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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기_누가복음주석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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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ary on the Gospel According to Luke, Volume 1: The Dawn of the New Exodus (Luke 1:1-4:13)

ⓒ 2026 by Hyeon Woo Shin

Published by Revival and Reformation Press

9-20 Yanghwaro 6-gil, Mapo-gu, Seoul, Korea 04044

이 책은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받는 저작물이므로 무단

누가복음 주석 1

발행일 2026년 7월 15일

지은이 신현우

펴낸이 김은주

펴낸곳 부흥과개혁사

편집 권대영 디자인 박슬기 기획 이승영 마케팅 권성직

인쇄소 영진문원

판권 Ⓒ부흥과개혁사 2026

주소 서울특별시 마포구 양화로6길 9-20, 2층(서교동)

전화 Tel. 02) 332-7752 Fax. 02) 332-7742

홈페이지 http://rnrbook.com e-mail rnrbook@hanmail.net

ISBN 979-11-7540-069-6 (94230)

979-11-7540-068-9 (94230) (세트)

등록 1998년 9월 15일 (제13-548호)

┃저자 서문┃

이 책은 2016년에 필자가 『누가복음 어떻게 읽을 것인가』를 성서유니온

을 통하여 출간한 이후에 10년 만에 내는 누가복음 주해 연구서의 제1권

이다 당시 닭의 배를 가르고 달걀을 꺼내듯 설익은 연구 결과를 급하게 발표

하였는데, 이번에는 달팽이처럼 천천히 기어가는 긴 호흡으로 오랜 세월 연 구하여 다섯 권으로 계획한 심층 주석의 첫 권을 내게 되었다. 이러한 과정의

중간 결과물은 「생명의 삶 PLUS」( 두란노서원 ) 의 2022년 1, 2, 3월 호에 연재 한 필자의 누가복음 본문 주해를 통하여 발표되기도 하였다. 이 중간 결과물

을 우선 출판할까 고민하기도 했지만, 아직 설익은 것을 내기를 포기하고, 해

외 및 국내의 학술지들에 게재된 여러 학자들의 소논문들에 담긴 주해적 성

과들을 가급적 모두 반영하는 추가 연구 작업을 진행하였다

학술 논문들로 발표된 학자들의 연구 결과는 이미 나온 주석서들에 아직

소개되지 않은 경우도 많고, 목회자들이나 성도들이 찾아서 읽을 기회도 거

의 없기에, 주석가들이 직접 읽고 설득력 있는 연구 성과들을 종합하여 소개

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작업은 탄광에서 캔 원석을 선별하여 가치 있는 것을

수집하는 것 같은 노동이지만, 주석가들이 해 주어야 하는 작업 중에 하나다.

이러한 수집 작업과 함께 주석가는 종종 직접 원석을 캐는 작업도 해야 한다.

이러한 노동 작업을 긴 시간 동안 진행하여 나온 것이 주석서들이고, 주석

서들은 모든 구절을 다루기에 소논문에 없는 독특한 기여도 종종 포함되어 있다. 그렇기에 새 주석을 쓰는 사람은 이미 출판된 소논문들만 아니라

그 후에는 이미 출판된 주요 주석에 담긴 선행 연구들의 성과도 종합하며 이

책에 반영하고자 노력하였다 이러한 종합을 창조적으로 하는 것은 새로운

주석을 쓰는 사람이 포기하지 말아야 할 기쁨이고, 그러한 과정 속에서 자신

이 캐낸 원석을 추가하는 것은 추구해야 할 기쁨이다.

외국 학자들의 누가복음 주석서들이 이미 많이 나왔고, 이미 여러 권이 한

국어 번역을 통하여 국내에도 소개되었는데, 누가복음 주석이 또 한 권 필요

한 이유는 무엇인가? 이러한 주석에 담긴 통찰을 종합하고, 학술 논문들에

담긴 최신 연구를 더하면서, 독자적 연구를 추가하여 독자들에게 제공할 필

요성 때문이다 또 하나의 이유는 국내 저자가 쓴 누가복음 주석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다행히 최근에 헬라어 연구와 신약 주해에 정통한 신약학자인 정

창욱 교수의 누가복음 주석, 『누가복음 1:1-9:50』, KECNT 3A ( 감은사 ) 이 나

온 것은 크게 환영할 일이다. 마태복음의 경우 고 양용의 교수의 주석( 이레서

원 ), 강대훈 교수의 주석( 부흥과개혁사 ), 필자의 주석( 감은사 ) 이 있어서 함께 활용

할 수 있고, 마가복음의 경우에도 박윤만 교수의 주석( 감은사 ) 과 필자의 주

석( 감은사 ) 을 함께 활용할 수 있지만, 누가복음의 경우에는 이제 비로소 학술

적 주석이 한 권 나온 상태여서 함께 활용할 주석이 좀 더 필요할 것이다.

필자는 한때 마가복음에만 집중하여 평생 마가복음만 연구하고자 했으나,

계획대로 되지 않았다 마태복음, 누가복음을 강의해야 하는 필요로 인해, 이 복음서들도 연구하기 시작했고, 강해서 집필 요청이 있어서 미진한 연구를

담아 『누가복음 어떻게 읽을 것인가』라는 책으로 발표하기도 했다. 그런데 공관복음서 주석 집필은 필자의 연구 진행을 위한 기초이기에 결국 피할 수

없는 작업이기도 했다. 필자의 연구 분야는 역사적 예수 연구 및 신약 사본학

과 함께 공관복음서들의 유사성과 비유사성을 설명하는 공관 문제( Synoptic Problem ) 연구인데, 이러한 작업은 반드시 본문 자체의 의미를 파악하는 공관

복음서 전체의 주해 작업을 기초로 해야 한다 그래서 박사 논문에서 신약 사

본학, 공관 문제 연구, 역사적 예수 연구의 세 분야를 통합하는 방법론 개발

연구를 한 후 지난 20여 년을 공관복음서 주해에 할애하였다. 이제 누가복음

것이다.

성경 주석서는 학문적 필요성만이 아니라 설교자들과 성도들을 위해서도

유익한 기초 자료를 제공하기에 교회를 위하여 우선적으로 연구 저술해야 한다. 이러한 필요성으로 인해 교회를 위한 신학을 추구하는 학자라면 당연

히 주석서 집필을 등한히 할 수 없을 것이다. 필자가 역사적 예수 연구를 계

속 뒤로 미루고 지금까지 주석서 집필에 20년 이상을 할애하는 한편, 한국인

학자들이 함께 저술하는 KECNT 주석 시리즈의 편집에도 집중하고 있는 이

유는 한국 교회를 위한 긴급하고 절실한 필요성 때문이다.

설교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좀 더 깊이 있는 내용을 담은

심층 주석서로 의도된 이 주석의 목표로 인해 연구 저술 시간이 계속 길어

졌다 특히 누가복음 본문을 연구한 해외 논문들은 그동안 엄청나게 많이 쏟

아져 나와서 이것을 수집하여 읽는 과정에 많은 시간이 들었다. 연구 저술을

마친 후에는 설교자들만이 아니라 성도들도 모두 읽을 수 있도록 가능하면

쉽게 설명하는 또 하나의 목표로 인해 탈고 시간도 길어질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계속 붙잡고 있을 수는 없기에 아직 연구에 부족한 점이 많고, 더 쉽

게 다듬어 표현할 필요가 있는 아직 미진한 원고지만 이제 세상에 내어 놓

는다

이 책에서 주해하기 전에 실은 누가복음 본문 번역은 필자의 사역이다 그

러나 개역개정판에 익숙한 독자들이 개역개정판을 읽으며 이 주석을 활용할

수 있도록, 주해 및 해설 과정에서 한글 성경을 인용할 때 종종 개역개정판을 사용하였다. 개역개정판이 인용될 때 가급적 이것을 표기하였지만, 가독성을

위하여 편의상 표기를 생략하기도 하였다. 주해가 성경 본문의 어느 부분을

다루는지 확인하기 좋도록 가급적 절별로 주해하였고, 해당 절의 어느 부분

을 다루는지 찾기 쉽도록 종종 성경 본문의 단어들이 인용되거나 언급될 때,

진한 글씨체를 사용하여 표시하였다

이 책에서 헬라어의 음역은 자음의 경우 현대 그리스어에도 남아 있고 본

래의 발음이라 추측되는 경음을 살려 표기하였고, 모음의 경우에는 현대 그

리스어나 영미식 표기를 따르지 않고 고전 헬라어 발음이라 추측되는 발음

을 따라 표기하였다. 고대 저자를 표기할 때에는 널리 사용되면서 관습으로

많이 굳어져 독자들에게 익숙한 발음으로 표기하였기에, 영미식과 라틴어식

이 혼용되었다 성서에 나오는 인명이나 지명의 경우 개역개정판의 음역을 가급적 따라갔지만, 오늘날 사회에서 통용되는 발음을 괄호속에 표기하거나 따르기도 하였다.

