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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기] 생명 윤리와 기독교인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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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oethics and the Christian Life: A Guide to Making Difficult Decisions Copyright © 2009 by David VanDrunen Published by Crossway, a publishing ministry of Good News Publishers Wheaton, Illinois 60187, U.S.A. This edition published by arrangement with Crossway through rMaeng2, Seoul, Republic of Korea. All rights reserved. This Korean edition copyright ⓒ 2025 by The Revival and Reformation Press, Seoul, Republic of Korea. 이 한국어판의 저작권은 알맹2를 통하여 Good News Publishers 와 독점 계약한 부흥과개혁사 에 있습니다. 저작권법에 의하여 한국 내에서 보호 받는 저작물이므로 무단 전재와 무단 복제를 금합니다.

생명 윤리와 기독교인의 삶 발행일 2025년 6월 1일 지은이 데이비드 반드루넨 옮긴이 윤석인 펴낸이 김은주 펴낸곳 부흥과개혁사 편집 권대영 디자인 박슬기 기획 이승영 마케팅 권성직 인쇄소 영진문원

판권 Ⓒ부흥과개혁사 2025 주소 서울특별시 마포구 양화로6길 9-20, 2층(서교동) 전화 Tel. 02) 332-7752 Fax. 02) 332-7742 홈페이지 http://rnrbook.com e-mail rnrbook@hanmail.net ISBN 979-11-94295-75-4 (93230) 등록 1998년 9월 15일 (제13-548호)

는 교회의 부흥과 개혁을 추구합니다. 부흥과개혁사는 부흥과 개혁이 이 시대 한국 교회를 향한 하나님의 뜻이라고 믿으며, 조국 교회의 부흥과 개혁의 방향을 위한 이정표이자, 잠든 교회에는 부흥과 개혁을 촉구하는 나팔소리요, 깨어난 교회에는 부흥과 개혁의 불길을 지속시키는 장작더미이며, 부흥과 개혁을 꿈꾸며 소망하는 교회들을 하나로 모아 주기 위한 깃발이고자 기독교 출판의 바다에 출항하였습니다.


목차

┃서문 7

서론 생명 윤리에 직면한 그리스도인 9

1부 생명 윤리의 기초

21

1 타락한 세상에서의 기독교와 보건 의료 23 2 신학적 교리 43 3 기독교적 미덕 84

2부 생명의 시작

121

4 결혼, 생식, 피임 123 5 보조 생식 151 6 인간 배아 185

3부 생명의 끝

215

7 다가오는 죽음: 삶의 방식으로서의 임종 217 8 자살, 안락사, 죽이는 것과 죽게 내버려 두는 것의 구별 249 9 치료의 수용과 포기 273

결론(참고문헌 소개 포함) 308


┃서문┃

이 책의 시작은 몇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그때 나는 생명 윤 리 문제에 대해 강의해 달라는 요청을 짧은 기간에 이례적으로 많이 받았다. 그전에도 이 주제와 관련해 약간의 연구와 강의를 하고 글을 쓴 적은 있었지만, 시간을 투자해 생명 윤리에 대해 집중적으로 연구 하거나 책을 쓸 생각은 전혀 없었다. 그러나 교회 세미나와 교회학교 수업에서 가르치면서 사려 깊은 그리스도인들이 일반적으로 삶과 죽 음에 대한 문제, 특히 신기술을 둘러싼 도덕적 문제에 대해 진지한 의 문을 대단히 많이 품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런 그리스도인들은 내 가 이런 문제에 대해 더 많이 연구하도록 자극했고, 결국 그들도 알지 못하는 사이에 이런 책이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는 확신을 내게 심어 주었다. 앨런 피셔가 처음부터 이 연구에 대해 보여 준 열정과 이 책의 출판을 위해 크로스웨이에서 피셔와 그의 동료들과 함께 일하며 얻은 좋은 경험을 감사하게 생각한다. 다른 많은 사람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무엇보다 많은 일을 도와준 캐서린과 잭에게 감사를 전하는데, 이들은 특히 학자로서 의 삶에 대한 지속적인 공감과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또한 이 책에서 다루는 신학적·목회적 문제들을 탐구할 수 있는 환경을 지속해서 마 련해 준 캘리포니아 웨스트민스터 신학교의 이사회, 교수진, 학생, 교

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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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에게도 깊은 감사를 전한다. 아직 초고 상태인 원고의 일부 또는 전체를 기꺼이 읽어 준 매트 투이닝가, 존 페스코, 톰 지글러, 라나 코 니옌코, 켈리 카픽, 잭 데이비스, 캘빈 반 레켄( 및 그의 익명의 조교 ) 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이 책의 3부를 구성하는 죽음과 임종에 대한 장의 초고를 작성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에 할머니 그레이스 반 드루넨이 아흔네 번째 생일에 돌아가셨다. 할머니를 아는 사람들은 할 머니 삶에 감사하게 생각하는데, 나는 할머니의 증손자인 내 아들이 할머니가 이 땅에서 마지막으로 나눈 ( 아주 짧은 ) 대화에 함께하여 훌륭 한 죽음을 맞은 그리스도인의 훌륭한 모범을 볼 수 있어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독자들은 내가 각주 없이 본문을 쓰고 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결 론에 있는 참고문헌 소개 글은 본문에서 언급한 작품에 대한 정보를 주며, 특히 주목할 가치가 있는 다른 문헌을 나열한다. 이 책에서 살펴 본 자료의 출처를 더 자세히 알아보거나 본문에서 고찰한 문제에 대해 추가로 연구하고 싶은 독자가 있다면 결론에 있는 이 부분을 참고하길 바란다.

8 생명 윤리와 기독교인의 삶


서론

생명 윤리에 직면한 그리스도인

인간은 아주 오래전부터 삶과 죽음에 대한 윤리적 문제를 종교적 관 점에서 숙고해 왔다. 불임 치료제가 등장하기 수천 년 전, 구약 시대의 사람들은 불임과 씨름하면서 기도로 간구하는 것부터 첩을 취하는 수 단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해법을 모색했다. 초대 교회의 그리스도인은 낙태, 영아 살해, 자살이라는 그리스-로마 시대의 일반적인 관행에 직 면했으며 이런 관행을 거부했다. 중세와 종교개혁 시대의 그리스도인 은 현대의 생명 유지 기술을 이용할 수 없었으나 잘 죽는 법과 관련해 수많은 논문을 남겼다. 그래서 ‘생명 윤리’라는 새로운 학문 분야가 불러일으키는 형태의 질문은 영속적인 성격을 띤다. 그렇지만 지난 세대에 새로운 의학 기 술이 발전하면서 삶과 죽음의 문제는 인류 역사상 전례 없는 수준으로 어려워지고 중요해졌다. 새로운 기술은 이전에 상상할 수 없었던 방식 으로 질병을 치료하고 생명을 연장할 가능성을 준다는 점에서 큰 기대 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인류 번영의 가장 큰 원수인 질병과 죽음은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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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히 정복되지 않은 상태지만 점점 더 제어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인다. 현재보다 병에 걸리기에 쉬운 시기는 일찍이 없었다. 그러나 인간의 독창성이 가져다준 혜택과 함께 더 이상 인간적이지 않은 미래에 대한 섬뜩한 예감도 동시에 엄습한다. 불임 치료제를 개발하는 것과 같은 능력으로 연구자들은 배아를 만능 줄기세포의 일회용 공급원으로 만 들 수 있게 되었다. 인간 유전 암호를 조작하는 능력은 다음 세대의 유 전성 질병을 예방하는 데 이용될 수 있을 뿐 아니라, 또래보다 키가 더 크고 더 빠르고 더 똑똑한 맞춤 아기를 생산하는 데도 활용될 수 있다.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을 치료해 건강을 되찾을 수 있는 기술은 가족과 사회 모두에 막대한 정신적·경제적 비용을 안겨 주는 식물 상태로 사 람을 수십 년간 보전할 수도 있다. 새로운 기술을 지지하는 많은 사람 은 고리타분한 도덕적 양심 때문에 연구를 억압하고 그런 기술의 혜택 을 사회에서 박탈하려는 사람들을 비난한다. 어떤 사람은 과학 기술이 윤리적 경계 안에서 제약받지 않는다면 무서운 신세계가 펼쳐질 것 이라는 끔찍한 경고를 하기도 한다. 투표와 법정에서는 어떤 활동을 금지하고 어떤 연구에 자금을 지원할 것인지를 둘러싼 논쟁이 벌어지 고 있다. 가족은 체외수정을 할 것인지, 할머니의 생명 유지 장치를 멈 출 것인지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이런 불안정한 문제와 관련해 그리스도인은 어떤 태도를 보여야 할 까? 그리스도인의 헌신은 이런 삶과 죽음의 문제를 대하는 관점에 어 떤 변화를 불러올까? 전통적이고 보수적인 성향의 많은 그리스도인에 게 이런 생명 윤리 논쟁은 강한 감정을 불러일으키고 사회운동을 고취 한다. 초기 그리스도인처럼 우리도 소위 죽음의 문화에 깊이 빠져 있 음을 느끼며, 초기 단계부터 마지막 단계까지 모든 인간 생명에 대한 존중을 새롭게 하려고 노력한다. 인류 문명의 근간을 잠식하는 미묘하 고 노골적인 모든 형태의 도덕적 상대주의에 맞서, 우리는 많은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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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참으로 잘못된 것임을 세상에 선포한다. 그러나 심지어 전통적이고 보수적인 형태의 기독교적 신념과 현대 생명 윤리의 관계도 사실상 이전 단락에서 제시한 것보다 훨씬 더 복 잡하다. 도덕적 절대성에 확고하게 헌신하고 옳고 그름의 구분을 모호 하게 하려는 시도에 대해 고민하는 많은 그리스도인은 의학 기술의 발 전으로 인해 윤리적 선택의 갈림길에 서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진심으 로 당혹감을 느낀다. 이런 그리스도인은 낙태나 조력 자살과 같은 특 정 사안은 분명해 보이더라도 불임 치료나 죽음을 앞둔 친척의 치료 중단 결정은 윤리적으로 혼란스럽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세간의 이 목이 쏠리고 쉬운 것처럼 보이는 몇몇 생명 윤리 문제의 표면 아래에 는 소중한 가치에 상충하는 방향으로 호소하는 수많은 문제가 감추어 져 있어서 즉각적으로 명백한 도덕적 해답을 제시하는 일은 어렵다. 예를 들어, 대부분의 그리스도인 부부는 장기간 아이를 밸 수 없을 때 의학적인 도움을 구하는 데 원칙적으로 아무 거리낌이 없다. 하지 만 이런 부부들은 대개 그 이유를 정확히 설명하기는 어려우나 자녀를 가지려 시도할 때도 넘지 말아야 할 경계가 있다는 견해를 지지한다. 하지만 정확히 어떤 도덕적 문제가 걸려 있고 그 경계는 무엇이며 그 경계를 넘었을 때 어떤 윤리적 결과가 발생할까? 대부분 그리스도인 은 자살을 돕는 것이 도덕적으로 악하다는 데 동의하지만, 자신이나 타인의 생명을 최대한 오래 보전하기 위해 절대적으로 모든 방안을 간 구할 의무가 있다고 결론을 내리는 데는 주저한다. 그러나 죽음을 자 연스럽고 피할 수 없는 과정으로 받아들이는 것과 생명을 위해 싸우지 않아 누군가의 죽음에 연루되는 것 사이의 경계는 어디일까? 성경은 그런 결정을 내리기 위한 구체적인 지침을 명시하지 않으며, 신뢰할 수 있는 목사나 상담가들은 종종 상반된 조언을 제시하기도 한다. 이 런 상황에서 도덕적 행동은 두 배로 어렵다. 그리스도인에게는 옳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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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있는 바를 실천할 수 있는 용기뿐 아니라 애초에 무엇이 옳은지 를 알아낼 수 있는 통찰력과 지혜도 필요하다.

