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기] NTT 갈라디아서 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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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rist Crucified: A Theology of Galatians

ⓒ 2024 by Thomas R. Schreiner

Published by Crossway, a publishing ministry of Good News Publishers Wheaton, Illinois 60187, U.S.A.

This edition published by arrangement with Crossway through rMaeng2, Seoul, Republic of Korea. All rights reserved.

This Korean edition copyright ⓒ 2025 by The Revival and Reformation Press, Seoul, Republic of Korea.

이 한국어판의 저작권은 알맹2를 통하여 Good News Publishers 와 독점 계약한

부흥과개혁사에 있습니다.

갈라디아서 신학

발행일 2025년 11월 10일

지은이 토머스 슈라이너

옮긴이 김희정

펴낸이 김은주

펴낸곳 부흥과개혁사

편집 권대영 디자인 박슬기 기획 이승영 마케팅 권성직

인쇄소 영진문원

판권 Ⓒ부흥과개혁사 2025

주소 서울특별시 마포구 양화로6길 9-20, 2층(서교동)

전화 Tel. 02) 332-7752 Fax. 02) 332-7742

홈페이지 http://rnrbook.com e-mail rnrbook@hanmail.net

ISBN 979-11-7540-022-1 (94230)

978-89-6092-756-8 (94230)(세트)

등록 1998년 9월 15일 (제13-548호)

저작권법에 의하여 한국 내에서 보호 받는 저작물이므로 무단 전재와 무단 복제를 금합니다. 는 교회의 부흥과 개혁을 추구합니다. 부흥과개혁사는 부흥과 개혁이 이 시대 한국 교회를 향한 하나님의 뜻이라고 믿으며, 조국 교회의 부흥과 개혁의 방향을 위한 이정표이자, 잠든 교회에는 부흥과 개혁을 촉구하는 나팔 소리요, 깨어난 교회에는 부흥과 개혁의 불길을 지속시키는 장작더미이며, 부흥과 개혁을

꿈꾸며 소망하는 교회들을 하나로 모아 주기 위한 깃발이고자 기독교 출판의 바다에 출항하였습니다.

서문 7

저자 서문 9

12

신약 성경 각 권의 큰 관념을 다룬 책은 매우 드물다. 독자는 성경

사전, 일부 주석, 신약 신학 책에서 간략히 이런 내용을 찾아볼 수

있겠으나, 이런 책은 다른 정보로 가득 차 있고 신약 성경 각 책 자

체의 신학을 밝히는 일에 전념하지 않는다. 신약 성경신학의 다양 한 주제에 집중하는 전문 작업은 종종 좁은 초점을 갖고 있고, 이를

테면 마태복음이나 히브리서의 가르침의 어떤 국면을 그 책 나머지

부분의 신학과 분리시켜 다룬다.

신약 성경신학 시리즈는 성경 연구자에게 신약 성경 각 책이나

책들의 특수한 가르침을 적당히 책으로 읽을 수 있는 정도의 분량

으로 다룬 작품을 제공함으로써 이 간격을 메우려 애쓴다. 이 시리

즈는 성경신학의 관점에 따라 본문에 접근한다. 이 시리즈는 본문

의 역사적 및 문학적 측면에 적당한 주의를 기울이지만, 주요 초점

은 성경의 포괄적 이야기와 그리스도 중심 초점을 시야에서 놓지

않고 하나님에 대해, 그리고 하나님의 세상과의 관계에 대해 신약

성경 각 책 자체의 가르침을 제공하는 것에 있다. 이런 성경신학은

성경적인 강해 설교에 근본적으로 중요하고, 주경신학, 조직신학,

기독교 윤리에 대한 정보도 제공한다.

20권의 이 시리즈는 복음주의 관점에 따라 신학 주제들을 포괄적

이고 학문적이고 이해하기 쉬운 방식으로 고찰한다. 이 시리즈는

신학생, 설교자, 관심 있는 평신도에게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예

를 들어, 목사는 강해 설교 시리즈를 준비할 때 유익한 주석을 건전

하게 제공하는 책은 찾을 수 있겠으나, 신약 성경 각 책의 종합적

가르침을 충족시켜 줄 만한 책은 거의 찾지 못할 것이다. 이 시리즈

는 설교와 성경 공부 준비에 유용할 뿐 아니라, 대학과 신학교에서

주석 수업 교재로도 가치가 있을 것이다. 우리는 이 시리즈가 그리

스도 안에서 하나님 나라와 하나님의 영광에 대한 더 깊은 이해와

헌신을 끌어내는 데 공헌하기를 바라고 기도한다.

교회의 심각한 위기에 대응해 기록된 갈라디아서는 바울 서신 중

에서 가장 열정적이고 단호한 편지다. 슈라이너의 갈라디아서 신학

은 바울의 반대자들을 생생하게 묘사하고, 십자가를 이해함으로써

논쟁의 핵심을 다룬다. 십자가에 못 박히신 그리스도는 옛 시대의

종말과 새 시대의 시작을 선포할 뿐 아니라, 언약과 율법, 아브라함

의 가족, 하나님의 구원 사역, 새 창조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보여 준다. 슈라이너는 바울의 복음을 명확하고도 설득력 있게 해설하면

서, 우리가 하나님과의 관계 속에서 온전히 자유롭게 받아들여졌다

는 복음, 그리스도 안에서의 자유, 성령 안에서의 새 생명을 제시

한다.