이 책에서 ‘성경’은 성경전서의 각 권들을 가리키고, ‘성서’는 성경전서의

줄임말로서 가급적 구분하여 사용되었으나, 편의상 두 단어를 혼용하기도 하

였다. 작음 따옴표( ‘’ ) 는 해당 단어가 메타적 기능을 하여 단어 자체를 가리킬

때 “-라는 표현”이라는 뜻으로 사용하였으며, 헬라어를 음역할 때에나 강조

를 할 때에도 사용하였다 큰 따옴표는 직접 인용할 때만이 아니라 단어나 표

현이 가진 어떤 의미를 언급할 때 “-라는 의미”라는 뜻으로 사용하였다 필자는 이 책을 박사 과정 지도 교수였던 드 부어( Martinus de Boer ) 박사님께 헌정한다. 필자가 박사 과정에 들어갈 때 영국에서 활동하다가 50대 초에 네

덜란드로 옮겨 오신 드 부어 교수님은 필자의 박사 논문을 지도하며 한결 같

은 따듯함으로 격려하여 주셨다. 논문 초고의 논리적 흐름에 대한 그분의 통

찰력 있는 논평으로 인하여 나의 논문은 한 단계 발전할 수 있었다. 아울러

전문 분야 밖의 좀 더 넓은 독자층을 고려하여 글을 쉽게 쓰도록 격려하셨고,

너무 길어지는 나의 박사 논문을 A4 300페이지 이내로 간결하게 줄이도록

계속 압박하셨기에, 필자는 쉽고 짧게 글을 쓰도록 훈련받게 되었다 드 부어 교수님은 필자의 연구 분야의 최고 전문가 중에 하나인 옥스포드 대학의 터

켓( C. M. Tuckett ) 교수를 공동 지도교수로 학교에 추천하여 그분의 엄격한 지

도를 받을 수 있게 배려해 주셨고, 마지막에는 긴 탈고 과정에서 영어 표현까

지 꼼꼼하게 교정해 주셔서 논문이 통과된 후 출판할 때에는 단 한 글자의 교정도 출판사로부터 요구받지 않을 수 있었다. 드 부어 교수님은 이처럼 열 심히 제자를 보살피는 한편 성실한 신앙인으로서 부지런한 학자로서의 모범

을 보이셨다 그러한 삶에서 나온 드 부어 교수님의 작품 중에 하나가 그분의 명쾌한 갈라디아서 주석이다. 필자는 이 주석을 통독하면서 학자로서의 탁월 함과 함께 주님을 향한 신앙과 교회를 위한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책의 출판을 흔쾌히 허락하신 부흥과개혁사의 김은주 대표이사님과 필 자의 연구를 한결같이 격려하여 주시는 예수가족교회 백금산 목사님께 감사

드린다. 이미 여러 해외 석학들의 누가복음 주석들이 한국에 많이 소개되어

추가적 기여가 어려운 환경에서 새로운 주석을 내는 것이 모험인 가운데, 천

학비재한 필자의 일천한 원고를 신뢰하여 주심에 심심한 감사를 드린다

신학의 기초를 위하여 철학을 대학에서 공부한 후, 마침내 신학에 입문한

후 10여 년의 세월 동안 연구 방법을 훈련하고, 강의를 하며 복음서를 연구

한 20여 년의 세월이 지나갔다. 그러나 이 긴 세월은 영원한 하나님의 말씀

에 비하면 찰나에 불과하고, 필자의 성경 연구는 하나님의 말씀의 태산의 한

자락에서 작은 삽으로 몇 번 퍼내고, 하나님의 말씀의 대양에서 작은 컵으로

몇 번 퍼내는 지극히 작은 일일 뿐이다 그러나 이 소자의 이 작은 수고도 무

의미하지 않을 수 있는 것은 우리에게 영원하고 위대한 생명의 말씀을 주신 하나님을 경배하는 예배의 일부이기 때문일 것이다 오직 그 분에게 영광을!

2026. 5. 18. 수락산 자락에서 신현우

1장 서론

누가복음은 의사 누가에 의하여 기록된 복음서다. 누가는 목격자들의 증언

에 토대하여 이 복음서를 목격자들이 상당수 살아 있는 시대인 주후 1세기에 기록했다. 누가는 이 복음서를 이방 그리스도인들, 특히 데오빌로처럼 권력

이 있고 부유한 비유대인을 염두에 두고 기록했다 누가복음은 그들에게 메

시아이신 예수를 통하여 새로운 출애굽을 통한 종말론적 구원의 시대가 도

래하였음을 전하며, 율법을 완성하는 예수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삶을 살도록

강권한다. 이러한 삶은 예수 그리스도의 모범과 가르침을 따르는 것이므로, 이러한 삶의 방식을 가르치는 누가복음은 제자도의 복음이라 부를 수 있다.

이 제자도는 재물을 하나님의 뜻대로 잘 관리하고 사용하는 경제적 제자도 를 포함한다.

1. 저자 1  )

이 복음서의 저자가 누가임은 여러 필사본들에 붙인 제목이 증언한다. 필

1  ) 이 부분은 나의 책, 『신약 입문』 (서울: 총회세계선교회, 2020), 192-193을 참고하면서 보완하

사본 중에 누가를 저자로 최초로 언급한 것은 주후 2-3세기 사본인 파피루

스 75 ( P 75 ) 다.2  ) 아울러 초기 기독교 문헌들도 바울의 동료인 의사 누가( 골

4:14 ) 가 누가복음의 저자라고 한다.3  ) 이레네우스( Irenaeus, 이레나이우스 ) 는 주후

180년경에 쓴 글( Adversus haereses 3.1.1 ) 에서 “그런데 누가도 바울의 동료로서

그가 설교한 복음을 한 책으로 엮었다.”라고 기록하였다 4  ) 주후 2세기 문헌

인 『무라토리 정경 목록』( Muratorian Canon ) 은 누가복음을 “외과 의사인 누가가, 예수가 승천한 후의 일을 기초로 바울의 여행 동료로서 함께 여행하면서

썼다.”라고 증언한다.5  ) 주후 4세기에 유세비우스( Eusebius ) 도 바울의 동역자

인 누가가 누가복음을 기록했다고 한다( H.E. 3.4.6 ). 6  ) 유세비우스와 제롬( Jerome ) 은 누가가 안디옥( 안티오크 ) 출신이라는 정보를 제공한다.7  ) 주후 4세기 이후 작품으로 추정되는 『누가복음에 대한 반말시온 서문』( Anti-Marcionite Prologue to the Gospel of Luke ) 도 누가가 안디옥 출신이며, 의사며, 사도 바울의 제자 였다는 기록을 전한다 8  ) 이러한 외적 증거들이 추측에 불과하다고 간주할 수 없다. 만일 미상의 저자를 초기 교회가 추측하였다면, 명성이 없는 누가 보다는 유명한 사도를 저자로 내세웠을 것이다.9  ) 그러므로 우리는 누가가

이 복음서의 저자라는 증언들이 사실에 근거한 것이라고 믿을 수 있다.

누가가 안디옥 출신이라는 것은 그가 사도행전에서 안디옥에 관하여 잘

알고 있음을 드러낸 데서도 확인된다( 행 6:5; 11:19-27; 13:1; 14:26; 15:22-23, 30, 35; 18:22 ) 10  ) 누가복음에는 의학 용어들이 종종 사용되는데 이 용어들은 비록 일 였다.

2  ) M. Wolter, The Gospel According to Luke, vol. 1, trans. by W. Coppins & C. Heilig (Waco, TX: Baylor Univ. Press, 2016), 1, 4.

3  ) D. A. Carson & D. Moo, Introducing the New Testament: A Short Guide to Its History and Message, 『손에 잡히는 신약 개론』, 안세광 역 (서울: IVP, 2015), 54.

4  ) Wolter, The Gospel According to Luke, vol. 1, 5.

5  ) D. Wenham & S. Walton, Exploring the New Testament, vol. 1: Introducing the Gospels and Acts, 『복음서와 사도행전』, 박대영 역 (서울: 성서유니온, 2007), 476에서 재인용.

6  ) D. A. Hagner, The New Testament: A Historical and Theological Introduction, 『신약개론』, 김귀탁 역 (서울: 부흥과개혁사, 2014), 365.

7  ) Wolter, The Gospel According to Luke, vol. 1, 6.

8  ) Wolter, The Gospel According to Luke, vol. 1, 6.

9  ) L. Morris, The Gospel According to St. Luke, TNTC (Leicester: Inter-Varsity Press, 1974), 15.

10  ) A. Plummer, The International Critical and Exegetical Commentary on the Gospel

상 헬라어 작품들에도 등장하는 일반적 용어들이라 할지라도,11  ) 의사

누가가 누가복음의 저자라는 증언을 지지한다.12  ) 당시에는 현대적 개념의

의학 전문 용어가 없었으며, 히포크라테스( Hippocrates ) 나 갈렌( Galen ) 등의

의학 전문가들은 교육받은 자들의 일상 언어로 저술하였다 13  ) 그러므로 의

학 전문 용어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것이 의사의 작품이 아니라는 증거가 될

수 없다. 누가복음의 서문은 의학 작품들의 서문과 유사하기도 한데,14  ) 이것

도 저자가 의사라는 증언을 지지하는 내적 증거다.

사도행전의 저자는 누가복음의 저자와 동일한데( 행 1:1-2 ), 이 저자가 사도

행전에서 바울과 함께 있음을 알려 주는 ‘우리’라는 말을 자주 사용하는 것

은 이 저자가 바울과 함께 여행하고 있었음을 알려 준다.15  ) 모든 바다 여행

이야기에 ‘우리’라는 말이 사용되는 것은 아니므로, ‘우리’라는 말을 단지

바다 여행 이야기의 특징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16  ) ‘우리’라는 말이 사용된

것은 저자가 여행하며 목격한 기사를 기록한 흔적일 것이다 17  ) 목격자가 사

용하였을 ‘우리’라는 말이 나오는 부분에 사용된 문체와 다른 부분에 사용된

문체가 동일하므로,18  ) ‘우리’가 나오는 부분의 내용을 목격한 사람이 사도행

전과 누가복음 전체를 기록한 사람과 동일인이라고 판단된다. 누가가 바울과

함께 로마에 있다고 기록하는 바울 서신 구절들 ( 골 4:14, 빌 1:24, 딤후 4:11 ) 은

누가가 바울의 동료임을 알려 준다.19  ) 이러한 증거들은 바울의 동료 누가가

누가복음의 저자라는 초기 교회의 증언들이 참됨을 지지한다.

누가는 이방 기독교인이었다고 간주되지만,20  ) 기독교인이 되기 전에 이미

유대교로 개종했던 유대 기독교인이었을 수도 있다.21  ) 누가가 이스라엘 땅

According to S.Luke, 5th ed. (Edinburgh: T&T Clark, 1922), xxi.

11  ) D. L. Bock, Luke, vol. 1. (Grand Rapids, MI: Baker, 1994), 7.

12  ) Carson & Moo, 『손에 잡히는 신약 개론』, 54.

13  ) Morris, The Gospel According to St.Luke, 17.

14  ) Plummer, Gospel According to S.Luke, lxv.

15  ) Hagner, 『신약개론』, 366.

16  ) Wolter, The Gospel According to Luke, vol. 1, 9.

17  ) Wolter, The Gospel According to Luke, vol. 1, 9.