이 책의 목적: 그리스도인의 삶 한가운데 자리한 생명 윤리 이 책은 이런 문제를 다루기 위해 집필되었다. 이 책은 평범한 그리 스도인이 그리스도 안에서 살도록 부름을 받은 삶 속에서 자신, 가족, 교회의 동료 신자가 직면하는 생명 윤리 문제에 대응하는 법을 어떻게 더 잘 이해할 수 있는지를 탐구한다. 이 책은 죽음의 문화나 의학의 비 인간화와 같은 현대의 비참한 현실을 고발하는 책이 아니다( 물론 이런 문제들이 크게 우려스러운 것은 사실이다 ). 또한 이 책은 문제가 되는 문화적

경향에 대해 우려하는 그리스도인의 사회적·정치적 행동을 촉구하는 것도 아니다( 물론 그런 행동은 크게 유익할 수도 있다 ). 이 책이 현대의 생명 윤리 문화 전쟁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고 생명 윤리에 대한 공개 토 론에 참여하는 사람들에게 유용하다면 감사할 일이지만, 이 책의 주된 관심사는 그런 것이 아니다. 그보다 내가 바라는 것은 현대 의학 기술 이 제시하는 도덕적으로 혼란스러운 선택의 갈림길에서 기독교 진리 에 대한 지식과 기독교적 삶을 실천하는 방식에서 성장하려는 그리스 도인이 생명 윤리와 관련해 개인적으로 경건하고 지혜롭게 결정을 내 릴 수 있도록 준비시키는 방식으로 격려와 지침을 주는 것이다. 이 점을 고려해 나는 중복되는 여러 독자를 대상으로 삼는다. 이 책 은 개인 생활과 가족생활에서 삶과 죽음의 문제에 직면할 때 신실함을 잃지 않으려 노력하는 모든 부류의 사려 깊은 평범한 그리스도인을 위 한 책이다. 또한 이 책은 생명 윤리와 관련된 결정을 내리는 과정에서 조력이 필요한 목사, 장로, 상담가를 도우려는 의도로 구상되었다. 나 는 또한 보건 의료 체계에 종사하는 의사, 간호사, 기타 그리스도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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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적 성찰을 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이 책을 썼는데, 이들에게는 이 런 문제 중 일부가 개인적인 문제일 뿐 아니라 전문적인 문제이기도 하다. 끝으로, 이 책이 생명 윤리 분야를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 유익이 되길 바란다. 생명 윤리 문제를 그리스도인의 삶이라는 더 넓은 맥락에서 다룰 때, 나는 이런 문제를 개별적인 도덕적 난제로만 대면하려는 경향을 피하려 한다. 다시 말해, 나는 생명 윤리 문제를 그보다 선행하고 그것 에 뒤따르는 많은 도덕적 선택과 분리된 독립적인 난제로 다루고 싶은 유혹에 저항하고 있다. 질문은 종종 추상적으로 제기된다. 네 쌍둥이 를 임신한 여성이 두 명의 태아에게 더 나은 생존 기회를 주기 위해 나 머지 두 명의 태아를 선택적으로 낙태해야 하는가? 아이를 갖고 싶어 하는 미혼 여성이 익명의 기증자에게서 받은 정자로 인공 수정을 해도 좋은가? 아버지가 이미 암으로 죽어 가는데, 혼수상태에 빠진 아버지 의 감염을 막기 위해 주변 가족이 항생제를 투여해야 하는가? 나는 이 런 질문들이 개인의 폭넓은 도덕적 삶과는 동떨어지게 추상적으로 고 려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첫째, 이것은 우리의 삶이 서로 연결된 전체며 특정 상황에서 내린 결정이 나중에 우리가 직면하게 될 선택의 종류를 결정하고 그런 선택 을 해결하는 방식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 책은 조금 적극적으 로 행동하기만 하면 생명 윤리와 관련해 어려운 결정을 내릴 필요성도 사라진다고 약속하는 것이 분명히 아니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는 생명 윤리와 관련된 특정한 난관이 명백히 죄악스러운 선택이나 적어도 위 험하고 어리석은 이전 선택의 직접적인 결과일 때도 있다. 어떤 경우 에는 생명 윤리적 위기 상황에 잘못된 결정을 내림으로써 나중에 또 다른 더 어려운 위기로 이어질 때도 있다. 예를 들어, 불임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어떤 형태로 결정을 내렸을 때 태내에서 힘겹게 버티고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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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명의 태아에 대해서나 갑자기 산모가 ‘사망한 10개의 냉동 배아’에 대한 처리 방법을 결정해야 하는 도덕적·정서적 곤경을 불러올 수 있 었을까? 잠언 22장 3절은 위험이 다가오는 것을 보면 몸을 숨기라고 조언한다. 지금 지혜롭게 행동하면 나중에 생명 윤리 위기를 예방할 수 있다. 둘째, 앞의 문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은 미덕의 중요성이다. 개 인의 도덕적 결정을 우리의 더 넓은 도덕적 삶에 비추어 검토해야 하 는 가장 큰 이유 하나는 우리가 저마다 특정한 성격을 지녔기 때문 이다. 어려운 생명 윤리적 난관에 맞서는 사람은 백지상태가 아니라 특정한 미덕과 악덕, 즉 선이나 악을 지향하게 만드는 다양한 성격적 특성을 가진 사람으로서 그런 난관에 맞선다. 오늘날에는 윤리가 종종 외적인 행동에 대한 관심사로 축소되기도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서양 역사를 통틀어 윤리학자들은 미덕의 문제가 행동 규칙만큼이나 중요 하다고 믿었는데, 이것은 성경적 관점이기도 하다. 사람은 성격에 따라 행동하는 경향이 있다. 두 사람이 이론적으로는 아이를 구하기 위해 불타는 건물에 뛰어드는 것이 도덕적으로 올바른 행동이라는 데 동의할 수 있지만, 한 사람은 용기 있는 사람이고 다른 사람은 겁쟁 이라면 전자만 그 행동을 실행에 옮길 가능성이 매우 높다. 간단히 말 하면, 외면적으로 훌륭한 행동을 하려는 사람은 내면적으로 훌륭한 사 람이 되기 위해 애써야 한다. 성격이 생명 윤리에 미치는 파급 효과는 매우 심대하다. 암 말기 진 단을 받은 한 여성이 실험적이고 견디기 힘든 장기 치료를 받을지 아 니면 병이 자기 생명을 앗아 가게 내버려 두고 집에서 평화롭게 죽음 을 맞이할지를 놓고 고민 중이라고 생각해 보라. 이 여성은 평생의 도 덕적 경험을 통해 성격이 형성된 특정 종류의 사람으로서 그 질문에 직면한다. 이 여성이 자족을 아는 사람인가? 용기가 있는 사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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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망이 있는 사람인가? 이런 미덕의 유무가 이 여성의 결정에 어떤 영 향을 미치며, 각 선택 사항의 장단점을 평가하는 방식과 옳다고 판단 한 바를 실제로 실행하는 방식을 어떻게 결정할까? 계속되는 불만, 습 관적인 비겁함, 끊임없는 절망은 무서운 진단에 대한 사람의 반응을 왜곡하고, 치료와 관련해 냉철하고 경건한 결정을 내리는 능력을 방해 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이 책은 생명 윤리와 관련해 이런 어려운 결정에 직면했을 때 어떻게 해야 옳은지, 또한 그런 선택을 잘하도록 준비하기 위해 우 리가 어떤 종류의 미덕을 길러야 하는지를 탐구한다. 도덕적으로 책임 감 있는 생명 윤리 의사결정권자가 되는 것은 일생의 과제며, 특정 위 기의 순간에 정답을 찾는 것으로 단편화할 수 없다. 생명 윤리와 관련 된 결정은 그리스도인으로서 성숙해지는 평생 성장의 맥락 속에서 이 루어져야 한다. 셋째, 이 책은 생명 윤리를 일련의 개별적인 도덕적 문제로 이해하 기보다 광범위한 그리스도인의 삶에 비추어 살펴보는데, 생명 윤리와 관련된 많은 결정에는 옳고 그름에 대한 절대적으로 구속력 있는 정답 이 없기 때문이다. 이런 결정은 독특한 삶의 환경 속에서 행동하는 특 정 개인의 지혜와 판단에 달려 있다. 실험적이고 견디기 힘든 암 치료 에 직면한 여성과 관련된 위의 시나리오가 좋은 예다. 일부 독자의 즉 각적인 반응은 가능성이 아무리 적어도 완치될 수만 있다면 치료 과정 의 괴로움도 무시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 치료를 추진하는 데 적극 찬 성하는 것일 수도 있다. 반대로, 어떤 독자는 치료를 포기하고 집에서 평화롭게 죽음을 맞이하는 선택에 본능적으로 끌렸을 수도 있는데, 어 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생명을 연장하는 것이 최고의 선은 아니기 때문 이다. 비슷한 신학적 신념을 가진 두 명의 그리스도인이 서로 반대 방 향으로 기울어져 있음을 발견하고, 그들 중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의 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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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에 강요할 수 있는 단순한 정답이 없음을 인정해야 할 수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책임감 있는 결정을 내려야 할까? 보편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정답이 없을 때도 특정 상황에서 특정 결정을 더 좋게 만들거나 더 나쁘게 만드는 요인은 많다. 어떤 선택은 환자의 가족, 교 회 또는 영적 안녕에 더 유익할 수도 있다. 어떤 선택은 환자가 지금까 지 자기의 공부, 일, 놀이, 예배에서 살아온 삶과 일치하는 방식으로 생 존하거나 삶을 마무리하는 데 더 도움이 될 수도 있다. 따라서 실험적 인 암 치료를 받을지 그렇게 하지 않을지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직 면한 환자는 자신이 인생에서 어떤 단계에 있는지, 즉 성취해야 할 의 미 있는 계획에 속해 있는지, 보살핌이 필요한 어린 자녀가 있는지, 교 회나 직장에서 중요한 책임이 있는지를 숙고해야 할 수도 있다. 이 환 자는 또한 한 가지 선택을 다른 선택보다 우선시하려는 자기의 성향이 용기인지 비겁함인지, 소망인지 절망인지, 사랑인지 이기심인지를 고 려해야 할지도 모른다. 이런 요소를 다른 요소들과 함께 고려하고 지 혜롭게 숙고하면 도덕적으로 건전하고 책임감 있는 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지금까지 나는 이 책의 한 가지 독특한 측면, 즉 생명 윤리 문제를 그리스도인의 삶이라는 더 넓은 맥락에서 고려하고 있음을 명확히 하 려 했다. 이 책의 또 다른 독특한 측면도 언급할 가치가 있다. 이어지 는 부분에서 기독교적 신앙과 삶의 본질을 설명할 때, 나는 웨스트민 스터 신앙고백서, 하이델베르크 교리문답과 같은 문서가 개괄하는 개 혁 신학의 관점에 기초를 둔다. 그렇다고 해서 다른 신학적 신념을 가 진 독자가 좌절감을 느낄 필요는 없다. 하나님의 형상, 하나님의 주권, 부활, 믿음, 소망, 사랑 등 앞으로의 논의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대부 분 교리와 미덕은 다양한 전통에 속한 그리스도인에게도 친숙할 것 이다. 더욱이 이 책을 통해 나는 모든 교리와 미덕이 성경에 어떻게 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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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를 두고 있는지를 보여 주려 한다. 여기에 비추어 나는 다양한 배경 을 가진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려고 광범위한 청중에게 다가가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렇더라도 이 책의 원동력이 되는 한 가지 확신은 확고 하고 지식이 풍부한 신학적 토대를 갖추는 일이 그리스도인의 삶을 잘 살고, 따라서 생명 윤리와 관련해 책임감 있게 결정을 내리는 데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 책은 성경에서 드러나는 신학적 토대를 설명하 는 것을 목표로 하며, 그 토대는 나의 개혁주의적 신념을 반영한다.

