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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아래 하나뿐인 당신 '카이로스 시테크' 주인공 “언제 끝나지?” “몇 시간이나 더 걸릴까?” “얼마나 더
의 시간 속에 있을 때 상대적으로 더 많은 생각과 집중
해야 하는 거야?”라는 말이 자신도 모르게 입 밖으로 나
그리고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오는 경우가 있다. 아마도 이 말은 그 당시에 지루함을
또한 몰입을 하게 되면 아주 짧은 시간일지라도 매우 효
느끼거나 하고 있는 일에 별다른 의미를 찾지 못했을 때
과적인 결과를 얻게 되며 시간적 여유도 생기기 마련이
자연스럽게 나오는 듯하다. 이와 같은 말들은 우리가 크
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우리는 카이로스의 시간보다는
로노스(chronos)의 시간 속에 살고 있을 때 많이 하게 된
크로노스의 시간 속에 머무르는 경향이 많다. 카이로스
다.
의 시간이 우리 눈에 잘 보이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크로노스의 시간은 우리 모두에게 적용되는 객관적 시
크로노스의 시간을 넘어 카이로스의 시간 속으로 가기
간이자 양적(quantitative)인 시간을 의미한다. 누구에게
위해서는 하고자 하는 일에 대한 목적이 명확해야 하며
나 하루는 24시간이고 1주일은 7일인 것처럼 크로노스
이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목표가 있어야 한다. 아울
의 시간은 모두에게 동일하게 주어진 시간이다. 사람이
러 목적과 목표에 대해 스스로가 공감해야 한다.당신은
라면 그 누구라도 이 시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크로노스의 시간에 살고 있는가 아니면 카이로스의 시
크로노스의 시간 속으로 들어가게 되면 시간을 물리적
간에 살고 있는가? 크로노스의 시간에 사는 것은 어쩔
으로 나누는 것에 익숙해진다. 그래서 무엇인가를 해야
수 없는 일이지만 카이로스의 시간에 사는 것은 선택의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면 자연스럽게 개략적인 일정을
문제이다. 지금부터라도 당신의 시간을 크로노스의 시
만들고 시간계획표를 짜게 된다.
간이 아닌 카이로스의 시간으로 바꾸어보면 어떨까?
물론 계획한 대로 잘 되지 않는 경우도 많은데 그때마 다 일정과 계획표를 수정하는 것을 반복한다. 만일 이 시간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된다면 매번 계획만 세우다가 끝날 수도 있다.반면 “벌써 시간이 이렇게 지났어?” “시 간가는 줄 몰랐네”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오는 경우도 있다. 이와 같은 말은 보통 무엇인가를 진심으로 즐기거 나 집중했을 때 나오게 된다. 이러한 말들은 우리가 카이로스(Kairos)의 시간에 살고 있을 때 자주 하게 된다. 카이로스의 시간은 크로노스의 시간과 달리 개인별로 차이가 있는 주관적 시간이자 질 적(qualitative)인 시간을 의미한다. 크로노스의 시간에서 는 하루가 24시간일지 몰라도 카이로스의 시간에서는 하루가 25시간도 될 수 있고 30시간도 될 수 있다. 그 이 유는 카이로스의 시간은 스스로 찾고 만들어내는 시간 이기 때문이다. 카이로스의 시간 속으로 들어가게 되면 몰입이라는 것 김희봉 현대자동차 인력개발원
을 경험하게 된다. 이는 물리적으로 같은 시간이 주어졌 을지라도 크로노스의 시간 속에 있을 때보다 카이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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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배치 남남갈등 삼전도 굴욕 떠올라 “가노라 삼각산아, 다시보자 한강수야. 조국산천을 떠
험한 꼴을 내다보았기 때문에 명량해전에서 일부러 목
나고자 하랴마는세월이 하 수상하니 올동말동 하여라.”
숨을 돌보지 않았다는 ‘자결설’이 나오기도 한다.삼전도
병자호란 후 청나라로 붙잡혀간 김상헌의 시다. 지금도
의 치욕은 우리 역사상 최대의 굴욕이다.
서울 송파 삼전나루에 가면 조선국왕이 청태종에게 삼
전대미문의 국난에 전혀 임금과 백성이 일치되지 않
궤구고 하던 기록이 남아 있다. 조선 사람은 일제시대
았다. 당시 주화파와 주전파의 설전(舌戰)은 오늘날 사
에 처음으로 중국인을 밑으로 볼 수 있었다. 대국인을
드를 둘러싸고 벌이는 난잡함과 다르지 않다. 영•정조
줄여 ‘되놈’이라고 부르고 “재주는 곰이 벌고 돈은 장궤
에 일시 회복의 기미가 보였으나 순조 이후 척족세도
(掌櫃)가 번다”는 식으로 중국인을 우습게 알았다. 조선
(戚族勢道)로 조선은 일제 강점 이전에 이미 스스로 무
백성은 중국에 감정이 좋지 않았다. 양반 사대부는 모
너졌다. 정치인들은 삼전도의 치욕을 상기하라. 사관생
화사상에 물들었지만 조공 등 이를 뒷받침한 것은 모두
도는 임관 전 전투복을 입고 삼전도를 돌아본다. 군인
백성의 고혈이었기 때문이다.