18  ) Wolter, The Gospel According to Luke, vol. 1, 8.

19  ) Hagner, 『신약개론』, 366; Plummer, Gospel According to S.Luke, xiii.

20  ) Carson & Moo, 『손에 잡히는 신약 개론』, 54.

21  ) Hagner, 『신약개론』, 366.

의 지리를 잘 모른다는 것이나 ‘아멘’ 외에는 셈어( 히브리어, 아람어 ) 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는 누가가 유대인이 아니었다고 판단할 수 없다.22  ) 히브

리어 성경을 헬라어로 번역한 70인역의 문체를 모방하기까지 할 수 있는 구

약 70인역에 대한 지식, 바리새파와 사두개파의 신학적 차이에 대한 지식( 행

23:6-8 ), 누가복음 1-2장에 반영된 유대인들의 환경에 대한 정확한 묘사 등은

누가가 유대인 가정에서 성장했다고 볼 수 있게 한다.23  )

2. 독자

누가복음 ( 1:3 ) 은 이 복음서의 독자가 누구인지 명시한다 그는 데오빌

로( 테오필로스 ) 다 누가는 데오빌로를 ‘각하’라고 부른다. ‘각하’에 해당하는

헬라어 단어 ( κράτιστος ) 는 수신자가 로마의 고위직 관원일 가능성을 알려

준다. 이 단어는 사도행전 23:26 ( ‘벨릭스 각하’ ), 24:3 ( ‘벨릭스 각하’ ), 26:25 ( ‘베스도 각하’ ) 에서도 로마 총독을 가리키기 위하여 사용되었기 때문이다.24  ) 그러나

이 단어는 어떤 작품을 헌정하는 맥락에서 자주 나타나므로 실제 관직을 가

리키지 않을 수도 있다.25  ) 데오빌로라는 이름은 주전 3세기부터 발견되는

실제적 이름이라는 점과, 문헌이 실제로 개인에게 헌정되었던 관습을 고려할

때 데오빌로는 실존 인물이었다고 볼 수 있다.26  ) 어떤 초기 기독교 문

헌( Pseudo-Clementines ) 은 누가복음의 수신자였던 데오빌로가 안디옥에 거주

했다고 하는데,27  ) 이것도 누가복음 1:3이 언급하는 데오빌로가 실존 인물이 었을 가능성을 지원한다. 그가 실존 인물이고 로마 고위직 관원이라면 그는

아마도 유대인이 아니고 이방인이었을 것이다. 유대인이 로마 제국의 고위 관직에 오른 경우는 흔하지 않았기 때문이다.28  )

22  ) Wolter, The Gospel According to Luke, vol. 1, 10.

23  ) Wolter, The Gospel According to Luke, vol. 1, 11.

24  ) 신현우, 『누가복음 어떻게 읽을 것인가』 (서울: 성서유니온, 2016), 23.

25  ) F. Bovon, Luke 1: A Commentary on the Gospel of Luke 1:1-9:50, trans. by C. M. Thomas (Minneapolis, MN: Fortress, 2002), 23.

26  ) J. T. Carroll, Luke, NTL (Louisville, KY: Westminster John Knox, 2012), 21-22.

27  ) Bovon, Luke, vol. 1, 23.

28  ) 정창욱, 『누가복음 1:1-9:50』, KECNT 3A (서울: 감은사, 2026), 43.

데오빌로가 실존 인물이든 아니든 간에 누가가 로마 총독 데오빌로를 자

신의 책의 수신자로 언급한 것은 누가가 이방 기독교인 중에 높은 관직에 있

는 사람들을 누가복음의 독자로서 염두에 두었고, 특히 그들을 위하여 누가

복음이 기록되었음을 암시한다 29  ) 누가복음이 재물을 가난한 자들을 위하여

사용해야 함을 특히 강조하는 것도 이러한 독자들을 염두에 두었기 때문

이라고 볼 수 있다.30  )

누가복음의 독자는 ‘각하’라고 불리는 로마 고관으로서 복음을 이미 듣고

알고 있는 사람이다( 눅 1:4 ). 그러므로 그는 이미 그리스도인이었을 수도 있다.

그러나 데오빌로가 복음에 관한 정보를 들었으나 아직 그리스도인이 되지는

않았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에도 그는 아마도 하나님을 경외하

는 이방인이었을 것이다 사도행전( 10:2, 22, 35; 13:16, 26, 43, 50; 17:4, 17; 18:7 ) 에서

하나님을 경외하는 이방인에 대해 관심을 보이는 점이나 구약 성경을 많이

사용하는 것은 데오빌로가 유대교로 개종하지 않았을지라도 구약 성경을 알 고 하나님을 믿는 이방인이었을 가능성을 고려할 수 있게 한다.31  ) 이러한 경

우, 누가복음은 이방 그리스도인들뿐만 아니라, 아직 그리스도인이 되지 않

은 이방인들도 독자로서 염두에 두고 기록한 전도 복음서라고 볼 수 있다.

고대 독자들의 경우에도 자신의 작품을 개인에게 헌정할 때 더 많은 독자

들을 염두에 두었다.32  ) 누가복음의 경우에도 데오빌로에게 헌정되었으나, 데오빌로 혼자서 읽도록 저술된 책은 아닐 것이다. 데오빌로와 같은 이방( 기

독교 ) 인들이 널리 읽도록 기록되었을 것이다. 누가는 아마도 데오빌로가 누가

복음을 필사하여 퍼뜨리기를 바라며 그에게 보냈을 것이고, 데오빌로는 아마

도 그렇게 하여 누가복음을 출판했을 것이다.33  )

누가가 특별히 염두에 둔 독자들은 유대인들이 아니라 이방인들이었을 것 이다 시돈 땅의 사렙다 과부가 엘리야의 방문을 받은 일에 관한 언급( 눅

4:26 ), 시리아 사람 나아만의 나병이 치유 받음에 관한 언급( 눅 4:27 ), 이방인 백

29  ) 신현우, 『누가복음 어떻게 읽을 것인가』, 24.

30  ) 신현우, 『누가복음 어떻게 읽을 것인가』, 24.

31  ) Bock, Luke, vol. 1, 15.

32  ) 예를 들어 Josephus, Against Apion 1.1. §105 (Bock, Luke, vol. 1, 64).

33  ) Plummer, Gospel According to S.Luke, xxxiv.

부장의 믿음에 관한 언급( 눅 7:9 ), 거라사인들의 땅에서 하신 예수의 축귀 사

역 기록( 눅 8:26-39 ), 메시아 잔치에 이스라엘 자손이 배제되고 이방인들이 참

여함에 관한 비유( 눅 14:15-24 ) 등은 전에는 배제되었던 이방인들이 이스라엘

의 하나님의 구원의 길로 초청받게 됨을 알려 준다 34  ) 누가복음에 이러한 내

용이 포함된 것은, 동일 저자가 이방 선교 사역을 소개하는 사도행전과 함께

고려할 때, 누가복음의 독자에 이방인들이 포함된다고 추측할 수 있다.35  )

물론 누가는 유대인들도 이 복음서의 독자로 염두에 두었을 것이다. 특히

이스라엘 안에서 소외당하고 있는 유대인들을 염두에 두었을 것이다. 삭개오

를 비롯한 세리와 죄인들, 죄로 인해 벌을 받았다고 여겨지는 각종 병자들,

이방인 취급 받는 사마리아인들 등 소외받는 자들에게 구원의 길이 열림을

누가는 강조한다 이러한 모습은 유대인들도 누가가 염두에 둔 독자의 일

부라고 보게 한다 36  )

누가는 로마 제국의 전역에 기독교인 공동체들이 있었음을 알고 그들을

염두에 두고 이 복음서를 기록하였을 것이다.37  ) 누가복음을 수신한 특정 지

역의 한 공동체( 소위 ‘누가 공동체’ ) 를 가정하는 이론은 복음서 장르를 서신서 장

르와 혼동하는 것이며, 누가복음을 관찰하여 이 공동체의 모습을 재구성하고

자 하는 거울 읽기 시도는 불확실 가설에 토대하여 더욱 불확실한 것을 추측

해 내는 것으로서 소설 쓰기나 다름없는 작업이다.38  ) 이것은 신학이라는 학

문의 탈을 쓰고 자행되는 문학 창작이다. 누가복음을 통하여 우리가 확실하

게 알 수 있는 것은 누가 공동체의 모습이 아니라 예수를 목격한 사람들이 전해준 예수의 모습이다. 누가복음을 누가 공동체의 창작이라고 여기며 이

작품에서 누가 공동체의 모습을 파악한답시고 시도하여 주장되는 결과야말 로 창작이다. 이러한 신학적 창작은 수천 년 전의 공동체에 관하여 목격한 적 이 없는 현대인의 주장에 불과하지만, 누가복음은 예수를 직접 목격하고 증

34  ) D. A. Neale, Luke 1-9, New Beacon Bible Commentary (Kansas City, MO: Beacon Hill Press, 2011), 28.

35  ) Neale, Luke 1-9, 28.

36  ) Neale, Luke 1-9, 28.

37  ) Wolter, The Gospel According to Luke, vol. 1, 29.

38  ) Wolter, The Gospel According to Luke, vol. 1, 27 참고.

언한 사역자들이 수없이 반복하여 전하고 또 전한 복음이 채록된 역사적 작

품이다

3. 기록 장소와 시기 39  )

누가복음의 기록 장소는 초기 기독교 전승에 의하면 아가야며, 그 후에 로

마라는 증언도 발견된다.40  ) 기록 장소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확정할 수 없으

나, 초기 전승을 더 신뢰한다면 아가야라고 볼 수 있다.

누가복음의 출판 시점을 추측할 때, 주로 기준이 되는 것은 마가복음의 출

판 시기다 누가가 자신의 복음서를 저술할 때 마가복음을 읽고 활용하였다

고 보는 경우 누가복음은 마가복음보다 더 늦게 저술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

래서 마가복음이 주후 68년 이후에 저술되었다고 볼 경우, 누가복음의 저술

은 그 이후라고 간주된다. 그러나 누가가 마가복음이 출판되기 전에 그 초고

를 사용하였다고 본다면( 원마가복음 가설 ), 누가복음은 마가복음보다 먼저 출판

되었을 수도 있다.