이 책의 구조 이어지는 부분에서는 논란의 대상이 되는 여러 가지 생명 윤리 문제 에 대해 성경적 기독교 관점에서 명확하고 솔직한 답변을 제시하려 한다. 하지만 아마도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리스도인에게 이런 문 제들을 생각하는 방식과 이런 문제들에 접근하는 방식을 제시한다는 점일 것이다. 어떤 책도 인간이 직면하게 될 모든 생명 윤리 문제를 예 상할 수 없고, 따라서 생명 윤리와 관련된 해답을 담은 포괄적인 백과 사전이 될 수는 없다. 나는 그리스도인이 도덕적 삶에 대해 더 잘 생각 하는 방법과 더 나은 기독교적 성품과 미덕을 지닌 사람이 되는 방법 을 훈련해 혼란스럽고 복잡한 세상에서 스스로 결정을 내릴 수 있게 더 잘 준비시키는 책이 훨씬 더 유용하다고 믿는다. 1부는 생명 윤리와 그리스도인의 삶에 대해 올바르게 생각할 수 있 는 신학적·윤리적 토대를 마련한다. 1장에서는 그리스도인이 더 넓은 세상의 보건 의료 행위와 생명 윤리 논쟁에 대해 취해야 할 일반적인 관점을 다룬다. 그리스도인이 종교적 신념 때문에 생명 윤리에 대해 특별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의식하고 있다면 그 영향은 무엇일까? 그 리스도인이 주류 보건 의료 체계에 참여해야 하는가, 아니면 독자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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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의료 기관을 설립해야 할까? 그리스도인은 비그리스도인과 함 께 생명 윤리에 대한 공개 토론에 참여해야 할까? 만일 그렇게 해야 한다면 이 일을 어떻게 신실하고 효과적으로 해낼 수 있을까? 2장과 3장은 그리스도인이 관련 신학적 진리에 무지하고 필수적인 기독교적 미덕을 추구하지 못한다면 개인적인 삶에서 생명 윤리와 관련해 도덕 적으로 책임감 있는 결정을 내릴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을 것이라는 사 실을 반영한다. 2장에서는 생명 윤리와 특히 관련이 있는 여러 기독교 교리에 대해 논의한다. 이런 교리에는 하나님의 섭리, 인간의 본성, 고 난, 죽음, 부활 등이 포함된다. 3장에서는 믿음, 소망, 사랑, 용기, 자족, 지혜 등 그리스도인의 삶을 특징짓는 여러 가지 미덕에 대해 살펴 본다. 2부는 생명 윤리 논쟁에서 주요 일반 영역 중 하나인 생명의 시작 ( 출 생 ) 이 관련된 문제를 다룬다. 4장에서는 결혼과 생식에 대한 문제를 중

점적으로 다룬다. 그리스도인의 삶에서 결혼의 위치와 중요성은 무엇 일까? 미혼으로 지내는 것이 좋은 일일까, 아니면 미혼 상태는 단순히 결혼을 위한 서막일 뿐일까? 그리스도인은 자녀를 낳는 것이 좋은 일 이라는 사실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그리스도인이 자녀를 갖지 않기 로 원할 수도 있을까? 만일 그렇다면 어떤 방법이 도덕적으로 허용될

수 있을까? 그다음으로 5장에서는 보조 생식의 문제를 다룬다. 그리스 도인은 대단히 많은 사람에게 큰 시련을 주는 불임에 대해 어떤 태도 를 가져야 할까? 그리스도인은 불임 치료를 추구해야 할까? 만일 그 렇다면 어떤 치료가 도덕적으로 허용될 수 있을까? 그리스도인은 체 외수정과 같은 표준 시술이나 복제 같은 이국적인 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 6장에서는 태아 생명의 가치에 대한 긴 논의로 2부를 마무리한다. 생명은 언제 시작되며 태아는 어떤 종류의 보호를 받을 자격이 있을까? 그리스도인은 낙태와 줄기세포 연구와 같이 사회적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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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분열을 일으키는 쟁점에 대해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할까? 3부는 어렵고 논쟁적인 도덕적 질문을 불러일으키는 또 다른 일반 영역인 생명의 끝 ( 임종 ) 에서 직면하는 생명 윤리 문제를 다룬다. 7장에 서는 일반적인 죽음을 대하는 그리스도인의 태도, 즉 죽음이 다가옴에 따라 발생하는 구체적인 도덕적 선택을 형성해야 할 태도를 살펴본다.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에 비추어 볼 때 그리스도인에게 죽음은 무엇 을 의미할까? 그리스도인은 죽음을 위한 준비로서 자기 삶 전체를 어 떻게 바라보아야 할까? 그리스도인은 예상하지 못한 상태에서 죽음을 겪지 않으려면 구체적으로 어떻게 조처해야 할까? 그리스도인은 장기 기증에 동의해야 할까? 8장에서는 그리스도인이 자기의 죽음이나 다 른 사람의 죽음을 적극적으로 추구할 수 있는지에 대해 탐구한다. 그 리스도인은 자살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까? 죽이는 것과 죽게 내버려 두는 것을 구별하는 견해가 도움이 되고 타당한 윤리적 관념일까? 그

리스도인이 안락사, 즉 조력 자살의 실행을 지지할 수 있는 여지가 있 을까? 끝으로 9장에서는 죽음이 다가올 때 의학적 치료를 수용하는 일 과 포기하는 일이라는 매우 어려운 문제를 고찰한다. 이 주제에 접근 할 때 고려해야 할 몇 가지 기본적인 사항을 제시한 후 여러 사례를 구 체적으로 탐구한다. 다른 치료 방법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성공 확률 이 매우 낮은 치료를 받을지 받지 않을지는 어떻게 결정해야 할까? 치 료 자체가 너무 견디기 힘들다는 이유로 만성 질환에 대한 연명 치료 를 포기하는 것이 도덕적으로 옳은 일일까? 지속적 식물 상태에 있는 사람에 대한 우리의 도덕적 의무는 무엇일까? 물론 성형 수술, 운동 능력 향상 약물, 항우울제, 식습관과 같은 중년 기의 문제를 포함해 내가 다루지 않은 다른 흥미롭고 도전적인 생명 윤리 문제도 많이 있다. 하지만 이 책은 생명 윤리를 위한 신학적·도 덕적 토대를 제시하고 오늘날 가장 흔하고 논란의 중심을 차지하는 생