들은 신병때부터 군인정신을 가다듬는다. 국회의원 등
임진왜란 후 백성들은 도탄에 빠졌다. 광해군은 지혜
국정의 주요책무를 맡고 있는 이들은 취임 전 이같은
가 있어 흥기하는 후금과 명 사이에서 적절한 외교로
엄숙한 다짐이 절실하다. 사드배치를 둘러싼 극단적인
분란을 피할 수 있었으나, 인조반정 이후에는 준비도 없
논쟁이 안타까운 것은 나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으면서 후금과 무익한 다툼을 벌였다. 분노한 후금의 태 종 홍타지는 8기군을 몰아 폭풍같이 곧바로 한양으로 몰아닥쳤다. 왕은 왕후 비빈을 강화도로 보내고 뒤를 따르려 했으나 이미 차단되어 할 수 없이 남한산성으로 들어가 농성하게 된다. 8기군은 1기가 7500명, 8기가 총 6만명에 불과하였으 나 중국 역사상 드물게 잘 조직된 정예 기병이었다. 아 마도 고구려의 철갑기병이 그것과 방불했을 것이다. 기 다려도 8도의 근왕군은 오지 않았고 백성들은 호응하 지 않았다. 왕은 결국 항복했다. 홍타지에 세번 엎드려 아홉번 머리를 찍었다. 삼궤구고다. 임진왜란에서 의병 으로 궐기했던 백성은 더 이상 전란을 치를 기력이 없 었다. 의병장들은 왜란이 끝난 후 조정에서 제대로 대접을 받지 못했다. 광주에서 궐기한 충장공(忠壯公) 김덕령 은 엉뚱한 누명에 걸려 참형에 처해졌다. 의주로 야반도 주했던 왕과 대신들은 의병장에 정면으로 대할 면목이 없었다. 명에 재조지은(再造之恩)이라고 하여 지나치게 공덕을 돌린 것도 이런 약점 때문이다. 이순신이 이런
김국헌 전 국방부 정책기획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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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올림픽 ‘다양성’ 깊은 울림 남기고 8월2~22일 브라질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기간 동안 세계인은 선수들의 일 거수일투족에 시선을 고정시켰다. 이번 리우올림픽은 행사 전 경기시설 미비 등 으로 우려의 목소리가 컸지만, 이것은 기우에 불과했다. 리우는 최저 예산으로 환경의 중요성을 일깨운 개막식부터 폐막식에 이르기까지 올림픽의 새로운 모델 을 선보였다. 다양성을 통한 생태보전과 지속가능한 문명세계의 화두를 던진 리 우올림픽은 끝났지만 지구촌은 2016년 뜨거웠던 그 여름, 리우에서 열린 올림픽 향연을 잊지 못할 것이다. <매거진N>은 “다른 것은 차별이 아니라 아름다움의 원천”임을 일깨운 리우올림픽의 기억할 만한 장면들을 화보로 엮었다.<편집자>
부르키니를 입고 비치발리 경기에 출전한 이집트 선수(왼쪽) 올림픽 사상 최초로 출전한 난민팀 선수들(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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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슬림으로 미국 펜싱대표로 출전한 흑인선수의 포효
프로포즈는 우리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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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쯤이야" 이란 양궁선수의 부드러운 미소
미국 영국 중국 러시아 일본 프랑스도 있지만 태평양 한 가운데 인구 10만 소국 키르바티도 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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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배치 합리적•건설적 결론날 것”
“같은 한민족의 한 사람으로서 북한의 위정자들에게 말하고 싶은 게 있습니다. 이제 그만 하세요. 왜 당신들은 이런 무기 들이 필요합니까. 한국엔 핵무기가 없습 니다.(중략) 당신들이 계속 이렇게 나간다 면 북한의 주민들만 고통을 받을 뿐입니 다. 그들도 나와 우리와 같은 동족입니다. 제발 깨어나세요. 눈을 뜨고 세상이 어떻 게 변화하고 있는지 바라보세요. 핵무기 를 포기하고 세계의 일원이 되어주세요. 우리 모두는 안전하고 평화로운 세상에서 함께 살 수 있습니다.” 지난 3월2일 유엔 의 대북 제재 결의안이 만장일치로 통과 된 안전보장이사회 오준 유엔 대사의 발 언이다. 지난 6월말 유엔경제사회이사회 의장 2년 임기를 마친 오 대사를 <매거진 N>이 인터뷰했다. 인터뷰는 8월11일 뉴욕 유엔 한국대표부에서 2시간 동안 이뤄졌 다. <편집자>
Q 유엔대표부에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면 서 무엇을 느꼈나? A 대한민국은 여러 면에서 경제나 문화 적으로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나라 중에 하나라는 것을 자타가 인정한다. 바티칸 과 팔레스타인 포함 UN 회원국 195개국 과 옵저버 국가 중 상위 10%다. 이러한 위 상의 국가로서 국익과 세계사회 일원으로 서의 책임과 더 일치해야 한다고 생각한 다. 개발도상국 시절에는 한국과 전세계 의 이익을 추구하는 방향이 각각 다를 수 도 있었다. 기후변화 문제를 놓고 볼 때 과 거에는 공장 짓고 물건 팔기 위해 불가피 하게 탄소배출을 계속하는 것이 국익에 부합했다면 오늘날에는 시민들이 삶의 질 을 위해서라도 탄소배출을 감축하고 미세 먼지를 줄이는 것이 국익에 맞을 뿐 아니 라 세계 전체의 이익에 부합한다는 것이 다. 한국이 선진국이 될수록 국익의 추구 방향과 국제사회의 발전방향은 서로 근접 하게 된다.