사도행전은 누가복음이 먼저 기록되었다고 증언하므로( 행 1:1-2 ), 누가복음

은 분명히 사도행전보다 먼저 기록된 책이다 만일 사도행전 28장이 기록하

는 바울의 재판( 주후 62년경 ) 직후에 사도행전이 기록된 것이라면,41  ) 누가복음

은 아마도 주후 62년 이전에 기록되었을 수도 있다. 그러나 누가가 사도행전

을 나중에 저술하면서 자신이 목격한 이야기만 기록하며 마쳤을 가능성도 있다.42  ) 따라서 누가복음이 주후 62년 이후에 기록되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누가복음( 21:20 ) 은 군대에 의해 예루살렘이 포위되는 것을 명확하게 기록하므로, 예루살렘이 포위된 주후 70년 이후에 기록되었다고 보기도 한다.43  ) 그러나 공격하는 군대가 성을 포위하는 것은 일반적인 방식이기에

39  ) 이 부분은 필자의 책, 『신약 입문』, 194를 참고하며 보완하였다.

40  ) Carson & Moo, 『손에 잡히는 신약 개론』, 54.

41  ) Wenham & Walton, 『복음서와 사도행전』, 478 참조.

42  ) Wenham & Walton, 『복음서와 사도행전』, 479.

43  ) Hagner, 『신약개론』, 367.

그러한 일이 발생한 후에나 언급할 수 있는 특별한 지식이 아니다.44  ) 모리

스( L. Morris ) 는 누가가 로마 군대에 의한 예루살렘 포위 이후에 기록하였다면

이에 관련된 기록을 이렇게 애매하게 남겨 놓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 한다 45  )

누가복음은 주후 2세기 중반에 순교자 저스틴( Justin Martyr ) 에 의하여 인용

되므로, 아무리 늦어도 그 이전에 기록되었다.46  ) 바울과 함께 사역한 누가가

생존할 수 있었던 기간을 고려할 때, 누가복음은 주후 1세기가 지나가기 전

에 기록되었을 것이다. 정창욱은 누가복음이 바울이 투옥된 주후 62년경 이

후 이 복음서가 화용( 化用 ) 된 클레멘스1서가 나온 90년대 이전의 어느 시점

에 기록되었을 것이라고 본다.47  ) 그는 누가가 마가복음이 아니라 마가복음

의 초고( 원마가복음 ) 를 사용했다고 보고, 누가복음이 마가복음 출판 전에 저술

되었을 가능성을 고려하여, 주후 60년대에 누가가 기록되었을 가능성을 열

어둔다 48  )

그런데 누가복음 본문 자체에 담긴 내증은 예루살렘 성전이 파괴되고, 이

스라엘 땅이 로마 제국의 직할령 속주 ‘유대’로 바뀐 주후 70년 이후에 누가

복음이 기록되었을 가능성을 고려하게 한다. 누가복음( 과 사도행전 ) 에서는 ‘유

대’라는 용어가 좁은 의미의 유대 지역만이 아니라 갈릴리까지 포함하는 넓

은 의미로 사용되었다( 눅 7:17, 행 10:47, 또한 눅 4:44; 6:17; 23:5 ) 누가복음 1:5에서

헤롯을 ‘유대의 왕’이라고 부르는데, 여기서도 ‘유대’는 갈릴리를 포함하는

넓은 의미로 사용되었다 49  ) 이것은 이스라엘 땅이 로마의 속주로서 ‘유대’라 고 불리게 된 주후 70년 이후에 누가복음이 기록되었다는 단서가 될 수 있다.

누가가 갈릴리 지역도 유대 땅에 포함하여 ‘유대’라고 부른 것은 주후

44  ) Morris, The Gospel According to St.Luke, 24.

45  ) Morris, The Gospel According to St.Luke, 24.

46  ) Wolter, The Gospel According to Luke, vol. 1, 11.

47  ) 정창욱, 『누가복음 1:1-9:50』, 49-50.

48  ) 정창욱, 『누가복음 1:1-9:50』, 51-52.

49  ) R. E. Brown, The Birth of the Messiah, new updated edition (New York: Doubleday, 1993), 257.

60년대 저작설을 주장하려는 경우 반드시 설명해야 할 현상이다. 유대인들

이 많이 사는 땅을 통칭하여 ‘유대’라고 제유법적으로 부르는 방식이 이미

주후 60년대에도 최소한 디아스포라 유대인들에게나 이방인들에게 통용되 었음이 입증되어야 한다. 이러한 입증이 없이는 갈릴리 지역을 ‘유대’의 일부

로 간주하는 누가복음이 주후 70년대 이후에 기록되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4. 저술 목적

누가복음 1:4은 저술 목적을 “알고 있는 바를 더 확실하게 하려 함”이라고

한다 여기서 ‘확실하게’로 번역한 부분에서 사용된 헬라어 단어는 ‘아스팔레

이아’( ἀσφάλεια ) 다. 크세노폰( Xenophon ) 은 이 단어를 “논증의 명확함”을 언급

할 때 사용한다 50  ) 이 단어의 동사형 ‘아스팔리조’( ἀσφαλίζω ) 는 요세푸스의

글에서 “변증하다”라는 의미를 가진다.51  ) 누가도 이 단어를 그러한 의미로

사용하였을 것이다. 따라서 누가는 독자들에게 복음의 내용을 명확하게 제공

하여 비판에 대하여 변증할 수 있도록 하고자 누가복음을 기록했을 것이다.

정창욱은 ‘아스팔레이아’의 기본적인 의미인 “확실함”과 “진정성”에 근거

하여 이미 배운 복음 내용의 확실함과 진정성을 깨닫도록 하는 것이 누가복

음의 저술 목적이라고 주장한다 52  ) 이러한 목적을 위해서는 복음 내용의 명

확한 제시와 목격자들의 증언에 토대한 진정성의 확보가 필요했을 것이다.

누가는 이를 위하여 부지런히 목격자들의 증언을 수집하고, 수집된 내용을

명확하게 제시하고자 했을 것이다. 목격자들이 전하여 준 대로 기록된 이전

저술들에 관한 언급( 눅 1:2 ) 과 그가 근원부터 자세히 살폈다는 진술( 눅 1:3 ) 은

누가가 자신의 저술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사용한 방법을 짐작할 수 있게 한다

50  ) R. Strelan, “A Note on ἀσφάλεια (Luke 1:4),” JSNT 30/2 (2007), 166.

51  ) Strelan, “A Note on ἀσφάλεια (Luke 1:4),” 165.

52  ) 정창욱, 『누가복음 1:1-9:50』, 45-46.

누가가 직접 자신의 작품을 ‘서사’( ‘디에게시스’ ) 라고 소개하듯이( 눅 1:1 ) 누가

복음은 서사 형식으로 기록되어 있다. ‘디에게시스’라는 단어는 역사를 기록

하는 작품의 기록 방식을 가리키기도 한다 53  ) 서사( narrative ) 는 역사기술( historiography ), 전기( biography ), 소설( novel ) 등의 형식을 가질 수 있다.54  ) 그런데 누가복음은 복음 사건에 관한 목격자의 증언을 수집하여 순서대로 배열하여

기록한 책이므로 소설은 아니다. 누가복음은 족보를 기록하는 점 등 그리스로마의 역사 기록의 특징을 공유한다( 눅 3:23-28 ). 55  ) 누가는 크세노폰( Xenophon ), 살루스트( Sallust ), 리비( Livy ), 아리안( Arrian ) 등 역사가의 경우와는 달리

서문에 저자 자신의 이름을 언급하지 않았다 56  ) 사도행전 1:1은 누가복음을 ‘첫 로고스( λόγος )’라고 부른다. 누가는 헤로도투스( Herodotus ) 의 경우처럼 ‘로 고스’라는 단어로 역사 기록을 가리킨 듯하다( 1.95.1 ) 57  ) 누가복음 서문의 어 휘는 칙령이 사용하는 어휘와 유사하다.58  ) 사도행전 15:24-25이 기록한 사

도들의 칙령에도 누가복음의 서문처럼 ‘이므로’( ἐπειδή ) 와 ‘좋게 여겨

진다’( ἔδοξεν ) 가 나오는데, 이것들은 칙령 언어다.59  ) 이러한 칙령 언어는 투키

디데스( Thucydides ), 헤카타이우스( Hecataeus ), 헤로도투스 등의 역사가들에게

서도 발견된다.60  ) 따라서 누가복음의 서문에 칙령 언어가 사용됨도 누가복

음이 역사 장르에 속한다고 볼 수 있게 한다. 누가복음의 서문은 칙령 언어

외에도 헤로도투스, 투키디데스 등 고전 역사가의 글을 연상시키는 표현들로 가득하다.61  ) 이러한 표현들도 누가복음이 역사책 장르에 속한다고 보게 한다. 누가복음은 문학 작품이나 도덕 교훈을 담은 책으로 읽히도록 기록되

53  ) Wolter, The Gospel According to Luke, vol. 1, 45.

54  ) J. B. Green, The Gospel of Luke, NICNT (Grand Rapids, MI: Eerdmans, 1997), 2.

55  ) Green, The Gospel of Luke, 3.

56  ) J. Moles, “Luke’s Preface: The Greek Decree, Classical Historiography and Christian Redefinitions,” NTS 57/4 (2011), 467.

57  ) Moles, “Luke’s Preface,” 473.

58  ) Moles, “Luke’s Preface,” 464

59  ) Moles, “Luke’s Preface,” 464.

60  ) Moles, “Luke’s Preface,” 468.

61  ) Moles, “Luke’s Preface,” 478-479.

지 않았다. 실제 발생한 사건에 대한 역사 기록으로 읽히도록 기록되었다. 그

러므로 우리는 누가복음을 소설책처럼 읽어서는 안되며 역사책처럼 읽어야 한다 이 역사책은 인간들의 흥망성쇠를 담은 일반 역사가 아니라 인류를 구

원하는 하나님의 거룩한 역사를 기록한 책이다.