8 갈라디아서 신학

토머스 슈라이너·브라이언 로즈너

나는 이 시리즈의 공동 편집자 중 한 사람으로서 이미 요한계시

록을 집필했기에, 한 권 이상 쓸 계획은 없었다 그러나 시리즈를 편

집해 본 사람은 다 알듯이, 예정된 집필자가 여러 이유로 참여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곤 한다. 그럼에도 나는 이 책을 직접 쓰는 일을

진지하게 고려하지 않았다. 하지만 집필을 권유받았고, 갈라디아서

를 향한 사랑이 결국 나를 이끌었다. 나는 이미 이 서신에 대한 주

석을 집필한 바 있고, 아마 박사과정 시절부터 갈라디아서는 내가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한 서신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다시 이 책을 다루게 된 일은 특별한 기쁨이었다.

책의 개요를 어떻게 잡을지 고민할 때 아들 패트릭이 큰 도움을 주었다. 내가 구상한 구조에 대해 함께 나누며 조언해 주었기 때문 이다. 이 책이 추구하는 주제는 “복음의 진리”인데, 이는 바울이

갈라디아서에서 두 번 사용한 표현이다( 갈 2:5, 14 ). 나는 이 책을 세 부분으로 나누었다. 서신 자체에 이런 자연스러운 전개가 있기 때

문이다. 1부에서는 바울과 반대자들 사이의 갈등을 다루겠다. 반대 자들은( 1장 ) 바울의 사도적 권위와 그의 복음을 문제 삼았고, 그리하

여( 2장 ) 바울은 복음을 변증하기 위해 자신의 사도적 권위를 변호해

야 했다. 복음은 바울의 사도적 사역과 긴밀히 얽혀 있었으므로, 이

경우 양자는 분리될 수 없었다

2부는 복음 자체를 다룬다. 바울이 반대자들에 맞서 변호하는 것

이 바로 이 복음의 진리다. 종말론과 묵시론( 3장 ) 아래에서 나는 이

서신에 나타난 성취의 주제를 탐구하며, 바울의 복음이 종말론적이

면서 동시에 묵시론적임을 설명하겠다. 이는 오늘날 바울 연구에서

논의되는 주제이기도 하다.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 사역의 새로움,

즉 옛 시대의 종말과 새 시대의 시작이 여기서 그려진다. 4장은 그

리스도와 십자가를 중심으로 하지만 부활도 함께 다룬다. 여기서는

십자가가 바울의 복음과 역사 전체의 중심에 있으며, 새 시대가 도

래한 지금 하나님 백성 가운데 들어가는 데 필요한 것은 할례가 아

니라 십자가임을 보여 주겠다. 구원에 이르는 길로서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받아들이든지 율법과 인간의 행위로 돌아가든지 둘 중 하

나다. 5장은 그리스도의 사건과 십자가가 역사의 중심이라는 사실

이 갖는 함의를 더 깊이 고찰한다. 십자가에 대한 올바른 이해는 칭

의가 오직 믿음으로 말미암는 것임을 보여 준다. 종교개혁이 이해

한 칭의 교리는 신약을 오해한 것이 아니라, 갈라디아서에서 바울

이 전한 메시지를 정확히 포착한 것이다. 그리스도 안에서 일어난

새로움은 율법에 대한 질문을 불러일으키며, 6장에서는 바울이 율

법에 대해 무엇을 말하는지, 그리고 그것이 언약을 이해하는 데 어

떤 의미를 지니는지 살펴보겠다.

그다음 3부에서는 새 시대 속에서 복음의 진리로 살아가는 것이

어떤 모습인지를 살펴보려 한다. 7장은 하나님 백성, 즉 내가 ‘아

갈라디아서 신학

브라함의 가족’이라고 부르는 공동체를 다룬다. 하나님 백성의 경계

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새롭게 재정의되었으며, 그 결과 유대인 과 이방인은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가 된다. 하나님 가족 안에

서 우리는 옛 부족주의와 민족 중심주의를 내려놓게 된다. 마지막

장에서는 성령 안에서의 새로운 삶을 탐구하면서 성령이 그리스도

인의 삶을 움직이는 동력임을, 또한 성령이 내주하시는 신자들이

변화된 삶을 살아간다는 점을 증명하겠다. 책을 짧은 에필로그로

마무리하면서 설명했던 모든 내용을 요약하겠다

이 책은 부분적으로 무어 신학대학의 초청으로 강연한 내용에서

비롯되었다. 초대해 주신 것과 연구 내용을 나눌 기회를 주신 것에

감사한다. 또한, 크로스웨이 출판사의 도서 출판 담당 수석 부사장

인 저스틴 테일러가 책을 집필하도록 격려해 준 것에 감사한다. 아

울러, 오래전 내 박사과정 제자였으나 지금은 내가 집필한 여러 책

의 편집자로 수고한 크리스 코완에게도 감사한다. 그의 섬세한 편

집과 날카로운 안목은 내게 큰 도움이 되었고, 그의 제안 덕분에 이

책이 훨씬 더 나은 책이 될 수 있었다.