Q 현실은 시민들의 삶의 질이나 환경보호 보다 기업과 자본의 이익이 보호되고 있 지 않나? A 기후변화 대처를 다시 예로 들자면 환 경을 보호하는 규제가 기업에 ‘손해가 된 다’는 생각은 개발도상국 단계의 의식구 조다. 개도국의 작은 기업들이 조금이라 도 더 이윤을 남기고 성장하기 위해서 경 쟁하던 단계와 세계적 기업이 되어 기업 윤리의 사회적 역할을 고려해야 하는 단 계에는 차이가 있다. 세계적 기업이라면 기후변화 문제나 불평등 문제를 의식하 고 대처해야만 글로벌한 활동을 하고 명 성을 유지할 수 있다. 이러한 기업들은 국 제표준을 지키고 국제사회에 공헌하는 것 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하 다. 국가와 사회 역시 마찬가지다. 개발 단 계에서는 시민단체가 인권과 사회정의를 요구하는 것이 국가안보나 사회안정에 부 담된다고 생각했던 때가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시민사회의 요구를 잘 듣고 이해 해야 한다. 사회갈등과 경제 불평등을 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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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것이 사회 전체의 경쟁력에 중요하기 때문이다. 자유롭고 정의로운 시민사회가 국가 전체에 도움이 되는 것이다. Q 최근의 사드배치 결정과정에서 시민사 회의 요구가 잘 반영되었다고 생각하는 가? 사드 배치는 한반도 안전을 위한 적 당한 조치라고 보는가? A 사드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 기 위한 것이다. 북핵 위협이 없었다면 사 드배치 거론 자체가 없었을 거다. 일각에 서는 “사드배치로 북한 미사일을 전부 막 을 수 있는가?” “한중관계에서 생기는 부 담이 북핵 위험보다 더 큰 부담이 아닌 가?” 이런 의문들이 제기되고 있다. 이는 합리적인 토의로 공감대를 찾아가는 과정 에서 필요한 부분이라고 본다. 토론 과정 이 처음부터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에 불만이 제기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사 드배치가 군사전략 일환으로 결정될 수밖 에 없다는 점도 고려돼야 한다고 생각한 다. 세계 어떤 나라도 군사전략을 완전히
공개적인 토의로 다루고 결정할 수는 없 다. 현재 사드문제에 관한 범사회적 토론 이 이루어지고 있으니 합리적이고 건설적 인 방향으로 결정될 것으로 본다. 감정적 인 상호비방은 성숙한 시민의식과는 거리 가 멀다. 지양해야 한다. Q 국제연합은 한반도 문제를 어떻게 바라 보고 있나? A 과거 한반도 문제는 한국전쟁과 이념 경쟁, 유엔 가입문제 등 남북한 문제였다. 그러나 오늘날의 한반도 문제는 북한 문 제다. 21세기 들어서 새롭게 핵무기를 개 발한 나라는 북한이 유일하다. 북한은 이 로써 전후 세계 안보질서에 최대의 도전 을 하고 있다. 또 전세계에서 가장 나쁜 인권 상황을 가진 국가의 하나다. 이런 상 황에서 한반도 통일문제가 유엔에서 논의 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하겠다. 특히 북한핵문제가 어떤 식으로든지 해 결되기 전까지는 통일에 대한 논의 자체 가 어렵다. 북한은 핵무기를 개발하여 미
사일에 탑재할 능력까지 보유했다고 선전 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북한에 대한 유엔의 제재는 불가피하며 북한이 핵무기 를 포기할 때까지 계속될 것이다. 이것은 국제사회가 북한에 대하여 요구하고 있는 것이므로, 설사 남북한이 다시 화해 모드 로 들어간다고 해도 제재가 완화될 수는 없다고 본다. 현재 북한에 부과되고 있는 유엔 제재는 역사상 가장 강력한 수준에 속한다고 할 수 있는데, 이처럼 강한 제제 하에서는 남북한 간에 경협을 재개하는 것도 북한이 중국식의 시장경제를 도입하 는 것도 모두 어려운 일이 되고 있다. 즉, 북핵 문제의 해결 없이는 동북아의 평화 나 한민족의 통일을 추구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는 것이다. Q 안보리 제재와는 별도로 이루어진 개 성공단 폐쇄 등의 대북 정책이 북한의 태 도에 가져올 영향은 어떻다고 생각하시 나? A 개성공단의 폐쇄는 유엔의 대북 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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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는 별개로 이루어진 것이지만, 전 세계 가 제재를 통해 북한의 핵과 미사일 포기 를 위한 압박에 동참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가 솔선수범한다는 차원에서 이루어 진 것이다. 따라서 대북제재와 무관하지 않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특히 우리는 개 성공단 폐쇄로 우리 기업들이 손해를 보 게 되는 상황을 감수하고 이러한 조치를 취한 것이므로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고 본 다. 이러한 국제사회의 압박은 모두 북한 이 핵과 미사일 개발을 계속하는 데서 오 는 불이익을 극대화하려는 것이므로, 북 한으로서는 시간이 갈수록 핵 보유와 정 상적인 국가운영을 양립시키기가 어려워 질 것으로 본다. Q 최근 유럽의 난민 문제, 우경화, 브렉시 트, 러시아와 중국의 팽창, 세계적인 양극 화, ISIS 출현, 한반도 핵 등 국제적이고 복잡한 문제들이 산재하다. 역사적인 맥 락에서 봤을 때 지금 시대를 어떻게 이해 해야 하는가? A 전세계가 포괄적으로 큰 도전에 직면해 있다는데 동의한다. 이런 문제들을 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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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잣대로 진단할 수는 없지만, 한마디 로 표현하라고 한다면 모두가 세계화에서 온 문제로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세 계화가 인류에게 큰 혜택을 주고 있는 것 이 사실이지만 세계화는 양날의 칼이다. 현재에는 세계화의 도전이 당초 생각한 것보다 훨씬 더 크다는 점이 드러나고 있 으므로, 결국 어떻게 하면 ‘세계화의 혜택 을 극대화하고 부작용들을 최소화할 수 있느냐’가 오늘날 세계의 과제라고 생각한 다. Q 세계화의 혜택은 무엇이며 부작용은 어떤 게 있나? A 문명과 기술이 전세계로 확산되고 교통 과 통신이 발달해서 전세계가 일일생활권 이 된 것이 세계화의 가장 큰 혜택일 것이 다. 20세기에 세계화를 논할 때는 ‘세계화 의 혜택이 너무나 크기 때문에 부작용들 은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다’라고 생각했 다. 실제로 우리가 누리는 세계화의 혜택 들은 수도 없이 많다. 그러나 세계가 점점 좁아지면서 다양한 인종, 민족, 종교, 문 화들이 과거 어떤 때보다 밀접하게 교류 하고 경쟁하면서 투쟁과 갈등 역시 증가