누가는 ‘차례대로’( καθεξῆς ) 누가복음을 기록하고자 했다( 눅 1:3 ). 시간의 순

서에 따라 사건을 배열하는 것이 저자 누가의 의도였다는 것도, 누가가 자신

의 작품을 역사책의 일종으로 간주하였음을 보여 준다.62  ) 루시안( Lucian ) 에

의하면 사건을 잘 배열하는 것이 역사가의 임무였기 때문이다.63  ) 누가가 언

급한 ‘차례대로’는 시간 순서를 의미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차례대로’는 전

체를 분리되지 않고 서로 연결된 사건들로 나열하는 고대의 역사 기록 방식

을 가리키는 용어기도 하였기 때문이다 64  ) 그러나 이 경우도 ‘차례대로’ 기

록하기로 의도된 누가복음은 역사 장르에 속하도록 의도되었다고 간주할 수

있다. 그런데 누가복음은 예수 이야기를 중심으로 기록되었기에, 특히 그리

스-로마의 전기( biography ) 장르에 더욱 부합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65  )

다른 그리스-로마 역사 기록과 달리 누가복음의 서문은 짧다.66  ) 그러나

누가복음의 서문이 짧은 것은 서문의 길이는 역사책의 길이에 부합해야

한다는 역사 기록의 관습을 따른 것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67  ) 누가복음의 서

문( 1:1-4 ) 은 역사책의 서문 형식만이 아니라 약학, 천문학( astronomy ), 건축학

등을 다루는 서적의 서문과도 유사하다 68  ) 이것은 누가가 의사였기에 그러

한 책들에 익숙하여 그렇게 하였다고 설명할 수도 있을 것이다.

누가복음은 예수께서 기적적인 치유를 행했다고 기록한다. 이러한 기록에

도 불구하고 누가복음을 소설 장르에 속하지 않고 역사 장르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1세기 유대인들 중에 호니( Honi ) 나 하니나 벤 도사( Hanina ben Dosa ) 도

62  ) L. T. Johnson, The Gospel of Luke, SP 3 (Collegeville, MN: The Liturgical Press, 1991), 29.

63  ) Johnson, The Gospel of Luke, 28.

64  ) Wolter, The Gospel According to Luke, vol. 1, 51.

65  ) Green, The Gospel of Luke, 5 참고.

66  ) Green, The Gospel of Luke, 4.

67  ) Wolter, The Gospel According to Luke, vol. 1, 43.

68  ) Carroll, Luke, 17.

치유를 행했다고 기록되어 있지만, 예수의 경우에는 그들과 달리 그들처럼

하나님께 기도하여 치유하지 않고 직접 능력을 행사하신다.69  ) 예수의 제자

들은 예수와 달리 예수의 이름으로 치유를 행한다( 행 3:6, 16 ) 이처럼 예수의

치유 방식은 동시대 유대인들이나 이후의 초기 기독교인들의 방식과 다르게

묘사되어 있다 70  ) 이러한 비유사성( dissimilarity ) 은 조작되지 않은 기록의 특징

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예수의 치유 및 기적 기록은 다양한 독립 자료들 및 다

양한 유형의 자료들에 의하여 다중 증언을 받기도 한다.71  ) 성경 밖의 기록도

예수께서 기적적 치유를 행하셨음을 증언한다. 요세푸스( Jewish Antiquity 18.3.3. §§63-64 ) 는 예수께서 기적적 사역을 행하셨음을 기록하며, 탈무드( b. Sanh. 43a,

107b ) 도 예수께서 놀라운 일을 행하셨음을 부인하지 않는다.72  ) 그러므로 예 수께서 많은 기적을 행하셨다고 기록한 누가복음의 기록은 소설이 아니라 역사책으로 간주할 수 있다. 기적의 발생이 불가능하다는 전제를 가지고 보

면, 기적 이야기는 꾸며낸 이야기라고 간주될 것이다. 그러나 역사 속에 발생 하는 사건들은 모두 단회적인 사건들이고, 이러한 단회적 사건들 중에는 자

주 발생하지 않는 비일상적인 일이 포함된다. 이 비일상적인 일들은 자주 발

생하지 않지만 발생하여 목격되는 현상이다. 그러므로 자연 현상을 실험으로

반복하여 입증하는 자연과학적 일반화를 요구하지 말고 열린 태도를 가지고

역사 현상을 보아야 한다 목격자들이 증언하고, 그 증언들이 서로 일치하면, 증언된 사건이 비록 현대 자연 과학의 수준으로 아직 설명이 되지 않더라도

그러한 사건 발생의 사실성을 받아들여야 한다. 이러한 열린 태도로 본다면 누가복음에 기적 이야기가 포함된 것만으로 누가복음이 소설이라고 간주하

는 성급한 판단을 중지하게 될 것이다.

누가복음은 독자들이 역사 기록으로 간주하고 읽도록 기록된 책이다. 이 책을 소설로 간주하고 읽어도 문학적 감동과 도덕적 교훈을 얻을 수 있겠지 만, 누가는 단지 그러한 감동이나 교훈만을 전달하고자 이 책을 쓰지 않았을

69  ) Green, The Gospel of Luke, 16.

70  ) Green, The Gospel of Luke, 16.

71  ) Green, The Gospel of Luke, 17.

72  ) Green, The Gospel of Luke, 17.

것이다. 이 책의 기록이 사실일 때에만 얻을 수 있는 약속과 위로를 독자들에

게 함께 전달하고자 했을 것이다 독자들은 이 책을 읽으며 많은 병자를 고치

고 귀신들을 쫓아내고 죽은 자를 살리고 몸소 부활하고 승천하신 예수님을

만나게 될 것이다. 그 예수님의 가르침을 따르는 제자도를 배울 뿐 아니라,

몸이 다시 사는 부활과 영원히 죽지 않고 사는 영생의 소망을 가지게 될 것 이다.

6. 기록 방식

누가복음 1:3은 누가복음의 저술 방식을 알려 준다 누가는 복음 사건을

“근원부터 자세히 미루어 살핀” 후에 “차례대로” 기록하였다 여기서 ‘미루

어 살핀’으로 번역된 동사는 연구 작업을 뜻할 수 있는 단어( παρακολουθέω )

이다. 누가는 누가복음 저술을 위해 ‘근원부터’ 연구했다. 이러한 연구 결과

누가복음은 세례 요한의 잉태 이야기와 예수의 잉태 이야기로부터 기록되

었다( 눅 1:5-38 ). 73  )

누가복음의 406개 절은 내용이 마가복음과 겹치는데 이것은 누가복음 전

체의 약 35%에 해당한다.74  ) 누가복음의 241개 절은 그 내용이 마태복음과

겹치는데, 이것은 누가복음 전체의 약 21%에 해당한다.75  ) 그런데 누가복음

에만 나오는 부분은 485개 절로서 누가복음 전체의 약 42%를 차지한다 76  )

누가복음이 마가복음이나 마태복음과 겹치는 자료에서 누가가 마가복음

및 마태복음을 자료로 사용했을 수도 있지만, 공통된 자료( 소위 Q ) 를 사용해

서 서로 겹치게 되었을 수도 있다. 사건에 대한 서사에서 마태복음과 누가복

음이 매우 유사한 현상은 예수 어록의 경우처럼 독립적 기억에 의해 일치할

수는 없기에 설명을 위해 공통 자료를 가정하게 한다.77  ) 이 공통 자료는 단

일 문서일 필연성이 없으며, 구전, 증언일 수 있고, 헬라어만이 아니라 히브

73  ) R. H. Stein, “Luke 1:1-4 and Traditionsgeschichte,” JETS 26/4 (1983), 426.

74  ) Bock, Luke, vol.1, 10.

75  ) Bock, Luke, vol.1, 11.

76  ) Bock, Luke, vol.1, 12.

77  ) Morris, The Gospel According to St.Luke, 47.

리어, 아람어 등으로 되어 있었을 수 있다. 또한 공통된 자료가 동일한 문

서가 아니고 이미 서로 다른 점을 가졌을 수도 있다 마태복음과 누가복음이

공통 내용에서 서로 다른 부분을 각 복음서의 선호도만으로 설명할 수 없기 에, 이 두 복음서가 동일한 단일 문서를 공통 자료로 사용하였다고 가정할 수

없다 78  )

마가복음과 누가복음/마태복음을 비교하면 마가복음과 누가복음에만

나오는 내용도 있고, 마가복음과 마태복음에만 나오는 부분도 있다. 마태복

음과 누가복음에 모두 나오는 내용에서도 이 둘이 문자적으로 일치할 때, 마가복음만 다른 경우도 있다 그러므로 마가복음 외에 다른 공통 자료( 소위

Q라고 부르는 가상의 자료 ) 가 마태복음과 누가복음 저술에 사용되었다고 가정하

더라도, 마태복음과 누가복음의 공통된 부분이 이 공통 자료( Q ) 의 모습을 그

대로 반영한다고 볼 수 없다. 이 공통 자료( Q ) 중에 마태복음이나 누가복음에

만 나오는 부분이 있을 수 있고, 마태복음에도 누가복음에도 채택되지 않은

부분도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79  )

마가복음 내용 중에서 마태복음에도 누가복음에도 실리지 않은 부분이

5% 정도 있는 현상은 다른 공통 자료의 경우도 그럴 수 있는 가능성을 잘 보

여 준다.80  ) 마태복음과 누가복음 중에 최소한 하나는 이 공통 자료( Q ) 의 모

습을 반영한다는 전제를 사용하는 것은 이 복음서들을 그것들의 자료로 간

주되는 마가복음과 비교해 볼 때 잘못된 것임을 알 수 있다 81  ) 심지어 마태

복음-누가복음이 문자적으로 서로 일치하는 부분에서도 이 두 복음서의 공

통 자료( Q ) 가 이러한 일치와 동일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사실은 마가복

음에 일치하지 않으면서 마태복음 - 누가복음이 일치하는 사소한 일치( minor agreements ) 현상을 통하여 추정할 수 있다.82  ) 그러므로 마태복음과 누가복음 의 일치 뒤에 가상의 공통자료( Q ) 가 있었다고 가정할 경우에도, 그 공통 자

료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복원하는 시도는 성공할 수 없다

78  ) Bock, Luke, vol.1, 915.

79  ) Wolter, The Gospel According to Luke, vol. 1, 14.