저자 서문 11

서론

반대자들

갈라디아서는 복음의 진리를 선포하며, 이 복음은 모든 사람 위에

군림하는 권위로 서 있다. 그러므로 바울은 편지에서( 갈 2:5, 14 ) 반대

자들에 맞서 열정적으로 복음을 변호한다. 반면, 갈라디아의 반대자

들은 바울이 복음에서 벗어났으며, 진정한 사도가 아니라고 주장 했다. 갈라디아서에 등장하는 반대자들의 정체는 오랜 세월 동안

치열한 논쟁거리였으며, 그 문제를 자세히 살피자면 이곳에서 허락 된 분량보다 훨씬 긴 지면이 필요하다.1) 그래서 나는 서신 자체에 드러난, 혼란을 일으킨 자들의 모습을 그려 보려 한다. 물론 이런 시

1) 반대자들의 정체에 대해 더 자세히 알려면 다음을 보라. Thomas R. Schreiner, Galatians, ZECNT (Grand Rapids, MI: Zondervan, 2010), 31–52.

도는 위험을 내포한다. 반대자들의 목소리를 우리가 직접 들을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오직 바울이 반대자들에 대해 말한 것을 통

해서만 그들의 견해를 알 수 있다. 만일 우리가 바울의 반대자들과

직접 대화할 수 있다면, 그들의 관점을 훨씬 더 깊고 충분하게 이해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바울이 혼란을 일으킨 자들에 대

해 말한 것에만 의존해야 하는데, 바울이 그들의 견해를 온전히 기

록해 주지 않아서, 우리는 이른바 ‘거울 읽기’( mirror reading ) 라 불리

는 작업을 해야 한다 2) 이는 곧 바울이 기록한 내용을 바탕으로 반

대자들의 정체와 신학을 추론하는 일이다. 이 지점에서 우리는 초

대 독자들과의 역사적 거리감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갈라디아

인들은 반대자들이 누구이며 무엇을 가르쳤는지 알고 있었기 때문

이다. 바울은 갈라디아서를 기록하면서 그들이 이미 그런 지식을

가지고 있다고 전제한다. 이것은 이 서신이 우리에게 직접 쓴 것이

아니라 초대 독자들에게 쓴 것임을 상기해 준다.3)

바울은 갈라디아서에서 자신을 거부한 자들의 모습을 상당히 구

체적으로 그릴 수 있을 만큼 우리에게 충분한 정보를 준다. 성경이

하나님의 영감으로 기록되었음을 믿는 우리로서는, 하나님이 이 서

신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모든 정보를 우리에게 주셨음을 또한 믿

2) 이 주제에 대한 고전적 논문으로는 다음을 보라. John M. G. Barclay, “MirrorReading a Polemical Letter: Galatians as a Test Case,” JSNT 31 (1987): 73–93.

3) 덧붙이면, 나는 이 서신의 수신지를 남부 갈라디아로 보고, 또한 비교적 이른 시 기의 저작으로 이해한다(Schreiner, Galatians, 22–31 참고). 그러나 이런 역 사적 재구성에 본문의 주요한 해석이 좌우되지는 않는다.

갈라디아서 신학

는다. 하나님은 자신의 섭리로 성경에 기록된 것이 그 메시지를 이

해하는 데 충분하도록 역사하셨다 갈라디아서의 경우 모든 것이 완벽하게 분명하여 서신 전체를 포괄적으로 이해한다고 주장할 수

는 없다. 그러나 나는 서신의 중심 메시지를 명확히 파악하는 데 필

요한 충분한 정보를 주셨다고 주장한다

반대자들의 정체에 대해 절대적 확신을 가질 수는 없지만, 그들은

사도행전 15장에서 바울과 바나바와 논쟁했던 바리새인들과 놀라

운 유사성을 보인다 비록 똑같은 사람들이 아닐지라도, 그들은 율

법 곧 시내산에서 받은 율법에 대해 같은 관점을 공유했다. 이런 바

리새파 출신의 그리스도인들은 이방인 신자들도 할례를 받고 모세

의 율법을 지켜야 하며, 그것이 구원에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행

15:1, 5 ). 갈라디아에서 혼란을 일으킨 자들도 거의 확실히 같은 주장

을 펼쳤던 것으로 보이며, 우리는 곧 그 주장을 다룰 것이다. 또한, 갈라디아를 어지럽힌 자들은 교회 외부에서 온 사람들이었을 가능 성이 크다. 그러므로 그 반대자들은 예루살렘이나 수리아 안디옥

출신이었을 수도 있다. 만일 그렇다면 그들은 갈라디아로 와서 이

스라엘과 그 인근 지역에서 전했던 것과 같은 메시지를 선포한 것 이다. 물론 우리가 알 수 없는 것은 바울의 반대자들이 사도행전

15장에서 바울과 바나바를 문제 삼았던 이들과 동일인이었는지 아

닌지다. 그러나 그들이 예루살렘이나 수리아 안디옥 사람들과 다른

이들이었다 해도, 똑같은 메시지를 주장했다는 점에는 충분히 개연

성이 있어 보인다.