하게 되었다. 인간의 본성이 본래 자기와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고 존중하기보다는 거부감을 갖게 되기가 더 쉽기 때문에, 세 계화를 통해서 서로 이질적인 사람들이 지구촌에서 매일 가깝게 살게 되었다는 것이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 점점 더 분명해지고 있다. 폭력적 극단주의나 테러리즘, 난민문제 등도 모두 서로 다른 사람들이 오늘날과 같은 접촉과 교류를 하지 않았다면 생기지 않았을 문제다. 인 류는 기독교 신자와 이슬람 신자가 또는 백인과 흑인 평생에 한번 만나기도 어려 운 세상에서 수만 년을 살다가 갑자기 지 난 1백년 사이에 세상의 어디든지 24시간 안에 갈 수 있게 된 것이다. 기후변화와 같은 환경문제 역시 세계화의 부작용이 다. 자기 나라에서 사용할 만큼만 생산을 하던 시대에서 전 세계를 대상으로 무역 을 하는 시대로 바뀌면서 무제한의 생산 경쟁과 산업화가 과도한 탄소배출을 초래 하고, 지구의온도를 높여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세계가 경쟁적 으로 자원을 뽑아 쓰고 화석연료를 태우 니 지구환경이 남아나지 않는 것이다. 이 뿐 아니다. 국제사회에서 중요한 화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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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고 있는 불평등도 세계화와 무관하지 않다. 국내뿐 아니고 전세계를 상대로 한 무한 경쟁 속에서 승자와 패자 역시 더욱 극명하게 갈리게 된다. 소득과 부의 불평 등이 점점 심각해져, 전세계의 1% 인구가 전체 부의 50%를 소유하게 되었다. 오늘날 자유시장 경제를 가진 모든 나라 는 자본주의의 속성의 하나라고 할 수 있 는 빈부격차를 완화시키기 위한 소득재분 배 정책을 적용하고 하고 있다. 부자는 세 금을 더 많이 내는 누진세 같은 것이 대표 적인 예이다. 그러나 세계화를 통해 무역 과 투자가 자유로워지면서, 기업은 저렴 한 경비가 드는 곳에서 생산을 하고 세금 을 적게 내는 곳에 투자를 할 수 있게 되 었다. 물론 이러한 현상은 전체적인 생산 성 제고에는 긍정적이지만, 국가들이 소 득재분배를 통해 자본주의의 문제점인 불 평등을 완화시키기는 더 어려워진 것이 다. Q 서울과 도쿄를 오가는 것이 서울과 지 방을 오가는 것보다 쉽다면 1%에 속하는 도쿄 시민은 99%에 속하는 지방의 주민 들보다 서울에서 더 편하게 즐길 수 있다. 그러나 지방 주민들은 기후변화나 경제위 기에 똑같이 노출된다. 이러한 세계화는 혜택은 1%가 누리고 부작용은 99%가 짊 어지는 구조가 아닌가? A 불평등이 점점 확대되는 것은 세계화 때문이라고 볼 수는 없다. 세계화 이전에 도, 근대 자본주의 이전에도 불평등은 언 제나 있었다. 이를 국가가 주도해서 해결 하려고 한 것이 공산주의지만 인간본성 을 부정하며 해결하려 했기 때문에 실패 했다. 강요된 평등은 불평등만큼 나쁘다. 극심한 빈곤을 해결하기 위해 국가는 복 지를 제공하고 부의 편중을 막기 위해 누 진소득세 등을 부과한다. 그러나 여기서 세계화의 부작용이 다시 나타난다. 기업 은 세금이 싼 곳을 찾아다니며 부를 쌓고 경쟁에서 도태된 노동자들은 복지에 기대 게 된다. 국가세수는 줄고 세출은 늘어 곳 간이 비고 불평등은 악화된다. Q 전후 세계질서를 유지하고 열린 경제를 유지했던 미국 역시 국수주의로 돌아가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A 일부 세계화에 역행하는 모습도 있다. 그러나 세계화에 역행할 수는 없다. 미국 은 기후변화에 대한 국제적 노력의 결실 인 파리협약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했고 정치적 수사를 제외한 자유무역에 반하 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자유무역 확대 가 국익에도 부합한다는 인식은 많은 미 국인들이 공유하는 부분이다. Q 세계화의 역행이 폭주하면 어떤 문제 를 가져오는지, 강대국 사이의 갈등 극단 주의 등 국제적인 갈등을 해결하는데 유 엔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 A 사실 강대국 사이에 존재하는 일정 정 도의 갈등은 건전한 경쟁관계에서 생기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예를 들면 미중 갈등 은 중국이 경제적으로 성장하며 세계적 입지를 재조정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마찰 이다. 경쟁은 발전을 가져오기 때문에 긍 정적으로 봐야한다. 다만 경쟁이 투쟁으로 비화하지 않도록 해야 하고 평화적인 경쟁을 통해 승자와 패자가 고루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해야 한 다. 강대국 관계가 경쟁에서 투쟁으로 커 지면서 주변국가도 개입되고 세계대전으 로 발전한 과정은 역사가 증명한다. 그러 나 2차세계대전 이후 인류와 세계 각국은 ‘대체로’ 갈등과 투쟁상황을 현명하게 해 결했다. 3차대전은 일어나지 않았으니까. 국제연합의 기여가 크다고 생각한다. Q 그렇다면 개별 국가들이 세계화에 대 응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A 세계화를 뒤로 돌리면 안 된다. 그럴 수 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 물론 일부 국 가들은 국수주의로 돌아가서 세계화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려 한다. 그러나 문 을 닫고 문화장벽을 쌓으려는 국가나 개 인이나 궁극적으로 손해를 보게 된다. 문 을 닫는 것이 아니라 다른 민족•인종•종 교 를 포용하고 이해해 세계화 흐름을 주 도해야 한다. 기후변화 같은 문제에서 모 든 국가들이 자신은 탄소배출을 줄이지 않고 다른 국가들이 줄여주기를 기대하고 있는데 그것은 공멸로 가는 길이다. 같이 죽기 싫으면 앞장서서 변화해야 한다. 또 한 국제적인 불평등에 대응할 공정한 게 임규칙과 경쟁구조가 합의되어야 한다.
