진 공간은 어설프게 표현했다고 할 수도 있지만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좋아할 만한 판타지로 가득 찬 세상 같기도 하다. 잉어 모양 연적에서 물 위로 뛰어오 른 잉어 모습에 과거 급제의 기원을 담 았듯, 당시 사람들은 도자기에 형상 과 그림으로 바람을 담았다. 이 접시에 서도 그러한 바람을 찾아볼 수 있다. 연꽃 ‘연(蓮)’과 이어진다는 뜻의 ‘연 (連)’, 물고기 ‘어(魚)’와 넉넉하다는 뜻의 ‘여(餘)’는 중국어 발음이 같다. 연꽃과 물고기를 함께 그린 그림은 해 마다 풍요로움이 있기를 기원하는 ‘연 년유여(連年有餘)’의 의미를 지닌다. 연꽃 열매를 뜻하는 ‘연과(蓮果)’는 과

거시험의 연이은 합격을 뜻하는 ‘연과 (連科)’와 발음이 같아, 새가 연꽃 열매 를 쪼아먹는 모습은 ‘희득연과(喜得連 科)’를 의미한다. 삶에 대한 바람을 정성스레 담은 이 접시는 수정(水晶) 박병래(朴秉來· 1903~1974) 선생의 수집품이다. 그는 존경받는 의사로, 모범적인 가톨릭 신 자로, 안목 높은 도자 수집가로 이름 이 높다. 선생이 쓴 글을 모은 ‘도자여 적(陶磁餘滴)’에 의하면, 그가 20대 중 반 경성제국대학 부속병원에서 일할 때 일본인 교수가 접시 하나를 보여주 며 “조선인이 조선의 접시를 몰라서야 말이 되느냐?”라고 하는 말을 듣고 분 한 마음에 골동에 대해 알아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이렇게 시작된 그의 골 동에 관한 관심은 곧 애정으로 변했다.

e뮤지엄

연꽃 물고기 새 무늬 접시, 조선시대 19세기, 입 지름 13.9㎝, 박병래 기증, 국립중앙박물관.

시간이 날 때마다 골동상을 찾았고 봉 급을 아껴가며 도자기를 구입했다. 자 신의 컬렉션을 공공박물관에 기증하겠 다는 뜻을 밝히곤 했던 그는 40여 년에 걸쳐 수집한 도자 300여 점을 국립중앙 박물관에 기증했다. 선생의 컬렉션 중

에는 연적이 잘 알려져 있는데, 이를 비 롯한 그의 수집품에서는 한결같이 그 의 취향이 느껴진다. 흐트러짐이 없고, 기품 있고, 맑다. 세상을 이롭게 한 선 생의 마음을 닮은 건지도 모른다. 국립대구박물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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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밤은 당신의 낮보다 아름답다 이명옥의

아트&멘토 카바레에서 이뤄진 운명적 만남 佛 화가 로트레크와 가수 브뤼앙 로트레크·브뤼앙(왼쪽부터).