바울의 사도적 권위를 문제 삼음

갈라디아서를 살펴보면 반대자들이 가르친 내용의 몇 가지 특징

이 더욱 뚜렷하게 드러난다. 예를 들어, 그들이 바울의 사도적 권위

를 문제 삼았다고 볼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으며, 이는 특히 갈라디

아서 1–2장에 분명하게 나타난다. 서신 서두부터 그들이 바울을

의심하고 있었음을 엿볼 수 있는데, 이는 바울이 자신을 사도라 선

언한 직후 곧바로 “사람들에게서 난 것도 아니요 사람으로 말미암

은 것도 아니요”( 갈 1:1 ) 라고 덧붙이기 때문이다. 바울은 종종 자신의

편지를 사도라는 자기소개로 시작한다( 롬 1:1; 고전 1:1; 고후 1:1; 엡 1:1; 골 1:1; 딤전 1:1; 딤후 1:1; 딛 1:1 ). 그러나 이 편지는 바울이 자신의 사도직이

인간적 기원에서 비롯되지 않았음을 곧바로 주장하는 유일한 서신

이다. 편지 첫 구절에서 이미 바울의 자기방어, 즉 사도적 정당성에

대한 변호의 어조가 드러나는 것이다! 바울은 반대자들이 자신의

사도적 권위를 문제 삼았으므로 처음부터 자신을 변호했다. 혼란을

일으킨 자들은 아마도 바울이 갈라디아인들에게 할례를 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말하지 않은 이유가 사람들의 비위를 맞추려 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을 것이다( 갈 1:10 ). 심지어 그들이 바울이 다른 곳

에서는 할례를 전파했으며( 갈 5:11 ), 다만 갈라디아에서는 그들을 불

쾌하게 만들고 싶지 않아 그 문제를 언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을

가능성도 있다.

갈라디아서와의 역사적 거리는 우리로 하여금 바울의 사도적 사

역의 독특성을 쉽게 간과하게 만들 수 있다. 우리는 바울이 예수께

갈라디아서 신학

직접 파송받고 예수와 공생애를 함께한 원래의 열두 사도 중 한 사

람이 아니었음을 기억해야 한다 바울 자신도 자신을 “만삭되지 못

하여 난 자”( ‘에크트로마’ ) 라 부르며, 교회를 박해했으므로 사도가 될

자격이 없는 자라고 고백한다( 고전 15:8–9; 딤전 1:12–16 참고 ). 바울이

지상에 계신 예수를 실제로 만난 적이 있는지는 알 수 없다 그렇다

면 바울의 사도적 정통성에 대해 의문이 제기될 수 있었음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우리는 반대자들이 갈라디아인들에게 이렇게 말했

을 법하다고 상상할 수 있다. “예수와 함께 다니며 말씀을 들은 적

도 없는 이 사람이 누구란 말인가? 그의 복음은 어디서 온 것인가?

그것이 예루살렘 사도들이 전한 복음과 일치하는가?” 다시 말해, 그

들은 아마도 바울의 복음이 예루살렘 사도들에게 의존한 것이며,

그가 열두 사도의 가르침을 왜곡했다고 주장했을 것이다.4) 바울이

전한 복음은 예루살렘에서 전해진 복음과 다르며, 세계 곳곳에서

선포된 복음과도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이단적 가르침이라고 말하

며 그들은 갈라디아인들을 흔들었을 것이다.

따라서 반대자들은 바울의 복음이 하나님이나 예수 그리스도에

게서 온 것이 아니라 인간적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갈 1:11 ). 여기서

주목할 점은, 이 혼란을 일으킨 자들이 예수가 메시아임을 부정

했다는 명확한 증거는 없다는 것이다. 그 문제에 대해서는 논쟁이 없었던 듯 보이며, 바울과 반대자들 모두 자신들을 그리스도인, 즉

4) 여기서 “열두”라는 단어의 사용을 마치 사도의 수가 정확히 열둘뿐이라는 식으 로 기술적으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 그것은 예루살렘의 사도적 집단을 가리키며, 예수께서 공생애 동안 열두 사도를 세우신 데서 비롯된 표현이다.

그리스도의 추종자라고 주장했다. 그들이 예수가 메시아라는 사실

이나 그의 부활을 부정했다면, 바울은 틀림없이 강력하게 대응했을

것이다. 예수가 메시아라는 공통된 믿음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이

혼란을 일으킨 자들( 1:7; 5:10 ) 은 바울이 참된 복음을 전하지 않았다

고 주장했다 그들이 말하는 참된 복음은 열두 사도가 예루살렘에

서 전한 복음이었다. 반대자들에 따르면, 바울의 이른바 복음은 사

람들에게서부터 전해진 것이며

기원을 갖지 않았다( 1:12 ).

갈라디아의 반대자들이 바울의 사도적 권위를 문제 삼으

면서, 그의 복음이 예루살렘 사도들의 복음과 일치하지 않아서 단

지 인간적인 것이라고 주장했음을 보았다. 그러나 바울과 혼란을

일으킨 자들 사이의 논쟁은 정확히 무엇이었는가? 그토록 치열한

갈등을 불러온 쟁점은 무엇이었는가? 서신의 끝부분을 거슬러

올라가 살펴보면 바울과 반대자들 사이의 차이가 드러나는데, 그것

이 가장 분명하게 나타나는 곳은 갈라디아서 6장 12–13절이다.