Q UN은 전후 인류의 진보에 큰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미국•러시아•중국 등 안 보리 상임이사국 간의 갈등은 UN이 해결 하기 어려운 것 아닌가? A 오늘날의 국제연합은 2차세계대전 후 승전국들의 주도로 만든 구조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영국•프랑스•러시아•중 국 5개국에게 안보리 결정 거부권과 유엔 헌장 개정 거부권이 주어진 것이다. 하지 만 70년이 지났으니 현 시점에 맞게 개선 해야 한다. 기후변화 등의 복합적•다자적 문제를 해결하려면 국제적 통치기구가 필 요한데 국제연합이 발전해서 세계정부와 같은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특권 구조를 개선하는 게 중요하다. 그러나 유 엔헌장을 개선하려면 이들 5개국이 만장 일치로 동의해야 하기 때문에 개정 자체 가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Q 미국의 이라크 침공은 국제연합의 인가 를 받지 않고 이루어져 비난을 샀다. 결국 실제로 이라크 침공을 저지하기 위하여 국제연합이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크림 반도 사태에서 러시아를 저지할 수 없었 던 것과 마찬가지다. 이빨 빠진 호랑이, 아 니 이빨 없는 호랑이 아닌가? A 국제사회의 현실은 강대국과 약소국이 공존하고 있으며, 유엔과 같은 국제기구 도 그러한 역학관계 속에서 작동하는 것 이다. 즉, 유엔이 국가들을 초월한 초국가 적 기구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고, 국가들 이 만들어서 국가들이 동의하는 범위 내 에서만 활동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올바 른 인식이다. 오늘의 세계에서는 각국이 자신의 이익만을 주장하기보다는 세계 공 동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 국가들에게 도 결국 혜택이 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 지만, 아직도 특정국가, 특히 강대국의 중 대한 이해가 걸린 문제에서는 유엔의 역 할에 한계가 있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유 엔을 ‘이빨 빠진 호랑이’라고 부르기보다 는 회원국들이 부여한 ‘맞춤형 이빨을 가 진 호랑이’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윤석희 <매거진N> 뉴욕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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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존중•다양성•창발•멋의 생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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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N 초청으로 이 자리에서 귀한 분들 만나 반갑다. 제가 원장을 맡고 있는 국립생태원에 대해 말씀드리며 생태와 환경의 중요성에 이야기를 나 누고자 한다. 생태원 초기 주민들 반 발이 심했다. 강 건너 군산과 달리 생 태원이 있는 서천은 마치 북녘땅 같았 다. 개발도 상권형성도 안 돼 있었다. 공장이 들어서고 산업단지가 개발되 는데는 환호하지만 생태원이 생긴다니 마뜩하지 않아했다. 생태원 핵심가치 ‘생명사랑·다양성·창 발·멋’ 가수 조미미씨가 ‘바다가 육지라면’ 이란 노래를 불렀는데, 갯벌을 간척해 서 벼농사를 지어도 쌀값이 싸서 수익 이 없다. 그것보다 갯벌을 그대로 유지 하며 생태계를 보존하면서 바지락이나 꼬막을 캐는 게 경제적 이득도 낫다. 국립생태원이 제시하는 새로운 실험 이 바로 그런 것이다. 실제로 생태원은
2013년 말 개원 이후 2년째 매년 100 만명씩 다녀가 경제효과도 높다. 주말 에는 강 건너 군산쪽도 길이 막힐 정 도로 1만명 이상이 오신다. 서천에 음 식점만 250개가 새로 생겼다. 원장으로 부임해 누가 봐도 생태원 이다 하는 핵심가치를 만들려고 했 다. 그래서 나온 것이 ‘생명사랑·다양 성·창발·멋’ 네가지다. 먼저 생명사랑 은 생명과 종을 사랑하고 이를 맘 속 깊이 새기기 위해서다. 바이오필리아 (Biophilia)다. 디즈니만화에 나오는 아기 사슴처럼 동물은 아기를 보면 선 천적으로 사랑할 수밖에 없다. 바로 그 런 거다. 찰스 디킨스의 두 도시이야기 를 따서 ‘두 동굴 이야기’를 만들었다. 수렵·채집생활 시대에 한쪽은 생명사 랑과 환경유지에 힘쓰고 다른 한쪽은 무자비하게 채집하는 두 동굴에 사는 가족이 있었다. 이 가운데 생명을 사랑하는 동굴은
환경을 유지하려다가 종족유지가 되 지 않아 씨가 마르고 다른 동굴은 환 경을 생각 안 하고 살다가 환경이 나 빠지니 자꾸 다른 동굴로 이사를 다닌 다. 그런데 이제는 더 이상 옮겨갈 동 굴이 없다. 지금 지구가 그렇다. 인류 가 더 옮겨갈 장소가 없다. 생태계와 환경이 더 망가지면 74억 인류가 갈 곳 이 더 없다. 갈 곳이 없어서 이곳을 버 릴 것이냐 환경을 개선하고 보전할 것 인가? 그런데 인간은 본능적으로 파괴 만 할 줄 알지 보전과 사랑의 유전자 가 없다. 만물의 영장이 된 이유는 바 로 자연을 가장 잘 착취하고, 이용했 기 때문이다. 인류는 파괴 본능의 이기 적인 동물이다. 그러니 우리가 본능적 으로 할 수 없는 것 즉 자연을 보호하 는 것은 철저하게 배우고 익혀서 활용 해야 한다. ‘두가지 동굴이야기’가 던지 는 화두 국립생태원의 핵심가치 두 번 째는 다양성(Diversity)이다. 저는 생태학을 연구할 수 있는 기반 을 제공해 준 정부에 감사한다. 생태 학은 생물의 살아가는 모습, 다양성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내가 곤충이라고 가정해보자. 