80  ) Wolter, The Gospel According to Luke, vol. 1, 14.

81  ) Wolter, The Gospel According to Luke, vol. 1, 14.

82  ) Wolter, The Gospel According to Luke, vol. 1, 14 참고.

마가복음, 마태복음에 없고 누가복음에만 나오는 내용이 특정한 단일 자

료( 소위 L ) 에서 왔다거나 누가가 창작했다고 단정하는 것은 성급할 뿐 아니라

부당하다 그러한 내용도 마태복음과 누가복음의 공통 자료에 있는 것으로서

단지 마태복음에는 채록되지 않은 부분일 수 있고, 누가가 구전 등에서 가져

온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

이러한 많은 가능성 중에 한 가지를 선택하여 누가가 마가복음, Q, L을 사

용하여 저술했다는 가설을 세우는 것은 많은 가능성을 무시한 지나친 단순

화다. 오히려 누가복음의 저술과 관련하여 우리가 무시할 수 없는 가설은

누가가 사용한 자료들은 누가가 언급한 작품들처럼 말씀 사역을 해 온 목격

자들이 증언한 내용을 담았다는 것이다 누가복음에만 나오는 내용의 경우에

도 누가가 목격자들의 증언을 수집하고 고찰하여 기록하였을 것이다 누가복

음 이전에 이미 목격자로서 말씀 사역을 한 사람들의 증언을 기록한 책들이

많았음을 언급하면서도( 눅 1:2 ) 또 하나의 작품을 저술한 누가는 당연히 그러

한 목격자의 증언을 기록하였을 것이다.

목격자들의 증언을 수집한 누가의 자료에는 마가복음의 초고인 원마가복

음이 포함되었을 수 있다. 마가복음에 반대하여 마태복음과 누가복음이 서로

일치하는 ‘사소한 일치’ 현상은 마가복음 자체를 마태복음과 누가복음의 자

료로 간주하기 어렵게 한다 만일 마가복음을 마태복음과 누가복음이 자료로 사용했다면, 마태복음과 누가복음이 일치하는 경우, 마가복음이 이와 일치할

것이다. 그런데 그렇지 않은 경우들이 상당히 많다. 이러한 경우들은 대부분

마태복음과 누가복음이 마가복음의 문체를 다듬다가 발생하였다고 설명

된다. 그러나 그렇게 설명되지 않는 부분들이 간혹 있다. 이 사소한 일치들

중에는 마가복음에 담긴 표현보다 더 오래된 듯한 표현들이 간혹 발견된다.

마태복음과 누가복음이 마가복음을 자료로 사용했다면, 마가복음보다 더 투

박한 표현을 사용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러한 현상으로 인해 마태복음과

누가복음이 마가복음을 자료로 사용했다는 가설을 받아들이기 어렵게 된다.

에게서 입수한 마가복음의 초고( 원마가복음 ) 였을 것이다.

마가복음과 내용이 겹치는 부분 외에서 누가복음에는 마태복음과 겹치는

내용이 있고, 누가복음에만 있는 내용도 있다. 학자들은 마태복음과 겹치는

것을 Q, 누가복음에만 나오는 것을 L이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위에서 살펴보

았듯이 이것들이 선명하게 구별되는 별개의 자료라고 보기 어렵다 이것들은

누가가 원마가복음 외에 수집한 별도의 자료들인데, 그 중에 상당 부분은 마

태복음 저자가 수집한 자료와 겹칠 뿐이다. 이렇게 겹치는 부분은 단일 자

료가 아니고 다양한 자료의 호수에서 나온 것일 수 있다. 마태복음과 누가복

음이 서로 의존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채록한 내용이 일치하는 현상은 두 증

인이 일치하는 다중 증언 현상에 해당한다. 이러한 상호 일치는 누가 기록의

역사적 진정성을 지원하는 외적 증거로 작용한다 누가복음과 마태복음이 서

로를 자료로 사용한 것이 아니라면, 이 두 복음서가 일치하는 부분들은 독립

된 두 증인의 증언의 일치이므로 이러한 부분들에 담긴 내용은 이 두 증인이

창작한 것이 아니라 이 두 증인이 직접 목격한 내용이거나 최소한 이 두 복

음서보다 오래된 전승에서 온 것이다.

누가복음이 마태복음과 겹치는 부분에서 마태복음을 보고 작성한 것이라

고 주장하는 이론이 점점 힘을 얻고 있다. 이러한 이론에 의하면 마태복음과

누가복음의 공통 자료를 가정할 필요가 없게 된다. 따라서 마태복음과 누가

복음에 공통적으로 담긴 내용은 서로 독립적인 증언으로 기능하지 못하게

된다 그러나 누가복음에는 마태복음을 보고 적었다고 설명할 수 없는 부분 이 많다. 예를 들자면 산상설교의 풍부한 내용을 보고 적었다면 누가는 평지

설교를 그렇게 간단하게 적지 않았을 것이다. 누가복음이 마태복음을 자료로 사용했다는 것을 입증하려면 독특한 마태복음의 문체가 누가복음에 나타나

기도 해야 하는데, 그러한 증거는 발견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마태복음을 누가가 자료로 사용했다는 가설은 마태복음과 누가복음 본문의 유사성과 비

유사성에 관한 설명력이 없기에 채택되기 어렵다

누가복음이 마태복음을 자료로 사용했다는 가설은 소위 Q 문서/자료를 가정할 필요가 없게 하기에 좀 더 단순한 가설로서 가치를 갖는다. 그러나 이 가설은 마태복음과 누가복음을

명하기에, 이 부분이 누가의 창작이 아님을 인정한다. 그러나 누가가 의존한

마태복음에 담긴 내용은 어디에서 온 것인가? 이 가설은 이것이 마태복음의

창작에서 온 것인지 마태복음보다 더 오래된 전승에서 온 것인지 말하지 않

는다. 그래서 이 가설은 가상의 자료인 Q를 전제하지 않는 장점도 있지만 마

태복음과 누가복음의 일치가 가지는 역사적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 단점도

가지게 된다. 그리하여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게 된다. 단지 Q가 없다

고 주장한다는 이유로 이 가설을 무작정 환영하기보다 이 가설이 가지는 역

사학적 함축이 무엇인지 잘 파악해야 한다. 또한 이 가설이 과연 증거를 통해

입증되는지, 얼마나 설명력이 있는지도 잘 검증해야 한다 이러한 검증 없이

단지 문서설을 피하기에 더 좋은 가설이라고 단정하면 자기 모순에 빠지게

된다 누가가 마태복음을 자료 사용했다는 가설은 Q 자료설을 거부하지만

누가가 마가복음과 마태복음이라는 기록된 문헌을 자료로 사용했다고 보는

점에서 이 또한 문서설이기 때문이다.

누가는 연구한 결과를 ‘차례대로’( καθεξῆς ) 기록하고자 했다. 누가복음은 이

러한 의도에 따라 저술되었기에 기본적으로 시간적 순서를 따라 사건을 배

열한다. 시간의 순서를 따른 저술은 역사책의 특징이므로 이러한 저술 방식

도 누가복음의 장르가 역사책에 속한다고 보게 한다.83  )

그런데 누가복음이 복음 장르에 속한다고 보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다 누가 복음이 기록될 당시에는 복음 장르라는 것이 따로 없었기 때문이다. ‘복음’

이라는 단어가 문학적 장르를 의미하게 된 것은 주후 2세기부터였기 때문 이다.84  )

누가의 또 하나의 기록 방식은 “정확하게”( ἀκριβῶς ) 기록하는 것이다( 1:3 ).

개역개정판은 “정확하게”라는 뜻을 가진 이 단어를 ‘자세히’라고 번역하고 ‘미루어 살핀’을 한정하는 부사어로 간주하였다 이렇게 번역하면, ‘정확하 게’는 정확한 것을 파악하는 누가의 연구 방식을 표현한다 그러나 이 단어는 뒤에 나오는 ‘써 보내는’과 연결될 수도 있다. 이 경우 ‘정확하게’는 누가의

83  ) Johnson, The Gospel of Luke, 29. 84  ) Wolter, The Gospel According to Luke, vol. 1, 31.

기록 방식을 묘사한다. 이 단어는 요세푸스 글에서 사건을 보고하는 방식과

관련하여 사용된다.85  ) 따라서 누가복음에서도 이 단어는 기록의 방식을 묘 사할 수 있다 정확하게 기록하는 방식은 역사적 사실을 독자들이 잘 파악할 수 있게 명확하게 잘 전달하는 측면을 포함한다.

7. 누가복음의 구조 86  )

누가복음은 다음과 같이 여섯 개의 단원으로 구성된다.

제1부 ( 1:1-4 ) 수신자와 기록 목적

제2부 ( 1:5-4:13 ) 세례 요한과 예수의 출생 및 사명

제3부 ( 4:14-8:55 ) 예수의 사역과 가르침

제4부 ( 9:1-14:24 ) 예수의 메시아 정체와 제자 파송

제5부 ( 14:25-19:27 ) 제자도와 하나님 나라에 관한 예수의 가르침

제6부 ( 19:28-24:53 ) 예수의 예루살렘 사역

이러한 구조는 누가복음이 제자도에 관한 강조점을 가지고 있음을 알려

준다. 이 주석은 이 구조 분석에 따라 제1부와 제2부를 주석의 첫권으로 다 루고, 그 제3부부터 한 권씩 총 5권으로 다룰 계획이다.

정창욱은 제2부를 예수님의 탄생과 유아기( 1:2-2:52 ), 공적인 사역을 위한 준비( 3:1-4:13 ) 로 나누고, 그 이후 부분은 지역에 따라 갈릴리 사역( 4:14-9:50 ), 예루살렘을 향한 여행( 9:51-19:48 ), 예루살렘 사역( 20:1-21:38 ), 체포와 고난( 22:123:56 ), 부활과 승귀( 24:1-53 ) 로 나눈다.87  ) 누가복음은 이 책에 연속되는 작품인 사도행전과 유사하게 구성되어 있다 두 책은 길이가 유사하다 누가복음은 약 19,400 단어, 사도행전은 18,400

85  ) Josephus, Against Apion 1.53; Jewish War 1.2.6.17; I. I. Du Plessis, “Once More: The Purpose of Luke’s Prologue (Lk 1:1-4),” NovT 16/4 (1974), 268.