무릇 육체의 모양을 내려 하는 자들이 억지로 너희에게 할

례를 받게 함은 그들이 그리스도의 십자가로 말미암아 박해

를 면하려 함뿐이라 할례를 받은 그들이라도 스스로 율법은

지키지 아니하고 너희에게 할례를 받게 하려 하는 것은 그들

이 너희의 육체로 자랑하려 함이라.

갈라디아서 신학

바울이 반대자들을 향해 제기한 비난 자체가 여기서의 관심사는

아니다 우리가 의심의 여지 없이 알 수 있는 것은, 그 반대자들이

할례를 요구했으며, 갈라디아인들이 율법의 이 명령을 지키지 않은

것을 책망했다는 점이다. 갈라디아서 5장 2–4절도 문제의 핵심이

할례였음을 보여 주는데, 바울은 갈라디아인들에게 할례를 받으면

따르게 될 치명적인 결과에 대해 가장 강력한 방식으로 경고한다.

바울은 그들이 그리스도에게서 끊어지고, 은혜에서 떨어지며, 종말

론적 심판에 직면하게 될 것으로 경고한다 바울은 또한 갈라디아

서 2장 3–5절에서 자신과 바나바가 예루살렘을 방문했을 때 어떤

“가짜 형제들”이 디도를 할례받게 강요하려 했던 사건을 말한다. 사

실, 갈라디아서를 처음 읽으면, 예루살렘에서의 할례 논쟁을 보면서

도 그것이 갈라디아 교회에서도 쟁점이었음을 바로 깨닫기 힘들다.

그러나 서신 전체를 읽고 나면, 바울이 왜 디도를 할례받게 하려 했

던 시도를 언급했는지를 이해하게 된다. 그는 갈라디아서 2장에서

갈라디아 교회들 안에서 벌어지던 논쟁을 미리 암시하는 것이다.

현대 독자들에게는 누군가가 반드시 할례를 받아야 한다는 주장

이 낯설고 어쩌면 기이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구약을 읽어

보면 반대자들의 요구는 훨씬 더 설득력을 얻는다. 그들은 아마 분

명히 창세기 17장 9–14절을 근거로 삼았을 것이다.

하나님이 또 아브라함에게 이르시되 그런즉 너는 내 언약

을 지키고 네 후손도 대대로 지키라 너희 중 남자는 다 할례

를 받으라 이것이 나와 너희와 너희 후손 사이에 지킬 내 언

약이니라 너희는 포피를 베어라 이것이 나와 너희 사이의 언

약의 표징이니라 너희의 대대로 모든 남자는 집에서 난 자나

또는 너희 자손이 아니라 이방 사람에게서 돈으로 산 자를

막론하고 난 지 팔 일 만에 할례를 받을 것이라 너희 집에서

난 자든지 너희 돈으로 산 자든지 할례를 받아야 하리니 이

에 내 언약이 너희 살에 있어 영원한 언약이 되려니와 할례

를 받지 아니한 남자 곧 그 포피를 베지 아니한 자는 백성 중

에서 끊어지리니 그가 내 언약을 배반하였음이니라.

아마도 반대자들은 이 구절에 나오는 여러 요소를 크게 부각했을

것이다. (1) 언약은 “대대로”( 창 17:9 ) 아브라함의 “후손도” 지켜야 하며, 그 언약은 “영원한 언약”( 17:13 ) 이라고 말한다. 혼란을 일으킨

자들은 할례가 더 이상 필요 없다는 증거는 전혀 없다고 주장했을

것이다. 성경이 분명히 “영원히 지켜야 한다”라고 말하기 때문이다!

(2) 이 언약은 보편적이며 예외가 없다. “너희 중 남자는 다 할례를

받으라”( 17:10 ), “대대로 모든 남자는”( 17:12 ), 이방인을 포함한 모든

사람( 17:12–13 ) 및 “할례를 받지 아니한 남자”( 17:14 ) 까지 모두가 해당 한다. (3) 할례는 언약의 표징으로 요구되며, 반드시 지켜야 한다.

이 짧은 단락에서 “언약”이라는 단어가 여섯 번이나 반복되는 것은 할례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 준다. 할례를 거부하는 사람은 “끊

어질 것”( 창 17:14; 여기서 ‘끊어진다’는 표현은 의도적인 말장난이다 ) 이라고 하

며, 하나님의 언약에서 제외된다. 그들은 더 이상 하나님 백성의 일

부가 아니다. 그러니 사도행전 15장 1절에서 바리새파 신자들이

갈라디아서 신학

“구원을 받으려면 할례가 필요하다”고 주장한 것은 놀라운 일이 아

니다 갈라디아를 혼란에 빠뜨린 자들도 분명 같은 주장을 했을 것

이다. 그들은 할례받지 않은 사람은 하나님 자신 및 하나님의 언약

에서 끊어졌다고 주장했다. (4) 마지막으로, 할례는 단지 영적인 것

만이 아니라 육체적인 것이다. “너희는 포피를 베어라”( 17:11 ) 라고 말

씀하고, 혹시 오해할까 봐 다시 반복한다. “각 사람은 그 포피를 베

어라”( 17:14 ). 반대자들은 이렇게 말했을 것이다. 할례를 영적인 문제

로만 한정해서는 안 된다 성경은 할례가 실제의 육체에다가 하는

행위, 즉 포피를 제거하는 행위임을 분명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구약을 읽을 때, 그리고 하나님이 이스라엘과 맺으신 언약의 성격