서론 ┃ 생명 윤리에 직면한 그리스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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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 윤리 문제를 검토해 어려운 의사 결정을 위한 지침을 줌으로써 건 강과 질병, 삶과 죽음의 모든 문제에서 하나님을 신실하게 섬기도록 그리스도인을 준비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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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생명 윤리의 기초

그리스도인도 다른 모든 사람과 마찬가지로 병에 걸리거나 다치고, 의사와 보험회사를 상대하고, 죽음과 임종에 직면한다. 이 과정에서 그리스도인은 기계와 같은 의사 결정자가 아니라 개인사가 있는 개인 으로서, 가족, 교회, 국가 등 다양한 공동체의 구성원으로서, 그리고 하 나님과 이 세상 및 자신이 행동해야 할 방식에 대한 특정 신념을 지닌 종교적 신자로서 생명 윤리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이런 역사, 공동체, 신념은 그리스도인이 생명 윤리적 위기에 부딪혔을 때 스스로 인식하 든 그렇지 않든 간에 결정을 내리는 방식에 심대한 영향을 미친다. 그 리스도인은 의료계의 분규를 포함해 세상에서 자기의 위치에 대해 어 떻게 생각하는가? 그리스도인은 하나님의 주권, 하나님의 형상, 인간 의 고난에 대해 무엇을 믿는가? 그리스도인은 그리스도의 영으로 말 미암아 그리스도의 은혜 안에서 성장하면서 어떤 미덕을 추구하고 있 는가? 1부는 2부와 3부에서 논의되는 구체적인 생명 윤리 문제를 더 잘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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룰 수 있게 하도록 이런 기초적인 문제를 탐구한다. 1장에서는 그리스 도인과 이 세상 및 의료 체계와의 관계를 고찰한다. 신자는 자기의 기 독교 신앙에 비추어 생명 윤리에 대한 뚜렷한 관점을 가져야 하지만, 동시에 더 넓은 세상의 생명 윤리 논쟁과 의료 서비스에 참여할 책임 도 여전히 있다. 2장에서는 하나님의 섭리, 하나님의 형상, 죽음의 본 질, 고난의 문제 등 그리스도인의 생명 윤리적 의사 결정에 중대한 여 러 가지 중요 신학적 교리를 소개한다. 끝으로 3장에서는 성경이 그리 스도인에게 요구하는 여러 미덕을 고찰하고 이런 미덕들이 어떻게 그 리스도인을 잘 살고, 잘 고난받고, 잘 회복하고, 잘 죽을 수 있는 사람 으로 만드는지에 대해 고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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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타락한 세상에서의 기독교와 보건 의료

이 책은 그리스도인이 생명 윤리와 관련해 자신이나 사랑하는 사람 들을 위해 개인적으로 내려야 하는 결정에 일차적으로 초점을 맞춘다. 그런 만큼 이 책은 공공영역에서의 생명 윤리, 즉 생명 윤리의 경제 적·법적·정치적 차원에 초점을 맞추지 않는다. 그러나 이 책이 그런 구체적인 방향에 초점을 맞춘다고 해서 생명 윤리의 공적 차원이 중요 하지 않다거나 그리스도인이 그런 공적 차원에 관여하지 말아야 한다 는 뜻은 아니다. 생명 윤리를 대하는 기독교적 관점을 제시하려면, 적 어도 신자의 기독교적 헌신과 더 광범위하고 대체로 믿지 않는 보건 의료계에서의 삶 사이의 관계에 대한 일반적인 관점을 제시해야 한다. 그 이유는 사려 깊은 그리스도인이라면 사적인 생명 윤리 결정에 충실 히 하려 할 때 필연적으로 생명 윤리의 공적 차원이 관련된 중요한 문 제에 직면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스도인은 주류 보건 의료 체 계에 참여해야 하는가, 아니면 독자적인 기독교 병원, 의과대학, 보험 회사를 직접 설립해야 하는가? 낙태나 안락사와 같은 문제와 관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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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을 기초로 형성된 그리스도인의 신념은 기독교에만 국한된 것인 가, 아니면 비그리스도인에게도 구속력이 있는가? 신자는 불신자와 도 덕적으로 의미 있는 토론을 할 수 있는가? 만일 그렇다면 이런 토론은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하는가? 이번 장에서 나는 독자가 생명 윤리를 바라보는 관점을 얻고 자기의 독특한 기독교적 삶( 이 책의 초점 ) 과 일치하는 방식으로 사적인 보건 의 료 결정을 내리도록 애써야 하지만, 주류 보건 의료 체계에 계속 참여 하고 생명 윤리에 대한 공공 정책 논의에 적절히 공헌하면서 그렇게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기독교 생명 윤리와 세속적 생명 윤리: 현대적 접근법 기독교와 생명 윤리의 공적 차원 사이의 관계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현대적 관점을 설명하기 위해 나는 기독교 생명 윤리와 세속적 생명 윤 리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여기서 말하는 “세속적” 생명 윤리는 ‘악하

거나’ ‘불경한’ 생명 윤리가 아니라, 보편적으로 공유된 종교적 믿음이 없는 더 넓은 세상에서 일어나는 생명 윤리에 대한 논의와 논쟁을 의 미한다. 그리스도인은 더 넓은 보건 의료계와 관련해 어떤 위치에 서 있으며, 이 분야에서 벌어지는 생명 윤리 논쟁에 어떻게 참여해야 할 까? 다양한 신학적·철학적 신념을 배경으로 하는 생명 윤리학자들은 이런 질문에 답변하려 시도해 왔는데, 견해가 현저하게 엇갈리는 실정 이다. 기독교 생명 윤리와 세속적 생명 윤리의 관계에 대한 다섯 가지 일 반적인 접근 방식은 다음과 같다. (1) 오직 세속적 생명 윤리, (2) 오직 기독교 생명 윤리, (3) 세속적 생명 윤리와 기독교 생명 윤리가 동일함,

(4) 세속적 생명 윤리와 기독교 생명 윤리는 근본적으로 다름, (5) 세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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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 생명 윤리와 기독교 생명 윤리는 구별되지만 정당함.

오직 세속적 생명 윤리 첫 번째 범주인 오직 세속적 생명 윤리를 대표하는 저술가들은 전체 사회를 위해 생명 윤리 문제와 관련해 도덕적으로 진지한 주장을 펼치 며, 철학적 또는 실용적 논증을 통해 이런 작업을 수행한다. 이런 생명 윤리학자 중 일부는 종교인이지만, 그들의 글은 비신학적이며 종교적 신념과 상관없이 모든 사람의 도덕적 감수성에 호소하는 방식으로 문제 를 다루려 시도한다. 톰 비첨( Tom Beauchamp ) 과 제임스 칠드레스( James Childress ) 가 지지하는 영향력 있는 생명 윤리 체계, 흔히 원칙주의라고

불리는 것이 이 범주에 속한다. 비첨과 칠드레스는 모든 문화권에서 도덕적으로 진지한 사람들이 공유하는 “공통 도덕성”이 있다고 주장 한다. 이 공통 도덕성은 윤리 이론이 아니라 행동의 원칙과 규범의 집 합이다. 비첨과 칠드레스는 특정 공동체에 독특한 도덕성도 있고 공통 도덕성의 측면에 따라 살기를 거부하는 일부 사람이 모든 문화권마다 존재함을 인정하지만, 공통 도덕성이 특정 공동체의 비도덕적 관행에 대한 문화 간 비판의 수단을 제공한다고 믿는다. 공통 도덕성이라는 이 개념을 바탕으로, 비첨과 칠드레스는 보건 의료 서비스 제공자에게 직업 윤리의 지침이 되어야 할 네 가지 근본 원칙, 즉 자율성 존중, 비 악의성( 악행 금지 ), 이타성( 선행 ), 정의성을 도출했다. 비첨과 칠드레스는 이런 원칙들을 구체적 환경에 적용함으로써 다양한 공동체와 신념을 배경으로 하는 사람들을 아우르는 보건 의료 체계에서 의료 행위를 위 한 윤리적 기준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오직 세속적 생명 윤리 접근법의 또 다른 예로는 로버트 비치( Robert Veatch ) 가 있다. 비치는 의료계 내부에서만 도출되는 의료 윤리에 반대

하며, 대신 의료 전문가와 비전문가, 사회적 권력을 가진 사람과 그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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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 않은 사람 등 모든 사회 구성원 간의 사회적 계약 또는 언약에서 비 롯되는 의료 윤리를 옹호한다. 비치는 비첨이나 칠드레스와는 다른 방 식으로 생명 윤리의 내용을 결정하지만, 모든 공동체와 종교를 배경으 로 하는 사람들로 구성된 의료 체계에 보편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생 명 윤리를 발전시키려 한다는 점에서는 두 접근법이 일치한다. 오직 기독교 생명 윤리 오직 세속적 생명 윤리 관점과 완전히 다른 대안은 오직 기독교 생명 윤리 접근법이다. 이 접근법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오로지 신학적 신념