파리 몽마르트르의 밤을 누군가의 이름으로 기억한다면 단연 앙리 드 툴 루즈 로트레크(1864~1901)일 것이다. 화려한 무대, 객석의 웃음소리, 술잔 위로 내려앉은 짙은 피로까지 그가 캔 버스에 담아낸 장면들은 지금도 당대 의 환희를 생생히 되살린다. 전설적인 카바레 ‘물랭 루주’가 오늘날에도 그 의 이름을 딴 툴루즈 로트레크 메뉴를 선보이며 경의를 표하는 까닭이며 세 상이 그에게 ‘몽마르트르의 혼’이라는 찬사를 바치는 이유다. 부유한 귀족 출 신 화가는 어쩌다 무희와 가수, 거리 의 여성들이 살아가는 밤의 환락가를 그리게 됐을까? 그 배경에 샹송 가수 아리스티드 브뤼앙(1851~1925)이 있 었다. 카바레라는 예술 공간 1880년대 몽마르트르의 로슈슈아 르 대로에는 시인과 화가, 음악가들이 모여들던 카바레 ‘르 샤 누아르’(검은 고양이)가 있었다. 자유분방한 예술가 들의 삶을 엿보러 온 부르주아들까지 합류하며 작은 카바레는 다양한 계층 이 한데 어우러지는 몽마르트르의 명 소로 떠올랐다. 이곳에서 노래하던 브 뤼앙은 밤의 무대를 사로잡은 스타였 다. 그는 파리 뒷골목에서 길어 올린 거친 속어로 부랑자와 빈민, 거리의 여 성들과 감옥에 갇힌 죄수들의 고달픈 삶을 노래했다. 평화와 번영의 시대로 기억되는 벨 에포크의 화려한 불빛 뒤 에 가려진 밑바닥 인생의 슬픔과 분노 가 그의 목소리를 타고 객석으로 전해 졌다. 로트레크 역시 이곳 분위기에 이끌 려 카바레를 즐겨 찾았다. 두 사람이 서로의 예술에 관심을 갖게 된 배경은 짐작할 수 있다. 브뤼앙이 거친 노랫말 로 불러낸 거리의 인물들은 로트레크 가 그림으로 붙잡으려던 삶과 맞닿아 있었다. 로트레크는 프랑스 남부 알비 의 유서 깊은 명문 백작가 출신이었다. 남부러울 것 없는 안락한 미래가 약속 된 듯했지만 삶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다. 선천적인 뼈 질환에 청소년 기 두 차례의 골절 사고가 겹치면서 성 인이 된 뒤에도 키는 약 152㎝에 머물 렀다. 승마와 사냥 등 귀족 사회에서 중 시하던 활동에 제약을 받았던 그는 그 림에서 자신의 존재 이유를 찾았다. 노래와 그림이 마주한 순간 파리에서 본격적으로 미술을 공부 한 로트레크는 몽마르트르에 작업실을 마련하고 거리와 카바레로 시선을 넓 혀 나갔다. 무희와 가수, 서커스 단원 과 거리의 여성들을 곁에서 지켜보며 무대 위의 화려한 열기뿐 아니라 공연 뒤의 피로와 외로움에도 눈길을 던졌 다. 신체적 제약과 차별을 안고 살아온 화가의 상처는 사회의 가장자리로 밀 려난 이들의 처지와 자연스럽게 포개 졌다. 브뤼앙의 노래와 로트레크의 그림은 그렇게 몽마르트르의 화려한 밤 뒤에 서 운명처럼 만났다. 1885년 르 샤 누 아르가 더 넓은 장소로 옮겨 가자 브뤼 앙은 그 자리에 자신의 카바레 ‘르 미 를리통’을 열고 거친 동네의 분위기를 불어넣었다. 입구에서 직접 손님을 가 려 받았고 무대에서는 자신을 보러 온 부르주아 관객들에게 서슴없이 조롱과 독설을 퍼부었다. 놀랍게도 관객들은 모욕당하는 낯설고 짜릿한 경험에 환 호하며 카바레로 밀려들었다. 손님을 불편하게 만드는 거친 태도마저 브뤼앙 만의 독보적인 매력이 된 것이다. 로트

신체 장애로 소외된 화가 밤의 무대 바라보며 위안 무희와 광대 화폭에 옮겨 카바레 스타 가수와 우정 공연 포스터도 직접 작업 예술이 된 가장자리의 삶

필라델피아미술관

1889년 물랭 루주 개장 직후 제작에 돌입한 그림 ‘물랭 루주에서-춤’. 밤의 손님과 유희를 그린 이 작품은 물랭 루주 바(bar) 위에 걸려 있었다고 한다.

오스카 라인하르트 컬렉션

1895년작 ‘물랭 루주의 여자 광대 샤위카오’.

레크는 르 미를리통을 자주 드나들었 고 브뤼앙은 무대에서 그를 관객들에 게 직접 소개하며 화가의 재능을 북돋 웠다. “그 그림 없으면 노래 안 해” 두 사람의 인연은 가수와 단골손님 의 관계를 넘어 협업으로 깊어졌다. 브 뤼앙은 카바레와 이름이 같은 주간지 ‘르 미를리통’을 창간해 자신의 노랫말 과 삽화를 실었고 로트레크는 트레클 로라는 필명으로 그림을 보냈다. 거리 의 삶을 노래한 가사 곁에 삶의 표정과 몸짓을 붙잡은 그림이 나란히 놓였다. 가수와 화가는 서로 다른 언어로 같은 현실을 바라봤다. 두 사람의 협업이 지 닌 의미는 화려한 도시가 외면한 사회 적 약자들을 한 시대의 주인공으로 불 러냈다는 데 있다. 두 사람의 우정은 1892년, 공연 포 스터를 둘러싼 갈등 속에서 더욱 깊어 졌다. 몽마르트르에서 명성을 얻은 브 뤼앙은 샹젤리제의 유명 카페콩세르