좋아하는 식물을 다 먹 고 또 더 먹기 위해서 다른 곳으로 이 동해야 한다. 바나나 농장 아니 바나 나 공장을 보자. 1차 농약 살포 후 살 아남은 강한 유전자를 가진 벌레를 죽 이기 위해 2차 살충제를 뿌린다. 그러 면 더 강한 유전자의 곤충이 살아남는 다. 그때 독성이 더 강한 살충제가 만 들어 지고 결국 더 강한 내성을 가진 곤충들은 계속 살아남는다. 그런데 어 느 순간 강물이 오염되어 물고기가 떠 오르고 인간에게 질병이 찾아온다. 사 람이 독성 살충제를 먹으며 인간을 죽 이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것이다. 다양성은 정말 중요하다. 생태원 원 장이 되어보니 다양성보다는 지시와 명령을 하면 일사천리로 움직이는 획 일화가 편하긴 하다. 하지만 다양성이 없으면 창의적인 결과물이 절대 나올 수 없다. 캐나다 수상 취임식 사진에 보면, 내각에 여성이 절반, 인종도 제 각각이다. 장애인도 있고 터번을 두른 이들도 있다. 다양성이 공생하면서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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름다운 감동을 준다. 생태원의 핵심가치 세 번째는 창발 (Emergence)이다. 영어로 이머전스는 아랫 단계에서 모인 것들이 윗 단계로 올라갈 때 그 이전 단계에서 상상치 못 한 역할을 수행하며 새로운 것을 만들 어내는 과정을 말한다. 물리나 화학에 서 1+1은 반드시 2여야만 하지만 생물 학에선 1+1은 대부분 2보다 크게 나타 난다. 세포와 세포가 만나면서 새로운 조직과 기관이 생기고 기능하게 된다. 세포 하나하나 80조개가 모여 각양각 색의 사람이 된다. 심장세포 하나를 떼어냈을 때 아무 기능을 못 하지만, 심장세포가 모이면 박동이 생겨난다. 통섭이란 말처럼 지 금은 어느 한사람이 혼자 문제를 해결 하는 시대가 아니다. 경계를 허물고 넘 나들면 새로운 해결책을 만들어낼 수 있다. 매년 100만 입장객 돌파···‘가 장 멋진 직장’ 저희 생태원의 네 번째 핵심가치는 멋이다. 국립생태원 직원 들은 멋진 곳으로 매일 출근한다. 평 생에 한번 가볼까말까 하는 곳에 출근 하는 것이다. 거기서 멋진 일을 하는 사람들이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여기 에 해마다 100만명이 다녀가신다. 일본의 전시사업 중 연간 100만명을 채우는 곳은 전국에서 3군데뿐이라고 한다. 충남 서천에 1만명이 몰리면서 교통대란을 겪고 있다. 마을 주민 태 도도 바뀌었다. 단순히 자연과 생태를 연구하는 게 아니라 지역주민에게 수 익을 가져다주는 것을 알게 된 거다. 맹목적인 개발로 환경을 파괴하는 대 신 자연과 생태를 보전·연구하면서 수 익을 내니 마음이 열렸다. 현재 개장 초기에 누린다는 ‘개장빨’이 끝나가 조 금씩 내방객이 줄고 있지만 열심히 노 력하고 있다. 개미세계탐험전이라고 열대 개미와 잎꾼개미와 베짜기개미 등 진귀한 개미전시회를 열고 있다. 잎꾼개미는 잎을 잘라서 모아 개미 집으로 가져와 타액으로 발효를 시켜 서 버섯농사를 지어 먹는 희귀한 개미 다. 인류가 20만년 역사에서 농사를 지은 것이 1만년밖에 안됐는데 흰개미 와 잎꾼개미는 6500만년 됐다. 이 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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꾼개미를 베네수엘라에서 수입해 영국 서 적응훈련 시켜 생태원에 들여와 기 르고 있다. 우리 생태원은 잎꾼개미가 잎을 잘라 이동해 버섯재배하는 곳까 지 10m 길이로 만들어 관람객들이 좀 더 쉽게 볼 수 있도록 했다. 또 베짜기 개미라고 개미학술지 표지모델로도 자 주 등장하는 잘록한 허리에 초록색 몸 을 갖고 있는 게 있다. 이건 호주에서 공수해 왔는데, 호주 정부가 전시목적으로 허가 내준 최초 사례라고 한다. 베짜기개미는 다른 개 미의 허리를 물어 개미 체인을 만든 뒤 마치 모시나 베를 짜듯 잎을 연결하여 방을 만든다. 이렇게 만든 수백개의 방 에 애벌레를 보관하고 그중 한 곳에 여 왕개미가 있다. 그런데 아무리 관찰해 도 작업반장 개미가 없다. 각자 알아 서 협업을 통해 작업을 하기 때문이다. “지속가능한 생태문화를 후손들에게” 그러면 생태원의 미션은 뭔가? 그것은 “세계적인 생태학 연구를 바탕으로 자 연환경의 보전과 생태문화 확산을 도 모하여 지속가능한 미래 구현에 기여 하는” 데 있다. 아직까지 인류문화는 개발의 문화 다. 그런데 더 이상 옮겨갈 곳이 없는 상황에서 계속 개발을 하면 인류는 자 멸한다. 현재의 것을 바꿈으로써 경 제 이득을 주는 게 당연시되고 있다. 경제 이득이 실제로 있을지 확인도 안 된 상태에서 무분별한 개발을 추진해 오고 있다. 생태문화는 이같은 개발문 화의 반대개념이다. 개발론자는 당연 시되고 ‘있는 그대로’를 바꾸려는 사람 이 설득하는 게 아니라, 그렇게 하지 말라는 사람들이 농성하며 말리는 게 한국의 현실이다. 우리는 지속가능한 개발을 생각해왔다. 지속가능한 것, 즉 서스테이너블은 개발을 지속하자는 게 아니라 우리가 자연으로부터 누린 혜택을 후손들도 지속적으로 누릴 수 있게 해주자는 것 이다. 후손들에게도 그런 권리가 있기 때문이다. 국립생태원의 연구에는 생 물다양성과 기후변화에 관한 것이 있 다. 저는 유엔 산하 생물다양성과학 기구(IPBES, Intergovernmental
Platform on Biodiversity and Ecosystem Services) 의장을 맡고 있다. 환경부장관이 아닌 생태학자로 서 맡는 건 처음이라고 한다. 개인적인 영광이라기보다는 설립 1년 남짓된 국 립생태원이 유엔기구의 의장 기관이 된 게 자랑인 거다. 150년 된 헝가리의 연구소 사람이 그 얘기를 듣고 입을 삐죽거리더라. 저는 IPBES에서 ‘미스터 얼리’라 는 별명을 얻었다. 그동안 회의가 길 기만 하고 비효율적인 채 환경과 관 계 없는 이야기로 밤새우는 경우가 많 았다. 그래서 발언시간을 3분에서 2 분으로 줄이고 주제와 무관한 이야기 를 하지 않도록 권고했더니 회의가 일 찍 끝나 모두들 좋아하더라. 여기서 Eco-service(생태계서비스)에 대해 말씀드리겠다. 생태계서비스에는 4가 지가 있다. 첫째 생태계에서 식량 과 땔감 등을 얻는 것(Provisioning), 둘째 물과 기후 등을 조절하는 기능 (Regulating), 셋째 생태계 서식처들이 제대로 형성 되어 있어야 하는 것과 마지막으로 문 화적인 서비스로 생태관광뿐 아니라 자연생태를 누리면서 그로부터 얻는 심리적인 부분이 있다. 