에서 기원한 생명 윤리를 제시하며, 생명 윤리에 대한 뚜렷이 기독교 적인 접근법이 모든 보건 의료 행위를 통제하기를 원한다. 존 프레 임( John Frame ) 의 『의료 윤리』( Medical Ethics ) 가 여기에 해당한다. 프레 임은 오직 성경( sola Scriptura ) 의 교리에 호소해 성경의 가르침을 적용 함으로써 다양한 생명 윤리적 질문에 답변하는 작업을 수행한다. 프레 임은 세속적 생명 윤리의 결점을 지적하면서도 세속적 생명 윤리가 어 떤 면에서 정당한 기획인지에 대해서는 논의하지 않으며, 하나님의 일 반 계시를 통해 알려진 자연법 개념과 같이 성경이 아닌 도덕 지식의 모든 원천의 정당성이나 유용성을 인정하지도 않는다. 프레임은 사회 전반에 걸친 생명 윤리 문제가 참으로 성경적 원칙을 적용해 해결되어 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호와의 증인의 자녀는 부모의 의사에 반대해 수혈을 받아야 할까? 프레임은 성경이 하나님 뜻에 순종하는 사람을 “자격 있는” 사람으로 여기므로 여호와의 증인은 하나님에 대한 잘못 된 견해를 옹호한다는 점에서 자녀를 위해 그런 결정을 내릴 자격이 없다고 말한다. 민사 법원은 이들의 반대에 맞서 수혈을 명령해야 한다. 의사가 기밀 유지 문제에 대해 우려를 품게 되는 경우 어떻게 될 까? 프레임은 환자에게 “성경적 기밀 유지 원칙”에 동의하도록 요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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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한다고 말한다. 오직 기독교 생명 윤리 접근법의 다른 예는 현대 보건 의료를 기독교

적으로 변혁하는 방안에 대한 다양한 이상에서 찾을 수 있다. 그리스 도인이 사회의 생명 윤리 논쟁에 관여하는 문제를 다룬 논문집에 마샤 파울러( Marsha Fowler ) 가 기고한 글이 대표적 사례다. 파울러는 자신이 속한 교단( 미국 장로교회 ) 의 신념과 광범위한 개혁주의 전통에 대한 자 기의 해석에 호소해, 교회가 세상의 보건 의료 행위를 변혁하는 데 적 극적으로 동참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교회는 사회에서 선지자의 목소 리를 내고 정치적 행동과 비판에 관여해야 한다. 교회는 “삶의 전체를 포괄하는” “성육신적 사역”을 통해 성경이 말하는 샬롬의 이상을 제시 해야 한다. 파울러는 교회 회원과 지역 사회를 위해 에어로빅 수업, 걷 기 모임, 무료 혈압 검진 등을 제공하는 자기 교회의 “건강 사역”을 이 에 대한 예시로 소개했다. 세속적 생명 윤리와 기독교적 생명 윤리는 동일하다 세 번째 일반적인 접근법은 내가 세속적 생명 윤리와 기독교적 생명 윤리의 동일성 관점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이 접근법은 생명 윤리의 논

의에 종교적·신학적 고려 사항을 반영하려 한다는 점에서 오직 세속 적 생명 윤리 접근법과 다르다. 이 접근법은 또한 신학적 추론이 생명

윤리 문제를 해결하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더 넓은 사회 에 기독교적 이상을 강요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오직 기독교 생명 윤리 접근법과도 다르다. 이 세속적 생명 윤리와 기독교적 생명 윤리의 동일 성 접근법은 아마도 저명한 로마 가톨릭 생명 윤리 학자들이 가장 잘

보여 줄 것이다. 이들은 모든 사람에게 공통적인 선, 가치, 경험의 집합 을 식별하고, 일반적인 인간 번영을 촉진하며, 보편적이고 문화를 가 로지르는 도덕성의 기초를 제공하기 위해 자연법 개념을 언급한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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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서 생명 윤리는 이런 보편적 도덕성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 이런 저술가들에게 기독교와 신학적 진리는 생명 윤리에 실질적으 로 거의 또는 전혀 공헌하지 않지만, 다양한 방식으로 자연법 생명 윤 리를 강화하고 풍요롭게 하는 역할을 한다. 고인이 된 리처드 맥코 믹( Richard McCormick ) 의 견해에 따르면, “기독교 전통은 인간의 가치를 밝히고 지지하며, 역사의 특정 시점에 그런 가치를 해석할 수 있는 맥 락을 제공할 뿐이다. 기독교 전통은 인간을 왜곡하려는 모든 문화적 시도에 맞서 진정한 인간을 강조함으로써 우리가 인간다움을 유지하 도록 도와준다.” 리사 소울 케이힐( Lisa Sowle Cahill ) 은 신학이 정의와 사회적 연대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높임으로써 생명 윤리에 공헌할 수 있으며, “명백히 종교적인 이야기와 상징은 또한 다양한 전통과 신 앙을 배경으로 하는 사람들의 도덕적 상상력을 넓히는 데도 공적인 역 할을 할 수 있다”라고 말한다. 제임스 월터( James Walter ) 와 토머스 섀 넌( Thomas Shannon ) 은 종교와 특히 그들의 로마 가톨릭 전통이 공동선, 정의, 인간 존엄성이라는 관념을 통해 모든 사람에 대한 포괄적 관심 등과 같이 종종 간과되는 문제의 특정 측면을 조명하거나 그런 측면에 “가치를 더한다”라고 주장한다. 이런 모든 로마 가톨릭 윤리학자에게 신학의 일차적 역할은 기독교적 신념과는 무관하게 모든 사람에게 일 반적으로 알려져 있고 적용할 수 있는 생명 윤리에 대한 진리를 명확 히 하고 강화하며 그런 진리를 고수하도록 고무하는 것이다. 세속적 생명 윤리와 기독교 생명 윤리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방금 살펴본 관점과 거의 정반대되는 것이 세속적 생명 윤리와 기독 교적 생명 윤리가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이해하는 접근법이다. 이 접근

법을 옹호하는 것으로 가장 잘 알려진 인물은 의사이자 철학자인 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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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럼 엥겔하트( H. Tristram Engelhardt ) 인데, 그는 중도에 동방정교회 기 독교로 개종했다. 엥겔하트는 다원화된 세속 사회에서 진정한 도덕적 담론이 가능하냐는 질문에 대해 매우 비관적인 태도를 보인다. 엥겔하 트는 계몽주의 이후의 세계에서는 실질적인 도덕적 대화와 합의의 근 거가 될 수 있는 형이상학적 또는 신학적 신념이 일반적으로 없다고 주장한다. 일반적인 세속적 생명 윤리가 일부 있을 수는 있으나 이것 은 절차적일 뿐이며 실체적이지는 않다. 다시 말해, 세속적 생명 윤리 는 단순히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기로 동의하는 일련의 절차와 규칙일 뿐이다. 엥겔하트는 이것을 도덕적으로 이방인인 사람들을 서로 묶어 주는 “허락의 원칙”이라고 부른다. 그렇지만 엥겔하트는 세속적 생명 윤리가 실질적으로 빈곤한 것만 큼 기독교 생명 윤리가 실질적으로 풍부하다고 설명한다. 엥겔하트는 전통적인 기독교( 특히 동방정교회의 표현 ) 가 생명, 은총, 하나님과의 연합 에 대한 신학적 가르침을 통해 이런 가르침을 고수하는 공동체들을 결 속하는 심오한 생명 윤리의 토대를 마련한다고 믿는다. 따라서 기독교 생명 윤리는 일정한 방식으로 서로 함께 살기로 동의하는 개인의 의지 에만 의존하는 세속적 생명 윤리와는 근본적으로 구별되어야 한다. 엥 겔하트가 기독교인이 그들의 고유한 도덕적 신념을 실천하기 위해 독 자적인 의료 체계를 개발하도록 권장하는 것도 놀라운 일은 아니다. 세속적 생명 윤리와 기독교 생명 윤리는 구별되지만 정당하다 나는 이런 쟁점에 대한 마지막 접근법에 세속적 생명 윤리와 기독교 적 생명 윤리는 구별되지만 정당함이라는 이름을 붙인다. 처음의 두 접

근법과 달리, 이 접근법은 생명 윤리에 대한 기독교적·신학적 탐구와 다양한 종교적 신념을 가진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는 일반적·세속적 탐구를 모두 설명하려고 시도한다. 세속적 생명 윤리와 기독교 생명 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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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의 동일성 접근법과 달리, 이 접근법은 세속적 생명 윤리와 기독교

생명 윤리를 단순히 동일시하기보다, 기독교 생명 윤리가 더 넓은 세 상에 알려지지 않은 신학적 진리에 기초하고 있어서 세속적 생명 윤리 와 실질적으로 동일할 수 없음을 인정한다. 끝으로, 이 접근법은 세속 적 생명 윤리가 단순히 절차적인 것이 아니라 진정성 있고 의미 있는 도덕적 논의를 포함할 수 있다고 믿는다는 점에서 세속적 생명 윤리와 기독교 생명 윤리의 근본적 상이성 접근법과는 다르다.

우리는 로마 가톨릭과 개신교 자료 모두에서 구별되지만 정당함 접 근법의 사례를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로마 가톨릭 학자 중 에드 먼드 펠레그리노( Edmund Pellegrino ) 와 데이비드 토마스마( David Thomasma ) 는 제목에서부터 그들의 접근 방식을 암시하는 두 권의 책을 저

술했는데, 『의료 행위의 미덕』( The Virtues in Medical Practice, 1993 ) 과 『의 료 행위의 기독교적 미덕』( The Christian Virtues in Medical Practice, 1996 ) 이 그것이다. 첫 번째 책에서 펠레그리노와 토마스마는 “의학의 내적 도 덕성”( 즉, 일반 윤리 이론의 원칙에서 도출된 의료 윤리가 아니라 의료 행위가 달성하 려는 목표에서 도출된 의료 윤리 ) 을 제시하기 위해 미덕이라는 철학적 개념

을 사용했다. 두 번째 책에서 두 사람은 이런 철학적 미덕이 ( 로마 가톨릭 의 ) 기독교적 헌신과 결합할 때 은총의 차원으로 변화한다고 주장한다.

