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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Setember 4, 2021

<제4979호> www.newyorkilbo.com

THE KOREAN NEW YORK DAILY

2021년 9월 4일 토요일

제보·문의 대표전화 (718) 939-0047/0082

반지하방이‘죽음의 덫’ 으로… 폭우에‘어두운 민낯’드러낸 뉴욕 사망 12명 중 11명 반지하방 거주…아기 등 가족 3명 숨지기도 저소득층·이민자 희생 안전 및 대피시설 미비 미국의 최대 도시 뉴욕에서 서 민들이 살던 반지하 방이 최악의 폭우에 순식간에 죽음의 공간으 로 변했다. 뉴욕타임스(NYT)는 2일“폭 풍우가 어떻게 반지하 방들을 죽 음의 덫으로 바꿨나” 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전날 저녁 허리케인 아 이다에 따른 폭우로 희생된 반지 하 방 주거자들의 비극을 전했다. 뉴욕시 브루클린의 한 반지하 방에서 외롭게 숨진 로베르토 브 라보(66)도 그 중 한 명이다. 브라 보는 형 소유 반지하 방에서 1년 정도 살아왔는데 이 방은 창문이 한 개도 없을 정도로 어둡고 열악 했다. 폭우에 반지하 방으로 쏟아 진 물이 천장까지 차올랐을 때 그 는“제발 도와달라” 고 비명을 질 렀지만 끝내 방을 빠져나오지 못 했다. 그는 1980년대 미국으로 오기 전에 에콰도르 군대에서 복무한 이민자다. 과거 건설업 등에서 일 했지만 최근 수년 동안 이혼과 건 강 악화 등 힘든 일을 겪었다. 좁 은 반지하 방에는 조국 에콰도르 국기가 벽에 걸려 있었고, 그가 친 구들에 둘러싸여 턱시도를 입고 찍은 사진도 발견됐다. 지인에 따르면 그는 매일 노인

흐림

9월 4일(토) 최고 79도 최저 65도

흐림

9월 5일(일) 최고 77도 최저 68도

9월 6일(월) 최고 82도 최저 64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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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4일 오후 12시 기준(한국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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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의 플러싱 메도스 지역에서 1일 주민들이 폭우로 물이 들어찬 뉴욕시에서 폭우로 피해를 본 한 반지하 방 거리를 헤쳐나가고 있다.

2일 뉴욕의 한 거리에 버려진 차들

센터에 걸어가 식사를 하고 사람 들과 어울리는 등 낙천적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그러나 물이 차는 반지하 방에서 피신하지 못하고 누구의 도움도 받지 못한 채 고통 스럽게 목숨을 잃었다. NYT에 따르면 1일 폭우로 뉴 욕시에서 숨진 12명 중 최소 11명 이 그처럼 반지하 방 거주자다.

뉴욕에서 주민들을 구조하는 구급대원들

퀸즈 지역의 건물 1층에 사는 한 주민은 반지하 방에서 생사기 로에 선 일가족의 절규를 들었다. 그러나 아기를 포함한 가족 3명은 물로 가득 찬 반지하 방에서 구조 되지 못하고 숨졌다. 퀸즈의 다른 반지하 방에서는 86세 할머니가 역시 갑자기 들이닥친 많은 물로 목숨을 잃었다.

이런 비극은 화려한 도시 뉴욕 의 어두운 민낯을 보여준다. 뉴욕 의 반지하 방들은 대부분 건물을 불법으로 개조한 것인데 식당과 호텔 등에서 일하는 저소득층과 이민자들이 많이 살고 있다. 이들은 보통 안전 장치나 대피 통로 등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화재나 일산화탄소 중독 등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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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COVID-19 집계 : 9월 3일 오후 6시30분 현재 Worldometer 발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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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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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제기돼왔 다. 그런데 이제 기후변화에 따른 난데없는 폭우까지 반지하 방에 거주하는 서민의 생명을 위협하 게 됐다. NYT는 익명의 관리를 인용해 뉴욕시 당국이 반지하 방 사고와 관련한 조치를 발표할 예정이라 고 전했다. 뉴욕에서는 반지하 방뿐 아니 라 지하철역도 침수로 큰 혼란을 빚었다. CNN 방송은 많은 뉴욕 시민이 폭우로 지하철역에 발이 묶이고 그곳에서 밤을 보냈다며

지하철과 역에서 구조된 사람이 835명이라고 경찰을 인용해 보도 했다. 맨해튼 지하철역에서 밤을 보 낸 여성 베벌리 프라이스는 이번 폭우 사태에 대해“이렇게 심각할 줄 몰랐다. 집에서 나오지 말 걸 그랬다”며 후회했다. 또 뉴욕시 구급대원들이 도로에서 폭우로 갇힌 차에 타고 있던 수백 명을 구조하는 등 곳곳에서 소동이 벌 어졌다. 뉴욕 경찰은 거의 500대 의 차가 폭우로 버려졌다고 밝혔 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전했다.

북동부 허리케인 사망자 46명 실종자 최소 6명, 더 늘어날 가능성… 뉴욕시, 지하 아파트 대피방안 마련 미 북동부에서 허리케인 아이 다로 인한 사망자 수가 최소 46명 으로 늘어났다고 로이터통신이 3 일 보도했다. 전날 43명으로 발표된 북동부 일대 사망자 수는 이날 뉴저지주 에서 2명, 뉴욕주에서 1명 각각 추 가됐다. 지난 1일 밤 쏟아진 폭우로 지 금까지 뉴저지주에서 25명, 뉴욕 주에서 16명, 펜실베이니아주에 서 4명, 커네티컷주에서 1명이 각 각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사망자

수는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보 인다. 필립 머피 뉴저지 주지사는 최 소 6명이 실종 상태라면서“이번 허리케인은 치명적이고 위험한 폭풍이었다. 우리는 계속 그 여파 에 직면하게 될 것” 이라고 우려했 다. 뉴저지 경찰은 피해 지역의 주 택들을 하나씩 방문하면서 혹시 있을지 모르는 추가 희생자와 실 종자를 찾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날 오후 현재 아이다의 여파로 아직도 미 동북부 지역에서 3만 가구 이상이 정전 피해를 겪고 있 다. 대부분의 사망자가 불법 지하 아파트에서 나온 뉴욕시에서는 해당 시설 거주자들을 위한 날씨 경보와 대피 안내를 강화하기로 했다. 빌 드블라지오 뉴욕시장은 앞 으로 돌발홍수 예보가 나오면 지 하 아파트가 많은 동네에서는 집 마다 이 사실을 알리고 주민들을

물에 잠긴 뉴저지주의 한 야구장

대피시키겠다고 밝혔다. 더블라 지오 시장은 건축법을 위반한 지 하 아파트가 뉴욕시에 수만 가구 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면서“지하 아파트 주민들에게 별도의 휴대 전화 경보와 메시지를 보낼 것” 이 라고 말했다.

필라델피아에서 카약을 타고 고속도로를 건너는 한 시민

또 다수의 뉴욕시 지하철역이 물에 잠긴 것과 관련해 캐시 호컬 뉴욕주지사는“나이아가라 폭포 가 뉴욕시 지하철역 계단으로 쏟 아져 들어오는 것을 더는 보고 싶 지 않다” 며 대책 마련을 위한 태 스크포스를 구성하겠다고 밝혔

다.

이날 현재 뉴욕시 지하철은 정 상 운행되고 있으나, 시 북부 또는 뉴저지에서 맨해튼을 연결하는 일부 통근열차는 아직도 완전히 정상화되지 않았다고 NYT가 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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