이 네가지 요소 를 골고루 잘 유지해 나가는 게 매우 중요하다. 이들 요소 중 어느 한 요소 라도 부족할 경우 인류의 삶이 어려워 지게 된다. 오늘 강연의 주제가 “아낌 없이 주는 나무”인데, 자연은 우리에게 아낌없이 주는 나무인 줄 알았다. 그러 나 이제 자연은 주고 싶은데 줄 수 없 는 존재가 되어가고 있다. 줄 만한 능 력을 자꾸 상실해가는 상황이다. 이제는 인류가 자연생태계를 도와주 어야 할 입장이 된 거다. 제주 앞바다 넘실대는 제2, 제3의 ‘제돌이’의 꿈 제 인 구달 박사와 3년 전 생명다양성재 단을 만들었는데 설립하자마자 일할 기회가 생겼다. 불법으로 조업해 서울 대공원에서 돌고래 쇼를 하던 제돌이 를 야생으로 방생하는 프로젝트를 맡 은 것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권한으 로 정책이 되고 예산이 잡혀 제가 시민 위원회 위원장이 되어 훈련과정을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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쳐서 바다에 돌려준 것이다. 제가 제일 잘한 일이고 가장 보람있던 일이다. 하 루에 1백km를 달려야 하는데 수족관 생활을 하니 사냥능력을 상실하고 근 육이 퇴화해 있었다. 바다에 나가 철저 하고 과학적으로 훈련시켜 1년5개월만 에 방생했다. 등지느러미에 숫자 1번을 새겼다. 돌고래는 등지느러미가 다 다르기 때문에 식별할 수 있으나 식별을 쉽 게 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낙인이 아 닌 탈색으로 그렇게 새긴 것이다. 물 론 탈색도 동물학대다. 그렇지만 정확 한 식별을 위해 110마리 모두에 숫자 를 넣어 현장에서 식별이 가능하게 했 다.제주도 돌고래 관광 하는 분들이 70~80m 거리에서도 1번 달고 점프하 는 제돌이를 보며 환호한다. 만세를 부 르기도 하고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 관광상품이 된 것이다. 과거 돌고래가 그물에 걸리면 불이익 당할까봐 신고 안하던 제주 분들이 요즘 자진신고를 하면서 개체보호가 잘 돼가고 있다. 암컷 삼팔이와 같이 나간 춘삼이도 새 끼를 낳았다. 방생해서 개체를 번식한 최초 케이스 다. 그동안 방생을 하면 중바다로 나가 버리는 해외케이스에 비해 제주도에서 는 돌고래가 중바다로 나가지 않고 제 주도만 뱅뱅 돈다. 제주 올레길 어느
곳에서나 돌고래를 구경할 수 있다. 돌 고래 방생 때 반대도 있었다. 사람도 복지제도가 제대로 안 되는데 무슨 동 물한테 복지냐? 보호 잘 받고 있는데 왜 내보내느냐? 왜 돌고래만 내보내느 냐 등등. 하지만 이제 전국의 어느 동 물원에도 돌고래쇼는 없어지고 푸른 바다를 맘껏 헤엄치는 모습이 펼쳐지 고 있다. 이제 DMZ에 대해 이야기하겠다. 넬 슨 만델라 대통령이 세계평화공원(월 드 피스파크)을 처음 제안했다. 박근 혜 대통령도 독일 방문때 디엠지를 세 계평화공원으로 만들겠다고 했다. 그 런데 정부나 지자체는 피스파크가 아 니라 메모리얼파크로 돈벌이 경쟁을 하려는 것 같았다. 그래서 대통령께 건 의해 피스파크 앞에 ‘에코’를 넣어달라 했다. 그 후 대통령께서 2014년 5월 유 엔총회에서 3번 분명한 어조로 ‘월드 에코피스파크’라고 하더라. 발표 후 디 엠지 공원을 환경부가 통일부와 함께 맡게 됐다. 환경적으로 보호하게 될 계 기가 된 것이다. 디엠지는 더 이상 대한민국만의 땅이 아니다. 디엠지는 인류의 것이다. 만일 아프리카의 탄자니아 정부가 세렝게티 를 밀어내고 아파트 단지를 조성한다 고 하면 세계인들이 어떻게 반응하겠 는가? “너희 나라 일이니 너희가 알아
서 하라”고 할까? 그런다면 탄자니아 정부는 지탄을 받고 세계적으로 모금 운동이 일어나 세렝게티를 사려고 들 지도 모른다. 열대에 세렝게티가 있다 면 온대의 세렝게티는 바로 한국의 디 엠지다. 만일 통일한국이 디엠지를 못 살려내면 세계인의 지탄을 받을 것이 다. 디엠지는 반드시 살려내야 한다. ‘공생인’ 호모 심비우스는 머지 않은 현 실 21세기에는 생태적 전환밖에 길이 없 다. 우리의 존재자체가 없어진다. 우리 가 살고 있는 이 동굴을 어떻게 살려 낼 것인가? 생물학자들이 하는 내기가 있다. 인류가 살아온 기간이 20만년이 니 앞으로 20만년을 버틸 것인가? 택 도 없다. 100년 안에 끝장날 수도 있 다. 급속도로 악화되는 생태환경 탓이 다. 인류가 죽고 나면 다른 동물들이 축제를 열 것이다. 이제 ‘호모 사피엔 스’ 즉 머리는 좋지만 헛똑똑이들이 사 라졌다고 말이다. 이제 현명한 인간이 란 뜻의 호모 사피엔스를 집어던지자. 그 대신 호모 심비우스로 살아가자. 다른 생명체와 공존·공생하는 ‘공생 인’ 호모 심비우스로!
정리 박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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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이신석 기자 쿠르드지역 르포 [ 2 ]
“밤마다 들리는 총소리에…” 히카리에서 만난 어린 친구들, 천진난만한 이들 표정에서 전쟁을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
나는 전쟁포로처럼 두 손을 머리에 얹 고 초소로 끌려갔다. 이제 나를 안타깝게 동정하는 사람은 세상에 아무도 없다. 가 방은 땅바닥에 내팽겨지고 안에 든 내용 물을 군경들이 샅샅이 뒤진다. 나는 뒤로 돌아선 채로 벽에 손을 붙이고 바지를 내 렸다가 올리는 수모와 함께 온몸의 수색 을 받아야 했다. 신발은 벗은 채 맨발로 서서 그들의 또 다른 지시를 따라야 했다. 이러한 상황보다는 지즈레 친구들의 “하 카리는 수십년간 계속 전쟁 중”이라는 얘 기를 새겨듣지 않고 ‘그냥 위험한’ 동네로 만 여기고 찾아온 내 무모함과 무지함이 더 부끄러웠다. 나의 잘못된 선택과 무지가 가져올 결 과에 온몸이 떨려왔다. 곧 호송차량이 도 착하고 차량 두대에서 특수요원 10여명 이 쏟아져 내린다. 그들은 보통 터키사람 보다 기골이 장대했다. 얼굴과 턱선은 누 가 봐도 강인한 인상을 주기에 충분했다. 마치 오스만투르크제국이 각국에서 차출 해 온 강력한 보병군단인 예니체리 병사 를 보는 듯한 착각이 일 정도였다. 하카리 로 진입하는 첫 검문소에서 터키정부군 은 나를 우측 바리게이트에 내리게 했다.