기독교적 헌신은 “자선”을 고려 대상으로 염두에 둔다. 자선은 자연의 가능성을 초월함으로써 미덕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주고 철학적 도덕 성을 “완성한다.” 따라서 기독교적 의학 윤리는 자연주의적 관점에서 볼 때 순전히 선택이나 직무 이상의 것으로 여겨지는 의무를 부과 한다. 복음주의 개신교 학자 중 존 제퍼슨 데이비스( John Jefferson Davis ), 스 콧 레이( Scott Rae ), 폴 콕스( Paul Cox ) 는 로마 가톨릭의 펠레그리노와 토마스마의 관점과는 다른 맥락에서 이런 구별되지만 정당함 접근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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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예를 제시한다. 이 세 명의 복음주의 저술가들은 그리스도인이 더 광범위한 보건 의료 체계 안에서 활동해야 하고 생명 윤리 논쟁에 참 여해야 한다고 믿으며, 불신자를 대할 때 가능한 한 설득력을 갖추기 위해 성경에만 의존하지 말고 일반 계시( 또는 자연법 ) 에 기초한 논거를 활용하라고 권장한다. 그렇더라도 이들은 성경에 계시된 그리스도 안 에서의 구속에 대한 그리스도인의 지식과 경험이 생명 윤리를 다룰 때 결정적으로 중요한 관점을 제시하며, 이 관점이 생명 윤리에 대한 기 독교적 접근법을 중요한 방식으로 형성한다는 사실도 인정한다. 다른 각도에서 접근하지만 구별되지만 정당함 접근법을 대표하는 조엘 슈 먼( Joel Shuman ) 과 브라이언 볼크( Brian Volck ) 의 최근 연구도 있다. 이 두 저자는 현대 의학이 하나님이 정하신 “능력” 중 하나이지만, 하나 님과 같은 방식으로 그 능력을 남용하는 경향이 있다고 주장한다. 그 래서 슈먼과 볼크는 그리스도인이 주류 보건 의료 체계를 계속 이용하 면서도 그 거짓 약속에 대해 적절히 조심하고 그것과 거리를 두어야 한다고 믿는다. 그러나 그리스도인은 의료적 결정을 내릴 때 서로 조 언해 주고, 가난한 사람이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돕고, 환대를 실천함으로써 교회 안에서 서로를 전인적으로 돌보는 법을 배워야 한다.

기독교 생명 윤리, 세속적 생명 윤리 및 주류 의학: 제안 이 몇 가지 간단한 범주는 그리스도인이 보건 의료 체계에 참여하고 기독교 신학이 생명 윤리 기획에 공헌하는 문제를 이해하는 다양한 접 근법을 예증한다. 나는 마지막 접근법, 즉 세속적 생명 윤리와 기독교 생명 윤리가 구별되지만 정당함의 견해가 신학적으로 가장 건전하고

균형 잡힌 접근법이라고 생각한다. 그리스도인은 기독교 신앙이 삶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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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여러 중요한 문제에 대한 자기의 관점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켰 음을 인식하면서 주류 보건 의료 체계에 참여하고 생명 윤리 논쟁에 공헌해야 한다. 이 접근법에 따르면, 하나님은 모든 인류가 함께 추구해야 할 공통 의 문화적 임무를 정하셨는데 의료 행위와 생명 보호가 이런 임무에 해당한다. 따라서 그리스도인은 다양한 종교적 신념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 세속적인 보건 의료 체계에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다. 하나님이 정하신 공통의 문화적 임무는 도덕적으로 중립적이지 않으므로( 기독교 만의 임무가 아닌 것도 사실이다 ), 그리스도인은 현대 의학의 생명 윤리와 관

련해 비그리스도인과 의미 있는 도덕적 대화를 나눌 수 있다. 모든 사 람이 공통의 삶을 영위하는 이 일반적·세속적 생명 윤리의 맥락 속에 서 그리스도인은 또한 자기의 고유한 신학적 신념에 따라 생명 윤리를 바라보는 개인적·공동체적 견해도 형성해야 한다. 하나님의 형상, 고 난, 죽음, 부활과 같은 문제와 관련된 기독교 진리의 범위는 생명 윤리 를 바라보는 관점을 형성할 수밖에 없다. 성경의 가르침은 그리스도인 이 공적 영역에서 모든 사람을 지배해야 하는 생명 윤리의 종류를 이 해하는 데 도움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그리스도 안에서 누리는 하나 님의 은혜에 대한 지식과 경험은 또한 생명 윤리 문제를 대하는 그리 스도인의 태도를 변화시키고 보편적으로 구속력 있는 도덕적 규칙이 없는 수많은 문제에 대한 결정을 내리는 방식을 변화시킬 다양한 미덕 및 삶과 죽음에 대한 관점도 심어 주어야 한다. 세상 속에서 그리스도인의 정체성 하나님은 인간을 자기의 형상과 모양대로 창조하셨다( 창 1:26〜27 ). 다 음 장에서 더 자세히 살펴볼 이 풍부한 신학적 진리는 인간을 크게 존 엄하고 고귀한 피조물로서 생명으로 부름을 받았으나 하나님께 불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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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하고 그에 대한 저주와 형벌로서 죽음의 위협을 받게 된 존재로 설 정하는 생명 윤리의 기초가 된다. 죄로 타락한 후, 하나님은 인류에게 이 저주를 내리셔서 인간을 그들이 취함을 받은 흙으로 돌아가게 하 셨다( 창 3:19 ). 이 저주와 함께 복음의 첫 선포가 있었으며, 여자의 후손 이 뱀의 후손의 머리를 상하게 할 것이라는 약속이 주어졌다( 창 3:15 ). 그래서 인류는 장차 오실 이 구세주를 믿음으로 붙잡는 사람들과 하나 님께 대한 반역을 계속하는 사람들로 나뉠 것이다. 창세기 처음 장들 은 가인과 그의 후손, 바벨탑을 쌓은 사람들을 후자의 집단에 대한 예 로 설명하는 반면, 노아와 아브라함을 유일한 참 하나님을 경배하고 하나님의 약속을 붙잡은 남은 자의 일원으로 지목한다. 하나님은 아 브라함과 언약을 맺어 그와 그의 가족을 세상과 구별하셨으나, 아브라 함을 통해 땅의 모든 민족에게 복이 임할 것이라고 약속하셨다. 아우 구스티누스는 그의 유명한 작품 『하나님의 도성』에서 이 두 집단의 인 간이 서로 갈등하고 적대하며 살아가는 두 개의 도시를 구성하는 것으 로 규정했다. 아우구스티누스는 또한 이 두 도시의 사람들이 이 세상에 섞여 있다 는 사실도 지적했다. 장차 올 시대에는 두 도시가 서로 다른 운명을 맞 이하지만, 지금 여기에서는 나란히 함께 살아가고 있다. 하나님은 인 류에게 저주를 내리셨으나 완전한 혼돈에 빠지게 하지는 않으셨다. 신 자와 불신자를 막론하고 다양한 종류의 사람들이 사회에서 법을 준수 하는 삶을 살아가며 문화에 생산적인 공헌을 하고 있다. 이것은 창세 기 4장에서 이미 여러 가지 방식으로 분명하게 드러난다. 하나님은 아 무리 불완전해도 정의의 체계가 이 땅에 존재할 것임을 나타내시기 위 해 가인에게 “표”, 즉 맹세를 주셨다( 창 4:15 ). 가인은 계속 도시를 건설 했고( 창 4:17 ), 그의 후손 중 세 사람인 야발, 유발, 두발가인은 농업, 음 악, 야금술이라는 세 가지 위대한 문화 분야의 조상이 되었다( 창 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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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 홍수 이후에 하나님은 노아와 그를 통해 “모든 생물”과 언약을 세

우셨다( 창 9:10, 12, 15〜16 ). 이 언약은 죄의 용서나 영원한 생명을 약속하 지는 않았지만, 하나님이 자연의 질서를 유지하셔서 가족생활이 지속 되고 인간의 정의 체계가 작동하리라는 사실을 모든 피조물에게 보장 했다( 창 8:22, 9:1, 5〜7 ). 창세기 4장 15절과 9장 6절은 특히 관련이 있는 본문이다. 이 두 본문에서 하나님은 인간의 정의 체계를 하나님을 믿 는 사람만의 전유물이 아니라 인류의 공유물로 제정하셨다. 두 본문 모두에서 정의의 필요성을 환기하는 구체적 범죄는 인간의 생명을 궁 극적으로 모독하는 살인이다. 창세기 9장 6절은 심지어 하나님이 자기 형상대로 사람을 창조하셨음을 독자에게 상기시킨다.

다른 사람의 피를 흘리면 그 사람의 피도 흘릴 것이니 이는 하나님이 자기 형상대로 사람을 지으셨음이니라.