86  ) 이 부분은 나의, 『누가복음 어떻게 읽을 것인가』, 11-14를 사용하며 보완하였다.

87  ) 정창욱, 『누가복음 1;1-9:50』, 53.

단어로 되어 있다.88  ) 이 두 책은 모두 예루살렘에서 시작하고, 약 30년 간 발

생한 사건들을 소개하며, 예수의 마지막 날들에 관한 누가복음의 기록 부

분( 눅 19:28-24:53 ) 은 바울의 체포, 재판, 로마 도착에 관한 사도행전 기록 부

분( 행 21:27-28:31 ) 처럼 각 책의 약 25%를 차지한다 89  )

8. 누가복음의 강조점 90  )

누가복음은 회개를 강조한다. 누가복음 5:32은 마가복음과 달리 예수께서 죄인을 “회개시키러”( εἰς μετάνοιαν ) 오셨음을 분명히 한다 누가복음 15:11-

32 ( 탕자의 비유 ) 도 회개의 가치를 강조한다

누가복음은 기도를 강조한다 누가복음 3:21; 5:16; 6:12; 9:18, 28; 11:1에는 다른 복음서들에 기록되어 있지 않은 기도하시는 예수의 모습을 기록한다 91  ) 누가복음 22:32이 언급하는 베드로를 위하여 예수께서 기도하 셨음도 누가복음에만 나오며, 누가복음 23:34이 기록하는 원수들을 위한 예 수의 기도도 그러하다.92  ) 누가복음 11:5-8 ( 한밤중에 빵을 요구한 벗 비유 ) 은 담대

하게 간청하는 기도를 가르치고, 누가복음 18:1-8 ( 과부와 재판장 비유 ) 은 낙심하

지 말고 열심히 기도하도록 교훈한다 누가복음 18:9-14은 기도할 때 의로

움을 자랑하는 바리새인의 기도가 아니라 자신이 죄를 고백하는 세리의 기

도가 인정받는다고 가르친다. 누가복음 6:28은 “너희를 모욕하는 자를 위하

여 기도하라.”라고 하며, 22:40은 “유혹에 빠지지 않게 기도하라.”라고 하고, 22:46은 “시험에 들지 않게 일어나 기도하라.”라고 하는데, 이 내용들도

누가복음에만 나온다.93  )

누가복음은 이방인 선교를 위한 신학적 기초를 제공한다. 누가복음

10:25-37 ( 선한 사마리아인 비유 ) 은 사랑해야 하는 이웃의 범위가 민족의 경계를

88  ) Green, The Gospel of Luke, 8.

89  ) Green, The Gospel of Luke, 8.

90  ) 이 부분은 나의, 『누가복음 어떻게 읽을 것인가』, 15-20을 사용하였다.

91  ) Morris, The Gospel According to St.Luke, 46.

92  ) Morris, The Gospel According to St.Luke, 46.

93  ) Morris, The Gospel According to St.Luke, 46.

벗어남을 알려 준다. 이방인까지도 이웃으로 간주하고 사랑하는 것은 기독교

사회관의 기초이며 이방인 선교의 기초가 된다

누가복음은 재물을 상대화하는 가르침을 준다 누가복음 12:13-21 ( 한 부자

에 관한 비유 ) 은 재물보다 하나님이 소중함을 강조한다. 누가복음은 부유함 자

체를 정죄하지는 않지만,94  ) 16:1-13 ( 불의한 청지기 비유 ) 은 하나님과 재물을 둘

다 섬길 수는 없으며 하나님의 뜻대로 재물을 사용하여야 함을 가르친다.

누가복음 14:33은 소유의 포기를 제자의 조건으로 간주한다. 19:1-9은 가난

한 자들에게 재산의 절반을 나눠주겠다고 선언한 삭개오가 예수께 칭찬받은

이야기를 소개한다

누가복음은 율법이 하나님 나라 시대( 신약 시대 ) 에도 폐지되지 않고 여전히 유효하다고 가르친다( 눅 16:16-17 ) 부자와 거지 나사로 비유도 예수의 가르침 과 율법의 관계를 알려 준다. 이 비유는 “모세와 선지자들에게 듣지 아니하 면 비록 죽은 자 가운데서 살아나는 자가 있을지라도 권함을 받지 않 는다.”라고 하며 끝난다( 16:31 ). 그리하여 모세와 선지자들( 구약 성경 ) 을 따르지

않는 사람은 부활하신 예수의 가르침도 따르지 않음을 알려 준다. 구약 율법

을 폐지하고 무시하는 세대가 율법보다 더 높은 수준을 분부하는 예수의 가

르침을 따를 수 없다 율법폐지론에 빠져 구약 율법을 무시하는 우리 시대는

이러한 모습을 극복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예수께서 “율법의 한 획이

떨어짐보다 천지가 없어짐이 쉬우리라.”( 눅 16:17 ) 라고 하시며 종말 때까지 율

법이 폐지되지 않음을 명확히 가르치셨지만, 오늘날 널리 퍼져 유행하는 것

은 율법이 페지되었기에 지킬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레위기 25장

의 희년법이나 신명기 15장의 채무 탕감법 등의 율법을 지키고자 하기는커

녕 지킬 수 없는 법이라거나 지킬 필요가 없는 법이라고 하면서 무시하게 된다 이러한 구약 율법을 무시하는 사람이 어떻게 “너희 소유를 팔아 구제

하라.”( 눅 12:33 ) 라는 예수님의 가르침을 따를 수 있겠는가? 예수의 가르침을

따르는 제자도는 희년법의 정신에 따라 가난의 대물림을 방지하고, 토지를 투기의 대상으로 삼지 않으며, 채무 탕감법의 정신에 따라 가난한 사람에게

94  ) Plummer, Gospel According to S.Luke, xxvi.

빌려준 빚을 탕감하는 기초에서 출발해야 한다. 이 기초를 무너뜨리면서 제

자도를 이야기하는 것은 사상누각처럼 공허하다

누가복음은 축귀와 하나님 나라의 관계를 알려 준다 누가복음 11:20은 성

령으로 귀신을 쫓아내시는 예수의 축귀 사역과 하나님의 나라의 임함( ἔφθασεν

ἐφ᾽ ὑμᾶς ) 을 연관시킨다. 이 때 ‘임하였다’라고 번역된 단어 ‘프타노’( φθάνω ) 는

하나님 나라가 이미 왔음을 뜻하지는 않는다. 누가복음 11:2에서 예수께서

는 제자들에게 하나님 나라가 오도록 기도하도록 가르치셨다고 한다. 이 시

점은 이미 예수께서 축귀 사역을 많이 하신 후다( 눅 4:41; 8:33; 9:42 ). 따라서 예

수로 인해 축귀 사역이 이미 행해졌지만 아직 하나님 나라는 오지 않았다고

간주되었기에, 이 나라가 오도록 기도하라고 가르치신 것이다

그렇다면 누가복음 11:20이 말하는 축귀를 통한 하나님 나라의 임함은 무

엇을 가리키는가? 이 구절에서 개역개정판이 ‘임하였느니라’로 번역한 단

어( φθάνω ) 는 부정과거형( ἔφθασεν ) 으로 되어 있다. 그런데 부정과거형은 과거

시제만 아니라 미래 시제도 표현할 수 있다( 미래적 부정과거 ). 95  ) 데살로니가전

서 2:16에서는 동일한 부정과거형( ἔφθασεν ) 이 사용되어, 하나님의 진노가 유

대인들에게 미래에 임할 것임을 표현한다.96  ) 예수께서 성령의 능력으로 축 귀하고 있다면 성령이 사탄을 물리친 것이므로 사탄의 통치는 무너지고 하

나님 나라가 임할 것이고, 예수를 모함하고 성령을 ( 바알세불이라고 간주하며 ) 모독

한 자들에게 심판이 임할 것이다. 누가는 이러한 미래가 확실함을 표현하고

자 부정과거형으로 표현하였을 것이다. 축귀는 하나님의 나라가 임할 것임을

보여 주는 증거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부활을 통해서 사탄의 노예들을

해방하는 하나님 나라가 온다는 것은 예수의 축귀 사역 속에서 입증되고 있 으며, 사탄을 제압하고 사탄의 부하들인 귀신들을 물리치는 점에서 이미 그 효력을 발휘하고 있다

누가복음은 여인들의 지위를 높이는 예수의 모습을 부각한다 누가복음 8:1-3은 예수와 함께 동행한 사람들 중에 여인들이 있었음을 알려 준다. 그

95  ) D. B. Wallace, The Basics of New Testament Syntax (Grand Rapid: Zondervan, 2000), 242. 96  ) J. C. O’Neill, “The Kingdom of God,” NovT 35 (1993), 139.