을 이해할 때, 우리는 왜 바울의 반대자들이 할례를 필수적인 것으

로 여겼는지 알 수 있다. 대개 논쟁이 있다는 것은 상대방이 그럴듯

한 주장을 하고 있다는 뜻이다. 구약을 살펴보면, 할례의 필요성이

우리에게 강하게 각인된다. 나는 이미 창세기 17장 9–14절에 기

록된 강력한 언어를 언급했다. 게다가 히브리 소년은 태어난 지 팔

일째 되는 날에 반드시 할례를 받아야 했다( 레 12:3; 욥 15:12 참고 ). 바

울의 부모가 바울이 태어난 지 팔 일째 되는 날에 할례받게 했음을

우리는 빌립보서 3장 5절에서 안다. 약속의 땅에 들어가는 이스라

엘의 이야기는 여호수아 5장 2–9절에 기록되어 있다. 거기서 우리

는 광야 세대의 자녀들이 할례를 받지 않았음을 알게 된다. 그리고

그들이 약속의 땅에 들어가기 전에 반드시 할례를 받아야 했음을

본다. 이로부터 우리는 언약의 백성이 언약의 표징을 몸에 지니지

않고서는 언약의 약속인 땅을 받을 수 없다는 사실을 배운다.

할례의 언약적 중요성은 또 하나의 독특한 이야기, 곧 모세가 하

나님의 구원자로서 이스라엘을 애굽의 종살이에서 해방하기 위해

돌아가는 길에 여호와께서 모세를 죽이려 하신 사건( 출 4:24–26 ) 을

설명해 준다. 학자들은 이 본문의 의미를 오래도록 치열하게 논의

했는데, 여기서는 내 해석만 간단히 제시하려 한다 왜 여호와는 모

세를 죽이려 하셨는가? 우리는 십보라가 아들의 포피를 베어 모세

의 발에 대며 “당신은 내게 피 남편이라”고 부른 후에야 그가 죽음

을 면하게 됨을 본다 아마도 십보라는 자기 족속의 관습이 아니어

서 아이들에게 할례 행하기를 주저했을 것이다. 그러나 언약의 구

원자( 모세 ) 는 자기 가족 안에서 언약의 표징을 무시한 채 애굽으로

돌아가 이스라엘을 구출할 수 없었다. 이 이야기는 우리에게 할

례가 이스라엘 공동체에 속하기 위한 선택 사항이 아니었음을 강하

게 각인시킨다. 하나님은 자기 백성에게 할례를 요구하셨다.

구약 이후의 이스라엘 역사도 할례의 중요성을 확인해 준다. 안티

오쿠스 에피파네스( BC 175–164년 통치 ), 곧 셀레우코스 왕이 이스라

엘을 장악했을 때, 할례는 논쟁의 중심이 되었다. 안티오쿠스는 이

스라엘의 종교를 자신의 이방 문화에 맞게 바꾸려 했고( 마카베오1서

1:41–50 ), 그 결과 그는 유대인의 관습을 억압하고 율법을 지키려는

이들을 박해했다. 일부 유대인은 타협하여 심지어 “할례의 표를 없

애기까지”( 마카베오1서 1:15 ) 했는데, 이는 왕의 명령을 어기는 자들에

게 사형이 선포되었기 때문이다. 반면, 율법과 하나님의 언약에 충

성을 지킨 어머니들과 가족 및 할례를 받은 아이들은 오히려 죽임

을 당했다( 마카베오1서 1:60–61; 마카베오2서 6:10; 마카베오2서 4:25 ). 이스라

갈라디아서 신학

엘 백성은 율법을 지켰다는 이유로 혹독한 박해를 받았다. 그러므

로 약 200년 전만 해도 하나님의 명령에 충성하다가 목숨을 잃었던

유대인들이, 바울이 할례의 중요성을 축소하는 것을 보고 분노했을

만하다는 점을 이해할 수 있다.

제2성전 시대( 대략 BC 400년–AD 200년 ) 동안에도 할례의 중요성은

약해지지 않았다. 희년서( 15:25 OTP ) 는 할례를 “영원한 규례”라고 부

르며,5) “팔 일째” 할례받지 않는 사람은 “하나님의 언약을 깨뜨렸

으며, 땅에서 멸망하고 사라질 것”이라고 말한다( 15:26 OTP ) 요세푸

스의 기록을 보면, 바울 시대에도 사람들은 할례가 언약 공동체의

일원이 되기 위한 육체적 요건이라고 계속 이해하고 있었음을 확인

할 수 있다( Ant. 1:192 [1.10.5] ).

