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Korea Daily 2025년 11월 28일 금요일 A
"한 달 살아보세요" 고국의 '역이민' 러브콜 "밴쿠버의 맑은 공기와 여유는 포기하기 힘들 죠. 하지만 병원 한번 가려면 몇 달을 기다려야 하는 현실 앞에선 '차라리 한국 갈까' 하는 말이 절로 나옵니다." 최근 밴쿠버 한인 시니어 모임에서 심심찮게 들리는 푸념이다. 은퇴 시기 가 다가오면서 30~40년 전 떠나온 고 향으로의 '역이민'을 진지하게 고민하 는 한인들이 늘고 있다. 이러한 교민들 의 마음을 읽기라도 한 듯 한국의 지 방자치단체들이 앞다퉈 '재외동포 모 시기' 경쟁에 뛰어들었다. 인구 소멸 위기에 직면한 지자체들이 구매력과 경험을 갖춘 은퇴 이민자들을 새로운 인구 유입의 동력으로 보고 적극적인 구애 작전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65세 이상 복수국적 큰 매력 27일 재외동포청에 따르면 지난해 한 국으로 영주 귀국한 역이민자는 1,566 명으로 집계됐다. 최근 5년간 매년 평 균 1,600여 명이 한국행을 택하고 있 는데 주목할 점은 지난해 귀국자 중 절반 이상인 56.3%(881명)가 60대 이 상이라는 사실이다. 이는 만 65세 이 상 재외동포에게 복수국적을 허용하 는 제도가 정착되면서 캐나다 시민권 과 연금을 유지한 채 한국의 의료 혜 택과 저렴한 물가를 누리려는 '실속파' 시니어들이 늘어난 결과로 풀이된다. 의료비·대기시간 귀국러시 실제로 의료비 격차와 접근성은 역이 민을 부추기는 가장 큰 요인이다. 30 년 전 호주로 이민 갔다가 최근 강원 도 춘천으로 역이민을 준비 중인 김모 (66) 씨는 "호주에서는 임플란트 하나 에 300만 원이 훌쩍 넘지만 한국은 비 용도 저렴하고 기술도 뛰어나다"며 " 나이 들수록 병원 가까운 곳이 최고 라는 생각에 귀국을 결심했다"고 털어 놨다. 캐나다 역시 무상 의료 시스템을
제5687호
사망 94, 실종 300명 <28일 오전 6시 기준>
통곡의 홍콩
지자체 한 달 살기 비용 지원 의료비 싸고 말 통해 편하다 역문화 충격 적응 실패 우려 단순 주거 넘어 정착 도와야
갖추고 있지만 전문의 진료 대기 시간 이 지나치게 길어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칠까 불안해하는 밴쿠버 교민들의 정서와 맞닿아 있는 대목이다. 이러한 수요를 잡기 위해 한국 지자 체들은 단순한 홍보를 넘어 체류비 지 원과 주택 공급이라는 파격적인 카드 를 꺼내 들었다. 경상남도는 도내 18개 시·군과 연계한 '한 달 여행하기' 프로 그램에서 재외국민을 우선 선발하고 있다. 숙박비와 공항 픽업비, 여행자 보험료까지 지원하며 29박을 머물 경 우 최대 200만 원 이상의 체류비를 제 공한다. 옛 고향의 향수를 자극해 자 연스럽게 정착으로 유도하겠다는 전략 이다. 강원도 원주시 역시 지난달 호주 교민 20명을 초청해 '보름간 살아보기' 행사를 열고 상지대와 협력해 노년 건 강 관리 강좌와 역이민 행정 절차 교 육을 제공해 호평을 받았다. 충남 오면 살 집 준다 승부수 충청남도는 한발 더 나아가 주거 문제 해결을 제안했다. 지난 5월 LA를 직 접 방문해 설명회를 연 충남도는 내포 신도시의 미분양 주택을 재외동포에게
32층 아파트 8개동 중 7개동 불타 지난 26일(현지시간) 홍콩 타이포구의 아파트 단지 웡 푹 코트(宏福苑)에서 발생한 화재 참사로 28일까지 최소 94명이 숨지고 약 300명이 실종됐다. 32층 아파트로 구성된 웡 푹 코트는 총 8개 동으로, 그중 7개 동이 불길에 휩싸였다. 홍콩 당국은 현재 9개 대피소가 마련돼 이재민을 수용하고 있으며 이들을 위 한 임시 거처와 긴급 자금을 마련 중이다. 또 피해 주민들이 1~2주간 머물 수 있는 유스호스텔과 호텔 1000개 객실 을 확보했다며 이후에는 임시 거주용으로 마련된 1800개의 보조 주택에서 머물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화재는 1948 년 176명의 사망자를 낸 홍콩 창고 화재 이후 77년 만에 가장 큰 인명피해를 낸 참사가 됐다. [로이터=연합뉴스]
공급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한국 에 돌아오면 살 집을 주겠다"는 구체 적인 제안을 통해 은퇴자들의 가장 큰 고민인 주거 불안을 해소하고 장기적 으로는 '역이민자 시니어타운'까지 조 성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하지만 전문가들과 선배 역이민자들 은 무조건적인 한국행이 정답은 아니 라고 입을 모은다. 한국은 빠르고 편리 한 의료 시스템과 대중교통, 익숙한 언 어와 문화가 강점이지만 급격한 고령 화로 인한 사회적 부담과 치열한 경쟁 사회 분위기는 오랜 해외 생활에 익숙 한 교민들에게 '역문화 충격'을 줄 수 있다. 반면 캐나다는 언어 장벽과 느 린 의료 시스템이 단점이지만 수려한 자연환경과 포용적인 다문화 사회, 촘 촘한 사회 안전망이라는 포기하기 힘 든 가치를 지니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순한 주거지 이전을
넘어선 정교한 정착 프로그램이 필요 하다고 지적한다. 윤갑식 동아대 도시 공학과 교수는 "남해 독일마을 사례처 럼 단순히 집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의료, 재취업, 커뮤니티가 결합된 '단 지형' 정착지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마강래 중앙대 교수 역시 "주거지 제 공에 그치지 않고 의료 접근성과 교류 네트워크 등 정주 환경을 함께 갖춰야 역이민자들이 고립되지 않고 한국 사 회에 스며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인생 2막 신중한 선택 필요해 이에 발맞춰 한국 법무부도 지난 7월 전국 비영리단체 23곳을 '동포체류지 원센터'로 지정하고 입국 초기 적응 교 육부터 취업, 주거, 의료 정보까지 종 합적인 상담을 제공하며 제도적 뒷받 침에 나섰다. 한국 지자체의 역이민 유
치 경쟁은 단순 귀향을 전제로 하지 않는다. 해외에서 축적한 자산과 경력, 사회적 네트워크를 다시 지역의 새로 운 성장 동력으로 받아들이려는 시도 다. 전문가들은 단순 주거 지원을 넘 어, 의료·문화·재취업까지 연결되는 정 착 인프라가 향후 성패를 좌우할 것이 라고 지적한다. 밴쿠버의 한인 은퇴자들에게 놓인 선택지는 익숙해진 캐나다의 시스템 을 유지할 것인지, 아니면 고국의 편 리함과 정서적 안정을 택할 것인지의 갈림길이다. 섣부른 영구 귀국 결정보다는 지자 체들이 제공하는 '한 달 살기' 프로그 램 등을 적극 활용해 달라진 고국의 현실을 직접 체험해 보고 자신의 건강 상태와 재정, 가족 관계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인생 2막의 무대를 결정하는 신중함이 요구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