들 중에는 예수를 통해 치유를 받은 여인 몇 명이 있었는데 이들은 일곱 귀

신을 축귀받은 막달라 마리아, 구사( Χουζᾶς, ‘쿠자스,’ 헤롯가의 재산 관리자 ) 의 아내

요안나, 수산나였다 요안나와 같은 고위 관직자의 부인이 예수를 따랐다는 것은 예수의 모든 제자들이 가난한 사람은 아니었음을 보여 준다 97  ) 또한 다

른 많은 여인도 예수를 따랐다. 이들은 자신들의 소유로 예수와 열두 제자를 섬겼다. 여기서 개역개정판이 ‘섬기더라’로 번역한 헬라어 동사( διακονέω ) 는

섬김의 수단을 알리는 ‘소유로’라는 말로 한정되므로, 이 섬김은 물질을 동원 한 섬김이다. 그들은 사역에 필요한 여행 경비, 식사 비용 등을 후원하였을

것이다 여인들이 예수의 열두 제자들과 동행하였다는 것은 당시 유대인들의

관습에 어긋났을 것이다.98  ) 여인들이 예수를 따른 것, 예수께서 여인들이 가 르침을 듣도록 격려하신 것( 눅 10:42 ) 과 사역에 참여하도록 하신 것도 여인에

대한 예수의 태도가 당시 랍비들과 상당히 달랐음을 알려 준다( 요 4:27; m. Aboth

1.5 참조 ) 99  )

누가복음에서 다른 복음서에 나오지 않는 여인들이 언급되는 점도 여인들

에 관한 누가의 긍정적 관점을 보여 준다. 세례 요한의 어머니 엘리사벳( 1:5 ),

선지자 안나( 2:36 ) , 나인성 과부( 7:11-12 ) , 예수의 발에 기름 부은 여인( 7:37-

38 ), 18년 동안 꼬부라져 있던 여인( 13:11 ), 슬피 울며 예수를 따른 여인들의 큰

무리( 23:27 ) 를 누가복음은 언급한다.100  ) 누가복음에는 여인이 주인공으로 등

장하는 비유들도 나온다( 15:8-10; 18:1-8 ) 101  )

누가복음은 바리새인들에 대하여 나쁘게만 묘사하지는 않는 특징도 보 인다. 마가복음( 3:6 ) 은 바리새인들이 헤롯당과 예수를 죽일 방도를 의논하

였다고 기록하지만, 누가복음 6:11은 바리새인들이 율법학자들과 의논하는

데 죽이려는 목적을 이미 가졌다고 언급하지 않는다. 누가복음 11:16에서도 하늘로부터 오는 표적을 구한 사람들이 바리새인들이라고 기록하는 마가복

음( 막 8:11 ) 과 달리 누가는 이들을 그저 ‘다른 사람들’이라고 적는다 누가는

97  ) C. A. Evans, Luke, NIBC (Peabody: Hendrickson, 1990), 124.

98  ) Evans, Luke, 122.

99  ) R. H. Stein, Luke, NAC (Nashville, Tennessee: Broadman, 1992), 240-241.

100  ) Morris, The Gospel According to St.Luke, 41.

101  ) Morris, The Gospel According to St.Luke, 41.

독자들이 바리새파 전체를 부정적으로 여기는 오해를 하지 않도록 조심한

듯하다 누가는 기본적으로 바리새파에 대해 호의를 가지고 있다 누가의 친

바리새적 경향은 누가의 글에 자주 나타난다( 눅 7:36; 11:37; 13:31, 행 5:34; 23:6, 8, 9, 26:5 ). 누가가 이러한 경향을 보이는 이유는 사도 바울의 경우처럼 예수를 믿

게 된 바리새인들이 있고( 행 15:5 ) 바리새파 전체가 나쁘지 않음을 알았기 때 문일 수 있다. 바리새인들 전체를 묶어서 비판하지 않는 누가복음의 모습에

는 누가가 이 복음서의 독자들인 이방( 기독교 ) 인들이 기독교를 반유대교적 분

파로 오해하지 않도록 조심한 세심한 배려가 담겨 있다.

누가복음의 기록 목적

(누가복음 1:1-4)

1. 복음 사건에 관하여 기록한 책들의 존재(1:1-2)

성경 본문

1 많은 사람들이 우리들 가운데서 행해진 사건들에 관한 이야기를 기록하 고자 시도하였습니다. 2 처음부터 목격자와 말씀 사역자가 된 사람들이 전해 준 그대로를 말입니다.

주해

1절 개역개정판은 1절의 일부를 2절로 넘겨서 번역하였다. 1절을 원어에서

직역하면 ‘많은 사람들이 우리들 가운데서 발생한 사건들에 관한 이야기를 기록하고자 시도하였으므로’이다 여기서 ‘기록하고자’는 개역개정판이 ‘저

술하고자’로 번역한 부분이다 이 부분에 해당하는 헬라어 단어( ἀνατάσσομαι, ‘아나따소마이’ ) 는 “이야기를 반복하다”라는 뜻을 가지는데, 이 구절에서 이 단 어는 구두로 전해져 온 것을 기록으로 만드는 작업을 가리킬 수 있다 1  ) 이

1  ) Bovon, Luke, vol. 1, 19.

단어는 플루타크( Plutarch ) 와 이레네우스의 용례를 통해서 볼 때, “기억하여

기록하다”라는 의미를 가진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2  ) 3절에서 ‘기록하

기’( γράψαι ) 가 이 단어와 평행되는 단어로 등장하는 것도 이 단어가 누가복음

1:1에서 가지는 주된 의미를 “기록하기”로 볼 수 있게 한다.

이 단어( ‘아나따소마이’ ) 는 코이네 헬라어에서 “목록을 만들다”라는 의미를 가

지므로 “정보를 나열하여 보고서를 만들다”( create a report by listing the information ) 라는 뉘앙스를 가질 수 있다.3  ) 3절은 누가의 기록 방식을 “순서대로”라

고 언급하는데, 이것은 목록을 나열하는 방식과 관련된 것이다. 누가복음의

기록 방식은 순서대로 나열하여 기록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아나따쏘마이’ 동사는 요세푸스의 글( Jewish War 1.1.3; Jewish Antiquity 1.4 ) 에서 잘 증언되고 검증된 보고 이야기를 만드는 것을 가리킨다 4  ) 이러한

용례를 고려할 때에는 누가도 이 단어를 사용할 때 그러한 의미를 담았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해석은 누가복음 1:2이 목격자가 전해 준대로 그렇게 하

였음을 언급하는 것과, 1:3에서 누가 자신이 기록 준비를 위해 잘 연구하였

고, 정확하게 기록하는 것이 저술 목적임을 언급하는 문맥을 통해서도 지원 받는다.

누가는 선행자들이 이러한 기록 작업을 ‘시도했다’( ἐπεχείρησαν ) 라고 한다

개역개정판은 이 부분을 번역하지 않았다. ‘시도하다’( ἐπιχειρέω ) 라는 단어는

사도행전 9:29; 19:13에서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되었다 5  ) 그러나 말씀 사역

을 해 온 목격자들의 증언과 선행자들의 저술을 연관시키고, 자신도 그러한

작업을 하겠다고 하는 문맥( 2-3절 ) 을 살펴볼 때 누가복음 1:1에서는 이 단

어가 긍정적으로 사용되었다고 판단할 수 있다.6  )

누가복음 이전에 이미 구두로 전해져 온 것을 기록으로 남긴 책들이 있었

2  ) K. Papademetriou, “Illustrating the Meaning of the w. Ἀνατάξασθαι and Its Sense in the Preface of Luke (Lk 1:1),” EstBib 74/3 (2016), 375.

3  ) Papademetriou, “Illustrating the Meaning,” 383.

4  ) Du Plessis, “Once More,” 263.

5  ) Bock, Luke, vol. 1, 56.

6  ) Bock, Luke, vol. 1, 56.

음을 누가는 언급한다. ‘이루어진’ ( πεπληροφορημένων, ‘뻬쁠레로포레메논’ ) 은 7  ) ‘쁠레

로포레오’( πληροφορέω ) 동사를 사용한다 이 동사는 로마서 4:21; 14:5, 골로

새서 4:12에서 “설득하다,” “확신시키다”를 뜻한다 그런데 디모데후서

4:5에서 이 단어는 “수행하다”( accomplish ) 라는 뜻으로, 디모데후서 4:17에서

는 “( 온전히 ) 선포하다”라는 뜻으로 사용되었다. 이러한 용례를 고려하고 누가

복음 1:1의 문맥을 고려할 때 ‘뻬쁠레로포레메논’은 ‘확신된’ 또는 ‘행해진’

으로 번역되는 것도 적합하다. 또는 디모데후서 4:17의 경우처럼 ‘( 온전히 ) 선

포된’으로 번역될 수도 있다.

우리 가운데서 행해지고 선포된 내용은 구약 성경에서 약속한 언약의 성

취다 그러나 ‘쁠레로포레오’ 동사 자체가 그러한 의미를 가진 것은 아니다

이 동사는 신약 성서만이 아니라 다른 문헌들에서도 ( 언약을 ) “성취하다”라는

뜻으로 사용되지 않았으므로,8  ) 누가복음에서도 그러한 뜻으로 사용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예수의 사역이 언약의 성취라는 의미는 이 단어 자체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신학적 맥락 속에서 부여되는 것이다.9  )

개역개정판에서 ‘내력 ’으로 번역된 헬라어 단어는 ‘디에게시스’( διήγησις )

이다. 이것은 ‘이야기’라고 번역할 수 있는 단어이며, ‘디에게마’( διήγημα ) 와

달리 단일 사건이 아니라 많은 사건들에 관한 것이다.10  ) ‘디에게시스’는 ‘크

레이아’( χρεία, “anecdote,” “일화” ) 보다 긴 ( 말 또는 글로 된 ) 이야기를 가리키며, 역사

적 사건에 관한 이야기도 가리킨다 11  ) ‘디에게시스’라는 단어 자체는 특정 장

르를 가리키는 말은 아니지만, 이 단어는 역사를 기록하는 작품의 기록 방식 을 가리키기도 한다.12  ) 목격자의 증언을 기록하는 누가복음은 이 경우에 해

7  ) NIV의 난하주는 다른 가능성인 ‘been surely believed’도 제안한다.

8  ) Kenneth D. Litwak, “περι των πεπληροφορημενων εν ημιν πραγματων: Concerning the Things Fulfilled or Accomplished?,” RB 113/1 (2006), 41-44.

9  ) 정창욱은 이 구절에서 이 단어가 “성취된”이라는 뜻으로 사용되었다고 주장하며, 누가복음이 언 약의 성취를 종종 강조한다는 것을 근거로 제시하고 이 단어가 신적 수동태로 사용되었다고 해석 한다(정창욱, 『누가복음 1:1-9:50』, 59-60). ‘행해진’ 것은 누가복음의 신학적 관점에서 보면 결국 하나님에 의하여 ‘성취된’ 것이기에, 이렇게 해석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정당화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누가복음을 처음 읽던 당시 이방인 독자들은 이러한 신학적 맥락이 형성되지 않은 상태에 서 읽을 것이므로, 최초 읽기에서는 “행해진”이라는 의미로 이해하였을 것이다.

10  ) 강대훈, 『누가복음』, 그리스도인을 위한 통독 주석 시리즈 (서울: 홍성사, 2022), 24.

11  ) Bovon, Luke, vol. 1, 19.

12  ) Wolter, The Gospel According to Luke, vol. 1,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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