인간의 정의 체계에서 생명의 보호는 하나님이 만드신 창조의 정점 으로서 인간의 영속적 존엄성과 영예를 지키기 위해 이루어진다. 따라서 창세기의 처음 장들은 하나님이 자신을 위해 세상에서 한 백 성을 불러내어 죄로부터의 구원을 약속하셨으나 동시에 종교적 신념 을 막론하고 모든 사람이 자녀를 낳고, 도시를 건설하고, 농사를 짓고, 음악을 만들고, 금속을 단조( 鍛造 ) 하고, 특히 범죄자에 맞서 정의를 수 호하는 등 인류 문화의 지속적인 임무를 위임받은 하나님 형상 보유자 로 함께 살도록 명령하셨음을 보여 준다. 물론 종교적으로 혼합된 이 세상의 사회는 이런 임무를 수행하는 데 종종 비참하게 실패한다. 홍 수, 바벨, 소돔과 고모라에 대한 성경 기사는 특히 끔찍한 실패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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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언하고 있으며, 역사에는 크고 작은 문화적 왜곡 관련 이야기가 가득 하다. 그렇지만 문화적 성취와 정의로운 심판도 역사의 장면들을 가득 채우고 있으며, 하나님 백성은 이 활동에 올바르게 참여하고 이 활동에 서 혜택을 누려 왔다. 아브라함은 하나님의 언약에 기초해 구원을 위해 구별되었으나, 세상으로부터 스스로 고립되지 않고 세상 지도자들과 언약을 맺고( 창 21:27〜34 ), 세상의 상업에 참여하고( 창 23:10〜20 ), 세상의 전쟁에 참전하고( 창 14:1〜16 ), 정의의 문제와 관련해 의미 있는 도덕적 토론에 관여했다( 창 20:8〜13 ). 한동안 그리고 친히 정하신 더 큰 구속 계 획의 특별한 목적을 위해( 참고. 갈 3:19〜24 ), 하나님은 약속의 땅 가나안 에서 구약 시대의 이스라엘을 세상과 분리하셨다. 그 땅에서 이스라엘 은 육아, 농업, 음악, 정의와 같은 인간의 기본적인 문화 활동을 계속 추구해야 했으나, 세상과 함께 그렇게 한 것이 아니라 세상과 분리된 상태에서 그렇게 했다. 하지만 구약 시대의 이스라엘도 가나안 땅 외부 의 이방인 및 불신자와 문화적 동지애를 발휘했는데( 예. 왕상 5:1〜12 ), 이

것은 특히 바벨론에서 포로 생활을 할 때 더욱 두드러졌다( 렘 29:4〜9 ). 신약 성경은 하나님 백성에게 아브라함이나 바벨론 포로로 잡혀간 이스라엘 자손처럼 행동하라고 지시한다. 신약의 교회는 구약 시대의 이스라엘과 같이 하나의 작은 지리적 영역에 거주하는 단일 민족이 아 니라 전 세계에 거주하는 다민족 백성이다. 신약 교회의 구성원도 아 브라함처럼 유일하신 참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 는 땅에서 순례자이자 나그네다( 히 11:8〜10, 13〜16; 벧전 1:1; 2:11 ). 의미심 장한 사실은 요한계시록 17〜18장이 교회를 구약 시대의 이스라엘 자손처럼 바벨론에 살고 있는 것으로 묘사한다는 것이다. 이 세상의 도시들을 대표하는 이 바벨론은 상업과 문화적 성취의 장소다. 바벨론 이 약속하는 부, 명예, 안전은 기만적이고 덧없는 것인데, 하나님은 신 자에게 이 바벨론의 유혹을 경계하도록 경고하신다. 신자는 세상과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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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되어 순결해야 하고( 고후 6:14〜18 ), 교회의 거룩함을 위해 열심을 내 야 하며( 고전 5장 ), 모든 생각을 사로잡아 그리스도에게 복종시키도록 애써야 하며( 고후 10:4〜5 ),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야 한다 ( 롬 12:2 ). 요약하면, 창세기 3장에 나오는 뱀의 후손과 여자의 후손 사

이의 오래된 갈등은 여전히 건재한데, 그리스도인은 사탄의 공격에 대 비해 경계해야 한다( 벧전 5:8 ). 그렇지만 이것이 신약 성경에서 말하는 이야기의 전부가 아니다. 바울은 교회가 거룩한 공동체여야 하지만 세 상을 떠나도록 부름을 받은 것이 아니라 일상에서 악인들과 계속 어울 려야 함을 상기시킨다( 고전 5:9〜10 ). 교회는 이 세상의 물건을 구매하고 사용할 것이지만 결코 그것에 빠져서는 안 된다( 고전 7:29〜31 ). 창세기 4장 15절과 9장 6절에서 하나님이 왕과 통치자에게 암묵적으로 부여 하신 세속적 권세는 여전히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으며, 신자는 정의의 집행을 위해 칼을 가진 그들의 사역에 복종해야 한다( 롬 13:1〜7 ). 신자 는 바벨론에 속한 것은 아니지만 한동안은 바벨론 안에서 계속 살면서 불신자와 함께 다양한 문화적 활동에 참여해야 한다. 그리스도인과 더 넓은 문화와의 관계에 대한 이런 성경적 개요는 기 독교와 생명 윤리에 대한 질문과 가장 큰 관련성이 있다. 우선 첫째로, 그리스도인은 창세기 3장 15절에 묘사된 뱀의 후손과 자신 사이에 존 재하는 지속적인 갈등을 인식해야 한다. 사탄은 “처음부터 살인한 자”( 요 8:44 ) 였으므로, 그리스도인은 사회에 ‘죽음의 문화’의 세력이 존 재하는 현상을 목격해도 놀라서는 안 된다. 신자는 경계를 늦추지 말 고 복음 전도와 변증에서 그리스도 안에 있는 진리와 세상의 영에 대 항하는 생명의 가치를 증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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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통 임무로서의 생명 윤리 하지만 이 세상의 악한 세력에 맞서 그리스도에 대해 증언하는 이 중요한 임무 외에도, 그리스도인은 이 세상과 함께 및 이 세상과 공동 으로 의학의 발전을 추구하고 보건 의료에 대해 도덕적으로 생각해야

하는 또 다른 중요한 책임이 있다. 가장 일반적인 수준의 생명 윤리가 생명의 보호 및 증진이 관련된 도덕적 문제에 대한 것이라면, 그리스

도인은 생명 윤리를 마치 자신만의 관심사인 것처럼, 또한 자신이 생 명 윤리 문제에 대한 사고를 독점하고 있는 것처럼 대해서는 안 된다. 창세기 4장 15절, 9장 6절, 로마서 13장 7절과 같은 성경 본문과 관련 해 위에서 지적한 대로, 생명 보호는 하나님이 세속 관료를 통해 온 인 류에게 맡기신 임무다. 하나님은 자기의 지명을 통해 그리스도인을 부

르셔서 신앙을 공유하지 않는 사람들과 함께 인간의 생명을 보호하고 그 번영을 도모하게 하신다. 아이를 키우는 일, 농사를 짓는 일, 음악을 만드는 일, 금속을 단조( 鍛造 ) 하는 일, 정의를 추구하는 일이 인류의 공 통 임무라면, 의술도 마찬가지로 공통 임무임이 틀림없다. 그리스도인 과 비그리스도인 모두가 농작물을 더 잘 키우고 음악을 더 아름답게 만드는 법을 연구하고 그 배움의 열매를 서로 나누는 것처럼, 그리스 도인과 비그리스도인 연구자, 의사, 환자도 모두 함께 몸을 돌보고 병 을 치료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악의 세력이 개입하고 죽음을 사랑 하는 자들이 인간 생명의 가치를 훼손할 때, 그리스도인은 불신자와 함께 정의로운 해결책을 모색하도록 부름을 받는다. 이런 이유로 그리스도인이 주류 보건 의료 체계를 포기하거나 그리 스도인에게만 의료 서비스를 받아야 할 설득력 있는 이유가 없다. 지 역 병원, 의과대학, 보험회사, 의료 단체는 하나님이 인류 전체에 부여 하신 공통의 문화적 임무를 합법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물론 이런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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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 안에서 부도덕한 일이 일어나기도 한다. 모든 문화 제도 안에서 사 람들( 때로는 그리스도인이라고 자처하는 사람들 ) 이 끔찍한 일을 저지르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하나님이 이런 제도에 부여하신 정당성이 상실 되는 것은 아니다. 바울이 로마서 13장 1〜7절에서 순종하도록 명령 한 로마 정부는 현대 서구의 어떤 정부보다 훨씬 더 잔인했다. 소위 죽 음의 문화가 오늘날의 보건 의료 시설에서 실제로 작동하고 있지만, 생명의 문화도 그곳에서 생생하게 존재하고 있다. 오늘날 의료 행위는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통증을 완화하고 질병을 치료하며 죽음을 저지 할 수 있다. 이 책의 많은 독자는 200년 전에 태어났다면 유아기를 넘 기지 못했을 것이고, 나머지 대부분은 오늘날 월그린이나 치과에 가기 만 해도 쉽게 치료할 수 있는 심각한 불편함을 평생 안고 살았을 것 이다. 그리스도인이 현대 의학의 놀라운 발전으로부터 스스로 고립되 는 것은 생명과 그 번영의 대의에 해를 끼치는 일이다. 마찬가지로, 그리스도인은 공적 영역에서 생명 윤리 토론과 논쟁에 참여할 충분한 이유가 있으며, 하나님이 정하신 문화적 삶의 특성을 존중하는 방식으로 그렇게 해야 한다. 대부분의 생명 윤리 문제는 어 떤 면에서는 사회적·정치적 문제다. 사회 전체와 특히 시민 정부는 생 명을 보호하고 생명을 위협하는 자들을 상대로 정의를 시행하는 임무 를 위임받았다. 따라서 낙태, 줄기세포 연구, 불임 치료법, 조력 자살과 같은 주제는 삶과 죽음에 대한 중요하고 논쟁의 여지가 있는 문제라는 점에서 모종의 정치적 해결을 요구한다. 이런 시술을 허용할 것인지 금지할 것인지는 행동을 통해서든 비행동을 통해서든 정치적 결정에 따라 정해야 한다. 병원이나 의과대학과 같은 비정치적인 사회 환경과 보건 의료 종사자를 위한 직업적 책임 규범 개발에서도 생명 윤리 문 제가 발생한다. 그리스도인과 비그리스도인이 모두 이런 논쟁에 이해 관계가 있는데, 그리스도인은 하나님이 그리스도인과 비그리스도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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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살기를 원하시는 공적 영역에서 특권을 독점하지 않는다. 따라서 그리스도인은 공적 영역이 그리스도인과 비그리스도인 모두를 위해 의도된 공간이라는 사실을 존중하는 방식으로 생명 윤리 논의에 참여 할 의무가 있다. 그리스도인은 이 정도로 ‘세속적’ 생명 윤리와 이해관 계가 있다. 그리스도인이 이렇게 세속적 생명 윤리에 관심을 보인다고 해서 신 자가 기독교적 전제를 포기해야 한다거나 자신에게 최고의 권위인 성 경을 제쳐두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성경에 대한 그리스도인의 헌신 은 도덕적 사고에 항상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방식으로 인간의 본 성, 고난, 죽음, 부활에 대한 견해를 정의해야 한다. 그렇지만 하나님이 시민 사회를 다양한 차원에서 공동의 영역으로 세우셨으므로, 신자는 공적 영역의 토론에 참여하기 위한 조건으로 기독교 성경의 준수를 요 구할 수 없다. 그리스도인은 하나님이 성경에서뿐 아니라 자연에서도 하나님 자신과 하나님의 법을 계시하신 사실로 감사할 수 있다. 이것 을 흔히 자연 계시라고 부른다. 성경은 창조 일반과 특히 인간의 양심 이 하나님과 인간에 대한 하나님의 도덕적 뜻이 관련된 중요한 사실들 을 모든 인간에게 알려 준다고 가르친다( 시 19:1; 롬 1:18〜32; 2:14〜15 ). 모 든 사람은 하나님의 형상을 지닌 존재로서 본성상 인간 생명의 가치와 그 생명을 보호할 필요성을 알고 있다( 창 9:6; 롬 1:29 ). 이런 성경 본문들 은 불신자가 본성적으로 알고 있는 바를 부패시키고 불순종하는 경향 이 있음을 우리에게 상기시킨다. 그렇지만 불신자도 하나님의 도덕법 을 정말 알고 있으며 ( 롬 1:19〜21, 32 ), 외형적이고 부분적인 방식이기는 하지만 종종 그 도덕법을 실제로 행하기도 한다( 롬 2:14 ). 이런 이유로 그리스도인은 비그리스도인과 진정한 도덕적 대화를 나눌 수 있다. 세속적 생명 윤리는 생명 윤리가 될 수 있다. 그리스도인 은 하나님과 이 세상에 대한 기본 전제를 ( 주관적인 문제로서 ) 비그리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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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과 공유하지 않지만, 하나님 자신과 하나님의 세계에 대한 하나님의 자연 계시는 ( 객관적인 문제로서 ) 양쪽 모두에게 공통적이다. 그리스도인 은 자연 계시에 대한 자기의 이해를 형성하고 수정하기 위해 항상 성 경에 주의해야 하지만, 불신자가 자연 계시를 통해 알고 있는 진리에 창의적으로 호소하는 것은 그리스도인이 성경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 는 사람과 공적 영역에서 의미 있는 도덕적 대화에 관여할 수 있는 길 을 보여 준다. 성경의 윤리가 그리스도인, 즉 그리스도와 함께 죽었다 가 다시 살아난 사람을 구체적 대상으로 한다면, 자연에 계시된 도덕 법은 인간으로서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한다. 다시 말해, 성경은 그리 스도 안에서 경험한 구속에 대한 반응으로 순종을 명령하는 반면, 자 연의 도덕법은 창조된 공통의 인간성에 근거해 모든 사람에게 의무를 부과한다. 따라서 자연 계시는 그리스도인이 더 넓은 세상의 생명 윤 리에서 비그리스도인과 대화할 수 있는 적절한 수단을 마련해 준다. 그리스도인은 세속적 생명 윤리에 참여하여 성취할 수 있는 바에 대 해 기대할 때 확실히 겸손해야 한다. 그리스도인은 역사가 끝날 때까 지 이 창조 세계와 그 시민 사회를 보전할 것이라는 하나님의 약속( 창 8:22 ) 을 확신할 수 있으며, 따라서 시민 사회의 삶에 참여하는 일이 헛