레 앙바사되르 무대에 서게 됐다. 세련 된 취향의 관객들이 모이는 공연장으 로 활동 영역을 넓힌 그는 자신의 공연 을 파리 전역에 알릴 홍보 포스터(아리 스티드 브뤼앙) 제작을 로트레크에게 맡겼다. 그러나 공연장 지배인은 완성 된 포스터를 거부했다. 지배인은 브뤼 앙이 마음에 들어 한 그림을 왜 받아들 이지 못했을까? 화면을 살펴보면 당시 지배인이 느 꼈을 충격을 짐작할 수 있다. 거대한 검은 망토가 화면을 압도하고 목을 감 싼 붉은 머플러가 선명한 색채 대비를 이룬다. 챙 넓은 검은 모자 아래 드러 난 얼굴과 손에 쥔 지팡이용 굵은 막대 는 관객을 주눅 들게 하던 브뤼앙의 반 항적인 기질을 떠올리게 한다. 복장과 자세만으로도 무대를 장악하던 가수 의 존재감이 전해진다. 로트레크는 옷 의 질감이나 얼굴의 세부를 정교하게 묘사하는 대신 넓은 색면과 간결한 윤 곽선으로 브뤼앙의 특징을 포착했다. 지나가는 행인의 눈길을 단숨에 붙잡 아야 하는 거리의 포스터에 가장 어울 리는 표현이었다. 지배인의 반대에도 브뤼앙은 물러서지 않았다. 로트레크 의 포스터를 무대 양옆, 거리 곳곳에 붙이지 않으면 공연에 나서지 않겠다 는 조건을 내걸었다. 결국 지 배인은 브뤼앙의 요구를 받 아들였고 공연은 큰 성공을 거뒀다. 친애하는 광대들에게 브뤼앙의 강렬한 무대 이미 지를 만들어 낸 로트레크의 시선은 밤의 세계를 살아가 는 다른 사람들에게도 향했 다. 카바레와 공연장을 자주 찾던 그는 공연자들의 표정 과 몸짓을 가까이에서 관찰 했다. 그 친밀한 시선이 드러 나는 작품이 ‘여자 광대 샤위 카오’다. 샤위카오는 물랭 루 주에서 활동한 무희였다. 소 란과 혼돈을 뜻하는 예명, 자 신의 동성애를 숨기지 않았던 여자 광대. 그림 속 그녀는 파트너와

팔짱을 낀 채 군중 사이에 서 있다. 풍 성한 노란 프릴과 검은 무릎바지, 높이 솟은 가발이 눈길을 끈다. 화려한 공연 의상과 당당한 자세 덕분에 북적이는 사람들 틈에서도 그녀의 존재는 선명 하게 드러난다. 로트레크는 샤위카오 를 객석의 웃음을 자아내는 구경거리 로 다루지 않았다. 동료와 다정하게 팔 짱을 낀 모습에서는 따스한 인간미가, 북적이는 사람들 틈에서도 당당하게 턱을 든 자세에서는 공연자로서의 자 부심이 느껴진다. 쾌락과 회한의 뒤안길에서 로트레크의 시선은 밤의 세계를 움 직이던 돈과 욕망의 어두운 이면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갔다. 그림 ‘쾌락의 여 왕’에서는 앞선 그림의 친밀함과 대조 되는 냉혹한 세태가 펼쳐진다. 이 작 품은 빅토르 조즈의 소설 ‘쾌락의 여 왕: 화류계의 세태’를 홍보하기 위한 광고 포스터였다. 소설은 부유한 은행 가와 화류계 여성의 관계를 통해 돈과 쾌락이 얽힌 파리 사교계의 모습을 그 린다. 화면 한가운데에는 붉은 드레스를 입은 젊은 여인이 나이 든 남자에게 바짝 다가가 거침없이 입을 맞추고 있 다. 턱밑에 냅킨을 두른 남자는 식탁

앞에 앉아 입맞춤을 받아들인다. 여인 은 소설의 여주인공이고 남자는 그녀 를 후원하는 은행가다. 이 장면은 여 인이 값비싼 선물을 받은 뒤 후원자에 게 입을 맞추는 소설 속 대목을 그림 으로 옮긴 것이다. 얼핏 다정해 보이 는 몸짓 뒤편에는 돈을 챙기려는 여인 의 잇속과 젊음을 소유하려는 남자의 탐욕이 뒤엉켜 있다. 로트레크는 일본 우키요에 판화의 영향을 보여 주는 평 면적인 색채와 화면을 비스듬히 가로 지르는 식탁으로 화면을 대담하게 구 성했다. 인물의 외모와 표정을 과장한 묘사는 풍자의 날카로움을 더한다. 눈 부신 번영 뒤에서 돈과 욕망이 인간관 계를 거래로 바꾸던 세기말 파리의 민 낯이 드러난다. 카바레를 통해 브뤼앙은 소외된 이 들의 언어로 애환을 노래하며 프랑스 현실주의 샹송의 발전에 중요한 역할 을 했다. 로트레크는 그곳의 군상들을 간결한 선과 대담한 색면으로 포착하 며 현대 그래픽 디자인과 아트포스터 의 새 길을 개척했다. 두 사람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지만 서로의 재능을 알아보고 지지했던 우정과 연대는 그 림과 노래 속에서 여전히 빛나고 있다. 사비나미술관장

▲1892년작 ‘앙바사되르-아리스티드 브뤼앙’. ◀1892년작 ‘쾌락의 여왕’. 툴루즈 로트레크 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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