잠시 뒤 상부의 명령을 받은 듯 내 온몸 을 마구 밀치며 차에서 끌어내렸다. 나는 짐승같이 취급받는다는 생각에 분이 치 솟았다. 그들은 나의 미세한 몸짓과 눈길 조차 통제하며 매처럼 날카롭게 온몸을 훑는다. 통증이 느껴질 정도다. 그들은 장갑차에 나를 태우고 한 건물에 이른 뒤 가방을 직접 들게 시켰다. 그들은 내게 3 층으로 빨리 올라가라고 재촉한다. 곧이 어 지하로 데려가 취조하기 시작했다. 전 날부터 굶은 데다 고산지대여서 긴장한 기자는 숨이 가파오고, 믿어지지 않는 상 황에 심박동은 미 친 듯한 속도로 뛰기 시작했다. 지하는 주로 취조를 하는 곳인지 아무 소리도 들려오지 않았다. 하지만 살기 가 득찬 구조는 숨을 더욱 멎게 만든다. 형 광등이 점멸하며 내는 묘한 금속음과 을 씨년스런 조명 그리고 바닥에 흥건히 고 인 물과 거친 콘크리트바닥이 만나서 만 들어낸 냄새가 불쾌한 느낌을 더해준다. 어느 방에선가 누군가의 피의 절규가 들 려와도 이는 상상이 아니라 현실이라는 두려움이 엄습해온다. 이윽고 취조실에 이르자 10여명의 특수요원은 기자를 다
그치기 시작했다. 쉴 새 없는 단발성 질 문들이 이어진다.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 면 손을 들어 가격하려는 몸짓에 나는 점 점 위축되어 갔다.나는 그래도 웃으며 유 화적인 제스처를 취하려 했다. 하지만 거 세게 밀어붙이는 그들에게 절망감만 깊어 간다. 내 의지와 상관없이 나는 자꾸만 땅 으로 처박힌다. 가슴이 뛰는 소리가 천둥 소리처럼 느껴지고, 가슴엔 통증마저 일 어난다. ‘죽을 거 같다. 이겨내야 한다, 이 고통을.’ 너무 지친 나머지 앞에 보이는 각 설탕을 얼른 두개 집어 입에 넣으려 했다. 이 광경을 본 그들은 내가 독약을 먹으려 는 것으로 알았는지 달려들어 내몸을 심 하게 부여잡고 뱉으라고 한다. 그들이 나를 붙잡고 입안을 벌려 각설탕 으로 확인되자 이내 놔준다. 나는 책임자 에게 손짓발짓하며 “나는 나이가 좀 들었 다. 긴장하고 어지러운 건 나이 든 사람들 이 당이 떨어져 그러는 거”라고 했다. 기 자의 나이를 확인하기 전 그들은 20년 정 도 아래로 본 듯했다. 여권을 펼쳐보이며 내 나이를 밝히자 그들도 수긍했는지 각 설탕 박스를 내 앞에 놓아준다. 하지만 계속 바뀌어 들어오는 형사들은 각설탕 을 집어먹는 기자의 행동을 매의 눈으로 쳐다보며 저지하려 들었다. 그래도 나는 실신하거나 탈진하지 않으려고 계속 각설 탕을 입에 넣었다. 이슬람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쿠르드 출신의 살라딘은 '관용 과 자비'로 십자군에 맞서며 기독교세계 에도 커다란 영감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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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조사받던 합동수사본부 앞에 놓인 터키 군경의 총기들.
나는 하카리에서 붙잡혀 그들에게 강제 억류되며 수모를 당하면서 나도 모르게 살라딘이 생각났다. 사진은 2010년경 시 아파 이슬람의 최대축제인 '아슈라'기간에 이란에서 촬영한 것이다. 좁은 공간의 공 기는 기자를 실신하게 만들 정도로 압박 을 가하고, 온몸에선 기운이 빠져나갔다. 그들 눈에 나는 테러리스트이고 테러협조 자일 뿐이다. 실탄이 장전된 권총을 찬 특 수요원들이 고문과 압박 그리고 구타를 할 것처럼 덤벼드는 시간이 흐르자 건장 한 사내 한명이 들어왔다. 그는 함께 있던 특수요원들을 모두 방에 서 나가라고 했다. 러시아 최고 격투기 선 수 알렉산더 표도르처럼 생긴 사내는 어 울리지 않게 유창한 영어와 상냥한 말투 로 나를 대한다. 자신은 국가정보국 특수 요원이며 아마도 내가 그동안 만났던 경
찰 중에서 가장 친절한 경찰일 것이라고 했다. 그 앞에 앉은 나는 부끄럽게도 몸을 몹시 떨었다. 이 글을 쓰는 지금 서울의 내 방에서도 그날의 기억을 떠올리면 눈 물이 난다. 몸을 심하게 떨자 표도르처럼 생긴 요원은 밖에다가 소리를 질러 차를 갖다달라고 하고는 내게 담배를 권한다. 각설탕을 여러 개 차에 넣고 우물우물 마 시며 담배를 피우지만 입술이 부르르 떨 리고 몸은 저절로 앞뒤로 왔다갔다 흔들 린다. 난 쇼크에 빠졌음을 스스로 알아차리고 몸을 추스리려 사투를 벌여야 했다. 쇼크를 먹어 취조에 제대로 응하지 못하 자 그는 나에게 다른 질문을 하며 주위를 환기시킨다. 이때 나는 앙카라 소재 한국 대사관에 연락해도 되냐고 물었다. 분쟁 지역을 다니며 수없이 경찰서에서 고초를
당하고, 마약상으로 오인되어 이란의 마 약반에 끌려갔던 순간들, 그리고 IS 테러 리스트로 오인되어 국경에서 치도곤을 당 하던 순간들이 있었지만, 처음으로 한국 대사관을 떠올리고 구조요청을 생각해낸 것이다. 그는 “일단 조사를 한 뒤 조치를 취해주 겠다”고 했다. 이윽고 정신을 가까스로 차 린 나는 조사에 응했다. 그 특수요원은 너 무도 능숙했다. 누사빈(Nusaybin)에서 형사가 기자의 스마트폰에 저장된 사진 수천장을 훑어보 며 조롱하고 비웃었지만, 표도르처럼 생 긴 요원은 살짝살짝 보며 기자를 능멸하 는 대신 자신에게 필요한 정보를 파악하 고 캡처했다. 그는 자신의 일이 끝나자 특 수요원들의 보스에게 나를 인계하며 캡처 한 사진을 컴퓨터에 다운받게 시켰다. 컴퓨터에 능한 요원은 순식간에 포토샵 을 이용하여 여러 사진과 프로필을 만들 었다. 살짝 훔쳐본 내 프로필은 얼핏 봐도' 테.러.리.스.트’로 인식되고 판별되었다. 포 토샵이 끝나자 자신들의 취조내용을 덧붙 이려는지 보스와 몇명의 요원이 컴퓨터에 들러붙어 수정, 보완하는 작업을 한다. 그 들은 이내 나를 일으켜 세우고 정면사진 과 측면사진을 찍는다. 속으로 생각했다. ‘절대로 저 조서에는 싸인을 하지 말아야지. 죽는 한이 있더라 도 말이다. 그러나 싸인을 하지 않으면 고 문이 시작될 텐데 난 저들의 고문을 버틸 수 있을까?’ 고문에는 버틸 방법이 없다는 걸 잘 알면서도 이렇게 생각한 것이다.