되지 않으리라는 확신을 가질 수 있다. 그러나 그리스도인은 또한 역 사가 끝날 때까지 세상은 여전히 절망적으로 죄악스러운 상태로 남아 있을 것이며 그리스도인에게는 고난과 핍박으로 가득할 것이라는 성 경의 확신에 비추어 냉정해야 한다( 예. 살후 1:5〜10; 딤후 3:1〜5 ). 그리스도 인이 세속적 생명 윤리에 참여하는 일은 일차적으로 자연 계시에 대한 창의적 호소를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어서 유토피아적 꿈으로 변질되 어서는 안 된다. 세속적 생명 윤리는 그리스도의 천국 의( 義 ) 를 선도하 지 못할 것이다. 그리스도인이 공적 영역의 대화에 참여하는 것을 교회가 복음을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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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하고 새 하늘과 새 땅에서 누릴 영생을 소망하는 것과 혼동해서는 안 된다. 그리스도인이 생명 윤리 문제와 씨름하는 세상에 참여하는 것은 최선일 때도 이 “악한 세대”( 갈 1:4 ) 에서 하나님의 은혜로운 정의 와 복지를 보전하기 위한 수단일 뿐이다. 특정한 때와 장소에서 악이 번성해 그리스도인이 자기의 정직성을 유지하면서 공적 영역에 참여 할 기회가 거의 사라져 결국 공적 생활에서 물러나 기도하면서 더 나 은 날을 기다려야 하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신실한 그리스도인이 우생학 프로그램과 소모품으로 여겨지는 사람들에 대한 끔찍한 과학 실험을 통해 나치 독일의 공공 ‘생명 윤리’에 어떻게 의미 있게 공헌할 수 있을지는 상상하기 어렵다. 그러나 보통 때는 그리스도인이 겸손하 게 기대해야 하기는 해도 가능한 범위 안에서 참여하도록 부름을 받 는다.

결론 그리스도인은 더 넓은 세상의 보건 의료 체계에 참여해야 하며, 하 나님이 공적 영역을 신자와 불신자가 함께 사용하는 공동의 공간으로 정하신 사실에 적합한 방식으로 생명 윤리 논쟁에 대한 공적 토론에 공헌해야 한다. 그리스도인이 공적인 생명 윤리 문제와 관련해 불신자 와 대화할 때 사용할 수 있는 전략과 논거에 대해서는 훨씬 더 많은 점 을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책은 뚜렷이 기독교적인 생명 윤리관을 개 발해 신자가 자신과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보건 의료 문제에서 개인 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민법과 의료 체계는 건강을 증진하고 생명을 보호하려는 도덕적 경계를 인정해야 하며, 그리스도인은 이런 경계 안에서 살아야 한다. 그러나 이런 경계 안에서 그리스도인은 건강, 질병, 죽음의 문제에 대응해 자기 삶을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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떻게 구성할 것인지에 대해 개인적으로 많은 결정을 내릴 자유도 있다. 이런 결정을 내릴 때 우리는 기독교 신앙의 진리가 현세적인 삶 의 의미, 결혼과 출산의 중요성, 고난의 목적, 죽음의 과정에 대한 우리 의 이해를 변화시켰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다음 장에서는 그 이 유가 무엇인지를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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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적 교리

생명 윤리와 관련된 크고 작은 난제는 하나님을 알고 그리스도를 신 뢰하며 하나님의 영을 따라 행하라는 우리의 지속적인 부르심의 맥락 에서만 해결될 수 있다. 따라서 우리가 생명 윤리와 관련해 내리는 결 정은 성경에 계시된 진리와 삶의 방식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반영해야 한다. 우리는 우리의 신앙과 삶을 일반적으로 정의하지만, 또한 현대 생명 윤리에서 발생하는 도전에 대해서도 특별한 중요성이 있는 신학 적 교리와 기독교적 미덕을 탐구해야 한다. 이번 장에서는 신학적 교리의 네 가지 영역, 즉 하나님의 주권 및 모 든 인간 역사에 대한 하나님의 섭리적 다스림의 본질, 인간의 본성, 특 히 하나님 형상 보유의 다양한 측면, 모든 사람이 직면하는 동시에 그 리스도의 삶과 죽음과 부활로 인해 그리스도인에게 근본적으로 변화 된 죽음의 본질, 모든 그리스도인이 현세에서 감내해야 하는 고난의 본질과 위치에 초점을 맞추겠다. 이런 교리들은 오늘날 우리가 당면한 생명 윤리 문제를 위해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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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주권과 신적 섭리 심각한 질병이나 기타 건강 관련 위기가 닥쳤을 때 가장 먼저 떠오 르는 질문은 “어째서 나에게만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일 것이다. 이런 일반적인 반응은 하나님의 주권과 신적 섭리에 대한 깊은 의문을 제기 한다. 하나님은 질병과 죽음의 강력한 힘도 통제하고 계실까? 내 질병 이 정말 내 인생에 대한 하나님의 계획과 일치하는 것일까? 하나님이 만물의 주권자라면 자녀의 육체적 고통이 자녀를 향한 하나님의 은혜 나 사랑과 어떻게 양립할 수 있을까? 하나님의 주권 교리는 두려운 주 제일 수 있으나 핵심은 매우 좋은 소식인데, 하나님이 참으로 주권자 며 하나님의 주권이 항상 자녀의 유익을 위해 역사한다는 것이다. 피조물에 대한 하나님의 주권 성경이 하나님과 관련해 우리에게 알려 주는 모든 놀라운 사실 중에 서 하나님이 주권자라는 가르침만큼 놀라운 진리도 없을 것이다. 하나 님의 주권은 하나님이 과거, 현재, 미래의 모든 일을 포괄적으로 알고 계실 뿐 아니라, 역사의 가장 큰 사건부터 가장 모호한 사건까지 만사 가 하나님의 뜻에 따라 이루어지도록 모든 것을 계획하고 정하셨다는 개념을 가리킨다. 성경은 하나님의 주권이 그리스도를 믿는 사람에게 큰 위로와 격려의 원천이라고 가르친다. 그렇지만 하나님의 주권 교리 는 종종 오해의 소지가 있으므로, 성경이 가르치는 내용을 주의 깊게 고찰할 필요가 있다. 아마도 이 교리만큼 생명 윤리를 대하는 우리의 일반적인 태도를 더 심오하게 형성할 수 있는 다른 교리는 없을 것 이다. 성경은 종종 하나님의 주권이 절대적으로 모든 것에 미친다고 말 한다. 하나님은 창조주로서 자기 입으로 간단하게 명령하심으로써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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