한편, 바울 시대의 유대 사회에서 구원을 위해 반드시 할례가 필

요하지는 않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었으며, 이 문제에 대한 의견

차이가 있었음을 보여 주는 자료도 있다. 요세푸스는 아디아베네

왕 이자테스( AD 1–55년 ) 의 흥미로운 이야기를 전한다. 그는 아나니

아스라는 이름의 한 유대인에게 설득되어 유대교의 진리를 받아들

였다( Ant. 20:34–42 [20.2.3–20.2.4] ). 그러나 이자테스의 어머니 헬레

나( 그 자신도 유대교로 개종한 인물 ) 는 아들이 할례를 받아 유대인으로

공식적으로 인정될 경우, 그 정치적 결과가 두려웠다. 아나니아스는 할례를 받지 않아도 하나님을 예배할 수 있으며, 율법을 엄격히 지

키지 않아도 용서받을 수 있다고 이자테스를 안심시켰다. 아나니아

5) 희년서는 BC 100년경에 최종적으로 편집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스가 이런 관대한 태도를 취한 것은 신학적 이유 때문이 아니라 현

실적 문제 때문이었다 그는 이자테스가 할례 때문에 받을 수 있는

정치적 불이익을 피하도록 도우려 했다.

그런데 또 다른 유대인 엘르아살이 와서 이자테스에게 반드시 할

례를 받으라고 권고하며, 율법이 할례를 분명히 요구한다고 강조

했다( Ant. 20:43–46 [20.2.4] ). 결국, 이자테스는 설득되어 할례를 받

았다. 앞서 살펴본 구약 본문들을 통해, 왜 엘르아살의 주장이 아나

니아스의 주장보다 더 설득력이 있었는지 우리는 이해할 수 있다

구약은 유대 신앙으로 개종한 이들이 반드시 할례를 받아야 함을

분명히 요구하고 있음이 자명하다.

비록 아나니아스와 같은 일부 유대인은 유대교로 개종하기 위해

할례를 받아야 한다는 요구를 경시했으나, 개종을 위한 할례의 필

요성은 이스라엘에서 다수 입장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아나니아스

와 이자테스, 엘르아살의 이야기가 이런 관점을 확인해 준다.6) 위에

서 언급했듯이, 토라를 읽으면 하나님과 언약을 맺기 위해서는 육

체적 할례가 필요하다는 결론에 자연스럽게 이르게 된다. 물론 영

적 할례 역시 유대인들 사이에서 강조되었으나, 이는 제2성전기에

서 새롭게 등장한 개념이 아니라, 이미 구약에서부터 마음의 할

6) 할례가 필요하지 않다고 보는 소수 견해에 대해서는 다음을 보라. Neil McEleney, “Conversion, Circumcision, and the Law,” NTS 20 (1974): 319–341. 개종을 위해 할례가 필요하다는 견해를 지지하는 자료로는 다음을 보라. John Nolland의 “Uncircumcised Proselytes?,” JSJ 12 (1981): 173–194; Shaye J. D. Cohen, “Crossing the Boundary and Becoming a Jew,” HTR 82 (1989): 26–30.

갈라디아서 신학

례가 요구되었기 때문이다( 신 10:16; 30:6; 렘 4:4 ). 필로가 영적 할례를

강조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으며( Spec Laws 1:6, 305 ), 그의 비유

적 해석법을 생각하면 놀랄 일이 아니다. 필로는 헬레니즘화한 유

대인으로서 언제나 육체보다 영적 의미를 더 중요하게 여겼다. 그

러나 흥미로운 한 논의에서 필로는 영적 차원과 육체적 차원 모두에

서 명령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하며, 이를 안식일과 할례 모두에 적

용한다( Migr. 89–93 ). 그는 육체적 할례와 영적 할례가 모두 지켜져

야 한다고 주장한다 심지어 할례의 영적 의미를 중시했던 필로조

차 육체적 할례를 요구했다. 그러므로 바울이 육체적 할례의 필요

를 폐하면서 영적 할례를 강조한 것은 매우 논쟁이 되었으며 ( 롬

2:28–29; 빌 3:2–3; 골 2:11–12 ) , 일부 사람은 이에 격렬히 반대했다.

따라서 갈라디아에서 바울의 대적들이 그를 비판한 이유를 우리는

더 분명히 알 수 있다. 바울은 율법에서 요구된 언약의 표징을 부

정함으로써 사실상 하나님 백성으로서 이스라엘의 선택을 부정하

고 있던 것이다.

문제의 사람들은 할례만이 아니라 모세의 율법 전체를 고수했다.

구원을 위해 할례를 받아들이는 자들은 율법 전체를 지켜야 할 의 무가 있다. 나는 앞서 사도행전( 15:1, 5 ) 에 나오는 바리새파 신자들이

할례와 모세의 율법 준수를 요구했다고 언급했다. 할례와 율법을

함께 묶는 것은 표준적인 유대인의 관점이었다. 할례는 율법의 일

부이기 때문이다( 레 12:3 참고 ). 그러므로 대적자들이 모세에게 주어

진 율법 전체를 준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이

유가 있으며, 갈라디아서의 증거도 이 연관성을 뒷받침한다. 예를

들어, 바울은 대적자들이 할례를 요구하면서도 정작 율법을 지키지

않는다고 책망하면서 할례와 율법을 연결한다( 갈 6:13 ) 또한, 갈라디

아인들이 “율법 아래에 있고자 한다”( 4:21 ) 라고 언급한 것을 보면,

대적자들이 율법 전체를 지킬 것을 요구했음을 보여 주는 또 다른

증거가 된다 실제로 바울은 할례를 받는 것과 율법 전체의 준수를

연결한다( 5:3 ). 이는 이 둘이 서로 긴밀히 묶여 있음을 거듭 말해

준다. 할례를 요구한다는 것은 곧 율법으로 의롭다 함을 얻으려는

시도를 뜻한다( 5:4 ) 바울은 “날과 달과 절기와 해를 삼가 지키는

것”( 4:10 ) 을 언급하는데, 편지의 나머지 부분에서 율법에 대한 강조

를 고려하면, 여기서 구약 율법에 나온 규례 준수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볼 충분한 이유가 있다. 따라서 대적자들은 하나님과 올바

른 관계를 맺고 하나님 백성에 속하려면 할례를 받고 율법을 지켜

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보인다. 바울이 갈라디아서에서 율법에

대해 광범위하게 성찰한 것( 2:16, 19, 21; 3:2, 5, 10–12, 17, 19, 21, 23; 4:4; 5:14, 23 참고 ) 은 할례와 율법이 분리될 수 없을 만큼 밀접하게 연결되

어 있음을 지지한다. 그러므로 바울은 대적자들에게 대응하기 위해

율법에 대한 신학을 제시해야 했다.

결론 갈라디아의 대적자들은 바울의 사도적 정당성에 의문을 제기하

며, 그의 복음이 예루살렘 사도들에게 의존하고 있고, 그가 열두 사

도가 전한 복음을 왜곡했다고 주장했다. 더 나아가, 그들은 바울이

갈라디아서 신학

하나님 백성에 속하려면 반드시 할례를 받아야 한다는 분명한 명령

에서 벗어났다고 불평했다 그렇게 함으로써 바울이 ‘하나님이 자기

백성과 세우신 언약을 깨뜨리고 있다’는 것이었다. 대적자들에 따르

면, 갈라디아인들은 하나님 백성에 속하기 위해 할례를 받고 모세

로부터 전해진 토라를 지켜야 했다 이런 관점은 아마도 그들이 주

장하길, 수 세기 동안 하나님 백성이 전통적으로 지켜 온 입장을 대

표한다고 여겼을 것이다. 바로 이 관점에 대해 바울은 갈라디아서

에서 반박했으며, 이 책의 나머지 부분에서는 바울이 제시한 응답

의 주요 요소를 개괄하겠다.

서론

바울의 사도적 권위

바울이 전한 복음에 대한 대적자들의 반대가 이 책 나머지 부분

을 위한 무대를 마련한다. 이 장에서는 바울이 자신의 사도적 정당

성에 대한 질문에 어떻게 응답했는지를 살펴보려 한다. 이어지는

장들에서는 바울이 대적자들에게 제시한 신학적 응답을 살펴볼 텐

데, 우리는 바울의 복음이 근본적으로 종말론적이며 묵시론적이라 는 사실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할례를 요구하는 자들은 그리스도

의 십자가보다 할례를 높이 두었지만, 십자가는 할례를 무의미하게 만든다. 실제로 대적자들이 할례를 강조함은 믿음으로 말미암는

의가 아니라 율법으로 말미암는 의에 해당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그리스도 사건의 빛 아래에서 율법을 이해해야 하며, 마치 예수 그

리스도가 오시지 않은 것처럼 새로운 시대에 율법을 그대로 옮겨

올 수 없다. 하나님은 새로운 시대에 아브라함의 가족 곧 하나님 백

성을 새롭게 그리셨으며, 이들은 율법을 중심으로가 아니라 성령의

능력을 중심으로 일상을 살아가게 된다.

앞으로 다룰 내용을 개관한 이 논의는 다시 이번 장의 주제로 우

리를 이끈다 여기서 우리는 바울의 사도적 권위의 문제를 검토할

것이다. 1장에서 우리는 대적자들이 바울의 사도적 정당성에 의문

을 제기하며, 그가 예루살렘 사도들에게 의존했고 열두 사도가 전

한 복음을 왜곡했다고 주장한 것을 보았다 이런 주장들이 본 장의

구조를 형성한다. 갈라디아서 1–2장에서 우리는 바울이 자신의 복

음이 열두 사도로부터 독립적이며, 그들이 전한 복음을 왜곡하지 않

았음을 변증한 사실을 보게 될 것이다. 논의의 순서는 매우 중요

하다. 바울이 처음부터 자신이 열두 사도가 전한 것에서 벗어나지

않았다고 말했다면, 그것은 그가 복음을 위해 사도들에게 의존했다

는 서술에 힘을 실어 주게 되었을 것이다. 그러므로 그는 먼저 자신

의 복음이 독립적임을 주장하고, 독립성이 확립된 후에야 예루살렘

사도들과의 관계 문제로 나아간다.

독립적인 복음

바울 복음의 독립성은 갈라디아서 1장 전면에 드러난다. 그러나

바울의 독립성이 개인적 자율성이나 자유에 대한 문제, 즉 바울이

마치 계몽주의나 서구 문화가 옹호한 자유와 해방의 개념에 영향받

은 사람인 것처럼 이해해서는 안 된다. 바울의 독립성은 복음의 진

갈라디아서 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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